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 말하고 싶었는데

미안해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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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그러지 못했어.

한때는 참담하게 뿌리쳐 지더라도
간절했던 마음만큼은 꼭 보여주려 했었어.

한 이틀 실성한 사람처럼 쓰러져 지내다가
조금 정신이 들고 나니까
왠지 문득 날씨가 너무 좋아 보이더라 ㅋㅋ

면도도 하고,
머리도 정리하고,
어울리진 않지만 봄냄새나는 옷도 꺼내입고,
듣지도 않던 신나는 걸그룹 노래도 들으면서
그렇게 벚꽃잎 잔뜩 떨어진 공원도 걷고.
자주 들르던 가게 몇 군데 들러서
낯익은 사람들에게 웃으며 인사도 하고.
그렇게 한참 밖을 거닐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널 좋아하는 시간동안
그렇게도 아프고 쓸쓸하게만 느껴졌던 봄날이
사실은 이렇게 따뜻하고 포근했구나.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았던 것.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남들은 고백도 못하고 포기한 찌질이라 욕하겠지만
마음에도 없는 사람의 고백은
불편한 부담일 뿐인거 피차 잘 알테니까.
어쩌면 그렇게 훌쩍 사라져 버린 탓에
적어도 너에겐
미안한 감정 생길 여지조차 남기지 않았으니까.
너에게나 나에게나 최선이었던 것 같아.


뭐 미련도 안남았다면 거짓말이겠지ㅋㅋ
여전히 나도 모르게 폰을 자꾸 눌러보곤 해.
오늘은 별 일 없었을까 걱정도 했고
아팠던건 다 나았을까 염려도 됐고
뭐 그랬던건 사실이야ㅋㅋ

그치만 이런 쓸데없는 미련도 점점 엷어져갈거야.
폐인처럼 쓰러져 지냈던 이틀동안
잔뜩 부어올랐던 눈에 붓기도 차츰 빠져가듯이
뭐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그냥 아무렇지 않았던 듯 낫겠지.

한 가지 고마운건
정이 너무 과한 내 성격 알았는지 몰랐는지
별 여지 남기지 않고
마지막 인사 참 건조하게 해줘서 고마워ㅋㅋ
안그랬으면 아마 지금도 많이 괴로웠을거야.

내일도 날씨가 화창했으면 좋겠다.
오늘처럼 여기저기 거닐다가
또 한결 더 엷어진 미련 느끼면서
정말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안하고 싶어.


(미리 말씀드리지만 걍 뻘글인거 저도 잘 아니까 넘 뭐라 하지 마세요 ㅋㅋㅋㅋㅋ마음 비워내는 중이라 답답해서 끄적거려 봤어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