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아빠 감당하기 힘들어요

우울해요2016.05.16
조회249
아빠입장에선 제가 부모를 섬길 줄 모르며 예의없고 자존심이 센 딸이겠죠
제가 수험생 때도 취업을 했을 때도 설거지를 해야 했어요
그래요 딸이 설거지 하나 못하겠습니까?
새벽내내 티비를 보다 늦은 오전에 일어나 당구치러 가시는 아버지보다
아침 일찍 일어나 12시간 일하고 온 딸이 해야겠죠
수능 공부하고 있던 딸은 아버지가 원하면 밥 차리는 게 당연했던 거 겠죠 밥 차리는데 얼마나 걸린다고
니가 먹든 안 먹든 아버지 밥은 차려줘야죠

제가 착한 딸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많이 싸웠고 사이가 안 좋습니다
그런데도 도와준다는 개념이신 것 같네요 본인 몫이라곤 전혀 생각 안 하시는 것 같습니다
좋은 반응 없을걸 이제 아실 때도 됐는데 계속 시키세요

백수인 남편 대신 가장 노릇하는 아내가 아파도 걱정은 될 뿐 나태해지고 싶겠지요
늦잠자고 마음껏 티비 보고 술 마시러 가는 삶 당구 치러 가는 삶 참 편하니까요
아빠는 배부르고 편하니까 자식과 아내가 돈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건 잠깐 잊을게요 술 좀 먹고요
마음 속 깊은곳엔 가족들 생각 뿐 이에요

딸한테 돈 빌리는 거 참 편하죠 언제 갚든 내 맘이고 아버지 권위로 찍어누르면 되니까
아빠가 떼먹을 것도 아닌데 딸이 독촉하면 아버지 자존심은 어떡합니까
딸은 조용히 있어야 해요 짜증나니까
다 좋은데 쓸겁니다

아빠는 딸이 뭐하고 다니는지 궁금하지만 딸은 궁금해하면 안돼요
하루 종일 집에 있다 당구 친 게 전부라서 할 말이 없거든
감히 어른 일을 알려 한다는 것도 괘씸하네요 말해봤자 지가 뭘 안다고

아빠는 욱하는 맘에 소리 지르고 물건 던지지만
딸은 그래도 아버지다 하고 받아들이며 살갑게 굴어야 해요 아버지니깐
아버지란 이유 하나로 딸 의견은 쓸데없는 겁니다
눈물바람에 따박따박 말대꾸하는 건 옳은 말일지라도 아빠 화를 돋우네요 좀 때릴까요?

육아예능 보면서 아이들이 부러워 울었었는데 아버지는 모르겠죠 
전 아버지 때문에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용돈이 없다고 떼쓸 수 있는 아버지가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고 아버지와 친구처럼 장난치는 친구들이 부러웠고
요리해주는 아버지들이 부러웠습니다 아버지도 제 말에 상처받은 적이 있으시겠죠
아버지 말에 예하는 딸이었으면 우리가 안 싸웠을 수도 있겠네요

응답하라 1988에서 성동일이 그러죠
아빠도 처음이어서 그런다고 처음이니까 서툴 수도 있어요 노력하는데 서툰 거랑
권위적인 거랑 같은 의미일까요
아빠가 화내서 미안해가 그렇게 어렵던가요
일하고 온 딸 힘드니까 가서 쉬라는게 그렇게 어려웠어요?

내일 일가야 하는데 오늘은 왠지 혼자 계속 울 것 같네요 눈부어도 모른척 해주세요 다 혼자 감당해야 하는 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