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관계는 참 쉬웠었는데.

일나가기전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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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대단할 거 없잖아.

남자들은 보통 맘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우선 가서 말을 걸고 작업을 걸잖아.

그렇게 해서 상대 여자도 나를 마음에 들어하면 연애를 하게 되는거고.

아니면 마는 거고.

딱히 이성적으로 맘에 드는 게 아니라면 그냥 친구로 지내는 거고.

근데 그게 너한텐 참 쉽지가 않다.

 

맘에 드는 여자애가, 힘들어 하거나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

그냥 다가가서 "괜찮아? 무슨 일 있어? "간만에 같이 맛있는 거나 먹으러 갈래?"

이 한마디 건네면 되는 건데.

너한텐 그걸 못하겠어.

왜냐면 밥이고 술이고 나발이고, 네가 나라는 사람한테서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 그냥 본능적으로 알 거 같아.

 

저번에도, 모임이 다 끝나고 사람들이 다 나간 빈 자리에 혼자 앉아 있던 네 표정은 완전 그거 였지. 삶에 지친다. 치인다..

나도 그 표정 알거든. 내가 그런 표정 많이 지어봤으니까.

왜 나는 거기서 너한테 위로하는 말 한마디도 못 해주고 나왔을까?

왜 쿨한 척, 무심한 척 담에 보자~ 하는 한 마디만 던지고 나왔을까?

내가 겁이 많아서? 아마 그건 아닐거야.

왜냐면 난 맘에 드는 여자가 힘들어 하는 표정을 짓고 있으면 반드시 캐치하거든.

그래서 어떻게든 말을 걸면서 위로해준답시고 둘 만의 시간을 가지는 거지.

근데 그걸 왜 안하지 이 등신새끼는..ㅋㅋ

 

근데 글을 쓰다 보니 조금 알 것 같기도 해.

내가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는, 내 자존감을 높여주는 그 많은 것들이.

아마 너의 가치관에 있어선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라는 걸 알게 되서 그런 것 같아.

그래서인지 너랑 대화를 하면 할 수록 네가 좋아지고, 더 자신이 없어져.

 

어린 나이에 직접 돈을 벌어 차를 산 거? 너한텐 아무 의미 없을거야.

취미로 하는 일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그것도 의미 없겠지.

나름 좋은 대학에 나와, 멋있는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내 주위에 사람이 많은 것.

내 취미생활, 내가 자기계발 하는 거 등등..

다 네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이 아니니까.

 

나를 멋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여자한테 사랑을 구걸하는 건,

해 본 적도 없거니와 그게 얼마나 힘들고 비참한 일일지 상상이 잘 안가.

20대 부터 그렇게 까지 해서 여자를 만나야 하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데,

그걸 바꾸려니까 마음에서 부작용이 일어나려는 건가?

아아 혼란스럽다 혼란스러워ㅋㅋ

 

근데 너가 다른 여자들이랑 뭐가 다른지는 대충 알겠어.

넌 나로 하여금 이런 똥같은 일기를 쓰게 하는 사람이라는 거.

진짜 여자한테 편지 한 장 쓰는 것도 귀찮았는데.

왜 너만 생각하면 자꾸 부치지도 못 할 뻘글들만 계속 떠오르는 건지 모르겠다.

 

좋아한지 이제 한 반년 된 것 같은데, 언제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널 상상할 때 마다 좋으면서도 괴롭고, 힘들면서도 행복해.

나중에 이런 내 감정을 조금이나마 너한테 내비칠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