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그릇.. 붙일 수 없는 걸까요?

허허2016.06.13
조회3,128
더 많은 분 의견 듣고 싶어 한번 더 올려요. 그 전에 답글 주신분들도 감사합니다.

전 30초중반 걘 20중후반입니다.
여자친구가 바람이 나서 헤어진 지 1년이 넘었어요.
걔랑은 결혼 생각했었고 6년 동거했었어요. 그리고 저희 부모님께 엄마아빠 하고 부를만큼 가까워졌었구요. 그런데 하필 그당시 바람났던 상대가 유부남이었고 그덕에 양쪽 집안 모두 발칵 뒤집어 졌었어요. 스펙타클했던 이야기도 많은데 쓸데없이 길어질테니 상황 설명은 대충 이정도로만 할게요. 어쨌든 그때 그 폭풍같던 시간들은 지나고 이제는 조금 잠잠해졌네요.

그렇게 헤어지고 그 아이한테 전화가 오긴 왔었는데 그땐 제가 너무 잔인하게 배신당하고 버림받은 터라 받아줄수가 없었어요. 물론 지금도 그때 일들을 기억하고 또 잊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시간 지나고나니 그때만큼 부들부들 떨리지도 않고 나쁜 감정 생기지도 않네요. 단지 좋았던 때가 그립고 생각날뿐.. 그래서 대체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날뿐.. 그래서 가끔 사진첩이나 보고..
저는 아직 그때 같이 살던곳에 살아서 이곳에 하나부터 열까지 흔적이 없는데가 없거든요. 물건들도 다 정리했다 생각했는데도 지금도 하나씩 나오고.. 엊그젠 편지한통 나왔네요ㅋㅋ어휴ㅋㅋㅋ저도 연애 많이 해봤고 이별은 항상 아프고 그립더라 하는건 알거든요.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것도 알고. 근데 쉽게 잊을수가 없네요.

제가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극복하고 잊어보자 해서 다른 사람도 만나봤어요. 유치하지만 걔보다 더 어리고 키도 170넘는 그런사람. 근데 어떻게 된게 저 스스로도 상대방한테 진심이라 느껴지지도 않고 정신은 딴데 가있고.. 또 걔랑 갔던곳 가기라도 하면 또 혼자 생각나고 이사람한텐 또 괜히 미안해지고.. 예전에 저희가 2주~3주에 한번은 여행다닌것 때문에 국내 웬만한 지역은 다 가봐서 갔었던곳이 본의아니게 다 겹쳤어요. 그땐 여기서 이렇게 사진찍었지 뭘 먹었지..이런것부터 사소한것까지 다 생각 들때마다 그 새로운 사람한텐 미안하고 또 저는 고통이었죠. 그렇다고 그사람이 가보고 싶다는곳 거긴 좀 그렇다고 말할수도 없는 노릇이고..이렇게 네번을 갔네요. 분명 제가 대시하고 좋다고 다 꼬시고 헤벌레 했는데 결국 얼마 가지도 못해서 헤어지자 상처 줘버렸구요. 서른넘도록까지 단 한번도 헤어지잔말 해본적 없었고 매번 차이고 상처받기만 했었는데..

아니 6년을 살 맞대고 살았는데 생각나는게 당연한거라 싶기도 하고 난 할만큼 했으니 그만 놓자 싶기도 한데 근데도 자꾸 다시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부모님이 다시 받아주실까.. 예전처럼 행복할까.. 깨진 신뢰와 믿음이 노력으로 회복될 수 있을까.. 사실은 할수있을거 같은 기분이 자꾸 드네요. 사람이 살다보면 한번쯤 실수는 할수 있는거니까 라는 생각과 함께.

세상물정 모르는것도 아니고 한번 바람피면 또 핀다 같은 각종 바람 관련된 말들도 많이 들었고 그렇게 오랫동안 힘들었고 상처받았음에도 불구하고..ㅋㅋㅋㅋㅋㅋ그냥 제가 불구고 제 머리가 불구인건가요? 어휴.. 솔직히.. 안좋은 기억이 없어요. 물론 싸울땐 피터지게 싸우고 했지만 즐겁고 행복했던 때가 더 많았거든요. 걔도 저한테 너무 잘해줬고 헌신했고 저 역시도 마찬가지구요. 그리고 끝까지 식지않고 처음같은 맘으로 사랑줬고..
예뻤어요. 걔도 우리 둘도. 친구며 직장동료며 주위사람 모두 저희 부러워했고.. 지나간 자랑이고 이젠 의미없지만 걔도 저도 같은 대학다녔었고 거기서도 인기 되게 많았었거든요. 그립네요.

그 아이 다시 못본다 해도 다른 사람 만나는 건 이제 생각이 들지조차 않네요. 그래도 그냥 버티며 인연이 또 있겠거니 살까요? 비슷한 경험 혹은 배우자 바람났었는데 다시 잘 지낸다 하는 분 혹시 계신가요? 애 때문에 산다 이런분들 말고 그래도 지난일 다 털어버리고 행복하신분이요.
제가 지나간것은 지나간대로 그런의미가 있죠 라고 말해야 하나요, 아니면 후회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야 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정신병이 온건지ㅋㅋㅋ
와 근데 1년 넘도록 생각나고 생각하면 아픈건 반칙 아닙니까?

울면서 그게 행복인지 몰랐다 후회한다 오빤 최고였다 미안하다 하데요.. 예전에 너무 보고싶어 찾아가서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고 그 행복하던 우리가 이게 무슨꼴이냐 울며 따졌더니요.. 헤헤..
그리고 물어봤죠. 그때 걔가 그랬어요. 너무 죄스러워서 부모님 뵐 용기가 나질 않는다고.. 깨진 그릇은 다시 붙지 않는다고..

역사 박물관 같은 곳 갔을때 깨진 토기 다시 붙여서 전시해 놓은 것들은 또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는걸 미리 말해줄걸. 사진만 찍더라니..

언제 또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좋은 사람이야 많겠죠. 근데 저랑 잘 맞는.. 이요.
다 좋은데, 딱 그 이유가 다른 것들 전부를 막아서고 있네요. 전 용서할 수 있는데..
그 아인 닥칠 상황과 감당해야 할것들을 두려워했고 전 시간이 지나서 또한번 변하지 않을까를 두려워했고..

결국 제가 결정하고 행동할 일이지만. 의견이 너무 궁금해요. 나같으면.. 아님 뭐 정신들게 욕도 좋고.. 공감도 조언도 다요. 같은 일 겪고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은 없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