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람(편지)

ㄷㄱㅇㅇ2016.03.26
조회3,232
잘지내냐 심심하고 틈만 나면 하던게 너한테 편지쓰는 거였는데 너무 오랜만이고 낯설어서 무슨 말 부터 적어야 될지 모르겠다

게다가 이렇게 공개적인 곳에 글 적어 내리는건 처음이라서 되게 새롭네 넌 네이트판을 하지 않는 애니까 볼 일도 없을거야 그래서 적는거야 보는거면 적었겠니?내 자존심 알지?

근데 그것도 알지 자존심 다 버리고 밑바닥 까지 본 남잔 너 밖에 없다는거 

어쨋든 일단 난 너무 잘 지내

잘 지낸다는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헤어지고 나서 일주일 내내 밥을 그렇게 좋아하는 내가 먹을거만 보면 토 할것 같아서 굶고 살이 쭉쭉 빠지던, 눈을 뜨고 눈을 감는 순간까지 니 생각 만 나서 억울하고 화나고 널 미워하다가 온갖 가사 슬픈 이별 노래 곱 씹으면서 그래 이 가사 처럼 결국 너도 후회하고 돌아올거야 라는 웃긴 생각으로 눈물로 하루를 마무리 하던 그때 보단 훨씬 정말 훨씬 잘 지내

물론 아직도 너랑 갔던 곳 이 더럽게 많아서 그냥 걷는 곳 마다 다 너랑 갔던 곳이고 너랑 했던 추억들이라서 생각이 나 그립고

그리고 너랑 비슷한 뒷모습 옆모습 만 봐도 심장이 덜컥해 저번엔 뛰어가서 아무렇지 않게 확인한적도 있어 ㅋㅋㅋ..당연히 넌 아니였지 왜 실망한건지 그냥 내 모습이 웃기더라

너랑 똑같은 향수 쓰는 사람은 왜 그렇게 많은건지 너가 헤어지기 한달전에 향수를 바꾸긴 했지만 나한테는 전에쓰던 향수 냄새가 기억에 되게 좋게 남았나봐 향수냄새 싫어하던 나를좋아지게 했던 너니까 사실 흔한 냄샌데 너가 써서 좋았고 너한테 안겨있을때 나는 그 향이 좋았어 그래서 아직도 니 향수 냄새가 어디선가 나면 너 생각이 나


그리고 이 세상 연애는 너랑 나만 특별한게 아니고 모두가 다 애틋하고 힘들고 과정도 똑같나봐 헤어지고 그런 글들 보니까 다 똑같더라 정말 난 우리만 드라마스러운줄 알았거든 우리도 헤어지고 보니까 똑같았어 물론 사귈때건 헤어질때건 우린 남들이랑 비교 안되게 정말 사랑했고 특별했지만 그렇게 끝이 났지 넌 정말 나쁜놈 이 였지만 반면에 그만큼 나한테 너무 좋은사람 이였어

그래서 내가 헤어지고 오랫동안 너를 못 잊고 그리워 한거겠지 그렇게 나쁘던 너를 원망했던 날도 미워 했던 날도 증오 했던 날도 정말 모든걸 널 만나기 전으료 돌이키고 싶었던 날도 있었지만

나를 보며 웃어주던 너의 얼굴 웃는게 누구보다 예뻤던 너 나랑 싸우고 사과하며 줬던 그 예쁜 꽃보다 감동적이었던 너의마음
나를 항상 사랑스럽게 쳐다봐줬던 너의눈빛
맨날 으르렁 거리며 싸워도 결국 항상 져줬던 너
힘들텐데 없는 시간 내주며 항상 날 보러 오던 너

진심으로 사랑에 빠졌을때의 너 모습은 나만 알고 있다고 자부 할수있어 넌 정말 너무 나쁘지만 나한텐 정말 최고였어

사랑에 빠진 너는 아니 나를 사랑해주던 그때의 넌 이 세상 어떤 누구보다 멋진 남자였고 내 인생의 최고의 남자였어

원망했던 날도 많고 사실은 아직도 가끔 너가 원망스러울때가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나쁜 기억 보단 행복했던 그때의 우리가 기억에 남겠지

앞으로 정말 좋은 사람이 나타나고 지금 곁에있어도 나는 너를 당연하게 그리워하고 추억 할거야 넌 내 첫사랑 이니까

너는 날 누구보다 제일 잘 아니까 넌 내 눈만 봐도 알았잖아 내가 뭘 말하고 싶은지 무슨 생각하는지 우린 편했지만 항상 설렜고 그냥 서로 전부를 다 알고 있었으니까

얼굴만 보면 웃음이 절로 나고 너무 좋아서 공공장소에서 쪽쪽대서 민폐끼치던 우리
배고프다하면 우리집에 뭐 사와서 같이 맛있게 먹던 우리
사진 찍는거 좋아하는 나 때문에 어딜가도 카메라 필수였던 우리
맨날 살벌하게 싸워도 바로 풀리던 우리
자다 일어난 못생긴 얼굴도 서로 사랑스럽게 보던 우리
지키지 못할 약속을 많이했던 우리
표현을 잘했던 우리
화날때마다 휙 가면서 잡아주길 바랬던 나쁜 나랑 그 맘 알고 항상 잡아줬던너
너무 보고싶어서 잠깐 볼려고 택시타고 만나서 얼굴보고 헤어졌던 우리


놀러가서 사진 찍는데 서로 쳐다보는 그 순간이 너무 설렜던 우리


오글거리지만 진짜 사랑을 알게 해줘서 고마워 이제 이 전부 다 추억으로 간직할게 가끔 생각 나는 날 열어보는 너의 상자 처럼 이제 마음에 묻어둘게 미련이 너무 길었다

눈물도 많았지만 웃음이 훨씬 더 많았어 니 곁에 있는동안

우리 헤어지고 많은 얘길 나눴지만 너한테 미안한걸 전한적은 없는 것 같다
많은 시간이 지난 만큼 나도 많이 느꼈어
너도 많이 힘들었을거란걸
변덕많고 짜증 많고 감정 하나 못 숨기는 나를 이해해주고 감싸주고 누구보다 다정하게 품어준거 잠시라도 고마워


가끔은 애같지만 오빠같고 아빠 같은 존재였어 넌
가끔은 내 자신보다 널 사랑했었어 내가 널 힘든게 한 날도 많을텐데 미안해 너무 늦게 전한다 이말


좋은여자 만나라고 전하고 싶진 않지만 아프지 말고 잘지내 라고 해주고싶어
아프지마 잘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