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 아래 싱그러운 초록이 빛나고, 그 위를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걸을 수 있다면.. 가족과 친한 지인 몇몇만 불러 놓고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다면! 야외 결혼식은 누구나 꿈꾸는 로망 아닐까?
하지만 11월 중순, 아니 하순에 좀 더 가까운 결혼식. 아무리 지구온난화 시대라지만, 11월 하순 야외 결혼식은 민폐다. 아니 하객들이 견뎌낸다 해도 추위에 유독 약한 우리가 못 견딜 것이다.
자율권을 얻었으나, 갈 곳이 마땅치 않구나
사실 결혼식은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 마음대로만 할 순 없다. 마음대로 하건, 그렇지 않건 일단 양가 부모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방식의 결혼을 하기 위해선 먼저 부모님을 설득해야 했다. 우리는 양가 부모님께 결혼과 관련, 일절 한 푼 받지 않기로 약속했다.
금전적인 도움을 받지 않기로 한 만큼 우리는 거의 무한한 자율권을 획득했다. 그러니 예물, 예단, 혼수 모두 필요 없음! 눈치 볼 일도 별로 없었고 무엇보다 결혼식장 역시 우리 마음대로 잡을 수 있었다.
2013년이었던가 한창 조선일보에서 작은 결혼식 캠페인을 진행했다. 작은 결혼식 문화를 주도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조선일보는 자기네가 잘 하는 방식으로 그렇게 시대 흐름에 제대로 묻어갔고 후에는 온 동네방네 자기네가 한 일인 양 행세를 했다. 사실 우리에게 더 영감을 줬던 건 조선일보의 진정성 없는 캠페인보다 오마이뉴스 박진희 기자님이 연재한 '가장 나다운 결혼식'이었다.
이 기사를 보며 어쩌면 우리가 유별난 사람이 아니구나,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재 기사의 꼭지가 가장 나다운 결혼식이듯, 우리는 이 기사들을 보며 큰 자신감과 영감을 동시에 얻었다. 결혼식장은 꼭 멋들어진 야외 공간이거나, 내부가 아기자기하게 예쁜 레스토랑, 펜션으로 잡을 필요가 없단 걸 깨닫게 된다. 어쩜 그것 역시 또 다른 방식의 허영일 테니까. 마을 주변을 산책하며 우리가 사는 터전 주변의 괜찮은 곳을 물색했다. 공원, 도서관, 놀이터 등등 괜찮은 곳은 다 야외이거나 결혼식을 하기엔 뭔가 조금씩 아쉬웠다. 눈길을 돌려 구청 등 작은 결혼식을 지원하는 기관들에 전화를 해봤으나 대부분 어렵다는 말을 했다. 어떤 곳은 가능은 한데, 별로일 거라며 하지 말라는 투로 얘기하기도 했다. 한창 작은 결혼식 붐이 일 때는 경쟁적으로 대관해주더구먼 -_-;;
시간은 다가오고 마땅한 장소는 없다. 그렇다고 공장처럼 결혼식을 찍어내는 웨딩홀은 싫은데... 이상과 현실의 적절한 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웨딩홀을 이용하되 몇 가지 조건을 걸기로 했다. 일단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너무 멀지 않을 것 그리고 소박하고 정갈한 분위기일 것 우리가 생각하는 규모는 최대 150명, 그 이상 들어갈 필요는 없으니 적절한 크기일 것 마지막으로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진행할 수 있을 것
한눈에 찜, 그래 여기가 딱이야
어느 일요일, 막연히 이곳에 우리가 생각하는 결혼식장이 있진 않을까? 이젠 어쨌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무작정 부평역에 도착했다. 우리가 찾은 첫 웨딩홀은 부평역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일단 홀이 하나라 적어도 사람들로 북적거리진 않겠지?
처음 간 곳은 부평역 인근의 한 공공기관 안에 자리 잡은 하우스 웨딩홀이었다. 다들 서너 군데 많게는 열 군데씩 다닌다는데, 글쎄 우리는 이 처음 간 웨딩홀에 대만족!!
우선 요란하지 않은 조명과 정갈한 내부 장식, 버진 로드가 따로 마련되지 않고 하객의 눈높이와 같은 점, 넉넉한 홀 규모, 나쁘지 않은 접근성, 무엇보다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진행할 수 있는 꽤 상당한 수준의 자율성을 인정해준다니!! 꽤 괜찮지만, 이곳 한 곳만 보고 결정할 순 없어서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와 비슷하게 방문한 다른 상담객이 있었다. 그 상담객은 얼마 전 이곳에서 결혼한 여성이었는데 만족스러웠다며 본인의 동생 결혼식도 이곳에서 하고 싶다고 했다. 음... 우리가 상담받는데 혹시 알바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우리가 원하는 시간은 오후 1시, 다행히 뒤 시간 예약팀이 없어서 90분간 홀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예약했다. 다행히 홀 대관료가 무료였고 사전 예약 덕분에 식대 역시 할인을 받았다. 할인받기 전 식대도 착한 편이었는데 싼 게 비지떡이라고 음식이 형편없는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섰다. 다행스럽게도 두 차례의 시식 결과 후식 메뉴가 많지 않은 게 조금 아쉽지만, 음식 맛은 장모님도 꽤 흡족해하실 정도로 괜찮았다.
결혼식 당일 모습. 버진 로드는 별도의 장식과 턱이 없었다. 조명과 주변 장식도 차분했다. 우리 역시 여유 있게 하객과 눈을 마주치며 식을 즐길 수 있었다.
누구누구 신랑님, 누구누구 신부님이라는 표현이 참 어색하다. 준비해야 할 일들이 참으로 많다. 식장을 잡으니 '이제 정말 결혼을 하는구나'하고 실감했다.
[판이 맺어준 인연3]딱 맞는 결혼식장 찾기
[여행을 떠나요] 채널에 맞지는 않지만
저희 부부는 네이트 이 채널에서 인연을 맺게 됐고
여행을 통해 사랑을 싹 틔웠습니다.
저희의 소박하지만 우당탕탕 신나는 결혼 준비 과정을 어디에 올릴까 한참 고민해봤지만
다른 채널에 올리는 게 자신이 없었습니다.(멘탈이 튼튼하다고 자부하지만, 솔직히
다른 채널은 좀 무섭습니다.)
삶은 여행이라는 견해에 비추어 볼때 연애, 결혼, 그리고 그 이후의 삶 역시
하나의 긴 여행인만큼, 여행을 떠나요에 저희의 결혼기를 올려보고자 합니다.
자, 네이트가 맺어준 부부의 결혼기 시작해봅니다^^
저희의 결혼기, 여행기, 각종 소소한 삶의 이야기는 블로그
http://blog.naver.com/bbury_lipsae/ 를 방문하시면 더 상세히 보실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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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로망, 야외는 안녕
따사로운 햇살 아래 싱그러운 초록이 빛나고,
자율권을 얻었으나, 갈 곳이 마땅치 않구나그 위를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걸을 수 있다면..
가족과 친한 지인 몇몇만 불러 놓고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다면!
야외 결혼식은 누구나 꿈꾸는 로망 아닐까?
하지만 11월 중순, 아니 하순에 좀 더 가까운 결혼식.
아무리 지구온난화 시대라지만, 11월 하순 야외 결혼식은 민폐다.
아니 하객들이 견뎌낸다 해도 추위에 유독 약한 우리가 못 견딜 것이다.
사실 결혼식은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 마음대로만 할 순 없다.
마음대로 하건, 그렇지 않건 일단 양가 부모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방식의 결혼을 하기 위해선 먼저 부모님을 설득해야 했다.
우리는 양가 부모님께 결혼과 관련, 일절 한 푼 받지 않기로 약속했다.
금전적인 도움을 받지 않기로 한 만큼 우리는 거의 무한한 자율권을 획득했다.
그러니 예물, 예단, 혼수 모두 필요 없음! 눈치 볼 일도 별로 없었고
무엇보다 결혼식장 역시 우리 마음대로 잡을 수 있었다.
2013년이었던가 한창 조선일보에서 작은 결혼식 캠페인을 진행했다.
작은 결혼식 문화를 주도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조선일보는 자기네가 잘 하는 방식으로
그렇게 시대 흐름에 제대로 묻어갔고 후에는 온 동네방네 자기네가 한 일인 양 행세를 했다.
사실 우리에게 더 영감을 줬던 건 조선일보의 진정성 없는 캠페인보다
오마이뉴스 박진희 기자님이 연재한 '가장 나다운 결혼식'이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51607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55901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38205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48415
이 기사를 보며 어쩌면 우리가 유별난 사람이 아니구나,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눈에 찜, 그래 여기가 딱이야연재 기사의 꼭지가 가장 나다운 결혼식이듯, 우리는 이 기사들을 보며 큰 자신감과 영감을 동시에 얻었다.
결혼식장은 꼭 멋들어진 야외 공간이거나, 내부가 아기자기하게 예쁜 레스토랑, 펜션으로
잡을 필요가 없단 걸 깨닫게 된다. 어쩜 그것 역시 또 다른 방식의 허영일 테니까.
마을 주변을 산책하며 우리가 사는 터전 주변의 괜찮은 곳을 물색했다.
공원, 도서관, 놀이터 등등 괜찮은 곳은 다 야외이거나 결혼식을 하기엔 뭔가 조금씩 아쉬웠다.
눈길을 돌려 구청 등 작은 결혼식을 지원하는 기관들에 전화를 해봤으나 대부분 어렵다는 말을 했다.
어떤 곳은 가능은 한데, 별로일 거라며 하지 말라는 투로 얘기하기도 했다.
한창 작은 결혼식 붐이 일 때는 경쟁적으로 대관해주더구먼 -_-;;
시간은 다가오고 마땅한 장소는 없다. 그렇다고 공장처럼 결혼식을 찍어내는 웨딩홀은 싫은데...
이상과 현실의 적절한 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웨딩홀을 이용하되 몇 가지 조건을 걸기로 했다.
일단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너무 멀지 않을 것
그리고 소박하고 정갈한 분위기일 것
우리가 생각하는 규모는 최대 150명, 그 이상 들어갈 필요는 없으니 적절한 크기일 것
마지막으로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진행할 수 있을 것
어느 일요일, 막연히 이곳에 우리가 생각하는 결혼식장이 있진 않을까?
이젠 어쨌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무작정 부평역에 도착했다. 우리가 찾은 첫 웨딩홀은 부평역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일단 홀이 하나라 적어도 사람들로 북적거리진 않겠지?
처음 간 곳은 부평역 인근의 한 공공기관 안에 자리 잡은 하우스 웨딩홀이었다.
결혼식 당일 모습. 버진 로드는 별도의 장식과 턱이 없었다. 조명과 주변 장식도 차분했다. 우리 역시 여유 있게 하객과 눈을 마주치며 식을 즐길 수 있었다.다들 서너 군데 많게는 열 군데씩 다닌다는데, 글쎄 우리는 이 처음 간 웨딩홀에 대만족!!
우선 요란하지 않은 조명과 정갈한 내부 장식, 버진 로드가 따로 마련되지 않고 하객의 눈높이와 같은 점,
넉넉한 홀 규모, 나쁘지 않은 접근성, 무엇보다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진행할 수 있는 꽤 상당한 수준의 자율성을 인정해준다니!!
꽤 괜찮지만, 이곳 한 곳만 보고 결정할 순 없어서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와 비슷하게 방문한 다른 상담객이 있었다.
그 상담객은 얼마 전 이곳에서 결혼한 여성이었는데 만족스러웠다며 본인의 동생 결혼식도 이곳에서 하고 싶다고 했다.
음... 우리가 상담받는데 혹시 알바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우리가 원하는 시간은 오후 1시, 다행히 뒤 시간 예약팀이 없어서 90분간 홀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예약했다.
다행히 홀 대관료가 무료였고 사전 예약 덕분에 식대 역시 할인을 받았다. 할인받기 전 식대도 착한 편이었는데
싼 게 비지떡이라고 음식이 형편없는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섰다.
다행스럽게도 두 차례의 시식 결과 후식 메뉴가 많지 않은 게 조금 아쉽지만, 음식 맛은 장모님도 꽤 흡족해하실 정도로 괜찮았다.
누구누구 신랑님, 누구누구 신부님이라는 표현이 참 어색하다.
준비해야 할 일들이 참으로 많다.
식장을 잡으니 '이제 정말 결혼을 하는구나'하고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