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서 세달간의 변화

ㅇㅇ2016.06.15
조회521

어찌보면 이제야 세 달이 지났네요

고작 세 달 만에 2년 가까이 끌고오던 연애에서 벗어 났습니다.


한 달이 넘도록 전 연인의 얼굴도 만나보지 못한 채 전화로 차였습니다,


벌써 세 달이 지났네요.


전화를 끊자마자 돌아가는 길에 서럽게 울었었어요 한참을 밖에서 울고서

집에 들어가니까 아버지가 맞이해 주셨고요.

울었다는 걸 들킬까봐 피곤하다고 배도 안고프다고 밥도 안먹고

샤워하면서 혹시나 들으실까 소리 죽여서 울고 새벽에 친구에게 통화해서 울고

다음날 회사가서 일 하면서 울고 작업하면서 울고

야근하면서 울고 진짜 내리 울었네요


혹시나 그 사람이 돌아올까 그 사람이랑 맞췄던 다 닳은 반지를 가지고 다니고

그 사람 페이스북 들어가보고 프로필 사진도 보고

함께 찍은 사진 들여다보고 좋았던 때 상상하고 바보처럼 굴었어요

그런데 헤어지니까 일이 바빠져서 주말도 없이 회사에서 꼬박 보냈었죠


한 달이 지나고서 다른 사람을 소개 받았어요

오히려 잘 헤어졌다며 친구들이 소개 시켜주더라고요


잊으려는 심리도 있었고 밤늦게 연락할 연인의 부재 때문 이었던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만나니까 소개받은 분이 저를 만지려 하는게

기분이 불쾌 하더라고요. 그 사람이 더 떠오르고, 그 사람이랑 비교하게 되더군요.

소개받은 분께는 죄송해서 거절했고 친구에게도 사과했어요.


두 달이 지나니까 간간히 그 사람이 떠오르긴 하지만 되려

그 사람을 생각하는게 불쾌해 지더군요. 돌이켜 보니 저는

그 사람에게 정말 편리한 연인이었어요


두 달이 지나고서야 그 사람과 나눈 대화방을 다시 들어가봤어요.

헤어지던 당시에는 지나쳤던 내가 편리하게 느껴진다는 말들

더 이상 자신은 노력하지 못하겠고, 더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말들을 보고 어이가 없더라고요.


그제서야 마음이 차분해지더군요 정말 이상하게 너무 괜찮아지는 거에요.


버릇없고, 이기적이고, 제가 주는것을 당연하게 받고 고마워 하지 않는

이기적인 모습들이 그제서야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 사람을 만나면서 그 사람의 친구들이 제게 ‘잘 해주긴 하냐’

‘만나면서 안힘드냐’ ‘대체 왜 만나냐’ 그 질문들이 왜 나왔었는지

이제서야 알겠더라고요


그제서야 대화방도 삭제하고 번호도 지웠습니다.


세 달이 지난 지금. 저는 힘들지도 슬프지도 않아졌어요.


왜 그렇게 힘들게 꾸역꾸역 연애를 이어가려 했는지 이제는 기억이 잘 안나요


그 사람이 돌아오기를 바랬었는데 이제는 그 사람이 돌아온다 생각하니

어이가 없고 기분이 나쁘네요. 되려 다른 사람이랑 연애 했으면 좋겠고요.


한달 한달 지날수록 마음도 덤덤해지고 연락이 뜸해졌던 친구들과 만나고

특별한 약속이 없으니 업무에 더 집중하고 연애 때문에 일 지장주지도 않고

되려 더 나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떨어졌던 자존감은 점차 회복하는 중이에요

아직은 예전처럼 밝은 제 모습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예전의 저 처럼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요.


헤어지고서 제 친구가 제게 해준 말 중 제게 가장 와닿았던 말은

‘좋아하면 그래도 만나자 하지 미안해서 못사귀겠다 안 해.

 지금 한 번 힘들고 끝낼래, 계속 질질 끌고 또 힘들어하고 불안해 할래?’

라는 말이었어요.


당시에는 지금 한번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요할지 몰랐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했네요. 흔히들 만나온 시간만큼 그리워 한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그 사람이 그립지 않아요. 되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사람을 만나지 말라고 저를 말리고도 남겠네요.


저는 이제 전 연애에 미련 없이 후련해졌습니다.


물건들은 아주 잘 쓰고 있어요. 커플 용품이든 뭐든 제가 돈 주고 샀던거니

버리기엔 아깝고 또 버리면 그 사람이 버려야지 왜 제가 버려야하나 생각도 듭니다.

그 사람에게 받은 선물들도 물론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고요.


아직은 연애 생각은 없지만 이제는 조금 더 신중하게 사람을 만나려해요

다시 또 마음 다 줘도 아깝지 않을 그런 연애를 해야겠다 생각해요.


시간이 약이라더니 정말로 그랬던거 같아요

시간이 지나니까 머리도 차분해지고 콩깍지도 벗겨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