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서울대총장께 드리는 공개서한

밀밭길나그네2008.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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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서울대총장께 드리는 공개서한

 

다음은 2006년 3월 27일에 ‘황우석팀 연구재개 촉구 교수 모임’이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에게 전달한 공개서한입니다. 그 당시와 상황이 전혀 달라진 바가 없으므로, 이는 현 총장에게 보내는 서한과도 같다고 보입니다. 다만, 이해를 돕기 위해, 약간 가필을 했고 가필한 부분은 활자크기를 달리했습니다. 


「서울대 정운찬총장께 드리는 공개서한.」


지난 2006년 1월 10일과 12일에 귀 대학을 대표하는 두 교수가 각각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1월 10일에는 정명희 조사위원장이, 그리고 1월 12일에는 황우석 석좌교수가 전혀 상반된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2개월여가 지난 지난 3월 19일, 귀 대학의 징계위원회에서는 황우석석좌교수를 파면하기로 의결했습니다. 결국 귀 대학의 조사위는 황우석연구팀에 대한 구형을 한 셈이고, 징계위는 황우석교수에 대한 학문적 사형을 언도한 셈입니다.

두 기자회견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저희들은 정명희위원장이 동료교수와 한국과학의 몰락을 시종 만면에 미소를 머금으며 발표하는 것을 보고 의아해하였고, 성실한 연구자가 고개를 떨구며 사죄하게 된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렇게 국민과 함께 착잡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던 교수들이 모여 만든 모임이 우리 '황우석팀 연구재개 촉구 교수모임'입니다.

우리와는 별도로 많은 네티즌들이 이런저런 모임을 만들어 '연구재개'와 '특허사수'를 외치면서, 황교수에게 가해진 부당한 모함과 범죄적인 공격의 실체와 그 배후세력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들 네티즌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가 집약된 것이 이른바 [서프라이즈 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는 물론 최근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서울대조사위의 최종조사결과보고서가 몇 가지의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조사위에서 실험과정에서 우연히 만들어진 처녀생식에 의한 것이라던 NT1번 줄기세포는 체세포 복제에 의한 것임이 밝혀졌고, 있을 수 없는 가설이라던 줄기세포 바꿔치기가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음이 드러나고 있으며, NT1번 줄기세포가 조사위의 보고서와 달리 줄기세포주 확립의 결정적 근거가 되는 외배엽까지 형성되었음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문제가 된 2005년 논문에서의 부풀리기를 유발시킨 오염사고 역시 의도적인 범행에 의해 저질러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검찰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이처럼 현재까지 드러난 결과만으로도 귀 대학 조사위의 최종조사결과보고서는 마땅히 폐기되어야 할 결함투성이의 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결과보고서에 따라 2004년과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취소되었으며, 황교수는 서울대 징계위에서 '파면'으로 의결되었고, 그에게 내려졌던 최고과학자 지위가 박탈됨은 물론 보건복지부에 의해 연구자격마저 취소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서울대 조사위가 상식적으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방식으로 구성될 때부터 예견된 것이기도 합니다. 2004년 논문의 교신저자이며 그 공적으로 훈장까지 받은 문신용교수가 단장과 산하 7개 위원회 가운데 3개 위원회의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이하 세연단)과 관련이 있는 인사는 당연히 조사위원에서 배제되었어야 함에도, 세연단의 심사평가위원회 위원장인 이용성 한양대교수와 세연단의 윤리위원회 위원장인 박은정 서울대교수 등 2명이 조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명희 위원장이 회장을 역임한 한국독성학회와 한국노화학회의 핵심적 임원들 역시 세연단과 거미줄처럼 얽혀있습니다. 정진호부위원장은 서울대산학협력재단의 단장을 겸하고 있는데, 이 재단은 정총장께서 이사장을 맡고 있으므로 잘 알고 계시다시피 세연단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이용성교수는 문신용단장 및 노성일 미즈메디이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대한산부인과 초음파학회의 주요 멤버이며, 박은정교수는 줄곧 배아줄기세포연구를 반대해온 참여연대의 법센터장을 역임했으며 2004년 2월에 다소 오해를 살만한 방식으로 이화여대법대에서 서울법대로 옮겼습니다.

정총장께서는 세연단의 문신용단장과는 경기고 62회동기이고, 세연단 이사이며 서울대와 함께 황교수연구팀의 특허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는 노성일이사장의 경기고 선배이면서 부인들끼리도 왕래가 있다고 하니, 세연단의 인적구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계셨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러한 인사들로 구성된 조사위원회 위원들을 임명하고 이들의 조사활동에 신뢰를 보낸다고 하셨는지요.

이들 조사위원은 물론 귀 대학에서 공개를 거부한 자문위원 역시 세연단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황교수팀과 경쟁관계에 있는 분들로만 채워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연단의 현판식에 특별히 초대되어 정총장 문신용단장과 나란히 사진을 찍었던 김병수 포천중문의대총장은 이른바 '인간전분화능 줄기세포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정형민교수와 함께 세연단의 주요 배아줄기세포연구자이고, 황윤영 세연단이사장은 문신용단장 및 노성일이사장과 함께 대한산부인과 초음파학회의 주요 멤버이며, 박용현 서울대병원장은 정총장과 문신용단장, 노성일이사장의 경기고 선배가 아니던가요. 학계에는 이분들이 대부분 조사위의 8인 자문위원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연단 운영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는 사람들로 조사위원의 절반을 채우고, 세연단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인사들로부터 자문을 받은 조사결과가 어떻게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황우석팀 연구재개 촉구 교수모임'에서는 이러한 인적 구성과 조사방식으로서는 기제출된 최종조사결과보고서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패륜적인 살인을 저질러도 그러한 행위가 있게된 동기와 정황을 조사한 후, 정당방위와 고의성여부 등을 감안하여 구형하고 판결하는 법입니다. 정총장께서는 학위수여식에서 말한 '경쟁에서의 승패와 결과에만 집착한 심각한 오류'가 정총장께서 서울대의 명예와 한국지성의 위상을 실추시켜가면서까지 비호하고 있는 정총장의 오랜 친구 문신용단장이나 세연단에 소속된 몇몇 경쟁연구팀에 이루어졌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시지 않으셨는지요?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하다면, '어느 과정에서' '누가' '무슨 의도로' '어떤 세력과 연계되어' 그런 행위를 저질렀는지를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서 규명했어야 하지 않았나요? 한 사람의 학문적 장래와 한국과학의 입지 및 특허권 방어 등과 관련된 그 중대한 문제를 무엇이 급해서 그렇게 서둘러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연구팀 가동을 중지시키고 재연기회를 박탈하며 교수직 파면이라는 극단적인 징계를 의결해야 했습니까? 

귀 대학 조사위에서는 황우석교수의 해당논문이 조작되었다고 결론 내렸지만, 황우석교수의 실수 내지 부풀리기가 조작이라면, 귀 대학 조사위의 활동은 엉터리 조사로써 동료교수의 인격권을 짓밟고 천문학적 국부 창출의 특허권을 날려버릴 국가적 재난을 초래한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할 만합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검찰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조사위의 엉터리 보고서를 근거로 황교수를 파면하기로 한 귀 대학 징계위원회의 의결은 헌법에 보장된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적 행위에 동조한 행위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정총장께서는 피조사자인 문신용 세연단장 및 세연단의 이사이며 특허지분의 40%를 보유하고 있는 노성일 미즈메디이사장과 공적, 사적으로 긴밀하게 얽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연단에 깊숙이 관여되어 있는 인사들로 조사위를 구성하였으며 자문단을 운영하도록 방치 내지 지휘했으므로 이러한 위헌적 행위를 조장했다는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서울대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연구기관이며, 황우석교수는 현재의 연구성과만으로도 한국과학의 위상을 드높인 단군 이래 최고의 과학자입니다.

이에 우리는 서울대와 한국과학의 위상, 그리고 한국과학의 미래를 염려하는 마음에서 서울대의 최고정책결정권자인 정운창총장께서 살신성인의 자세로 이 문제를 해결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1. 서울대는 조사위원회의 구성과 조사과정상에 심대한 문제가 있음을 자인하고, 동 위원회를 즉각 해산한 후 세계적 수준의 규정에 의거하여 조사위원회를 재구성하십시오.

1. 사실과 다른 기자회견으로 서울대와 한국지성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황교수와 그 연구팀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정명희 서울대 조사위원회 위원장 이하 전 위원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물으시기 바랍니다.

1.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최종조사보고서는 즉각 폐기하고, 이에 따른 징계위원회의 의결은 즉각 반려하여야 하며, 새로운 조사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황교수는 즉각 연구현장으로 복귀되어야 합니다.

1. 정운창총장을 포함하여 지휘라인의 모든 보직자는 즉각 사퇴하여야 합니다.

1. 서울대는 정부 및 학계와 협의하여, 황교수팀의 관련 특허를 지키고 기술유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책을 갖추고 이를 정부 및 학계에 강력하게 요청해야 합니다.


2006년 3월 27일


황우석팀 연구재개 촉구 교수 모임


글쓴이 :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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