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하고싶었던 말

꺄뀨꺄뀨2016.04.02
조회632

차마 너에게 하지 못한 이야기를 여기에나마 털어놓는다.

네게 건 전화의 첫마디, 잘못 걸었어.
차마 네 목소리가 듣고싶었다 말하지 못하고 잘못 걸었다는 핑계 뒤에 숨어 걸어버린 전화.

말 한마디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네 목소리를 듣자마자 울음이 터져버린 나를 다정하게 불러주던 너. 그 목소리가 너무 오랜만이라, 너무 듣고싶던 목소리라 눈물이 멈추지가 않았다.

새벽 한시 반, 차가운 베란다에 주저앉아 흐느끼던 나.
전화기 너머에서 조용히 날 달래주던 너.

항상 그랬듯 이번마저도 내 울음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예전의 그 목소리로 나를 다독여줬지만 네 목소리가 날 더 울게했던 건 알고있니?

잘못 건 전화를 한 시간 동안이나 붙잡고 못했던 얘기들과 울음을 쏟아냈던 어제가 지나고 오늘 아침에 눈을 뜨고 나서야 알았다.


생각보다 내가 너를 더 많이 좋아했구나.

겁쟁이처럼 피하기만 했던 내가 싫어질만큼 너는 나를 오래오래 기다려주고 있었구나.

이제는 과거형이 되어버린 좋아했었어, 를 들으며 펑펑 울었던 나는 참 바보구나.

내가 무섭다는 이유로, 나는 너를 참 많이 기다리게, 아프게 했구나.

함께 두근거리고 설레였던 나날들을 보내고도 나는 네 손을 잡지 못했어.

이렇게 어긋난 후에야 후회한다.
한 번만 용기낼걸 싶어서.

네가 언제나 애칭처럼 부르던 바보인가봐 나.

그냥 그래. 어제의 말들이 자꾸 떠올라 일상생활조차 버겁다.

내가 조금 더 용기를 내 널 마주했다면 우린 달라졌을까?
좋아해, 한마디였으면 우리는 어긋나지 않았을까?

이젠 너무 늦은거같아.

용기없는 나를 좋아해줘서 고마워.
용기없는 나를 기다려줘서 고마워.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마지막까지 직접 전할 용기조차 내지 못해서 미안해.

나는 좋아하는 네 앞에서 언제나 겁쟁이였어. 너를 좋아하면서 나도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 행복할 수 있었어.

비록 너와는 이렇게 스쳐가는 인연이지만 다음 번 인연은 겁내면서 놓치지 않을게.
용기내서 꼭 손 잡을게.

내가 용기내서 잡게 될 손이 네 손은 아니겠지만 너는 꼭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했으면 좋겠어.

마지막까지 고맙고 미안하다.

잘 가.

정말로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