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머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201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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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한번더 사랑한다는 말 전하시고

그 사람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마시길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씁니다.

글이 좀 길어요. 미리 시간내서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중학교 1학년을 마친후, 미국으로 이민을 와 어느덧 30대를 바라보고 있는 나이가 된 지금.

감사한 마음 뒤에 먹먹함이 한가득이다.

미국 오기전까지만해도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었고

그저 손자손녀에게 더 많은 기회와 좋은 삶을 가지길 바라셨기에

노후에 자식들 보살핌이 필요하실텐데도 선뜻 이민을 가라고 하신 우리 할아버지

이민 결정후,  얼마지나지 않아 갑자기 알게된 할아버지의 위암소식.

며느리로써 그리고 외아들로써 해야할 도리때문에 이민가는것을 고민하던 우리 가족에게

할아버지는 그래도 미국 가라고 우리 등을 떠미셨고.

많은 고민과 죄송함끝에 아빠만 한국에 잠시 남고 우리는 미국을 왔다.

자식의 입장으로서는 그런 불효가 또 있을까 싶다.

그렇게 아빠의 기러기생활 2년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이별.

2년 동안 할아버지는 위암 수술을 받으셨고. 다행이 완치하셨지만.

위를 절반이상 잘라내었기에.  밥 공기 1/3도 못드시고

기름진 음식. 자극적인 음식은 소화를 하시지 못해 탈도 많이 나시고. 몸무게는 38kg. 뼈만 남으셨다.

당연히 많이 드시지 못하시니 힘도 없으시고. 누구보다 자식들의 보살핌이 필요하실텐데.

미국에는 답답하시다고 여기와서는 못사시겠다며. 오직 몇년에 한번 잠시 머물렀다 가시고 하셨다.

이민 온 처음 몇년동안은 엄마아빠가 한국을 가기 좀 어려운 상황이라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매번 오셨는데

젊은사람들도 힘든 장시간 비행을 몸이 안좋으신 할아버지 그리고 할머니가 견디시기엔 참 고됬을테지.

참 죄송하다.

이제 90이 훨씬 넘으신 연세이신데. 올해초 자기 일들 바쁘고 한국갈수있는 여건/시간이 안되어 몇년동안 직접가서 뵙지 못한 손자손녀를 보기 위해 노쇠하신 몸으로 미국까지 오셨는데.

이 못난 손녀는 할아버지 할머니 오신지 2달이 지나서 겨우 시간을 내서 집에 갔는데.

겨우 5일 짧고도 짧은 시간밖에 함께 하지 못했다.

그 짧은 시간에도 항상 손녀손자 걱정.

밥은 잘먹으며 공부하는지. 항상 건강한지. 아프지 말아라. 그러시는데 얼마나 마음이 무거운지.

돌아오는 마지막 날 아침.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 울지 않을려고.

건강하게 편하게 잘 계시다 한국 잘 돌아가시라고 인사 들리고  재빨리 뒤 돌아서서 뉴욕가는 버스를 탔는데

버스가 출발하기 전까지 기다리고 계시다가 가는 버스에 손을 흔드시는데.

그 순간 마음이 유리조각 깨지듯 무너져내리는데. 정말 꾹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져..

버스안에서 오는 내내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내게 소원이 있다면. 그리고 신이 존재한다면 빌고 또 빌어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몇년이라도 더 건강하게 사셔서 한번 더 뵐수있기를.

만약. 못난 손녀가 다시 한번 인사를 드리지 못하게 된다면.

마지막 남은 생은 아무 근심 걱정 안하시고. 마음 편하게 하루하루 즐겁게 행복하게 보내시다가

아무런 아픔없이 편히 가시길.

아빠는 할아버지 몇년 못버티신다 하시지만.  하지만 큰병도 이겨내시고 정신적으로 강하신분이기에

분명 다시 뵐수 있을거라 믿고 또 믿습니다..그리고 빌고 빌어봅니다..

사랑하는 할아버지 할머니. 감사합니다. 덕분에 부족함 느끼는것 없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받았습니다. 바라시는대로 곧바르게 잘 자랐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컸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