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것도 없이 나이 먹은 제 자신이 한심해요

익명201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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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없이 시작하는 푸념

1.     요즘 나타나는 증상

집중력 저하, 분노, 잡생각이 심각하게 많음

 

2.     왜 이렇게 된걸까..

현재 나이 27, 예전엔 아무렇지 않았던 것들이 이젠 보기만 해도 화가 난다. 물론 그들이 잘못한건 하나도 없지만. 예를 들면 지나가는 커플들, 삼삼오오 혹은 무리지어 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그 옆을 지나는 혼자인 나. 지금 27살이지만 무엇하나 똑부러지게 해 놓은게 없다. 아니 인간관계는 아예 해 놓은게 없다. 공부도 그저그런 중간.

 

3.     내 지나간 20대는 왜………………………..

20살이 되어서 대학생이 되었을 무렵부터 나를 관찰해보겠다. 20살이 되었을 당시 나는, 아니 그 전에 좀 더 이전으로 돌아가 고1 아니 좀더 전으로… 중학교 2학년 사춘기 무렵부터 시작해보겠다. 아마도 내 생각엔 거기가 __점으로써 적당한 것 같다.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공부는 늘 1등을 했기에 다른 애들의 시기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처음으로 왕따란 것을 당해보았다. 집에 와서 맨날 울었다.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기분이 좋지 않다. 시골의 초등학교는 학생수가 그리 많지 않아 졸업할 때 쯤엔 결국 다시 관계를 회복하여 졸업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인원이 그대로 시골의 중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 중학교 1학년이 되자마자 나는 다시 적응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2학기가 될 때 쯤엔 어찌된 결과로 정말로 학교에 잘 적응했다. 친구도 많이 생겼고 나름 학교에서 잘나가는 학생이 되어버렸다. 지금 생각해도 내 인생에서 가장 신기한 시절이었다. 그렇게 중학교 2학년 까지 다니고 무난하게 학교에 잘 다니다가 중2의 2학기 쯤에 사춘기가 찾아오고 내 인생에 큰 상처를 준 녀석이 전학왔다. 다른 학교에서 축구부를 하던 녀석인데 그래서 그런지 승부욕이 정말 쎘다. 처음엔 사이가 괜찮았으나 어느 계기로 그 친구와 사이가 안 좋아졌는데, 그 뒤로 그 친구는 운동을 엄청 열심히 해서 정말 쎄졌다. 처음엔 나와 비슷했던 힘이 이젠 상대도 안되는 것이었다.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면서 그 친구와 같은 반이 되고 이젠 상대도 안되는 그 친구에게 나는 저항할 수 없었다. 반 친구들이 있는데서 장난이랍시고 때리면 나는 맞고 울기 십상이었다. 중학교 3학년은 죽고 싶은 날의 연속이었다. 정말 힘들게 중학교 3학년을 보냈던 것 같다. 사춘기와 괴롭힘으로 한 번 소심해진 마음은 그대로 굳어져버린 것 같다. 시내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을 해서도 똑같았다. 다만 달라진 점은 그냥 날 아무도 건드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정말 조용히 있었다. 너무 조용하면 타겟이 되곤 하는 것인가. 고등학교 1학년때도 몇몇 애들이 괴롭히긴 했다. 그러나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것보다 더 괴로운 것은 반 애들이 모두 모여서 저들만의 얘기를 나눌 때 끼어들 수 없다는 점과 야자가 끝나고 혼자서 집으로 귀가하고 혼자 잠드는 그런 생활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당시에는 야자시간이 정말 좋았다. 이동수업이나 3명 혹은 4명 모여서 조를 이뤄야하는 수업같은게 없어서 혼자 열심히 공부만 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의 2학기가 될 무렵 반에서 조용한 그런 비슷한 아이들끼리 친구가 되어 같이 다니게 되었다. 고등학교 올라와서 처음으로 반 친구들과 잡담도 해보고 같이 모여서 밥도 먹어보고 그랬던 것 같다. 문과 이과를 선택해서 반이 나뉘는 2학년을 앞두고 나 혼자만 이과를 선택하고 친구들은 모두 문과를 선택하여 다시 혼자 남게 되었다. 다시 반에서 혼자가 되었다. 2학년 때는 반에 학교에서 좀 잘나간다는 애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그래서 더욱 조심해서 다녔던 것 같다. 조심 조심해서 다니니 친구는 별로 사귀지 못했다. 1학기 때는. 2학기가 되면서 반 친구들과 조금 친해지면서 나름 다닐만해졌다. 그렇다. 고등학교 2학년때는 딱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그냥 반에서 소심하고 조용한 아이로 잘 다녔던 것 같다. 고등학교 3학년 때도 마찬가지다. 2학년 때 반 친구들이 그대로 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비슷하게 친구가 되고 어울려 다니면서 나름 재밌게 다닌 것 같다. 나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이 내가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가장 학창시절답게 학교를 다닌 것 같다고 생각된다. 여기까지가 대학교 이전의 이야기이고 한 가지 빠트린 점은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오면서 내 인생에 두 번째로 큰 상처를 준 녀석을 만났다는 것이다. 아무튼 20살 이후로 넘어가겠다.

 20살 이후로는 갑자기 변화된 환경에 적응 해야하며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사귀고 만나야 되는 시기이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물론 적응하지 못했다. 대학교 신입생 OT때 각 방마다 학회 혹은 동아리 별로 한 방씩 담당해서 맡았는데 나는 그때 우리 방을 담당하던 학회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학회에서도 내 존재감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사실 내가 사람 사귀는 것을 잘 못해서 그런 거겠지만 존재감은 아무튼 거의 없었다. 내가 입학한 곳은 1학년은 학부로 통합하여 같이 운영되고 2학년 때부터 3개의 학과를 지망하여 성적에 따라 학과를 배정받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학부는 270명가량 되었고 6개의 반으로 구성되어있었다. 한 반에 약 40~50명 정도의 인원이 배정 되었다. 내가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은 끼리끼리 모여다니고 밥먹고 술먹고 하는 등의 모습들이 그들만의 세계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주류가 되었던 적은 없다. 늘 주변인이었다. 공부도 하는 둥 마는 둥, 학교를 등록금이 아까울 정도로 대충 다녔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21살이 되어서는 학교에는 아예 아는 사람이라곤 한 손가락으로 세어도 될 만큼 거의 없었다. 그나마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그게 다였다. 두 친구들은 수업이 끝나면 각자 동아리 활동에 전념하느라 바빴고 한 친구는 수업이 끝나면 집에 가기 바빴다. 물론 나도 당시에는 같이 어울려서 뭘 한다거나 그런 생각이 크게 들었던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나는 수업 같이 듣는 용도의 친구, 술 마시고 놀거나 장난치는 친구는 따로 있다는 것처럼 내게 보여졌다는 것이다. 자격지심임에 틀림없지만 그렇다. 난 또 이 당시에 잊기 힘든 상처를 하나 받았는데 아까 말한 고등학교 2학년때 만난 친구에 관련된 일이다. 2학년에 올라가고 친구도 없이 보내는 내게 전화해서 친구도 없냐고 왕따냐고 말하는 그 말 한마디가 잊을 수 없었다. 실제로 그렇지 않은 사람이 들으면 장난이겠지만 그런 상황에 놓인 나로썬 장난으로 받아넘기기 힘들었다. 아직도 두고 두고 기억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친구가 대학교 1학년때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어 한다는 소리를 듣고 전화해서 위로해줬다는 것이다.

 22살때는 군대를 가기 위해 휴학을 했다. 공익판정을 받고 6월에 입대를 하기 위해 6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서울로 영어학원을 다녔다. 예나 지금이나 확실히 똑부러지게 해놓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어중간한 성적으로 학원을 마무리했다. 그 뒤로 2년간의 공익생활이 시작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2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아깝지만 그 당시엔 그걸 알 수가 없나보다. 퇴근 후의 일상은 게임을 하면서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다. 허송세월이라 말하는 것은 지금 생각했을 때 후회가 없어야 하거나 또는 게임을 엄청 했더니 너무 잘해서 랭킹에 오를 만한 경지가 되었다거나 등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잘하지도 못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후회가 막심하다. 운동이나 공부나 하다못해 책이라도 많이 읽어 놓을 것을…

그래도 인생에 살다보면 봄날이 온다고 공익근무를 마칠 무렵에 여자친구가 생겼다. 근무 하던 곳의 직원이었고 나이는 동갑이었다. 살아보면서 첫 연애를 시작했던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중의 하나이기도 한데 나는 젊어서 할 수밖에 없는, 나이 들어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 하나가 연애이다. 이 외에도 몇몇 있지만 이게 가장 크다. 연애에 있어서 남들처럼 사랑받고 싶고 알콩달콩하면서 많은 추억을 나누고 싶었다. 이게 바램이었다. 하지만 첫 연애는 달랐다. 내가 많이 좋아하는 티를 내고 많이 따라 다니다가 사귀게 된 케이스였기 때문일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갑과 을 같은 연애가 되버렸다. 나는 늘 혼나기 일쑤였다. 처음엔 내가 더 잘해야지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날 그냥 공백기에 만나주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헤어졌다. 아직도 잊기 힘든 첫 연애였다.

그 뒤론 복학하고 학교에 다녔다. 당연히 학교엔 아는 사람이 없었지만 예전에 보면 인사만 하던 사이였던 친구가 먼저 반갑게 말을 걸어주고 친근하게 해줘서 복학 후에도 예전처럼 같이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난 당연히 혼자 들을 것을 예상하고 복학했지만. 그렇게 둘이 되고 그 친구가 한명을 더 영입해서 세 명이 같이 다니게 되었다. 이번에도 여전히 인간관계에서 실패했고 그 것이 2학기를 다니지 않고 휴학하게 되는 원인 중의 하나가 되었다. 처음이 인사하고 알던 친구를 A, 새로 영입한 친구를 B라 하자. 나는 B가 나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말도 안하고 A하고만 장난치고 이야기 하려는 상황이 매우 어이없었다. 그나마도 내가 B에게 장난을 치면 공격적인 받아침? 같은 느낌을 받았다. A는 그런거 없이 잘지냈지만 B가 그러니 셋이 다니기 너무 불편했다. 우리학교는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졸업작품을 하기 위해 팀을 구성해야하는데 결국엔 나와 A,B 이렇게 3명이서 하기로 했었다. 이런 와중에 1학기가 끝날 무렵 B와 사소한 다툼이 있었는데, 다툼이 없어도 스트레스를 받는 관계인 B와 다툼까지 있고나니까 도저히 졸업작품을 같이 진행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게 25살의 스토리이다.

25살 2학기부터 26살 1학기까진 휴학했다. 휴학한 다른 이유중의 하나가 학과 공부에 대해 회의감을 느껴서였는데 그래서 휴학하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했다. 나름대로 집에서 주구장창 공부에 매진했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결과는 어중간했다. 문제점을 나열해보면 시간 씀씀이가 너무 헤펐다. 먼저 매일매일 주기적으로 하지 못했고 하루 동안의 절대적인 공부량도 부족했다. 집중력이 낮다고 할 수 밖에 없는데, 여기에도 나름대로 문제가 있던 것 같다. 먼저 고등학생 때는 공부를 하려고 마음먹으면 나름대로 잡생각을 거의 하지 않고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기도 했고, 내 안의 이런 복잡한 생각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는데 힘들었다. 결국 공부는 한 두시간하고 게임을 4~5시간 한다는 등의 일상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이건 지금도 그렇다. 그리고 연애를 시작할 무렵부터 든 생각인데 나는 덧니가 좀 심하고 짝눈도 있었다. 예전엔 없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생겼다. 그래서 이것을 고치고 싶어 백방으로 알아보고 돈도 모아보려 했으나 공부도 해야지 하는 생각도 들고… 또 연애도 해보고 싶은데 벌써 나이는 2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고 뭐부터 해야하는 건지, 그 동안 학교 생활도 제대로 안해 놓았고 뭐하나 제대로 이뤄놓은 것도 없고, 이런 류의 생각들이 잡생각을 이루게 되었다. 아무튼 이때도 확실한 건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았고 잠깐 시작한 알바에서도 매니저 누나(나보다 4살 많았던 것 같다)와 친해지기는커녕 욕먹고 웬수만 되고 알바를 마치게 되었다.

26살엔 여름학기를 다니면서 졸업작품 팀도 구해서 아이디어도 구상하고 그랬다. 이번엔 둘이서 했는데 이 친구는 먼저 말한 A가 소개해준 친구이다. 이번에 말할 이 친구와의 일에서도 많은 상처를 받기도 했고 나에게 많은 실망을 하기도 했다. 편의상 이번엔 C라고 하겠다. C라는 친구는 성격이 약간 다혈질이다. 욕을 하거나 말을 막 내뱉는 건 아니지만 마음에 내키지 않으면 공격적인 태도와 말투로 변한다. 나는 이 친구에게 처음에 엄청 주눅들어있었다. 아이디어를 내도 C라는 친구는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했고 공격적이었다. 자주 만나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싶어했다. 나도 이건 찬성이었지만 주말마다 집에 가는 나에겐 주말은 좋지 않았다. 이런 모습을 그 친구는 내가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화를 냈고 사람들이 있을 때도 그랬다. 나는 뭐라 제대로 말하지도 못했다. 왜 이렇게 주눅들고 말 한마디 못하고 소심하게 입을 다무는지, 제대로 화 한번 못내는지 지금도 답답하다. 지금 드는 생각인데 나는 앞서 말한 중3때 괴롭힘 이후로 누군가에게 큰 소리로 화내본적이 단 한번도 없다. 심지어 화를 내야할 만한 상황에도 웃어 넘겼다. 한 번은 고2때 만난 그 친구가 술자리에서 무언가를 얼굴에 던졌는데 아 뭐야? 하다가 그 친구가 바로 웃으면서 사과하자 어 그래. 하고 넘어가버렸다. 늘 이런식이다. 주눅들어있고 화를 내본적도 없다.

27살이 된 지금은 이야기 할게 별로 없다. 그냥 똑같다. 소심하고 말 못하고 특히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너무 어렵다. 그리고 이제 화가 난다. 물론 속으로. 여태까지 뭐한건지, 나는 왜 이렇게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야하는지. 핑계일 수 있겠지만 공부를 하다가도 이런 생각이 수시로 일어나 나를 괴롭힌다. 당해왔고 침묵했고 주변인인 27살의 내가 있다. 자살은 답이 아니란 것은 알지만 20살 이후로 1년에 한번 이상은 늘 생각해보던 단어였던 것 같다. 이제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나도 방법을 모르겠다. 누군가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4.     참고할 만한 가정환경..

부모님이 내게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은 당연한 도리이지만 나는 나이가 먹을수록 가정환경에 대한 탓을 계속하게 되었다. 일단 부모님은 사이가 매우 안 좋다. 내 기억속에서 처음 부모님이 싸운 걸 기억하는 것은 5살인가 6살 때 부터였다. 아무튼 어릴때부터 계속해서 싸웠다. 1년에 집안이 평온한 날이 더 적었다. 불행 중 다행인건 두 분이 그렇게 싸우는 와중에도 나와 동생에게 공부는 제대로 시켜주었으며 때리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근데 그게 다가 아니었던 것 같다. 나는 어려서부터 칭찬을 갈구했던 것 같다. 아버지와 친밀하게 무언가를 했던 기억은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는거 이외에는 없었다. 같이 운동을 하거나 티비를 보거나 학교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부모님은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고 기분이 안좋으니 얘기해줄 여유가 있을리 없었다. 공부는 곧 잘 했으므로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공부에 대한 요구는 더 높아졌다. 늘 공부에 대한 압박을 받으면서 스트레스는 컴퓨터 게임으로 풀곤 했다. 그러다보니 일상은 학교에 갔다와선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밥먹고 공부좀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이런식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가족끼리 오손도손 대화를 한다거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친구들은 누구를 사귀는지 이런 류의 대화는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 졸업할 때 까지. 나는 중학교 2학년때 친구 어머니 차를 타고 집에 오면서 한 가지 놀라웠던 일이 있다. 친구는 엄마와 친구처럼 농담도 하고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는지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이 부분이었다. 나는 집에서 부모님과 저런 대화를 해본 적이 없는데. 처음 알았다. 부모님과 그런 대화를 나눈다는 것을.

고등학교는 시내에서 다녀서 혼자 자취생할을 했는데 엄마가 자주 와서 밥을 해주고 자고가고 그랬다. 하지만 이때도 공부얘기 이외의 대화는 없었다. 난 학교에서 무척 힘들어하고 자퇴하고 싶단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했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똑 같은 환경에서 자란 내 여동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나와 반대이다. 내가 잘 하고 싶어하는 사람사귀기에 있어서 막힘이 없고 잘한다. 나름대로의 이유를 추측해보면 나는 부모님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고 내 동생은 반말을 사용한다. 이 부분이 대화를 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한 것이 있다고 생각된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학교에서 소외되고 스트레스 받고 집에와선 밥먹고 공부조금하다가 자는게 일상이었다. 이 전에는 컴퓨터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면 고등학교에 올라와선 자취방에 컴퓨터를 놓지 않았다. 학교, 공부가 하루 일상이었다. 그래서 주말에 집에 가면 컴퓨터 게임을 하루에 8시간씩 하곤했다. 그냥 스트레스 풀데가 게임밖에 없었던 것 같다. 운동을 못하는 편도 아니었지만 친구들과 사이가 그런지라 운동할 사람도 없었다. 밤9시에 집에 올 때 까지 학교에서 공부하고 집에와서 밥먹고 자고, 주말동안 약 15시간 씩 게임하고 그렇게 보냈다. 당연히 대학교에 와선 더 심해졌다. 누가 뭐랄 것도 없고 공부는 어렵고 만날 사람은 없으니 남는 시간은 다 게임을 했다. 특히 21살 때는 절정에 달했고 학교와 게임밖에 하지 않았다. 성적은 학사 경고를 2회 받았다. 이 무렵에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다 걸렸고 집안은 풍비박산나버렸다. 한참동안 집안에 싸움만 있던 것은 당연하고 어머니는 의부증과 함께 성격까지 공격적으로 변해버렸다. 이 때 내 동생과 엄마가 참 많이 싸우고 동생한테 엄청 상처가 되었다. 나 또한 엄마하고 많이 싸웠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내가 아버지랑 싸운 적은 기껏해야 한 번이었던 것 같다. 아버지가 경제권을 쥐고 있고(아버지가 정말 힘들게 일해서 돈을 번다는 것을 잘 안다.) 그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한편에 있었으며, 다른 한편으론 아버지란 존재가 너무 무서워서 덤빌 수 없었던 것 같다. 원인제공이 아버지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너무 무서워서 감히 어떻게 해볼수 없는 대상이었다. 나이를 먹은 지금이야 신체가 발달해 그 전보단 덜하지만, 지금도 아버지가 무서운 건 여전하다.

 

5.     내가 생각한 문제점.

a.     대인관계를 못맺음.

고등학교 1학년 말에 사귄 몇몇 친구, 고등학교 2-3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약 10명정도의 친구 이외에 20살 이후로 맺은 인관관계가 거의 전무하다. 또한 잘 맺지도 못한다. 그 동안 겪은 일 중에 새로운 사람이 나와 대화를 하다보면 금방 지루함을 느끼고 며칠 지나지 않아 만만하게 보고(남에게 하지 무례한 장난이나 농담을 나에게 한다.) 나는 거기에 화가나 그만둬 버렸다. 그리고 이런 경우가 제법 많다보니 마음속에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일단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이 말 저 말 붙여보려하고 상대가 반응이 안 좋으면 굳이 깊이 파고들지 않으며 상대방 주제에 맞춰가는 편이다. 아마 이게 원인일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어색한 사람과의 대화에서 욕도 안하고 누군가 비난, 비판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상대방에 맞춰주려고만 하다보니 상대방이 금방 그것을 눈치채고 가볍게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든다. 그래서 다시 관심없는 척도 해보았고 일부러 핸드폰을 약간 억지로 만지기도 하고(핸드폰 게임도 안하고- 컴퓨터게임은 엄청하지만- 인터넷도 데이터 아까워서 잘 안한다.) 그래보지만 이것도 그냥 쇼하는 느낌이다.

또 다른 두려움 중에 하나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데서 늘 주변인이었던 기억이 자리잡고 있다. 대학교 1학년때 잠깐 학회에 들었으나 금방 나온 적이있다. 신입생으로 학회에 들었으니 술자리나 모임 같은 것도 나가곤 했다. 하지만 거의 늘 술만 먹다 온 것 같다. 한 번은 학회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자기소개를 하고 다음 발표자를 호명하고 하는 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나를 선택한 사람은 없었다.

b.     자신감

나는 공부에 대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 것 같지만 인간관계, 대인관계에 대해선 정말 하나도 모르겠다. 새로운 사람과 대화하게 되면 자연스러운 몸짓, 자연스러운 대화 이런 것은 하나도 안된다. 그저 상대방 말에 맞장구 쳐주는게 다이다. 표정도 엄청 굳어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는 당연히 모르겠다. 한발 더 나아가 평범한 인간관계 맺음은 고사하고, 나보다 쎄보이거나 강해보이는 사람에게 비참하게 위축되고 주눅든다. 별 말을 못한다. 이것은 아마 어릴 적 집안의 환경과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고2때 만난 그 친구가 이 감정을 나에게 가장 많이 안겨주었다. 다 같이 만날 때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면 이런 감정을 수시로 느끼게 되어 비참하단 생각이 많이 든다.

 

c.     이상 성도착증

내가 써놓고도 부끄럽다. 그런데 문제점을 외면해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다. 어렸을 적부터 컴퓨터와 친하게 지내고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이후로 혼자 해결해왔다. 그런데 그게 사람을 만나서 해결하지 못하고 성에 눈을 뜬지 10년 넘게 혼자 야동을 보며 해결하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야동도 처음엔 아무거나 봐도 자극적이었다가 강간당하는 것을 봐야 자극되었던 적이 있다. 지금은 그런데에 자극을 느끼진 않는다. 요즘은 고르고 골라 예쁜 배우가 나오는 야동을 보는데 문제는 그 마저도 얼마 안가 질린다는 것이다. 누구나 다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이게 나중에 현실에서도 이렇게 될까 두렵다. 여기까진 평범한 수준이고 나는 야외에서 사람들 안보는 곳을 찾아서 자위행위를 해본적이 있다. 이러면 안되는 걸 알지만 이것만큼 자극적이긴 힘들었다. 하고나면 엄청난 후회가 밀려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d.     순수함을 잃었다.

C와 관련이 있나 싶다. 야동에 집착하고 성에 집착하다 보니 순수함을 잃은 것 같다. 대화에서 드러난다. 종종 약간 지나치게 성에 관련된 주제로 넘어가곤 한다. 어릴 적엔 그렇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다. 이게 문제가 될 거라 생각하는 점은 사람의 본심은 언제 어디서 드러날지 모르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하는데 문득 문득 내뱉는 나의 말 한 마디가(비록 상대를 공격하는 말이 아닐지라도) 상대방에게 실망을 줄 거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예전엔 이쁘다고 했을 여자들 보고 가슴이 크다던지 몸매가 좋다고 한다던지 하는 식의 발언을 하게 되는게 그 예이다. 이런 말을 하는 나도 내가 싫어질 때가 많다.

 

6.     현재 상황

요즘 들어 억울하다는 생각이 너무 들고 뭐했나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허우대도 멀쩡한데 연애도 못한다. 정리하자면 대인관계 못 맺으며 비굴한 모습도 보이며 공부도 그저 그렇고 다른 무언가를 끝내주게 잘한 것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는 내년에 취업이 안되면 사업을 물려받으라 하신다. 그렇게 되면 나는 한 것도 없이 20대를 보내고 앞으로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하지도 못하고 세월을 보낼 것이다. 그런데 더 힘든 건 부모님은 내게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고, 아버지는 빨리 결혼해서 오라고 그러신다. 게다가 며느리에게 사업에 관련된 일을 시키신다는데 나는 절대 반대다. 내 인생은 고사하고 부인을 삶까지 정해 버리면 무엇을 위해 살며 왜 태어난 것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7.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

사실 연애가 하고 싶다. 예전부터 한참 전부터 하고 싶었다. 너무너무. 그러나 마음대로 안된다. 외모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하면 그렇진 않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작으며 몸매도 약간 마르긴 했지만 평범하며 생긴것도 평범하다. 연애에 지장있는 외모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성격문제이다. 특출나게 잘난 외모가 아닌 이상 성격은 최소 평범해야 한다 생각한다. (안해봐서 모르겠다.) 평범하다는 것은 남들과 어울리는데 어렵지 않은 정도.(난 새로운 사람과 어울리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다.) 우여곡절 끝에 사귀었다고 한들 내가 어디가서 어울리지도 못하고 자신감없으며 비굴해지는 모습을 보게 되면 나조차도 비참할 뿐더러 금세 헤어질 것이 뻔하다.

 

8.     앞으로..

위의 상황들을 해결하면 나는 정말 많은 연애를 할 것이다. 되도록이면 양다리, 삼다리, 사다리 그냥 다 만나보고 싶다. 미안한 말이지만 지난 내 세월을 다 보상받고 싶다. 너무 억울하다. 요즘 들어 미칠 것 같다. 아무것도 안하고 곧 30살이 되는 내 자신이. 교정치료도 미리미리 했어야 했는데 여태 못하다가 곧 할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마냥 달갑지는 않다. 그래봐야 교정된 치아로 20대를 보내는건 고작 2년이니까. 이것도 너무 화가 난다. 억울해 미치겠고 이러다가 죽을 것 같다. 화를 내고 싶으면 이렇게 세월을 보낸 내 자신에게 내는게 맞지만… 시작은 연애가 하고 싶어서 시작했지만 사실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확실한 것은 이대로 30살을 맞이하면 죽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다른 목표는 정말 성공하고 싶다. 나에게 상처줬던 친구들 보다 훨씬 잘나가고 잘 살게 되어서 우월감에 살고 싶다. 대인관계와 연애라는 벽만 넘으면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정도의 성공을 위한 계획과 그에 따른 전략은 충분히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