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의 일기 21

78포병201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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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 생활'을 마치며

1월 19일

 이것을 쓰는 날은 사실 1월 23일이다. 하지만 훈련병 생활, 그리고 수료식 날의 기억은 생생하다. 

 12월 8일.... 의정부에서 버스를 타고 생전 처음 경기도 양평이라는 곳에 왔다. 버스에서 내린 곳, 그곳은 20사단 신병교육대라는 곳. '내무실장'이라고 써진 헬멧을 쓰고 우리를 맞아준 사람들과 6주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 외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내무실, 그 내무실이란 공간에 나와 같은 처지의 친구들 100명이 들어가서 짐을 풀었다. 나로 옆 친구들, 서먹서먹하고 6주 동안 친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던 첫 날이었다.

 훈련은 밖에서 듣던 것과는 달리 그리 힘들진 않았다. 그보다 힘든 것은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 나를 괴롭혔다. 제식, 총검술, 사격... 이런 훈련들이 훈련소 생활의 반인 3주를 채웠다. 장난감총이 아닌진짜 탄알이 나가는 위험한 진짜 총을 쏴본 것은 신기하고도 재밌는 훈련이었다. 4주가 지나면서 조금씩 육체적으로 힘든 훈련이 시작되었고 내무실장이나 조교들에의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생겼다. 특히 유격체조와 각개전투 때의 포복은... 정말이지 사회에 있을 땐 상상도 못하던 일들이었다. 5주차, 이 악몽같기도한 시기! 신병 훈련의 하이라이트라고 불리는 행군! 이 날은 내 기억 속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듯한 날이다. 핸궁하기 전날, 주용 내무실장의 히스테릭한 고음에 시달리며 우리들은 35kg이나 되는 군장을 싸기 시작했고, 다음날 시작될 행군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으로 가득찬 밤을 보냈다.

 우리는 어느새 내무실 막사 앞 사열대 앞에 서 있었다. 후에 천근만근이 되어 나의, 우리의 어깨에 매달리게 될 군장과 함께.... 힘찬 '파이팅'과 '출발'이라는 구호와 함께 사격장을 두르고 있는 산을 따라 걷기 시작했고... 눈과 얼음으로 덮힌 길을 무의식적으로 걷는 나와 동료들을 볼 수 있게 된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 고통스러운 행군을 마치고 각개전투장 아래의 숙영지에서 숙영을 하다가 새벽에 눈을 맞으며 철수를 하고... 날이 밝아 화생방 교육을 하고... 아, 행군이 끝나고 숙영 전에 했던 야간 각개 훈련으로 한 신호탄 견습은 마치 불꽃놀이 같았다. 우리의 군생활을 밝혀줄 불꽃들.... 그 다음날엔 진짜 지옥을 걷는 듯한 야간행군. 야간행군을 마치고 부른 어버이 은혜에 우리들은 목이 매었다. 이 날 느낀 부모님의 소중함은 정말 값진 것이었다.

 6주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지나갔고 수료식 준비로 짜증도 났었다. 그 전까지는 훈련의 끝이라는걸 실감하지 못했으나 '이상으로 수료식을 마칩니다'라는 사회자의 말과 함께 시원섭섭함과 함께 자대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자대에 온 지금, 훈련소 시절이 정말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