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을 앞두고 드는 여러가지 생각들

ㅇㅇ201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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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변호사사무실에서 남편 가게 보증금 가압류 신청서랑 이혼 소장 접수했구요,

 

아마 다음주 쯤에는 남편도 알게 되겠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제와서 구질구질하게 여기다 풀어놓으면 뭐 하겠습니까. 조언을 얻는다고 결심을 바꿀 것도 아니고.

 

다만 자꾸 멘탈이 무너지고 마음씀씀이가 못생겨지는 것이 안타깝네요.

 

주변에 이제 막 결혼을 준비하는 친구도 있고, 첫 아이를 임신한 친구, 또 둘째아이를 임신한 친구도 있는데, 진심으로 축복해주고 싶지만 자꾸만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게 지금 저를 가장 비침하게 하네요.

 

나도 한 때는 마음 설레며 잠 못 이뤄가며 결혼의 단 꿈을 꾼 적도 있었고, 아이를 임신하고 행복했던 시간들, 또 아이를 낳고 키우며 즐거웠던 순간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 후 끊임없이 계속 된 경제적인 문제, 남편의 외도, 갈가리 찢어진 내 마음과 다시는 회복될 수 없을 남편에 대한 신뢰는 제 힘으로 어찌 손 써 볼 도리가 없더군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온 세상이 나만 빼고 다 행복한 것 같고, 내 가정만 이렇게 파괴된 것 같고, 그 어디에도 이 외로움과 허망함을 털어놓을 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힘이 드네요.

 

친정엄마 속상하실까 자세한 속 사정은 얘기도 못하겠고, 누구 하나 시집 안 간 친구가 없으니 내 신세만 더 비참해질까 하여 입 밖에도 못 꺼내고, 남사친에게도 여사친에게도, 미혼에게도 기혼에게도, 누구에게도 얘기를 할 수가 없네요.

 

지금까지 부모님의 사랑도, 친구들과의 우정도, 사회에서의 인정도, 그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다 느끼며 살아왔는데, 결정적으로 남편과의 관계가 깨어져버리니 다른 부수적인 것들이 결코 제 마음을 채워줄 수 없음을 절실히 깨닫습니다.

 

이제 아이를 혼자 책임지고 살아가야 하는데, 물론 친정집 옆에서 많은 도움을 받게 되겠지만 그래도 그것과는 별개로 정말 저 자신이 스스로 강인하고 굳센 엄마가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여러 번 합니다.

 

혹시 이 길을 읽는 분들 중에 결혼을 준비하는 계신 분들이 있다면, 경제적인 문제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도 연애 때는 누구보다 행복했고 누구보다 큰 사랑을 받는다 확신했지만, 특히 애까지 낳고 보면 사람이 사랑만 퍼먹으며 살 수는 없더이다.

 

그렇다고 큰 돈 바라고 욕심을 부려서도 안되겠지만, 적어도 남편과 나와 아이, 세 식구 입에 풀칠하는 것만큼 걱정 안시킬 정도의 능력을 꼭 갖춘 사람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그냥 너무 답답해서 주절거려 봤네요. 돌싱맘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