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1등이었다가 48점 맞았다는 글쓰니야

2016.05.01
조회45,816

오늘 다시 판 들어와봤다가 반대랑 댓글들보고 충격먹었다

와 어떻게 이렇게 꼬였을 수가 있지 싶어서

 

나 내신 197로 전교 1등 맞고 이과는 곧 선택할 예정이라는 거고 (그럼 과학 점수가 더 중요해지잖아)

금요일에 시험봤고 그날 밤에도 계속 우울해하다가 새벽에 잠 못들고 판에 글쓴거야 (새벽이라 토요일로 나오겠지)

우리 학교가 그냥 비평준화고이긴 하지만 애들 수준은 모의고사 1등급이 40% 될 정도라 거의 특목고 수준이야 그래서 시험이 조금 더 어려웠고 그래서 공부 안한게 이렇게 큰 점수 차를 만들었나봐

 

뭐 이번 일 계기로 느낀 것들도 있지

그동안 중학교 때 내가 해왔던 노력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시험 계기로

무너지는 건 정말 한 순간일 수 있다는 걸 알았고 그동안 점수 유지해온게 결코 그냥 이뤄진 일은 아니었다는 걸 배웠어

 

그치만 난 그 일로 정말 충격받았고 이번 한 시험이 계속 내 발목을 잡을까봐 너무 걱정되고 불안하고 지금껏 내가 해온 노력들에 회의감이 들고 앞으로 할 공부에 대한 의지도 사라지고 나를 바라보는 선생님들과 새 학교 애들의 시선이 달라질 것이 너무 두렵고 이런 결과 예상 못한 것도 아니면서 최선을 다하지 못한 내가 밉고 나보다 더 속상해하시고 걱정하실 부모님께 죄송하고.... 정말 복잡하고 착잡했어

 

특히 이번에 자사고 떨어지면서 그 패배감과 회의감 그리고 주위 시선의 변화들로 이미 상처 많이 받았었는데 시험까지 망치면서 더 슬펐고 이 시험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학에 못가고, 저번처럼 또 떨어질까봐.. 내가 상상하던 그 대학생의 모습이 다신 현실화되진 않을까봐 너무 두렵고 속상하고 미래의 나한테 미안했어

 

진짜 칼이 나를 자꾸 쑤시는 것처럼 마음이 너무 아프고 답답하고 미칠것 같아서

잠도 안오고 3시도 넘은 시간에 누구한테 하소연할수도 없고

진짜 죽고싶다는 생각 뿐이어서

판에 글 쓴거야

물론 아직도 미칠것 같고 뒤숭숭해

 

근데 이런 나한테 저런 댓글들 다는건 좀 심했다.

물론 판이라는게 익명을 빌어서 글쓰는거고 그러다보니 주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곱게만 바라보지 못할 수 있다는 건 이해해...

근데 나 그때도 지금도 그걸 수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야...

진짜 서럽고..... 지금 당장이라도 뛰어내릴 수 있을 것 같아...

금요일에도 주변에서 위로 해줬지만

정말 하나도 안들리고 여전히 우울해서

진짜 가슴까지 위로해줄수 있는 말을 듣고 싶었어

물론 지금도 그래

언젠간 충격이 가시겠지만

아직도 너무 괴로워서

그냥 위로의 말 예쁜 말 듣고 싶어서 글 쓴거였어

그러니까 저런 댓글들같은 말은 하지 말아줘

이미 상처 받은 가슴에 더 바늘 꽂는 것 같으니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