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의 네이트 톡을 꺼내어... 그 후 10년.

SoSimple2016.05.16
조회89,825

오전에 업무상 좀 한가할 때 생각난김에 조금은 급하게 쓴거라 약간 부실해보일 수 있는 내용인데 톡이라니 좀 놀랍네요. 거의 딱 10년만에 이런 내용으로 톡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ㅎㅎ 그 사이에 톡이 된 적은 몇 번 있었고 아래 관련 내용으로도 된 적이 있긴 했는데 지금은 그거 홍보(?)하러 나온게 아니니 패스하구요. ㅎㅎ

 

글이 이래서 그렇지 칭찬을 받을만큼 그렇게 건실하게(?) 산거 같지는 않아서 부끄럽기도 합니다. 10년이 지나고보니 인생은 현실적으로 바라보자면 어찌보면 좀 더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 당시의 저는 참 열망만 가득했지 구체적인게 없었거든요. 본문에서도 밝혔지만 제가 힘들었던 이유중 하나가 어물쩡 살았던 시간의 복수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구요.

 

요즘 이사니 뭐니 하며 이래저래 바쁜데, 일상에 치여 돌아보기에 소홀했던 제 자신을 이 기회에 다시 돌아보게 되고 기분이 참 오묘합니다. 좀 더 나은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고, 좀 더 낯선 동네에서 제 자신을 투명하게 다시 보고 싶네요. 그리고, 10년 전에 진심을 담아서 댓글 달아주신 분들... 지금 어디서 뭐하며 살고 있는지도 저도 궁금합니다. 60대 70대라며 달아주신 분들 특히... 10년 뒤에 흔들리지 않고 다시 돌아와 이렇게 지난 삶을 뭉치로 들고올지언정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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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톡을 접속했다가 문득, 10년 전에 작성했고 처음으로 톡이 되었던 게시글을 보았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날도 5월 16일. 딱 10년 전이네요. 이 즈음이라는건 알고 있긴 했는데 괜히 신기.

 

관련 게시글 : http://pann.nate.com/talk/1016539

 

10년 전. 20대 후반이던 시기. 4년제 인문대 계열 졸업한 뒤 취업은 해야했는데 도무지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토익 공부한답시고 방황하던 시기.

그러다 우연히 컴퓨터 학원 다니며 몇개월 공부하고 쇼핑몰 입사했지만 처우가 개판인데다 회사 사정 어렵다고 2년 반만에 권고사직 당하고..

 

개발자가 되기 위해 다시 학원을 다니며 몇개월 공부하고 취업문을 두드렸지만 현실은 냉혹.. 그나마 들어간 회사에서도 임금체불..

결국 퇴사한 뒤 3주간 백수생활중 한 회사에서 면접 보러 오라 그랬고 거기에 입사를 했지만 두어달만에 이래저래 역시 권고사직. (간단히 얘기하자면 뽑은 사람은 개발팀 이사이고 대표는 절 맘에 안 들어했음)

 

다시 두 달만에 어렵게 쇼핑몰에 개발자로 입사했지만 또 임금체불... 그 사이에 전전회사 임금체불건은 민사소송까지 진행했으나 끝내 못 받아냄.. (거기에 게이 아니냐는 식의 성희롱 드립까지 받는 치욕을 겪기도)

 

계속되는 실패로 인해 지쳐있었던 와중에 다시 한 회사에 어렵게 들어가 비록 박봉이지만 다행히 체불은 없었기에 야근 철야 부당한거 다 참아가며 꼬박 3년 채우고 그 와중에 이직 준비하며 지금 회사에 입사한지도 어느덧 3년째... 나름 업계에서 인지도도 있고 재무구조도 탄탄한 편이라 다닐만 합니다.

 

10년 전에 네이트 톡을 작성하던 그 즈음... 무언가 하고 싶었지만 그 열망은 너무 막연했었고, 그 이후로 몇 년간 힘들었던게 어찌보면 어물쩡 살았었던 시간의 복수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그 당시 즈음에 경비실같던 옥탑을 시작으로 반지하생활까지 도합 6년 반... 2005년부터 시작한 월세생활 11년만에 2주 뒤면 비로소 억단위 전세로도 이사를 가구요. (비록 대출을 몇천 끼긴 했지만..) 뒤늦은 감이 있지만 매형이 쓰던 차를 싼 값에 인수 받게 되서 비록 중고차지만 곧 자차도 생기구요.  

 

비록 남들이 보기엔 비루한 삶이라 할지라도, 지난 10년간 조금 힘들었을지 몰라도 열망의 불씨만 마음 속에 갖고 있다면 어찌됐든 살아지긴 하나봅니다. 그나저나 10년 전이라니... 참 아득하네요. 10년 후엔 또 어떻게 살고 있을련지. 두려움과 설레임은 항상 함께 하고 있지만, 그래도 다시 확고히 살아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