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반드시 해야하는 분위기때문에 힘들어요

모유수유가뭐길래2016.04.27
조회1,695
안녕하세요.
곧 백일을 앞둔 아기를 키우고 있는 서른 초반 초보엄마예요.

제목 그대로 모유수유가 너무 힘드네요. 휴-
하소연 할 곳이 없어 임금님귀는 당나귀귀를 생각하며 판에 글을 올려봅니다.

일단 저는 쪼꼬미가슴에 유두도 짧아 임신기간 내내 내 가슴에서 모유가 나오긴 하는걸까, 모유수유는 가능할까, 다른 임산부들은 가슴도 불고 커지는데 나는 왜 평상시랑 같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모유수유에 대해서 일단 자신감이 없었던게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큰 문제이자 제 스스로의 잘못인가 싶네요)



출산 후 병원 수유실에서 아기에게 젖을 처음 물려보았을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조리원에 가서부터 문제가 시작되었어요.
아기가 젖을 물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는데, 저는 그런 행복감이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아기 자체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쁜데 말이죠)
산후우울증이 잠시 온 건가 싶었고, 밥을 먹으면서 다른 산모들과 이야기를 해도 저 같은 증상은 없더라구요.
방에 돌어와서 네박사에게 물어보니 카페에 저와 비슷한 질문을 올린 산모들이 꽤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인지 모유수유 하는 것 자체가 저는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고, 한달정도 지나니 그런 느낌은 사라졌으나 의무감에 일단 수유는 진행하였죠(완모를 고집할 생각도 없었구요).

젖양은 충분하냐.
그것도 아니었어요.
조리원 퇴소 교육때 다른 산모 두 분은 분유수유 판정, 저는 30:70으로 모유 70%정도로 집에가서 진행해볼 것을 권유 하시더라구요.
(모유가 펑펑 쏟아지는 것도 아니니 이것도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일단 혼합으로 아기를 키우고 있는데요,
아기가 먹는양이 많아질수록 양은 더 부족하고, 저는 나름대로 국물종류, 물 이런것들 많이 먹고 있는데도 모유가 빠른 시간에 차지 않는 느낌이 드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남편이고, 시댁이고, 친정.. 모두들 제 젖양이 줄어드는 것에 몹시 아쉬워하며..
시어머니께서는 제가 식사를 잘 챙겨먹지 않아 양이 줄고 있다고 한 마디 거드시고(저도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아기 키우며 제대로 식사하기는 사실 힘드네요),
우리 아기가 모유를 100일정도 밖에 먹지 못한다는 것에..

서운한 눈치들입니다.

다행히 친정엄마는 분유 먹어도 잘큰다고 저를 다독여주셔서 의지가 됩니다.

저는 또 성격이 주관이 확실한 편이 아니고 상대방 기분을 맞춰주려는 성격인지라 저리 서운해들 하시니 방도를 찾아봐야겠다싶어 돼지족탕을 끓이고, 두유를 하루에 4-5팩씩 마시고, 생각날때마다 물을 들이키며 요 며칠 살고 있습니다....만 모유가 또 그렇게 눈에띄게 늘지도 않네요.
(원래 제가 가진 양이 이것뿐인가 싶습니다)


모유,
물론 좋겠지요.
좋은거 모르는 사람 없겠지만,
저처럼 아기가 유두를 빨때 우울감이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고,
완모 후 가슴쳐짐이 우려되어 단유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수도 있고,
양이 부족해서 먹이고 싶어도 못 먹이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는건데,

매스컴에서나 병원에서나 조리원에서는
어찌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는 아기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모성애가 깊은 엄마이며,
분유수유 하는 엄마는 모성애 그저그런 엄마로 인식되는지..(조리원이 가장 심한 것 같아요.. 완모하고싶지 않은 엄마도 있는건데 무조건 완모, 무조건 수유를 강요하는 곳이었어요)
그리고 모유를 몇개월까지 먹어야 좋다느니, 아기가 똑똑하다느니.. 그런 연구자료를 때마다 보도해주는지..
(모유수유 못하는 엄마들을 두번 속상하게 하는 기사들, 정말 싫어요, 어딘가 리플에서 그럼 분유 없던 조선시대에는 다들 천재들 뿐이냐고 했는데 속이 다 시원하더라구요)


아마 저는 이렇게 근근히 먹이다가 4개월정도까지 먹이고, 이유식+분유로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다음달에 단유 선언을 하게되면 또 여기저기서 들릴, 우리 아기 안쓰러워하는 말들.. 또 듣게될 것 같네요.


모유가 뭐길래.....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