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백혈병 환자의 근황 1

조백혈병2016.06.02
조회52,786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셨나요?

 어떻게 인사 해야 할까

 고민해봤자 답은 안나와서

 언제나처럼 진부하게 인사하는

 조진부 인사 드려요. 윙크

 

 어제는 아르바이트 다녀오고 종일

 네이트 판만 봤어요!

 반갑다는 댓글만 백만 번 단 것 같아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3년이란 시간이 그렇게 짧은 시간이 아니구나 싶네요.

 죄송해요. 통곡

 

 졸업하고 한동안 멍하니 천장만 바라봤어요

 거울을 보면 정상인과 다를 게 없는데

 내가 야근을 버티며 일을 할 수 있을까

 갑자기 재발하면 어떻게 하지

 오늘이 오늘이 아니라

 오지 않은 내일을 자꾸만 덮어 씌웠네요.

 아차 그래도 밥은 굶지 았었어요

 라면도 매일 끓여 먹었네요

 라면 맛있어요. 라면 짱.

 

 우연히 놀이터 활동가라는 일을 알게 되었어요.

 (서울시에서 하던 사업인데 지금은 없어진 것 같아요)

 5개월 계약직

 하루 세 시간

 놀이터라는 공간에서 '동네 형' 역활을 한다는 것

 

 불현 듯 백혈병에 걸리면 신생아와 다를 게 없다는

 보호자들의 이야기들이 생각났어요.

 뭔가 건강하던 일이 전생 같아졌다는 생각이 들었고

 건강한 아이들을 보면서 전생의 내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린 친구들이 떼 쓰면 나도 같이 드러누워서 떼 쓰고

 어머니들도 같이 빈 패트병으로 물싸움도 하고

 어린 친구들의 돌직구로 다이어트도 하고(..)실망 

 인정사정 없이 돌직구 날리더라구요.

 몇 달 새 20kg 뺐었다는... (과거형)(먼 산)

 

 

 다이나믹 했어요.

 어렸을 때 탈출이라 불렀던 놀이를 요즘 친구들은

 지탈이라고 부르더라구요. 지옥 탈출의 줄임말이라던가

 요즘 놀이터에 누가 가겠냐고 하지만

 학원을 가기 전이라던가 학원이 쉬는 시간이라던가

 아주 잠시라도 놀이터에서 놀고 가는 친구들도 많더라구요

 아이들이 영악해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그건 내가 어렸을 때 동네 어른들이 하셨던 말이었네요

 

 뭔가 어렸을 때 내 모습을 투영하려고 시작했던 활동이었는데

 내 정신연령은 1도 자라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확인했던 시간들이었어요.

 평생 어른이 될 수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드네요

 뭔가 어른이들의 놀이터는 없는걸까요

 같이 얼음떙 하면 재밌을텐데. 어른이들의 놀이터 하니까 뭔가 음흉 

 

 지금은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요

 사서 일은 아니라 주민들이 반납한 책들을

 그 자리에 꽂는 일을 하고 있답니다.

 뭔가 책을 꽂을 때 책 제목을 확인하면

 책을 빌렸던 사람의 고민을 의도치 않게

 훔쳐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관음증엔 취미가 없는데 에헴 

 뭔가 말이 길어졌네요.

 하고 싶은 말 아직 많은데

 너무 길어지면 눈이 피로하잖아요.

 다음에 더 이야기 해야겠어요. 만족

 기념으로 놀이터 활동가 할 때

 물놀이 했던 사진 올려 놓고 가요

 

 물의 정령 조운디네

 

 

 전 이렇게 보내고 있었어요.

 톡커님들은 그 동안 어떻게 보내셨나요?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죠?

 항상 좋아질거라 믿어요.

 

 

 

 

 

 

 

 

 

 

 

 

 

 

 

 

댓글 48

ㅇㅇ오래 전

Best너무 건강해보여서 제가 다 흐뭇합니다^^ 가족분들이 더욱 많이 좋아하시겠죠?? 이제 닉넴도 조건강이로 바껴야 하는거 아닌가용!!!!

ㅇㅇ오래 전

Best반가워요. 2012년도 글 구독했던 사람이에요. 가끔 생각났었는데 어려운 병 잘 견뎌줘서 고마워요:-) 그 사이에 저도 벌써 28살이 되었어요. 저도 그 사이 삶과 죽음을 오가는 시간을 보냈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조백님의 투병생활 하며 느끼신 것들은 이런저런 비유로 설명하는 부분들이 마음에 확 와닿아요. 글을 잘 쓰시는 것 같은데 글을 계속 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작가의 역량이 보이는 듯! 피할 수 있으면 피하면 좋은 역경이긴 했지만, 그 과정들 겪다보니 생각이 깊어지고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력이 역시 좋아지는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말이 있지요. 그 것을 진정 깨달으면 단 하루를 살더라도 정말 의미있고 진하게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난치병 걸렸다 살아난 사람들이 나중에 훌륭한 사람 많이들 된다고 하잖아요. 사회적으로든 그렇지 않든 여러모로 훌륭하게 사는 사람이 된다는 것에 동의해요. 조백님 훌륭하다는 뜻...ㅎㅎㅎ계속 잘 견뎌주세요. 그리고 지금도 정말 훌륭하십니다. 화이팅이에요!!

ㅇㅇ오래 전

울동네 초딩들은 지옥하쟈고 그러데여... 저한테 말구요ㅋ

마이웨이오래 전

힘내세요. 제게도 님처럼 몸이 많이 불편한 친구가 1 명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세상을 떠난지도 벌써 2 년 하고도 6 개월이 지났지만 잊혀지지가 않네요. 그녀는 매번 몸이 아프면 집이 있는 울산의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보다는 서울에 있는 의료기관을 주로 이용을 하였는데 결국 2 년 전에 울산대학교 병원에서 수술을 받다가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녀의 나이 겨우 35 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말이죠. 님도 빠른 시일 내에 몸건강 회복 하시길 봐래요. 힘내세요. 화이팅!

서재호오래 전

국선도 열심히 하면 암은 낫는다. 국선도연맹이 정통.

봉이오래 전

당시에는 댓글단적없는것같아요 ㅠㅠ 전그때 고등학생이었네요.. 괜시리 울컥하네요 전 이제 대학교헌내기예요 ㅎㅎ 어떻게지내오셨는지들으니 좋네요 그삼년동안저는 공부하고, 대입거치고, 대학생활을 딱 1년반했네요 몸건강히하세요 라면넘먹지마시구욧

24오래 전

우와 진짜 제목만 보고 알았어요! 3년전에 우울한 대학생으로 혼자 조용히 글읽고 위로받고 가곤 했는데ㅠㅠ 축하하고 반가워요:) 생각한지는 참 오래됐지만 글 읽으면서 암 정말 못됐다! 생각도 하다가 지금은 암센터에서 연구하고 있어요! 글써주신 덕분이에요! 가끔이라도 소식전해주세요 헤헤

반가워요오래 전

댓글 달려고 네이트를 다시 가입했네요!! 글 한창 올리시다 삭제하고 다시 올리셨잖아요. 당시에 제가 미니홈피에 백업해둔거 드렸었는데 기억하실지 모르겠어요. 트위터도 팔로잉하고 그랬었는데 ... ㅎㅎ당시에 고딩이었던 제가 이젠 대학교 3학년이 되었어요. 시간은 참 잘 흐르네요. 글을 다시 올려주셔서 너무 기쁩니다. 안부를 물을 수 있어 기쁩니다. 저도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몇 달간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도 몸이 약해지면 마음도 따라 약해지더군요. 바보같고 멍청한 생각도 참 많이했어요. 근데 뭐 이제 제 의지를 떠난 일에 대해서는 손을 놓기로 했고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꾸준히 건강관리 하고 있어요. 감기로 갈땐 몰랐는데 병원이 처음으로 무섭더라구요. 그래도 생명에 지장이 없고 전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음에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고있습니다. 자주자주는 아니더라도 글 올려주세요. 오래오래 건강히!!

ㅇㅇ오래 전

라면은 밀가루로 제조 되어 있어서 다른 음식들을 영양학적으로 균형있게 섭취 하신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영양소의 불균형을 초래해서 결국엔 면역력을 더 떨어뜨리게 하는 작용을 하게 돼요. 글쓴이는 면역적으로 타인 보다 더 떨어지는 상태이니, 이왕이면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음식을 섭취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됩니다. 청국장을 주로 드시는 걸 추천드려요. 항암제 성분과 같거든요.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글쓴이님팬오래 전

진짜 그릇이크신분인것같아요 대단.. 저는 매사에 좀 부정적인 경향이 있는 사람인데 긍정 에너지 받아가요! 어떻게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수있죠ㅠ 저도 건강때문에 특히 허리 치료를 잘못받아서 17살때부터 학교를 못다녔고 지금은 스무살이에요 그리고 대학가려고 재수학원다니면서 공부하고있어요 근데 이제 다른 아픈데는없는데 체력이 아무래도 너무부족해서 힘드네요ㅠㅠ건강한다른애들이 부러워서 괜히 슬퍼져요...불평도하게되고

ㅇㅇ오래 전

너무 반가워서 눈물 나려고 하네요, 고등학교때부터 봐왔던 글인데 제가 유학가고 나서는 못본거같아 아쉬웠어요 ㅎㅎ 유학 3년차에 다시 글을 보게되서 너무 반갑고 기쁘네요 ㅎㅎㅎ 저는 잘 지내고있습니다 다음글도 기다릴게요! 오랜만에 글 올려주셔서 기쁘게 읽었어요 잘 지내고 있으시다니 행복하네요

diana오래 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친구가 연락이 온것처럼 너무 반가워요. 저를 모르시겠지만ㅋㅋ 예전에 님 글솜씨에 웃고 울었던 기억이 어제의 일처럼 선명합니다. 다시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더 반갑습니다. 가끔 생각났었거든요 헤헤 저도 그 사이에 한국에 들어와서 결혼도 했어요. 제가 이렇게 지내고 있을지 상상도 못했어요. 시간이 참 빠른거 같아요. 잔잔한 바다인줄 알았는데 롤러코스터에 탄 것 마냥 시간이 진짜 빠르게 지나가고 있어요. 각자의 체감속도는 다르겠지만 나이들수록 더 빠르게 느껴지는거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시간이 지난지 모르고 있다가 마지막인줄 알았던 글을 읽었을때와 지금의 저의 모습이 달라진걸 느끼니 더 신기하고 그래요. 항상 건강해요. 진심으로 빌고 있어요. 남은 사람은 떠난 사람들을 그리워해야하지만 님 주변에서 님으로 인해 자극받고 변화되어 시건이 흘러 이렇게 "저는 지금 이러고 있어요" 하고 보고(?)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저도 사실 님글을 읽으면서 모든것에 부정적인 생각을 했던 스스로를 돌아보며 생각과 삶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연휴를 앞둔 금요일 이렇게 책상에 앉아 댓글을 달고 있는거 같아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웃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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