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너를 잃는게 무서워

201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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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날이후.
우리는 한동안 연락이 없었다.

내가.

' 만나자 '

라고 했지만.


너는

' 내가 너랑 단둘이 만날일은 없을꺼야. '

딱잘라 말했다.

그러다 일주일뒤
네가 보고싶어 했던 영화가 개봉했고.
나는 그걸 빌미삼아 영화보러 가자 제안했다.

우리는 거의 영화를 같이 보러간 적이 없다.
매번 만나면 술을 먹었고. 술을 먹었고. 술을 먹었지...

내 제안에 너는 그런 내 속셈을 알아챘음에도.

' 너 아니면 같이 볼사람이 없긴해. '

라고 말하며 귀엽게 웃더니.

' 이번만이야. '

라며 내 제안을 수락했다.

그날은 왠지 바람이 많이 불던 날이었다.

너는 어울리지 않게.
머리카락을 드라이하고
세미정장같은 분위기의 옷을 입고
극장앞에 서있었다.

나는 멀리서 구경하다.
영화시간이 다되어서 널 불렀고.
너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영화는 내가 예매한거라.
아메리카노 2잔은 그 친구가 샀다.
(저와 그친구는 팝콘 잘안먹어요.)

영화관 두자리 중간에 음료 놓는 바(?)가
위로 올려져 있는데.

일부로 그랬는지 아니면 그게 편해서 였는지.
너와 나사이에 있는 바를 내리고선.
그곳에 음료를 두었다.

그러고선 내내 영화에 집중해서 보는데.
나는 어쩐지 영화에 집중 못하고.
그친구에게만 신경이 쏠려.
영화는 보는둥 마는둥.
그친구가 웃으면 쳐다보고 같이 웃다가.

스치듯말듯 손을 스쳤는데.
네가 내손을 피하듯이.
바에 올려놨던 손을 내려 버렸다.

그순간 나는 무슨생각이었는지.
가운데 있던 바를 올리고 네어깨에 머리를 기댔고.
너는 조용한 목소리로.

' 재미없어? 졸린거야? '

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냥 그대로 가만히 영화를 응시했다.

그렇게 영화가 끝나고.
너는 곧장 헤어지려 했지만.

' 그래도 오랜만에 만났는데 술한잔 해야지! '

라며 도망치듯 가는 너를 붙잡고선.
술집으로 끌고 갔다.

1차 삼겹살에 영양가없는 안부를 묻고.

2차 새우구이 집에서 만화책&웹툰 이야기.

3차로 간 술집에서야
알딸딸하게 취기가 오른 나는 물었다.

나 - ' 정말 이제 안볼꺼야? '

너 - ' 아마 그래야하지 않을까 '

나 - ' 8년동안 친구로 지낸게 이렇게 쉽게 안만나지고 할수 있어? '

너 - ' 미안한데, 난 이마음으로 너랑 단둘이 만날 자신이 없어. '

나 - ' 왜 갑자기 나를 좋아한다고 고백한거야? 너는 한동안 연애할생각 없다고 했었잖아. '

너 - ' 나도 많이 고민하고 말한거야. 진심이었고. 그리고 널 좋아해. 그마음은 안변해. '

나 - ' 그럼 내가 사귀자하면 계속 만날꺼야? '

너 - ' 너 그때 거절했었잖아? 무슨말이 하고싶은거야. '

화가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그친구의 말에.
나는 고개를 푹숙이고서.

' 나는 너와의 관계를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아. '

라고 변명하듯 말했다.

그친구는 단호하게

' 지금 우리사이는 끝난거야. 이미. '

라고 말했고.

나는 친구 관계를 깨고싶지 않아서
될데로 되란식으로.

' 그럼 사귀자. 우리. '

라고 내뱉듯이 말했다.

그말에 너는.
가만히 생각하더니 웃으면서.

' 글쎄, 생각해볼께. '

라고 장난치며 말했고.
그말에 나는.

' 뭐? 왜? 생각해보는거야? '

라고 반문하자.

' 네가 거절했던게 생각나서. '

라며 씨익 웃었다.
그리고 물었다.

너 - ' 왜 거절한거야? '

나 - ' 친구관계를 깨고 싶지 않아.
너도 알다시피 너는 나에게 몇안되는 소중한 친구중에 하나고.
만에하나 연애하고 헤어진다면 난 소중한 친구를 잃는거니까. '

너 - ' 왜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생각하는거야. 너랑 나랑 계속해서 만남을 이어올수도 있어.
헤어지는 미래만 있는게 아니잖아.
그리고 미래보다 지금 우리를 봐.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데? '

나 - ' 모르겠어. 하지만 친구로 다시 만날수 없다면. 너랑 사귀고싶어. '

너 - (한숨) ' 그런마음이라면 사귀지 않는게 맞지 않아? '

나 - ' 좋아하도록 해볼께. 어떻게든 되겠지. '

그렇게 우린 이도저도 아닌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밤이늦어 우리는 술을 한병 더 사들고
제 자취방으로 갔고.
술을 먹기는 커녕 그대로 기절했네요.


-


지금도 사귀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연애중에 올렸구요.

사실 저는 그땐 명확한 대답을 내리기 힘들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너랑 절교야 하는데.
그게 제가 좋아서라잖아요.
근데 전 마음의 준비도 정리도 안된상태에서
그런말 듣고나니.
떼써서라도 억지로 유지하고 싶었어요.

그땐... 그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