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후기] 시댁가서 밥때 되면 밥먹자고 해야 예의인건가요?

시원2016.05.21
조회58,148

네이트 판은 워낙 사람들이 부정적인 글에 익숙하여 부정적인 것들이 먼저 보이나봐요

 

윗 내용들은 진짜 최악으로 치달았을때의 내용이고 현재에 해당 되는 아래 내용 보시면 지금은 남편이 그러지 않는다는 얘기예요

 

윗 내용을 일부러 그때 당시의 시점으로 썼어요.  이렇게 그때 당시의 시점에서는 남편만 미친놈으로 보여도 그게 사실은 나도 원인이 있는거고 서로 노력하면 회복 가능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지금 윗부분 내용만 다시 읽어보니 그때의 제 시점은 지금 봐도 좀 예민하고 크게 받아들이고 상처받은 부분이 있네요.. 그런 것들이 글에 반영이 되었어요) 

 

상담사의 해석 부분도 남편이 '내 죄책감을 당연히 니가 내부모 잘 모시면서 해결해 줘야지' 라고 생각해서 저에게 못되게 굴었다는게 아니라

 

제가 시댁 식구들과 선 그으려고 할때 마다 무언가 속이 불편해서 저에게 시비를 걸게 되었는데 본인도 정확한 원인은 모르고 그저 기분이 나쁘니 그게 와이프인 제탓이라고 믿은건데 그걸 상담사님이 정확하게 원인을 집어주신거죠

 

상담사님이 그렇게 딱 집어내어 얘기해주셨을때 남편은 맞다 아니다 말을 못하더라구요

아마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마음 깊은곳에서 아, 내가 사실은 그런 마음이었구나 하는걸 알았을 거예요

 

그 상담 이후로는 그런식의 막무가네 요구나 주장은 하지 않아요

더이상 저에 대해 본인 상처로 필터링 하여 보지 않고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제가 본인 부모님께 이미 충분히 잘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 주네요

 

솔직히 싸우는 기간동안 서로 바닥을 보며 싸워서 서로의 상처들을 이제 알았다고 해서 바로 예전처럼 돌아가 지지는 않더라구요 (안믿기시겠지만 정말 저희 아기 낳고 조리원에 있을때 까지만 해도 남들 다 부러워 할만큼 잉꼬부부였습니다...;;  짧게 사귄것도 아니구요.. 주변에서 우리가 함께 다니는게 너무 예뻐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었어요-대과거형이네요 ㅎ)

 

서로간의 사랑과 신뢰가 좀더 조심스럽게 천천히 진행되는 부분이 있어요

 

저런 남편이면 같이 못산다고 쓴 분들이 공감을 많이 받으셨던데

 

글쎄요.. 솔직히 저도 그런 생각에 당장 이혼 하고 싶고 저런 놈 만나서 내가 너무 밟히는것 같아 분하고 화나고 했었는데요

 

상담받다보니 알겠어요..  남편이 상처가 커서 저런 행동을 보인건데

 

그 남편이 제 짝이라는건.. 제 마음도 그만큼 너덜너덜 하다는 얘기예요

 

남편과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난들 제 맘이 끌리는 사람은 아마도 또 똑같이 상처가 큰사람일 확률 99%요 ^^;;

 

결국은 남편문제가 아니고 내 문제인거고 저는 남편 붙들고 니가 왜 내인생을 망치냐 너는 도대체 왜 그모양이냐!! 라고 외치는데 에너지를 쓰는 대신에

 

제 상처를 먼저 돌보고 저를 더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남편을 '외면'하고 나를 신경쓰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제가 변하니 남편도 점차 공격적이고 예민한 모습들이 사라지더라구요

 

먹구름이 걷히니 예쁜 해가 나오듯,

 

나를 미쳐버리게 했던 남편의 트라우마에서 기인한 상처행동들이 걷히니 남편의 좋은 모습들이 드러나요.  그래요.. 내가 처음에 남편을 좋아했던 그런 모습들이요.. 

본인 배고픈거 보다 내가 밥을 먹었는지를 먼저 챙긴다던지

길을 걷다가 무의식중에 저를 길 안쪽으로 보낸다던지

내가 아기를 챙기느라 버거워 보이면 말없이 집안일을 한다던지 하는 것들이요

 

절대 다시는 이남자와 신뢰를 쌓지 못할것 같았는데 지금은 다시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요

남편 스스로 좀 변한것도 있고 제가 변해서 더이상 남편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기도 하구요

 

처음 연애하다가 자연스럽게 손을 잡게 되듯이, 그렇게 다시 자연스럽게 손을 잡게 된게 한달 되었어요

 

완전히 예전만큼 서로 위하고 사랑하고 그렇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전 이렇게 서로 큰고비 넘어온 경험을 함께한 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또 서로의 아기를 키우다 보면 또 다른 부부간의 무엇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아무 고비도 안넘겨 본 부부들 보다 더 튼튼한 관계가 될 수도 있구요

 

제가 꿈꾸던 이상향의 결혼생활은 아니지만

 이상향은 어디까지나 이상향이니까요

 

다른 분들 입장에서 어떻게 보이더라도 전 지금 괜찮아요

 

추가글도 너무 길어졌네요

 

이 글 보신 모든 분들께 행운이 함께하길 바래요^^

 

p.s.  참, 상담을 길게 받다 보니 부부관계, 연인관계, 그리고 사랑에 대한 심리 이론을 몸소 체험했네요.. 아.. 이런걸 내가 결혼 전에 알았더라면 (아니면 적어도 남편의 트라우마가 발동되기 전에 알았더라면..) 많은 것이 바뀌었겠지 싶은 내용들이 많았어요

물론 전문가가 아니라 겉핥기식 이겠지만 그래도 궁금하신 분이 많으시면 따로 글 써보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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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후기를 쓰네요..

 

중간중간에 후기를 쓰고 싶기도 했지만 그 문제에 대해서 결론난 것도 없이 거의 이혼으로 치닫고 있어서 글을 쓸 정신도 없었고 글 쓰기에는 제 얼굴에 침 뱉는것 같았어요

 

내 욕이 아닌 남편욕이 달리겠지만 기뻐할 것도 없는 것이 '그런 남자 선택해서 내 팔자 내가 꼰 바보같은 나' 라는 자책감을 피해갈 수가 없을테니까요

 

지금은 한차례 지나가고 어느정도 안정기에 들어섰어요

어떻게 보면 첫번째 글의 주제와 상당히 동떨어진 후기가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 문제는 정말 '빙산의 일각' 이어서 본질이 드러나지 않았엇거든요

(스크롤 압박 있어요 양해 부탁드려요)

 

남편은 그 문제 말고도 정말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일들로 저에게 시비를 걸고 저를 도대체 상종 못할 인간 취급을 했어요

 

마치 저만 변종이고 이상한 양.. 진짜 상종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고 한국에서는 '다' 그렇게 하는데 너만 이상하다는 논리를 폈죠

 

아니, 그냥 말을 안했어요

 

한집에 있는데도 철저하게 무시했어요

 

혼자 tv를 보고, 핸드폰을 보고, 제가 말을 걸어도 대답 조차 하지 않았어요

 

전혀 공격적인 얘기가 아닌 그냥 일상 얘기인데도요!! (오늘은 회사 잘 다녀왔어? 웃으며 하는 인사에도 대답 않고 씹었습니다..)

 

 

정확하게 어떻다 말은 하지 않고 계속 공격적인 표정과 무시하는 행동들을 하는데 미쳐버릴것 같아서 맘에 안드는게 있으면 뭔지 얘기라도 하라고 하면 그런거 없다며 저라는 존재 자체가 자기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 마냥 진저리를 냈어요

 

마치 본인은 잘못한거 하나도 없는데 제가 못되게 닥달하는 가해자 인것 마냥요

 

남편은 수동공격형 이라 정말 사람 미치게 합니다.

 

때리지도 욕하지도 않고 얼핏 보기엔 평소 하는 행동을 하는것 처럼 보이나 표정과 제스춰 하나하나에 굉장히 분노가 서려있고 받아들이는 사람에겐 충분히 공격적이죠

 

이게 사람을 미치게 하는 점은 계속 자기가 피해자인양, 아무것도 안했는데 저만 예민한 양, 저를 미친ㄴ으로 몰아가는거예요

 

도대체 뭐가 불만인지 말좀 하라고 하면 자기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제가 자기를 건드렸다고 (뭐가 불만인지 물어본 것 자체를 말하는 겁니다) 죽일듯이 노려보고 다른방에 가서 문을 잠궈버립니다. 쫓아가면 폭력적으로 변하구요 (선을 넘은 적은 없지만 아이c 하며 물건을 벽이나 바닥에 집어 던진다거나 순간이지만 저를 때릴것 같은 제스춰를 취한다거나..  딱 거기까지 하고 본인도 멈추긴 하는데 그만큼 분노를 통제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언젠간 끝나겠지 내버려 두니 3개월.. 4개월..5개월..반년이 지나도록 끝나지를 않고,

 

룸메이트 보다 못한 동거에 이렇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왜 함께 살아야 하나 이혼을 고민하자니 애가 마음에 걸리고 (저에대한 태도만 그럴뿐 아기도 잘 보고 집안일을 외면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평생 이렇게 살자니 너무 끔찍해 대화좀 하자고 하면 진짜 제가 칼이라도 들이댄 양 파르르 떨며 남편 잡아먹는다고 독종이라고 하고,

 

아.. 진짜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서 정말 차라리 죽어버리는게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느껴진 적도 수없이 많아요

 

부모님 사이가 좋지 않아 늘 집이 살얼음판 같았기에 따뜻한 가정이 유일한 꿈이었는데..  연애기간 + 결혼 기간 내내 아기 낳기 전까지 그렇게 따뜻했던 사람이 거짓말 처럼 돌변해서 이런다는게.. 정말 제 인생이 저주 받은것 같았어요

 

 

3월에 아기 낳고 한달쯤 부터 시작해서 그 글을 썼을때가 10월이니까 6개월째 남편이 그렇게 제 피를 말리고 있을 때네요.. (지난 글은 남편과 함께 보려고 최대한 감정 빼고 적었었어요)

 

어르고 달래고 죽어버린다고 협박도 해보고 해서 6개월 만에 겨우겨우 뭘 원하는지 적어보게 하기라도 한게 지난 글의 그 리스트예요

 

 

그리고 그 리스트에는 제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잔뜩 써있었구요

 

물론 개인마다 예민한게 있을 수 도 있겠지만 고작 이런 것들이 사랑해서 결혼한 와이프에게 6개월 동안 차가운 분노를 드러내고 무시할 만큼 큰 잘못이라고?? 싶은 것들이요

 

그중에 하나가 시댁가서 밥때 되면 밥먹자고 말해야 한다는 거였구요

 

지금은 버려버려서 없는데 그 리스트의 절반이 시댁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얼척 없게 느껴졌던건 저 시부모님과 사이 좋은편이거든요

 

친자식인 남편보다 훨씬 잘 하고 있구요 (당시 남편은 진짜 버릇 없이 느껴질정도로 시부모님께 함부로 할때가 많았습니다.)

 

밥을 먹네 마네 얘기하는걸 시부모님이 신경써서 남편에게 언질을 준 모양새도 절대 아니었어요

 

지난 글에도 썼듯 그집이 그런 문화인 것도 전혀~ 아닙니다.

 

한번도 본적 없어요 결혼 전에 방문했을때도 그때 당시 막내였던 남편이 식사하자고 먼저 얘기하는거요

 

 

한마디로 그냥, 시비 거는거죠..

 

나에 대한 마음이 식으니 그냥 이것저것 다 마음에 안들고 정정 당당하게 시비걸기 딱 좋은게 시댁 관련된 문제니까 그런것들을 써놓은거 였어요

 

본인은 절대 인정 안하고 그런것들 때문에 너랑 살기 싫다고 얘기했지만

(근데 이혼서류는 안가져옵니다... 이혼하고 싶어서 그러는거냐 물어보면 이혼 얘기 꺼냈다고 펄펄 뛰고요.. 집에도 퇴근하면 꼬박꼬박 들어오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하구요.. 바람일 수도 없죠..)

 

도무지 저는 아무리 제 자신을 내려놓아도 정말 저것때문에??? 하는 의문만 생기는 이유들 이었습니다.

 

솔직히 본인이 그렇게 당당하기에는 자기가 적어놓은 리스트 보다 본인이 크게 잘못한 일들이 훨씬 많기도 하구요.. (남편이니 보듬고 이해하고 넘어간 것들입니다)

 

 

제가 도대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 몇가지만 적어보자면

 

1 임신중일때는 불편해서 속옷 없이 헐렁한 티셔츠 하나 걸치고 있는데 말없이 아주버님 현관에   데리고 들어온 적 있습니다.  제 상식엔 제가 길길이 뛰어도 할말 없어야 하는데

길길이 뛰었더니 표정 변하고 임산부인 저를 거의 한달 무시했어요

 

2 시부모님이 연락없이 종종 방문하는 일이 생겨 오시는건 좋은데 제발 내가 미리 알 수 있게 좀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세번이나 본인이 저에게 전달하는걸 잊었어요 (시부모님은 미리 얘기해달라는 말 듣고 남편에게 얘기한 상황) 한두번까지는 좋게 웃으며 얘기했는데

세번이라니... 불같이 화가 나는게 당연하지 않나요? (솔직히 세번이면 실수 아니잖아요)

아무리 시부모님과 사이가 좋아도 집 냉장고나 바닥 등 며느리가 신경써야 할 부분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데 제가 화를 냈다고 제가 시자 들어가면 다 싫어한다며 매도하더니 저를 무시했네요 (이게 아기 낳고 남편이 저렇게 된 시초입니다)

 

3 조리원에서 나오고 나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는데 남편이 시어머니께 산후조리를 부탁한다더군요;;;; 그래서 괜찮다고 했습니다. 시어머니는 힘들고 나는 불편하다고.. 몇번이나 얘기했어요 시어머니 산후조리는 정말 아니라고.. 산후도우미와 가사도우미 등 합리적인 비용의 산후조리를 검색중이었는데 갑자기 들어오더니 방금 시어머니에게 부탁 했다는 겁니다;;;

 

내말은 귓등으로 들었나 얼척 없었는데 이미 얘기드린거 잽싸게 전화해서 싫다고 하면 며느리가 싫다고 한거 알고 섭섭해 하실까봐 일단 그럼 일주일만 받겠다고 했어요

이주일까지는 너무 불편하다고.. 그랬더니 자기가 그렇게 얘기 하겠다고 큰소리 땅땅 치더니 결국 말 못하더라구요..  2주동안 오셨고 저는 솔직히 잘 해주시긴 했지만 불편했어요.. 시어머니 고생시키는것 같고..

 

시어머니 가시자 마자 나는 싫다고 했는데 도대체 왜 내말을 무시하냐

늙으신 시어머니는 힘들고 나는 불편하고 오빠 혼자 맘편하고 좋은거 아니냐 이기적이다 화냈는데

펄펄 뛰고는 그다음 부터 무시.. 2번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시너지가 되어 그 이후로는 저를 사람 이 아닌 짐승이나 벌레보듯 하더군요..

 

저 정말 궁금합니다... 1,2,3번 사건 제 상식으로는 제가 화내는게 맞는데 아닌가요??

 

제 요지는 제 의지와 상관 없이 시댁식구들이 불쑥불쑥 제 공간으로 침범하는것에 대한 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거고 (시댁 식구들이 좋고 싫고는 이것과 별개입니다.) 남편에게 화를 낸건 이 세가지 사건 모두 시댁 식구들 문제라기 보다는 남편이 일을 자꾸 그렇게 만들어 내가 시댁식구들을 불편할 일을 만든다는거죠..

 

근데 남편은 제가 시자들어가면 무조건 싫어하는 나쁜 며느리이며 한국에서는 모두 저런것 들을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니가 이상하다며 치를 떨었구요 (제 사고방식을 제가 외국 살다와서 그렇다는데 정말 그런건지요???  근데 나 외국가서 살다온거 모르고 연애하고 결혼했니??  내가 외국서 살다와서 가지고 있는 장점- 자기보다 높은 연봉이라던지 영어 잘하는거라던지 이미 시민권이 있어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이민 가능하다던지-은 주변에 그렇게 자기 자랑인 양 자랑하더니...)

 

.... 여기까지 쓰면 네이트판에 흔하게 올라오는 전형적인 무개념 남편 글이 되지요..

 

아마도 여기까지의 내용을 후기로 올렸으면 이혼하라는 댓글이 베플 됐을것 같고 진짜로 이혼소송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정말 쓰고 싶었던건 그 다음 이야기예요

 

서로 원하는 것에 대한 편지까지 쓰고 난 후에 저는 부부상담을 받자고 했어요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상담사 앞에서는 남편이 털어놓을까 싶었죠..

 

부부상담 받으면서도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남편이 그다지 협조적이지 않았거든요.. 

 

상담선생님은 두사람 다 개인상담이 필요하다고 하셨고 부부상담은 개인상담 중간중간 하는게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우리 부부가 알게된 사실은 이러하네요

객관적 사실이니 그냥 남자, 여자로 표현할께요

 

첫 문단은 상담중에 우리 부부가 수면위로 떠올린 기억과 감정이고 아랫 단락은 그것이 부부관계에 미친 영향에 대한 상담사의 해석입니다. (개인의 이해가 더해졌습니다)

 

1. 남자

 

- 남자는 어머니에게 따뜻한 돌봄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어머니는 늘 남자를 방치하고 아버지가 벌어온 돈으로 자기 몸치장 하는데만 신경썼습니다.  남자의 기억속에 어머니는 늘 가족보다 자기자신이 먼저였습니다.  아버지는 그저 돈벌어오는 기계가 된것 같아 남자는 아버지가 불쌍했습니다.

 

: 아기가 태어나니 남자는 아기가 어린 자신으로 느껴져 너무 안쓰럽고 잘해주고 싶습니다. 그와 동시에 남자는 남자가 경험한 '아버지', 여자는 남자가 경험한 '어머니'로 대입됩니다.  여자가 어머니가 됐기에 조금이라도 가족 보다 자기자신을 먼저 하려는 것 같으면 화가 납니다. 어머니가 됐으면 가족을 위해 희생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화가 납니다.  사실은 절대로 가족과 아들인 자신을 위해 희생하지 않았던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화 입니다.  자기는 아버지가 되었기에 불쌍하고 피해자가 된 것 같습니다.  자기 아버지가 그러했으니까요..

 

- 남자는 어머니를 증오합니다. 어머니가 죽어도 눈물한방울 흘리지 않을거라 했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부모라 증오하는 나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듭니다.

 

: 남자는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기를 바랍니다. 남자는 어머니가 너무 증오스러워 어머니에게 잘 하기 싫습니다.  그런데 여자는 다릅니다.  며느리이기도 하구요..  여자가 내 부모, 내가족에게 잘 해서 내 죄책감을 덜어주었으면 합니다.

 

- 남자의 어머니는 비난을 많이 했습니다. 목소리도 크고 딱딱 떨어지고 어린시절의 남자는 어머니가 무서웠습니다.

 

: 남자는 잘하고 잘못하고를 떠나서 비난받는게 너무나도 싫습니다.  어린시절 세상의 전부인 부모의 비난과 화는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공포를 가져옵니다.  남자가 잘못했지만 여자에게 비난받으면 그때의 공포가 떠오릅니다. 도망치고 싶습니다.  비난하는 여자는 내 어머니와 같습니다.  겨우 도망치는데 여자가 쫓아오면 어떻게든 쫓아버려야 합니다. 

 

아기를 낳은 후 여자는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남자에겐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무의식적으로 이미 여자 = 남자가 경험한 '증오스러운 어머니'로 대입되었습니다.

 

 

2. 여자

 

- 여자는 집에서 늘 무시당했습니다.  엄마는 무서웠고 세 남매중에 여자를 제일 싫어했습니다. 여자를 두고 엄마와 세남매 넷이서 뒤에서 쟤만 이상하다고 수근대거나 대놓고 무시했습니다.  여자는 '너만 이상해'라는 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싫습니다. 무시당하는건 더더욱 싫습니다.

 

: 남자가 도망치면 (여자를 무시하면) 여자는 남자를 채근하고 쫓아가며 화를 내며 비난합니다. 여자는 어릴때 처럼 더이상은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 화가납니다.  이 화는 사실 엄마와 형제자매들에 대한 화이지만 여자는 깨닫지 못합니다.

 

- 여자의 엄마는 항상 차가웠습니다. 아무말 없이 표정으로 압도했지요.  여자는 표정으로 읽히는 분노와 차가움이 너무나도 두렵습니다. 

 

: 어린시절의 차가운 엄마는 늘 여자를 생존의 공포에 떨게 했습니다.  남편이 말없이 차가운 표정을 보일때 마다 여자는 지나치게 크게 받아들여 생존의 공포에 짓눌립니다.

 

- 여자는 버림받음에 대한 상처가 있습니다. 여자와 가장 친밀하여 집안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아빠는 여자를 배신하고 여자를 시리게 차가운 엄마와 형제자매가 있는 집에 홀로 버려두고 떠났습니다.

 

: 여자는 다시한번 버림받는다고 느끼면 죽음에 가까운 공포를 느낍니다. 여자가 느끼는 자살충동은 사실 남편때문이 아닙니다. 그러나 남편탓으로 돌리기는 쉽습니다.

 

 

상담사의 해석은 일방적인 해석은 아니고 들으면 본인이 압니다.. 그말이 맞는지 틀린지.. 인정하기 싫지만 마음한구석에 있었던 무의식이죠..

 

상담사가 해석하는 순간에는 그런게 아니라고 방어적으로 대답할 수 있지만 사실 알아요 본인이..

 

위의 해석을 읽고 저렇게 이기적일수가! 라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상담사는 무의식을 읽고 해석해주신 거거든요..  의식적으로 저렇게 생각한게 아니라 스스로도 모르고 있던 자기 내면을 꺼집어 내신거죠..

 

남편같은 경우는 저런 이유로 겉잡을 수 없이 화가 나는건데도 그 이유가 무의식에 머물러 있어 자꾸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가며 스스로를 합리화 시키고 저에게 화를 냈던 거예요 (제가 이해할 수 없었던 이유들이고 지난번 글에 썼던 시댁가면 밥먹자고 말해야 한다는 것도 그런 것 중에 하나인거죠..)

 

저 역시도 남편의 방어적인 행동을 강화하고 스스로 불쌍한 피해자의 위치에 있으려고 했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했어요

 

그렇게 스스로의 내면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나니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어요

 

tv에서 나오는 심리치료처럼 몇번 받고 확! 달라지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는 못하더라구요

 

사람은 자기중심적 일 수 밖에 없어서

 

내면을 알게되도 완전히 받아들이는데 까지는 한참 걸려요

(사실 저 윗 글 쓰면서 저 솔직히 그때 생각나서 좀 욱 했어요 ㅎ)

 

처음 싸운지 이제 1년 하고도 1달째예요.  저희 다시 손을 잡기 시작한지 겨우 한달 됐네요

 

아직도 갈 길이 멀어요

 

 

참 우스운게

 

저 위에 쓴 남편이 제게 넌덜머리 냈던 행동들 이나 제가 남편에 넌덜머리 났던 행동들

 

서로 예민하고 미울때는 하나하나 다 미친것 같고 인간도 아닌 사람과 결혼한것 같았는데

 

다시 조금씩 신뢰를 쌓고 보니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져요

 

 

아..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 하게되고

 

그냥 진짜 괜찮더라구요 화가 안나요

 

심지어는 동일한 문제인데도 남편이 화를 내지 않더라구요

 

그냥 응 그래 알았어 신경쓸께 이러고 끝나기도 하고 그 예민해던 문제를 가지고 농담하며 웃기도 하네요

 

상담사는 저희가 심리적으로 아주 꼭 맞는 짝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렇게 서로 둘도 없는 것 처럼 사랑했겠죠..

(겉핥기로 넘어가자면 상대에게 자신의 부모와 유사하면서도 부모에게 없던 부분까지 채워서 보여주는 완벽한 부모의 상을 보았을때 사랑에 빠진다고 하네요.. 근데 이 얘기는 서로 결혼해서 함께 살다 보면 자기가 그렇게 상처받고 싫어했던 부모의 모습을 상대에게서 보기도 딱 좋다는 얘기^^;;

 

이제와 이런얘기 하는건 웃기지만 남편 저 아기 낳기 전까지만해도 정말 이런남편 어디 없다 싶을정도로 혼신을 다해 저를 사랑해 줬었어요 ㅎ) 

 

상담받고 나니 정말 많은걸 느끼네요

 

네이트판에 예전에 쓴 글과 개인 블로그에 비공개로 남편 욕 써놓은 걸 보다가 아.. 이순간만 보면 남편이 똘아이고 이혼이 답인데 참 사람 마음은 복잡해서 표면적인것만 보고는 알 수가 없구나 싶었어요

 

어쩌면 여기 올라오는 미친남편들의 일부도 그저 상처받은 사람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남편의 그런 상처들을 무조건 이해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구요

포용하던 극복하던 벗어나던 해서 스스로의 행복을 찾는것이 스스로에 대한 의무겠지요

 

전 아직도 포기 안하고 노력 중이예요

 

여기까지 후기 마치겠습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댓글 15

심심하다오래 전

Best그래도 남편의 문제점을 파악해서 상담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ㄴㅇㄹ오래 전

아뇨 님처럼 한국말 잘하는 사람은 외국에서 오래 생활했어도 딱히 크게 영향 안받았어요. 그렇게 한국말 잘하는 이유는 해외에서 식구들이랑도 맨날 한국말로 대화하고 한국음식먹고 한국TV 방송 한국 인터넷 보고 한국 신문 받아본다는 얘기거든요.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 마찰이 발생할 정도는 아니에요. 그냥 님이 해외 문화를 겪어보고 여기선 이렇다 저기선 저렇다 조금 더 많이 알고 있을 차이이지, 님이 그 국가 문화에 완전 동화되지 않았단 얘기임.

00오래 전

전에 교과서에 감명반은 글의 내용이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깨어지고 금간 도자기도 그대로 받아들여 조심조심 사용하면 500년도 더 버틴다] 이제 행복하게 사세요.

대박오래 전

판 댓글보면 서로를 감싸주기보다는 편가르고 갈라서라! 이혼하라!는 댓글들 많아서 마음 아팠는데..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다시 화합하는 모습이 정말 아릅답네요. 글 잘봤습니다. 정말 제가 다 기쁘네요..온전한 가정 이뤄가시길 소망합니다. 저는 하나님을 믿는데 요샌 기독교인들도 너무 삭막한 분들이 많아요.. 쓴이님 글 보는데 사랑이 느껴지네요..행복한 가정 꾸려나가세요^^

이거야오래 전

참 조리있게 설득력있게 글을 잘 썼군요. 글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고 덕분에 또 많은 깨달음을 얻고 가요. 나와 남편과의 관계를 돌아보고 나 또한 나의 지나간 상처 때문에 이 사람 힘들게 하진 않았나 반성도 했고요. "내 부모의 상에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역설적으로 그 때문에 싫어하는 모습을 보게 될 가능성도 많다"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였어요. '무조건 이혼'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가 무언지 고민하고 능동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 참 멋집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그 심리에 대한 글 꼭 보고 싶어요. 추천이 적으면 톡에 못 오니 이어지는 글로 써 줄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즐겨찾기에 넣어 두려고요. 메일로 글 내용 보내주십사 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겠지요?ㅎㅎ pjy96-@hanmail.net 좋은 글 고맙습니다.

답답오래 전

어쨋거나 어린 시절에 상처 받은 두 분이 마음을 열고 서로 보듬어가며 사랑하면 좋은거죠. 다만 본인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남편을 언행을 줄줄이 써놓고, 어린 시절의 상처로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하는 남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이시네요. 라는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드네요. 이것도 본인의 어린 시절 경험으로 무시 당하는걸 참을 수 없는 사람이라 그런건지?

ㅎㅎ오래 전

욕먹을거 알면서 굳이글올리는건 자작꺼리만들어서 관심끌고싶은거지?그렇지?

00오래 전

정말 좋은 글 잘 보았어요!! 판의 다른 부부들처럼 극단적으로 행동하지않고 어떻게든 해결하려 애쓴 글쓴님의 노력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요! 제가 그 상황이라면 남편분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을거에요 ㅜㅜ 부부상담이 정말 큰 도움이 되신거 같아요. 앞으로 서로의 상처 더욱 보듬으며 배려하여 예전의 잉꼬부부로 점차 돌아가시길 응원할게요. 부부심리에 관한 글 기대하도있을게요!

ㅇㅇ오래 전

서로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부부사이의 일은 그 누구도 알 수가 없죠. 그 끝이 파국이 될지.. 아니면 비온뒤 땅처럼 굳건한 믿음이 될지.. 하지만 글을 정독해 본 바로서는 지금 남편과 글쓴님은 노력하고 부부로서 다시 살아갈려고 하는게 느껴집니다. 몇번의 혼란과 실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 글쓴님과 남편의 마음가짐 그대로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는거니까요..

맞아요오래 전

상담 잘하셨어요. 그 이전에는 스스로가 왜 화가나는지도 모르면서 이런일에 내가 왜 화를 내나 하는 자괴감도 들었을 거에요. 스스로의 무의식을 들여다봤으니 점점 좋아질거에요. 사실 부부관계에 있어 결혼전 가정환경은 엄청난 영향을 끼치거든요. 제가 전글보고 아마 이럴것이다 생각한 부분들 모두 상담사님이 말씀하셨네요. 스스로를 돌아봤음에도 불구하고 순간순간 울컥울컥 나오는 부분들이 앞으로도 있겠지만 서로의 과거가 이랬으니 내가 이해하고 보듬어주자라고 생각하면 다 잘 풀릴거에요. 위기상황에서 스스로를 제어하는 방식도 잘 익히시고 있네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혼후 내 부모를 본인 가정에 투사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갈등이 불거지기도 하고 이혼하기도 하죠. 이제부터는 부모의 대용품이 아닌 본인들 스스로가 새로운 엄마 아빠로 재탄생해서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오래 전

전 잘 모르겠네요. 이유와 과정은 잘 알겠는데 그렇다고 본인 트라우마로 남을 괴롭힌다는게... 본인이 행복하다면 다행이지만 저런 사고방식 가진 남자랑은 저라면 못살겠네요. 어머니는 가정에 희생해야한다니... 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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