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가 제 흉 보네요

시르다2016.03.18
조회4,970
(스크롤 압박.. 읽으실 분만 봐주세요)

결혼한지 1년 정도 된 새댁입니다.
결혼하기 1년전에 시어머님이 병으로 돌아가시고
신랑은 외동이구요. 시댁과 2시간 거리입니다.

신랑은 아버님과 성격이 너무 달라서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친하지않고 어색하고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어버지가 너무 엄하고 무섭고 쪼여서 살아왔더라구요.
신랑 성격은 유하고 부드러운데
아버님은 엄청 급하고 무뚝뚝하고 다혈질이며 매식사시 막거리 한병씩 달고 사는분입니다.

저희 친정집은 딸만 넷이고 저희 아빠는 정말 재밌게 얘기를 잘하시고 항상 웃으시고 자상하고 너무나 좋은 성격이시거든요.
그래서 이런 시아버님이 너무나 어려워요;;
제가 상냥하게 말을 걸고 쥐어짜면서 분위기 좋게 만들어보려고 해도 거의 단답으로 뚝뚝 끊기고.. 밥먹고 티비 리모콘만 돌리세요. 저한테 관심이 없으세요.
안부 전화 가끔 드리면 1분 이내에 할말이 다 끝나요 ㅠ  날씨 얘기,식사,건강.. 이런 안부 드리면 "어" "그래" 이렇게 단답으로;;;
그래서 안부 전화 드리는 것도 스트레스;; 명절이나 시댁 갈일이 있으면 셋이서 싸하게 있을 분위기에 미리부터 스트레스예요.

 아버님 혼자신데 저희가 맞벌이라 자주 찾아뵙지는 못하구요.
생신, 명절, 어버이날, 연말 정도에 시댁갔구요.
가면 시어머님이 없으시니까 매끼니 상차림이 오롯이 제몫이에요.. 시댁 방문은 '출장 요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ㅋㅋ
집밥을 좋아하시니 외식은 거의 없구요..
결혼한지 얼마 안되었고 아버님 평소에 못 챙겨드리니까 가끔 찾아뵐때마다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드리거든요. 비록 요리 실력은 부족하지만..
어쨋거나 매번 시댁 가는 목적이 요리인듯.. 세끼니 정도 메뉴 정하고 미리 장보기해서... 물론 시아버님 혼자이신 며느리들은 다 그렇게 하겠지요..
나름 신경써서 요리 1~2시간씩 걸려서 상차림 해드리면 (제가 손이 빠르지가 않아서 신랑이 옆에서 도와주기도 합니다)
시아버님이 "수고했다~ 뭘 이렇게 차리느냐~ 앞으로는 대충 해라~ 맛있다~" 예의상 이런 말씀이라도 있으시면 좋을텐데,
그냥 무뚝뚝한 얼굴로 당연한듯 상차림을 받으시고 술만 마시면서 아무말없이 드십니다.
제가 입맛에 맞으시냐고 물으면 "어." 이런 정도...
그래서 음식 해드리기가 싫습니다.
저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 시댁가면 당연히 하녀가 된 기분..


진짜 문제는 명절이에요.
연휴 첫날 시댁에서 하룻밤 보내고 큰집에 갔는데
큰집 어르신들 다 모인 거실에서 음식먹고 술 드시면서 시아버지가 제 흉을 보시는거에요.
(저랑 신랑이 거실에 다른 상에 있었는데 들으라는 식으로. 당연 다 들렸죠)
명절 연휴 첫날 제사상 차려야되는데 저희가 새벽에 안오고 점심때 도착했다고.. 늦게서야 왔다고 주저리주저리.... 그래서 큰어머니한테 "늦게 왔다며?" 한소리 들었습니다.
저희는 아침에 출발해서 시어머니 산소 들렀다 가니까 시간이 그리 된거거든요.. 원래 명절에는 새벽에 출발해서 아침에 도착하는게 정석인가요?
제가 백번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큰집까지 가서 제 흉을 보는건 도저히 용납이 안됐습니다.
근데 꾹 참았습니다.. 제 잘못이라고...

두번째 명절에는
또 신경써서 열심히 시아버지 상차림을 해드렸습니다.
특히 저녁상.. 거의 2시간 걸렸는데요(신랑이 조금 도와줬는데 2시간이에요 ㅠ)
메뉴가 소고기무국, 안동찜닭, 불고기, 두부전, 동그랑땡.. 밑반찬... 제가 초보라서 느리긴한가봐요 ㅠ
성격 급한 어버님 눈치 보면서 계속 시간에 쫓기면서 부지런히 했는데 ㅠ
그런데 상차림 해드리니 역시나.. 시아버님은 '아이고 인제서야 차려왔냐.. 무슨 상하나 차리는데 2시간이냐'하는 불만스런 표정으로 드시더라구요. 생신때도 똑같이 그랬었구요.
신랑은 "원래 아버님이 마음은 안그런데 표현이 무뚝뚝해서그래~ 조금 이해해드리자~"하면서 포장하더라구요.

그러고 담날 큰집에 갔는데
저랑 신랑은 잠시 방에 들어가 쉬고있었어요.
근데 거실에서 또 어르신 다 있는데서 아버님이 제 흉을 보시는거에요.
음식 하는데 2시간씩이나 걸린다고 어쩌고저쩌고..
(사실 저녁만 2시간, 아침 점심은 후닥딱해서 1시간안에 차려드렸거든요.)
그랬는데 아침점심저녁 상차림 뭐하나만 하면 2시간씩 걸린다고 과장해서 불평불만하시더라구요;;;;
그러니까  듣고 계시던 큰아버지 큰어머님이 제 편을 들어주시는거에요. "새애기가 애썼네~ 또 그렇게 안차려주면 안한다고 뭐라할거아니냐~ 어차피 해도 뭐라하고 안해도 뭐라할거고" 하니까 시아버지 아무말 못하시더라구요.
큰아버지도 시아버지 성격 아니깐 저래 말씀하시는거죠.

무튼 그래서 이번엔 진짜 열받아서 제가 눈물이나더라구요. 방에서 신랑은 자고있고 저혼자 내욕 듣고 앉아있다가 박차고 나가서 따지고싶은 맘이었어요 ㅠ
서투른 며느리가 2시간씩 정성들여 해드린건 생각도 안하고 그렇다고 음식을 맛없게 하는건 아니에요. 요리하면서 5번씩은 간보면서 하고 합성조미료 안쓰고 매실액 넣고 나름 데코도 신경쓰고... 저희 엄마 아빠한테도 그렇게 정성껏 상차려드린적이 없는데.....
명절 끝나고 집에 와서 저혼자 펑펑 울었네요.
제가 듣는데서 대놓고 흉볼 정도면 저 없는데선 말 다 한거죠;;;;
그래도 그 불편하신 속마음 똑바로 알게 돼서 다행인것같기도 해요.

이제 시아버지 맞춰드리기 싫고
앞으로 1시간 이내로 상차림은 간단히 메인 메뉴 1개씩만 하고 밑반찬 해간것만 내어드리려구요.
그리고 안부 연락 드리기 싫어서 지난 명절 이후 한달정도 연락 안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신랑이 아버님좀 신경써드리라고 하길래 싸웠습니다.
명절때 시어버지가 내 흉본걸 신랑이 모르는거 같아서 얘기했더니 자기도 알고있었다며..
그래도 아버지 혼자신데 불쌍하지않냐며...
자주 가서 음식좀 해드리고 밑반찬좀 해서 갖다드려야되지않냐며
1년에 크게 두세번인데(그 이상이죠) 이왕 하는거 사랑하는사람 부모님인데 그걸 스트레스라고 생각하지말고 걍 좋은 마음으로 할수는 없는거냐며,,
자기 아버지 모실 생각은 있냐 없냐 하면서-.-

정말 성격 좋으시고 뭐하나라도 고마워하실줄 아는분이면 자꾸 챙겨드리고싶죠~
근데 제가 시아버지랑 결혼한거냐구요.
뭐든 당연한듯 가부장 쩌는 싸가지없는 태도의 시아버지.. 제가 어디까지 참고 해드려야될까요?
못된 시아버지가 신랑한테도 은근 제 흉보니까 아버님때문에 둘 사이가 안좋아지는거같아요.
신랑도 자기 아버지 싫어하는거같으면서도 은근 자존심 때문인지 자기 아버지 편들고있고.
제가 어떡하면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