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피해자 딸입니다

억울합니다201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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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3월 5일 발생한 남양주 살인사건 피해자 딸입니다. 

피해자가 되어보니 세상이 참 무섭고
제가 아버지를 위해 해드릴 수 있는 일이 없어 
하루하루 저의 무능력 함에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이제 열흘이 되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말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해 더 이상 
이슈화 되지 않게… 그냥 편안히 눈 감을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었는데 
3월 14일 리얼스토리 눈 방송을 보고 
답답하고 억울하여 이렇게 글을 씁니다. 

3월 10일, 친구의 연락을 받고 리얼스토리 눈이라는 방송 마지막에 
저희 아버지 사건이 다음편으로 예고가 나왔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깜짝 놀랐습니다. 
유가족에게 한마디없이 방송을 편성하고
거기에 같은 방송국의 타 프로그램 사건 취재 중 유가족 인터뷰와
슬퍼하시는 저희 할머니의 모습을 찍힌 화면을  
짜집기 편집하여 예고에 포함시키고 공중파 방송에 전파를 타게하다니요. 

해당 프로그램을 취재하고 있는 외주사 프로덕션의
PD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전달받아 전화를 하였고,
방송을 접을 수 없다. 사장의 지시로 취재하고 편성되어 절대 취소하지 쉽지 않다.
강력하게 말씀하셔서 저희 가족은 이미 확정된 방송이니 
유가족의 얘기라도 들어달라고, 절대 불명예스러운 단어로 
저희 아버지 더 억울하게 만들 수 없다고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통화한 다음 날 바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3월 14일,
리얼스토리 눈 “닭백숙 아내” 편이 방송되었습니다. 
역시, 방송은 살아있는 사람 편인것 같네요. 

첫 장면이 피의자, 범인의 말에 따라 아내가 친구를 데려와 닭백숙을 먹었다 
라면서 시작하죠.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내용으로 재연을 하셨죠. 
그리곤 피의자 입장에서, 피의자 가족, 피의자가 어렵게 살던 집 
피의자 딸의 심정인터뷰 등이 주 방송 내용이였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억울하게 살해당한 피해자입니다. 

증거도 없는 외도라는 사유로 살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뻔뻔하게 이야기하는 모습, 
병원에서 누워있는 모습으로 보여주시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사건 당일, 타인의 휴대폰으로 차기름샌다는 전화를 걸어 
저희 아버지를 유인하고 망치로 때리고, 흉기로 17차례 상처를 낸 후 
또다른 피해자의 가게에 방화를 하고 
지인과 아무렇지도 않게 술을 먹은 후 
전 부인에게 연락해 이제 다 끝났다. 어디로 가겠다 말하고
음독자살을 시도하다 잡힌 잔인한 범인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이제 세상에 없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 아버지 부검할때 그 사람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었고, 
저희 아버지 염할때 저희는 온몸에 난 상처, 얼굴에 난 칼 자국때문에
아빠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그 사람은 본인의 딸과 부등켜 안고 있었네요. 
그리고는 말하네요…. 5년만 있다나온다고… 
저희 아빠는 5년 후 56세 밖에 되지 않을텐데…
발인 다음날이 저희 아버지 생신이였는데…그 날도 그 사람은 편히 병원에서 
가족을 만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네요. 

그리고 그 딸은 방송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아빠 말을 들으면 아빠 말이 맞는 것 같고,
엄마 말을 들으면 엄마 말이 맞는 것 같다고 중립이라고 하네요.
그럼 엄마는 외도가 아니라고 말 했겠죠?
그 엄마라는 사람은 방송국에서 잠복근무를 해도, 저희 측에서 전화와 문자를 해도,
답도 없고 만나지도 않아주시는 분이… 본인 전남편이 안쓰럽다고 하셨다네요. 

정말 리얼스토리 눈 제작진에게 묻고 싶습니다. 
방송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겁니까?
억울한 사람이 죽었다는 것은 관심없고….막장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외도, 어긋난 사랑 등등의 주제로 자극적인 내용만 방송하고 싶었던 겁니까?
피의자를 대변하고 싶었던겁니까? 
시청률... 올라서 좋으시겠네요. 

저 범인은 부인과 이혼한 상태의 남남이였으며, 
작년, 이미 다른 남자를 같은 이유로 칼로 위협하여 현재
집행유예 상태였습니다.
그 사람이 왜 우리 아빠를 죽였는지, 어떻게 죽였는지 
저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 범인의 인권, 개인정보때문에 저에게 얘기해줄수 없다고 합니다. 
방송을 보고서야 알게됩니다. 근데… 그렇게 방송하시는 것이 정말 최선입니까? 

정말 리얼한 스토리를 보도하고 싶으셨다면, 
닭백숙에 대한 재연이 아닌 사건에 대한 재연이 필요하고 
성립되지도 않은 외도 등의 단어를 쓰면 안되는 것이고, 
동거녀 등의 사실도 아닌 내용을 자막으로 내보내시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 
술집 주인이라도 나오고 술집 주인이 소개해서 주인도 피해를 받았다고 
하셨는데 그 분도 작년에 그 피의자의 의처증으로 인해
같은 의심을 받아 피해를 보신분입니다.

어떤 사실하나 없이 피의자 입장에서의 내용을 구성하신 의도!
알고싶습니다.  

저희 아버지 짐을 정리하다 탈북자 후원, 아프리카 어린이 후원 등 
기부 활동하고 있는 서류가 있네요. 
참 마음이 여리고, 나쁜 짓을 못하시는 분이셨습니다. 
드라마, 다큐 방송을 보면서 마음아프다며 우시는 분이시고,
딸 자취한다고 김치며, 반찬을 직접 만들어 주시는 요리도 잘하고
자상한 분이셨습니다.
학교로 몰래 찾아와 같이 땡땡이 치면서 딸과 놀기 좋아했던
어린아이 같은 착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평소에 주사도 무서워 병원도 잘 못가시는 분이 
마지막 말로 “병원가야할 것 같아” 였다고 합니다. 

제가 아빠를 위해 해줄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어
너무 답답합니다. 그리고 너무 미안합니다. 

피해자가 되어 보니 정말 무섭습니다. 
그리고 너무 억울합니다. 

사람 두번 죽이지 마십시요. 
제가 아빠 따라가도 제 마음 이해못하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