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 음식보고 날로 먹는다는 언니.. 제가 예민한건지;

초보주부201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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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결혼한지 네 달된 파릇파릇한 새댁입니다.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친한 무리들중에선 첫번째로 결혼한 케이스라 딱히 조언얻을데도 없고 살림도 많이 서툴어요 ㅠ

이번에 집들이 하면서 제가 성의가 없던건지,, 여쭙고 싶어 글을 씁니다.

 

지금까지 집들이를 남편 동네친구 8명, 제 동네 친구 8명 이렇게 두번했어요.

남편 친구들은 많이 준비할 필요없다고 그냥 배달음식이나 시켜달라 했는데 그건 아닌거 같아 뭘 할까 고민하다가 샤브샤브가 생각났어요.

제가 샤브샤브를 엄청 좋아해서 자주 해먹어요. 손이 많이 가는것도 아니면서 대접하기도 무난하다 생각했고 식당에서 먹을때보다 집에서 해먹는게 맛이나 가격면도 괜찮았거든요.

비슷한 밀푀유나베도 생각했는데 사람이 많아 재료도 많은데 냄비에 모든 재료를 첨부터 넣고 계속 끓여먹는건 별로인거 같아 샤브샤브로 정했죠.

제가 자영업자라 주말에도 일을 하는 처지여서 퇴근하고 집에 오면 빨라도 5~6시쯤 됩니다.

남편혼자 점심때 마트가서 장 봐오고 집안 청소하고 재료 손질하고 육수 준비해놓으면 제가 퇴근하고 와서 손질된 재료로 음식좀 하고 테이블 세팅하고 하다보면 금방 시간 가더라구요. (약속시간은 7시)

메인으로 샤브샤브와 리코타 치즈샐러드하고 밑반찬 놓고 술안주로 족발(이건 배달..ㅋ) 이랑 육회 준비했었어요.

다들 배달시키지 뭘 이렇게 준비 많이 했냐고 하면서 샤브샤브 집에서 먹는건 첨인데 맛있게 잘 먹었다고 해줬고 반응이 좋아서 제 친구들때는 저 위에 메뉴에 오리월남쌈에 베이컨말이 추가했구요.

아무도 불만없이 식당에서 사먹는거보다 낫다며 좋아하길래 내가 초이스를 잘 했구나 싶었죠.

근데 대학생일때 같이 학원을 다니면서 친해진 언니가 있는데요. 그때는 진짜 엄청 친해서 서로 고민상담도 많이 하고 의지가 됐던 언니에요. 사는 지역이 멀다보니 전처럼은 못지내지만 1년에 한 두번정도는 만나면서 간간히 연락하는 사이구요. 제 결혼식때도 먼길 와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집에 놀러오시라고 부를까 싶었는데 집이 워낙 멀어서(대중교통 2시간거리) 막 오라 하기도 좀 그렇고 해서 오시기 힘드실텐데  언제 한번 밖에서 만나 밥을 사드리겠다 했었어요.

어제 언니가 한번 놀러오고싶다셔서 오시라고 오시면 맛있는거 해드린다고 했더니 탕수육 시켜줄거냐고 말씀하셔서 집들이 두번 하면서 쌓은 경험으로 샤브샤브 해드린다고 집들이때 찍었던 사진을 올렸어요.

제 친구들 왔을때가 가짓수가 더 많았는데 사진을 안찍어놔서 남편친구들 왔을때 찍은 사진이었구요.

근데 언니가 이렇게 말씀하시는거에요;

 

"이야 진짜 그냥 잘라서 접시에 담아만 주고 셀프로 데쳐먹으라니

집들이 음식 중에 최고 날로 먹는다"

 

순간 너무 당황해서 그래요? 다들 엄청 좋아하던데;; 다른 음식도 있는데 저긴 안찍혔다고 했더니 그래 좋다~ 그럼 그거 해줄거야?ㅎㅎ 그래서 오시면 해드리죠~ 했는데 언니가 그냥 한가지만 하면 된다고 난 그냥 탕수육 시켜줘 하셔서 네~ 하고 좋게 넘어갔어요.

근데 생각할수록 기분이 별로더라구요.. 장난으로 하신 말인데 내가 예민하게 받아들인건가 싶으면서도 날로 먹는다는게 좋은 말은 아니잖아요.

성의없다라는 표현인거 같은데.. 그래도 남편 혼자 장 봐오고 재료 손질 다 하고 저도 부리나케 퇴근해서 아예 손을 안쓴것도 아니고 나름 신경 많이 썼다 생각했어요. 

어찌보면 배달음식 시켜먹는게 더 날로 먹는거 아닌가요. 고생한 남편한테 괜히 미안하더라구요.. 

직장 상사나 어른들도 아니고 친한 친구들 불러다가 식사대접하고 즐겁게 시간보내는 자리였는데 잡채에 갈비찜에 불고기에 뷔페를 차렸어야 되는건지요.

집들이때 왔던 친구한테 샤브샤브 별로였냐고 물어봤더니 엄청 맛있게 잘먹었는데 왜? 이래서 좀 성의없었나 싶어서., 했더니 아니라고 난 엄청 괜찮았는데~ 그정도면 됐지 친구 사이에 거창하게 차릴 필요있냐고 하대요.. 그 말 들으니 위안이 되기도 하고;

다른 분들은 집들이 음식 어떻게 하시나요?

보시기에도 날로 먹는 거면 반성하고 다른 음식 생각해야겠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