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야할까요

글쓴이2016.04.01
조회625
결혼한지 일년반.
초반부터 안싸운 날보다 싸우거나 투명인간처럼 지낸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싸움은 주로 제가 서운해서 우울해지고 무심한 남편을 붙들고 말을 걸다가 시작되었습니다.
싸우다 보면 남편이 언젠가부터 때려치자 헤어지자 했었고요.
싸움이 지속되다보니 좋은 감정도 많이 잊혀진건 사실이나 남편은 그런 감정을 입밖으로 뱉는 성격이었고요.
사랑하는지 잘 모르겠다. 같이 있으면 네가 어두워서 우울해지고 싫다. 너랑은 같이 있으면 재미가 없다..
너에겐 열정이 안생긴다. 너랑은 안맞는다.
정떨어진다. 너도 마찬가지 아니냐. 너도 나 사랑안하지 않냐. 등
감정이 안좋은 상태에서 내뱉는 말 모두가 진실은 아닐테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나에게 그만큼 보듬어 달라고 일부러 더 저런말을 하는건지 본인만 나쁜놈 되기 싫어 제감정까지 지레 끌어들여 물타기를 하는 것인지..
남편은 성향이 밝고 단순하고 심각하거나 무거운 상황을 싫어하고 회피하는 스타일입니다.
저는 문제가 있으면 대화를 하든 싸움을 하든 풀고 넘어가길 바라는 성격이고요. 그러다보니 남편은 본인이 잘했든 잘못했든 대화를 싫어합니다. 좋게 풀려고 대화로 시작을 해도 남편의 무성의한 태도에 더 싸움이 되고요.
여러 상황을 얘기하면 끝이없고 결론은 툭하면 헤어자는 말. 툭하면 자기가 시댁에 가있겠다는 말을 하더니 결국은 싸움끝에 또다시 시간을 갖자며 나가겠다길래 그러라 했고 시댁으로 짐싸서 나간지 한달입니다.
싸움은 서로 사이가 안좋은 상태에서 시댁에 놀러간뒤 새벽에 들어오는걸로 벌어졌고요.
남편은 시댁식구들과 있는걸 너무 좋아합니다.
초반은 맞춰서 같이 갔으나 가면 대부분 늦게까지 놀다오는 것도 피곤하고 너무 자주 모이는 것도 지쳐 싫은티를 냈더니 지난달부턴 주말에 혼자가서 놀다 새벽에 오곤 했습니다. 이부분도 사실 이해가 안갑니다. 결혼을 한건지 아직도 저랑 연애를 하는건지. 가족이 누구인건지.
저는 결혼을 했으면 서로의 가정에서 한발짝 나와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거기에 집중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단순히 본인의 원래 가정에 저하나 편입시키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원래 가정에 불효를 하라는게 아닙니다. 다만 다큰 성인이 독립해서 가정을 만들었으면 거기에 중심을 둬야하는거 아닌가요? 제가 고아라 가족이 필요해서 결혼한것도 아닌데..
시댁은 도대체 왜 새벽까지 남편을 집에 보내지 않고 같이 노는건지. 주말에 빈집에 덩그러니 있다보면 이게 뭔가 싶고.
시댁식구들은 모두 제게 잘해줍니다. 다들 성격도 밝고 좋고요. 다만 뭉쳐서 어울리는걸 너무 좋아하고 마냥 다같이 노는걸 좋아합니다. 딱히 싫지는 않지만 주말밖에 제시간이 없는 저는 시도때도 없이 모여서 보내는 시간이 아깝고 집에가고 싶습니다. 시댁식구들은 시간적으로 구애없이 살기에 저만 시간에 대해 강박증이 있습니다.
주말에 저랑 티비만 보는게 지겹답니다. 본인은 핸펀만 합니다. 그렇다고 어디 가자는 것도 딱히 재미없어합니다. 그냥 저랑 둘이 뭘 하는게 재미가 없답니다. 본인 가족들과 제가 함께 하는건 좋아합니다. 하지만 저 주말엔 쉬고 싶어서 친정도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잘 안가고 친구도 결혼후에는 잘 안만납니다.
어쨌든 시간끄는게 싫어 보름쯤 지나 보고싶으니 그만 돌아오라고 톡을 보냈으나 보고 씹더군요.
남편은 다들 애라고 하지만 정말 하는 행동이며 상대방 감정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어린 모습에 너무 지칩니다.
남편은 저의 감정상함에 지친 상태고요.
솔직히 한달이 되도록 집나온 아들을 놔두고 있는 시댁도 이해가 안갑니다.
저만 예민하고 복잡하고 융통성 없는 인간이 되는 기분입니다.
제가 여우면 어쩌면 다루기 쉬운 사람입니다. 무조건 비난안하고 칭찬해주고 웃어주면 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고 의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들이 필요해서 결혼한게 아닌데 직장에서 감정누르고 일하는 것도 힘든데 남편도 그렇게 대하며 다 참고 살아야하나 힘이 듭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제가 희생정신이 없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네요 본인을 사랑하지 않으니 희생을 안하고 나도 이렇게하면 너도 이렇게 해달라 요구하는 거랍니다. 자기는 이타적인 사람인데 너한테는 이기적이 된다고. 네가 희생을 안하니 측은한 마음도 안쓰러운 마음도 안든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끝이다가오는듯 합니다. 솔직히 하루에도 수십번 왔다갔다 합니다. 친정으로 갈까 싶다가도 부모님 생각하면 못하겠고 부모님께 오픈하는 순간 다시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아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겠습니다.
한달동안 제속은 새까맣게 타버리는 것 같은데 남편은 아마 속이 편할겁니다. 당장만 편하면 되는 사람이니까요. 신나게 외박도 하고 가족들이랑 원없이 놀고 있을 겁니다.
저같이 이런식으로 별거후 다시 감정정리해서 잘 풀린 케이스도 있나요?
제가 먼저 끝을 내야 하는건지.
자기의 철없음을 깨닫고 붙잡으면 못이기는 척하고 받아줘야할지.
헤어지자고 나오면 제가 붙잡아야 할지.
아님 쿨하게 저도 놔버릴지.
제 맘을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하루하루가 괴롭네요.
참고로 연애때 남편의 잘못으로 두 번 헤어진적 있었으나 한두달후 미안하다며 돌아와 다시 만났었습니다.
그때 왜 잘못해놓고 연락없었냐니 한말이 어차피 감정안좋을때면 연락해도 안받는다더군요.
시간이 해결해주길 바라는 성향이죠. 그때나 결혼후나 한결같은 무책임하고 어른스럽지 못한 성격이 너무 지칩니다.
저는 결혼후에 저에게 집중하지 않는 남편을 보며 결혼을 후회했고 남편은 싱글라이프를 포기하고 저에게 속박되어 사는거에 숨막혀하며 결혼을 후회했습니다. 신혼인데.. 결혼초부터 지금까지 이게 뭔지..그렇지만 마음이 온전히 떠난게 아니라 내치지도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제가 저도 싫습니다. 나만 이렇게 괴로은건 결국 더 사랑하는 사람이 괴로울 수밖에 없다는 반증인건지..
술한잔하고 핸펀으로 써서 두서가 없지만 조언 부탁드립니다 . 위안이듯 비난이든.. 하루빨리 제가 용기를 갖고 주체적인 결정을 할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