어디에 써야 적법한 조언을 들을 지 고민하다, 어머니또래여성들이 제일 많을 것 같은 카테고리를 골랐습니다. 제목이 자극적이어서 죄송합니다. 한 사람 인생길 밝혀준다 생각하고 읽어주셨으면해요.
친구가 말하길, '너는 지금 너희 엄마에게 남편이고 배우자고 가장이고 기둥인 것 같다'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듣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고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는데, 더 슬픈 건 그 말을 스스로도 부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확실히 깨닫지 못했지 어렴풋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어요.
우선 저희집 구성원은 저(20대초반/여성/대기업근무), 엄마(50대초반/무직), 동생(20대초반/남성/공익+알바) 입니다. 아버지는 연락을 안하고 안받은지 오래되었어요. 동생은 연락하는 것 같긴 하지만 모르겠습니다.
저와 엄마는 사이가 좋습니다. 아니. 좋게 보입니다. 제가 참고 있는 동안에는 말이에요.
저는 계속 착한 딸, 똑똑한 딸, 자랑스러운 딸이었어요. 어디가서 내놔도 뒤쳐지지 않을정도로요. 하지만 엄마는 조금 더 노력하기를 바라셨고 칭찬한마디 잘 하지 않는 분이셨습니다. 저는 매우 엄격한 생활을 반복하며 자라왔습니다. 만약 6시가 넘어 집전화를 받지 않으면 그날 밤엔 자다깨어 매우 혼이 나야했고 공부외의 딴짓을 하면 잔소릴 들어야했고 집안일을 늘 해놓아야 했어요.
가족 모두가 지역을 옮기게 되면서 엄마는 새로 일을 구할때까지 좀만 쉬겠다고 하셨고, 그렇게 2년이 지났습니다. 이젠 아예 생산활동에 대한 의욕을 잃으셨어요. 자연히 경제적 부담과 가사는 저에게로 넘어왔습니다. 용돈 드리던 것을 자꾸만 늘리게 되고 식비는 식비대로 지출하고, 집에 오면 설거지에 청소까지.
그래도 통금을 제외하면 불만은 거의 없었어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진짜 버티지 못하는 것은 제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계시다는 거에요.
제가 약속이 있어 휴일 2시경에 나가면 그때부터 고문이 시작됩니다. 왜 이렇게 늦게 만나냐 대체 몇시에 들어올거냐 어디가냐 누구만나냐 왜만나냐 뭐하고 놀거냐. 저는 6하원칙에 의거하여 브리핑을 하고 난 후에야 집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도 외박은 절대 안되며 11시까진 들어와야해요. 그리고 집에 들어올 때 뭔가 먹을 것을 사오지 않으면 그 순간부터 집은 가시방석이 됩니다. 엄마를 이 집에 홀로 두고 나가 신나게 들어오는 주제에 빈손이라는 것 하나때문에요.
행여나 저녁약속이 생기거나 회식을 하게 되면 항상 이렇게 말씀하세요.
"엄마는 하루종일 한끼도 안먹고 굶었는데 넌 맛있는거 먹고 들어오는구나."
그럼 저는 하는 수 없이 저녁약속을 깰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호구같다고요? 네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도 성격이 그렇게 좋지는 않거든요. 몇번을 대판 싸웠어요.
왜 내내 굷고있냐. 시위하는거냐. 사람마음 불편하게 하려는거냐. 나도 사회생활이 있고 인간관계가 있다. 연애도 무서워서 하겠냐.
돌아온 대답은요, '혼자 먹으면 밥이 안들어간다' '밤늦게까지 노는 사람들은 어울리지 말아라' '요즘은 연애하다 살해당하니 하지말아라' 에요.
집이랑 회사가 두시간 거린데 늦게까지 놀지 말라는건 그냥 놀지 말라는 거죠?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요. 엄마랑 저녁식사? 좋죠. 아침식사? 좋아요. 근데 매일 그럴 순 없잖아요. 저도 친구가 있고 동료가 있고 직장이 있는데. 야근을 하고 집에 와도 저렇게 말하면서 절 노모를 집에 가둬두고 밥한끼 안주는 사람을 만들어버리니 정말 못버티겠는 거에요.
저도 안하고 싶고, 그냥 무시하고 싶은데 그러면 하루종일 사람을 괴롭히세요. 방을 같이 사용하고 있는데, 자다가 코골았다고 때려서 깨우고, 주말에 출근시간이라고 깨우고, 찬 바닥에서 재우고, 말끝마다 놀고 온 너는 좋겠다고 하시고. 매일이 이런데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다 쓰자니 너무 길어질것 같네요. 조금만 이기적으로 굴어도 저는 매정한, 피도 눈물도 없는 샹년이에요.
그러다가 저번주에, 제가 집에 가는 길에 초밥을 사갔어요. 엄마거 제거. 먹으려고 자리에 앉자마자 상이 엎어졌습니다. 소주를 사오랬는데 안사왔다는 이유만으로요. 제가 알기론 분명 집에 반병 남아있어서 안사온건데, 그 이유만으로 저는 3만원을 고스란히 버렸습니다.
도저히 못참겠어요. 말해도 안되고, 병원을 가보고자 해도 귀찮다며 안나가는 엄마랑 이 사이를 메꿀 길이 없어보여요. 하기싫다 부담스럽다 이야기하면 울기부터 하며 자학을 하시는데 그걸 보고 기분좋을 딸이 어디있겠어요.
그래서 전 집을 나오고자 합니다. 이미 마음은 90%정도 굳혀졌어요. 경제력도 충분하고 모든 게 준비되었습니다. 집도 후보군까지 세웠으니 실물확인 후 이사만 진행하면 되요.
그런데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습니다. 저번에 집을 나간다 했을때 엄마가 한 말이에요.
"너 집나가면 나는 그냥 죽어버릴거다." 이게 빈말이 아니라는 걸 저도 알고, 심지어는 친구들도 확신해요. 저는 엄마의 남편이니까요.
제가, 이대로 집을 나오는 게 맞는 걸까요? 뭐라고 이야기하면서 나와야 할까요?
아니면 뭔가 더 좋은 방법이 있는 걸까요?
엄마의 남편자리를 벗어나고 싶습니다
친구가 말하길, '너는 지금 너희 엄마에게 남편이고 배우자고 가장이고 기둥인 것 같다'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듣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고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는데, 더 슬픈 건 그 말을 스스로도 부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확실히 깨닫지 못했지 어렴풋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어요.
우선 저희집 구성원은 저(20대초반/여성/대기업근무), 엄마(50대초반/무직), 동생(20대초반/남성/공익+알바) 입니다. 아버지는 연락을 안하고 안받은지 오래되었어요. 동생은 연락하는 것 같긴 하지만 모르겠습니다.
저와 엄마는 사이가 좋습니다. 아니. 좋게 보입니다. 제가 참고 있는 동안에는 말이에요.
저는 계속 착한 딸, 똑똑한 딸, 자랑스러운 딸이었어요. 어디가서 내놔도 뒤쳐지지 않을정도로요. 하지만 엄마는 조금 더 노력하기를 바라셨고 칭찬한마디 잘 하지 않는 분이셨습니다. 저는 매우 엄격한 생활을 반복하며 자라왔습니다. 만약 6시가 넘어 집전화를 받지 않으면 그날 밤엔 자다깨어 매우 혼이 나야했고 공부외의 딴짓을 하면 잔소릴 들어야했고 집안일을 늘 해놓아야 했어요.
가족 모두가 지역을 옮기게 되면서 엄마는 새로 일을 구할때까지 좀만 쉬겠다고 하셨고, 그렇게 2년이 지났습니다. 이젠 아예 생산활동에 대한 의욕을 잃으셨어요. 자연히 경제적 부담과 가사는 저에게로 넘어왔습니다. 용돈 드리던 것을 자꾸만 늘리게 되고 식비는 식비대로 지출하고, 집에 오면 설거지에 청소까지.
그래도 통금을 제외하면 불만은 거의 없었어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진짜 버티지 못하는 것은 제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계시다는 거에요.
제가 약속이 있어 휴일 2시경에 나가면 그때부터 고문이 시작됩니다. 왜 이렇게 늦게 만나냐 대체 몇시에 들어올거냐 어디가냐 누구만나냐 왜만나냐 뭐하고 놀거냐. 저는 6하원칙에 의거하여 브리핑을 하고 난 후에야 집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도 외박은 절대 안되며 11시까진 들어와야해요. 그리고 집에 들어올 때 뭔가 먹을 것을 사오지 않으면 그 순간부터 집은 가시방석이 됩니다. 엄마를 이 집에 홀로 두고 나가 신나게 들어오는 주제에 빈손이라는 것 하나때문에요.
행여나 저녁약속이 생기거나 회식을 하게 되면 항상 이렇게 말씀하세요.
"엄마는 하루종일 한끼도 안먹고 굶었는데 넌 맛있는거 먹고 들어오는구나."
그럼 저는 하는 수 없이 저녁약속을 깰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호구같다고요? 네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도 성격이 그렇게 좋지는 않거든요. 몇번을 대판 싸웠어요.
왜 내내 굷고있냐. 시위하는거냐. 사람마음 불편하게 하려는거냐. 나도 사회생활이 있고 인간관계가 있다. 연애도 무서워서 하겠냐.
돌아온 대답은요, '혼자 먹으면 밥이 안들어간다' '밤늦게까지 노는 사람들은 어울리지 말아라' '요즘은 연애하다 살해당하니 하지말아라' 에요.
집이랑 회사가 두시간 거린데 늦게까지 놀지 말라는건 그냥 놀지 말라는 거죠?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요. 엄마랑 저녁식사? 좋죠. 아침식사? 좋아요. 근데 매일 그럴 순 없잖아요. 저도 친구가 있고 동료가 있고 직장이 있는데. 야근을 하고 집에 와도 저렇게 말하면서 절 노모를 집에 가둬두고 밥한끼 안주는 사람을 만들어버리니 정말 못버티겠는 거에요.
저도 안하고 싶고, 그냥 무시하고 싶은데 그러면 하루종일 사람을 괴롭히세요. 방을 같이 사용하고 있는데, 자다가 코골았다고 때려서 깨우고, 주말에 출근시간이라고 깨우고, 찬 바닥에서 재우고, 말끝마다 놀고 온 너는 좋겠다고 하시고. 매일이 이런데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다 쓰자니 너무 길어질것 같네요. 조금만 이기적으로 굴어도 저는 매정한, 피도 눈물도 없는 샹년이에요.
그러다가 저번주에, 제가 집에 가는 길에 초밥을 사갔어요. 엄마거 제거. 먹으려고 자리에 앉자마자 상이 엎어졌습니다. 소주를 사오랬는데 안사왔다는 이유만으로요. 제가 알기론 분명 집에 반병 남아있어서 안사온건데, 그 이유만으로 저는 3만원을 고스란히 버렸습니다.
도저히 못참겠어요. 말해도 안되고, 병원을 가보고자 해도 귀찮다며 안나가는 엄마랑 이 사이를 메꿀 길이 없어보여요. 하기싫다 부담스럽다 이야기하면 울기부터 하며 자학을 하시는데 그걸 보고 기분좋을 딸이 어디있겠어요.
그래서 전 집을 나오고자 합니다. 이미 마음은 90%정도 굳혀졌어요. 경제력도 충분하고 모든 게 준비되었습니다. 집도 후보군까지 세웠으니 실물확인 후 이사만 진행하면 되요.
그런데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습니다. 저번에 집을 나간다 했을때 엄마가 한 말이에요.
"너 집나가면 나는 그냥 죽어버릴거다." 이게 빈말이 아니라는 걸 저도 알고, 심지어는 친구들도 확신해요. 저는 엄마의 남편이니까요.
제가, 이대로 집을 나오는 게 맞는 걸까요? 뭐라고 이야기하면서 나와야 할까요?
아니면 뭔가 더 좋은 방법이 있는 걸까요?
저는 대체 언제까지 엄마의 배우자노릇을 해야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