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여자가 기다리는게 아니라는 말 마음이 안좋네요.

2016.04.17
조회3,163

 글쓴이 글보고 댓글남기려니 용량 초과로 안남겨져서 씁니다. 처음 써봐서 글이 매끄럽지 않은 점 이해해 주세요.

 

제 소개부터 하자면 저는 남자친구와 6년간 예쁘게 만나고 있습니다. CC였고 연애 1년차에 입대했으며 면회한번 가기도 먼 거리에서 군 복무 했습니다. 군인분들 얼마나 힘들지 직접 겪지않아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에 약간은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들 건강하고 무탈하게 보내줘서 고맙구요. 글쓴이 분이 말하신 것에 대해 제 생각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지금 군인이셔서 여자가 차는 것만 보신것 같아요. 저는 전역 후도 만나고 있기 때문에 남자가 차는 경우를 더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20대 초에 2년이란 시간을 만나는 커플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꼭 군대가 아니더라도 2년이란 시간은 어떤 이유든 헤어질 수 있는 기간이라고 생각해요. 헤어진 그 기간에 '군대'라는 상황이 있었을 뿐이죠. 다른 상황이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까요...? 연애하다가 그 끝이 결혼이 아니라면 누구나 이별을 겪잖아요. 군대도 마찬가지로 누군가는 사랑이 변하고, 상대를 좀 더 배려하지 못했기 때문에 헤어지는 것이지 어떤 성별 때문에 헤어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누가 더 힘들다' 라는건 없습니다. 둘 다 힘듭니다. 자기계발.. 좋죠. 함께 하던 모든 일상들은 그대로 시작되는데 어느날 갑자기 남자친구만 사라졌습니다. 같이 가던 장소, 같이 하던 일들 그 삶속에 덩그라니 혼자 남아요. 그 공허함을 견디는게 마치 이별했을때 같습니다. 초반 훈련소에서의 한달간은 연락도 잘 되지 않으니까요. 너무 보고싶은데 연락할 수 없어서 문자보내듯이 노트에 하고싶은 말을 적으며 보내기도하고, 20대 초반인지라 봄에 벚꽃이다 뭐다 데이트하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고 휴가나올 날짜만 세면서 하루하루 지내기도 했어요. 어딜가서 누굴만나든 남자친구 있냐는 질문에 군인이라고 하면 특히 전역자들의 기다려봐야 소용없다는 말, 시간 낭비한다는 말, 어떻게 기다리냐고 신기해 하는 그 농담들 속에서 앞에선 웃었지만 상처받았었고, 아닌걸 알면서도 내 남자친구도 변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 또 그런 생각을 했다는 죄책감 하루에도 수 많은 감정이 오고 갔습니다. 그런데도 남자친구는 낯선 곳에서 더 힘들테니 티내지 않았고 더 밝은척하고 전화 끊고나면 펑펑 울었네요. 이런건 그래도 훈련병, 일병 초때의 힘들었던 일들이고 이병, 상병, 병장때는 더 힘든 일들이 많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건 남자친구가 나는 다른 환경에 와서 정신없이 보내느라 그래도 덜한데 너는 나만 없어진거라 더 힘들고 외롭겠다며 미안해하고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에요.

 이런 마음을 본인이 힘들지 않다고 단정지을 자격이 있나요..? 자기계발하고는 다른 문제에요. 자기계발이 남자친구를 대신할 순 없는거잖아요. 시간이 안가서 힘든게 아니라, 남자친구의 부재가 힘든거에요. 그걸 채워줄 수 있는건 남자친구가 곰신이 불안하지 않게, 떨어져 있지만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게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것 뿐이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군인이 낯선 환경에서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든데 적응하고 견딜 수 있는 것도 여자친구가 믿음을 주고, 꾸준히 사랑을 표현해서 겠죠.)

 사실 글쓴분이 쓴 글을 읽고 좀 화가 났었어요. 겪어보지도 않아놓고 그런 단정짓는 글을 써서 지금도 힘든 기다림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기다림을 겪은 사람들에게 상처주지 마세요. 글쓴이 분이 자신의 전 여자친구만 비난하셨으면 좋겠어요. 힘들어서 기다림을 포기했든, 다른 어떤 이유로 기다림을 포기했든 글쓴이가 싸잡아서 비난할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남자분이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을 수도 있고, 모두가 각자의 사정이 있는거니까요. 글쓴이가 그들의 연애상대였던게 아니잖아요.

 글쓴분 글의 마지막에 헤어져서 아픈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시면 곰신들의 어려운 점도 있다는걸 조금은 알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많이 힘들겠지만 잘 이겨내시고 건강히 전역하셨으면 합니다. 그러다보면 지금이 그 인연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었구나 싶을만큼 좋은 인연도 만나실 거라 믿어요. 

 

* 그리고 지금도 기다림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 힘내세요. 위에도 언급했듯  주변에서 하는 말들 한 번 듣는게 아니라 2년간 저런 말 들으니 정말 노이로제 걸렸었어요. 일병땐 상병되면 남자가 찰거라더니 상말되니 병장되면, 병장되니 전역하면 헤어질거라고 하더군요. 전역 후도 쭉 잘만나고 있는 저에게 지금은 대단하다고 합니다. 전혀 대단할게 없는데 그런 사랑을 받아보지도, 줘보지도 못한 인성까지도 부족한 사람들이라 그런거겠죠. 상처받지 마시고, 본인의 남자친구는 본인이 제일 잘 아실테니 믿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