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너무 감사합니다) 이번 주말에 결혼합니다. 축하해주세요.

새신부201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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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래서 최대한 안울려고 노력하는데...

다들 댓글들이 너무 따뜻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어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정말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행복을 빌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 따뜻한 마음 하나하나 담아서 열심히 살아갈게요.

 

저희 가족들한테서 연락이 올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지금은 제 동생들도 다 독립했습니다. 아직 너무 어린 이부동생들을 제외한 제 친동생들은 다 독립해서 살아가고있어요.

저도 제 친동생들이랑만 사이가 돈독한거라... 그 아이들하고만 연락하고 지내요.

 

 

정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조금은 외롭고 허한 마음에 글을 남겼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주실 꺼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밖에 없는 우리 오빠.

내가 소심하고 숫기가 없어서 잘 표현하진 못하지만, 정말 너무 고맙고 사랑해.

오빠도 참 많이 힘들텐데... 내가 힘들다 할 때마다 그저 안아줘서 너무 고마워.

내가 잘 못 해서 싸운 상황에서도 항상 먼저 사과해주고, 손 내밀어주고... 그런 배려가 얼마나 고마운지 오빤 알까.

갈 곳 없는 나한테 먼저 같이 살자 해주었고, 이번에도 먼저 결혼하자 해줘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아이는 셋 이상 키우고 싶다는 오빠 바램 들어줄 수 있는 날이 오면 정말 좋겠다.

이사간다고 우리 생활이 갑자기 엄청 좋아지진 않겠지만, 지금까지 노력해온 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살자, 우리.

항상 사랑하고. 너무 고맙고. 정말 존경해요.

언젠간 직접 눈을 보면서 이렇게 말할 용기를 내 볼께요. 내 옆에 언제나 든든하게 서 있어줘서 정말 많이 고마워.

 

 

 

 

다들 행복하세요! 앞날에 즐거운 일들만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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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주말에 새신부가 될 여자에요.

부끄럽지만 현실에 친구도 가족도 없어서 ㅎㅎ 여기서라도 축하받고 싶어 이렇게 글 남겨요.

 

저희 가족은 소위 말하는 콩가루 집안이었어요. 술먹고 폭력적인 아버지, 세상 포기한 것 처럼 사시는 어머니... 아버지는 제가 어릴 때 술집여자랑 눈맞아 집을 나가셨고, 어머니는 그 후로 제가 21살 될 때까지 남자친구만 3번 바뀌었어요.

아버지와 사이에서 절 포함한 1남2녀가, 그리고 그 남자친구들 사이에서 1남1녀.

전 장녀로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해서 호구처럼 집에 열심히 돈을 갖다주었어요.

동생 넷에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 남자친구까지 ㅋ 6식구 먹이려니 주중엔 경리로 회사다니고, 주말엔 편돌이로 알바뛰었어요.

 

편돌이로 하다가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근처 공사장에서 일용직 뛰면서 쉴 때 피는 담배 한개피가 그렇게 꿀맛이라던 사람. 시설에서 독립하고 혼자 사는 그사람이랑 저랑, 서로 외로운 사람끼리 어찌어찌 만나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가족을 버리게 된 계기가 21살 가을이었어요. 술에 취했던 아저씨(엄마 남자친구)가 절 덮쳤고, 그걸 본 엄마는 오히려 제게 __라고 욕을 했죠. 자기 남자 뺏어간다고.

아저씨가 그랬던 것 보단 사실 엄마에 대한 충격이 더 컸어요. 무뚝뚝하고 무관심한 어머니였지만, 그래도 많이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차려보니 집을 나와 제 남자친구 단칸방에 와 있었네요.

 

지금도 너무 고마운게, 돈 한푼 심지어 짐 하나 없이 나온 절 그대로 받아준게 너무 고마워요.

 

 

 

그렇게 가족들과 연락끊고 지냈어요.

간간히 동생들과는 연락하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어요.

반지하 단칸방에서 월세로 살면서 빠듯했지만 열심히 살았어요.

 

과자 한 봉지에 소주 마시면서 남친이랑 저, 우리도 잘 살아보자. 남부럽지 않게 잘 살아보자 다짐하면서 열심히 살았어요.

같이 좀 더 잘 살아보겠다고 그 좋아하던 담배도 끊고, 찬물에 씻고 난방비가 아까워 추운날엔 서로 부둥껴 안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아둥바둥 5년 지난 지금, 아끼고 아낀 결과 반지하를 탈출 할 정도 벌었어요.

남친도 공사판을 벗어나 설치기사로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전 여전히 경리로 일하고 있네요.

 

반지하를 나가고 근처 빌라에 전세로 들어가게 되었어요.

남은 돈으로 작은 반지 한쌍 맞추고, 이번 주말에 오랫만에 케이크 하나 사서 조촐하게 혼인신고 올리기로 했습니다.

 

동거인이 아니라, 정식부부로 새 집에 들어가고 싶어요.

 

 

 

 

아직 잘 실감도 안나고 너무 꿈만 같지만, 행복한 꿈이라서 깨고싶지 않아요.

아이도 정말 갖고 싶은데... 저희 형편에 욕심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언젠간, 여유가 되면 아이도 갖고 정말 그렇게 제대로 된 가족으로 살고 싶어요.

 

생각이 많아 잠 안오는 밤이라. 주절주절 이렇게 글 남기네요.

 

그동안 너무 바쁘게 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친구도 별로 없고, 가족도 없는 저희. 축하해주세요. 잘 살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