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시댁에 잘못하고 있는건가요? 결혼이 후회됩니다.

캣츠아이2016.04.05
조회3,154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기혼여성입니다.
그리고 저는 3년전에 일본인과 결혼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일단 이야기를 풀어볼까해요.

결혼전에 신랑 가족들하고는 쭉 교류가 있었는데요. 신랑이랑 결혼을 결심한게.. 형제들도 많고(신랑포함 4명) 가정이 화목해 보여서였던 것 같아요.

저희집은 부모님이 맞벌이에 가정환경이 좋질 못해서 언제나 애정에 굶주려 있었거든요..

신랑의 자상하신 어머니와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아버지, 착한 아이들. 너무나도 이상적이지 않나요?

일본에 와서 열심히 일하면서 저금도 하고 지금의 신랑과 행복할 미래를 상상했어요.

저는 꽤나 활달한 성격이고 교우관계도 좋은 편이여서 친구들과 놀러다니는 것도, 여행다니는 것도 좋이하는 편이라 신랑한테 프로포즈 받았을 때도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자. 내가 행복을 느낄때는 내가 원하는 걸 할때니까 서로의 취미생활에 간섭하지 말자. 그래도 무엇보다 둘의 행복이 최우선이니 난 같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길 했어요.

신랑이 저보다 수입이 적은데.. 전 신경 안썼어요. 같이 벌면되니까요.
그런데 신랑 가족들에게 결혼선언을 하고 얼마 안되서 신랑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어요.

그 이후로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죠..

예정대로 결혼은 했는데 시어머니가 집을 새로 짓겠다며 2세대 주택으로 지으셨죠. 당시에 저는 그저 아무런 생각없이 내가 좋아하는 신랑의 가족이니 가깝게 지내도 괜찮을거라고 생각해서 집짓는거에 별 저항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였을까요. 헬 게이트가 열린게..

집 지을 동안에 시댁에서 5분도 떨어지지 않은 임시로 살 집을 무려 시어머니가 구하시고 ㅋ
나가서 임시로 사는 동안에도 이것저것 트집을 잡아서 절 곤란하게 하시더라구요.
집에 설탕이 없어졌는데 너가 가저갔니? . 집에 계량컵이 사라졌다. 너가 가져갔니? 부터 시작해서 제가 누구 만나는 걸 견제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저도 사람인지라 그때부터 슬슬 이상하다 싶긴 했지만 그래도 어른이고 신랑 부모인지라 말대답할 생각도 못하고 그냥 저냥 부드럽게 넘겨왔어요.

그리고 집이 다 지어지고 이사를 와서 한 반년동안인가는 평화롭게 지냈는데 제가 친구 만난다고 주말에 집을 비우거나 말 없이 외출을 하면 가족들 다 있는 앞에서 면박을 주더라구요.

좀 불쾌했자만 참았어요. 그리고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고 시어머니가 원하는게 어느정도 보이더라구요.

평일엔 일을 하니까 어쩔 수 없지만 주말엔 집에 딱 붙어서 며느리로써 도리를 해줬으면 하는 것.
그리고 실제로 저에게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

친구는 적당히 만나라. 어차피 부질없다. 결혼했으니 아무도 안본다. 화장하지 말고 다이어트 하지 말아라 등ㅋ 그리고 집에 낯선 남자의 냄새가 난다느니? ㅋㅋㅋ 하며 제가 불륜이라도 하지 않나 의심을 하고요.
정작 본인의 딸래미는 살찌겠다고 다이어트식 먹이고 헬스장도 보내면서 저는 그러지 말래요.
어이도 없고 화도 나더라구요.
내가 외국인이라 어디 재산이라도 들고 튈까봐 걱정이되나? 오랜 세월간 날 봐와놓고 그렇게 날 못믿나 싶어서 불신이 생기더라구요.

반년 전부터는 시어머니 하는 말에 쓸데없다 여겨지면 반응도 안하고 좀 쌀쌀맞게 대했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기분이 나빠서요.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돌려서 말하거나 직접 이야기도 해봤구요.

가뜩이나 시어머니 성격이 기분파에 제멋대로라 맞추기도 힘들었는데 계속 제가 맞추다간 병이 날 것 같아서 기분나쁘면 나쁜대로 티내고(대답 안하기 등) 했더니 요샌 자식들 앞에선 저에게 잘해주고 둘만 있을땐 또 기분대로 절 무시하거나 째려보거나 하네요.

에피소드가 상당히 많은데 제가 시댁에 잘못하고 있는걸까? 싶은 건 집을 지어줬는데 군말없이 시어머니 말씀을 따라야지 내가 너무 대드나? 하는 것과 집세도 밥값도 안받는데 내가 너무 안하무인인가 싶은 거에요.

아무리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어도
결혼한 자식 자립시킬 생각도 안하고 며느리까지 쥐고 흔들려고 하는 것도 싫고,
자기 뜻대로 안 따라준다고 맘대로 화내는 것도 힘들구요..

한가지 제가 이기적이라면 이기적인 것은 제가 일도 하고 신랑보다 수입도 많은데 주말에 친구도 못만나게 하고 요리를 시키려고 하는건지 이해를 못하겠는거에요.

이런 생활이 계속되다보니 노이로제에 우울증에 시달려서 맨날 눈물이나요.
신랑한테 집 나가자고 이야길 해도 들은채도 안하고, 울면서 이야기하면 그때 뿐이고 시어머니랑 둘이 있던 말던 신경도 안써요.

정신적으로 힘들다보니 직장생활도 평탄치 않고 자꾸 신경이 쓰이다보니 실수도 하고
친구들 하고 이야기할때도 제 하소연이 위주다보니 다들 듣기 싫어하구요ㅠㅠ 제가 너무 바보같이 살고있죠?

저는 그저 자유롭게 행복한 가정 꾸리면서 잘 살고싶은건데 왜 상황이 이렇게 됐을까요.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현명하신 분들의 조언을 얻고싶어요.

제가 원랜 참 똑부러지고 성실한 성격인지라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항상 자신감 넘치고 인정받고 그랬는데... 말도안되는 상황에 부딪히다보니 뭔가 저도 제정신을 못차리고 객관적인 상황판단을 못하게 되었네요.

이번 주말엔 이혼서류 받으러 구청에 갈 생각이에요. 그래도 제 가정이니 깨고싶은 생각보단 개선해서 잘 살아보고 싶은데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끼리 살다보니 제가 너무 힘이 드네요.

긴 글 읽어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