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하늘과 맞닿아 있는 도심 속 한 빌라의 지상 4층 옥상이다. 네 평 남짓한 아담한 화단 옆으로 이십여 개의 화분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그곳에 첫 씨앗을 심은 것은 올봄이었다. 씨앗을 뿌린 뒤 두근거리는 설렘의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마치 요술처럼 나타난 그 초록의 신비함이란!
며칠 전 피망을 걷어 낸 곳에 열무를 파종했는데, 어느새 떡잎 두 잎이 세상 밖으로 뾰족이 고개를 내밀었다. 영롱한 아침이슬을 머금은 상추 잎에서는 싱싱함이 묻어나고, 하늘을 향해 기세 높인 줄기에는 아기 오이들이 도란거린다. 똘망똘망하여 앙증맞은 방울토마토가 붉은 빛으로 익어 가니, 그 옆 빨간 봉숭아꽃과 수줍음 많은 채송화가 피어났다. 도심에서는 귀한 멋쟁이 호박벌도 자색의 가지 꽃에 얼굴을 묻고 이제 막 알이 차기 시작한 빛 고운 석류도 탐스럽다.
비온 뒷날 나팔꽃과 국화잎 위에 고동 달팽이의 나들이가 시작되면, 열매 세 개를 겨우 매단 무화과나무는 여름 내 모아 둔 양분의 무게에 힘겨워한다. 해거리를 하는지 올해는 꽃만 피운 키 큰 감나무에 매미가 앉아서는 가을이 가까워 왔음을 목청 높여 알리고, 그 아래 포도나무에는 고추잠자리 한 쌍이 사이 좋게 앉아 있다.
옛 말에 곡식은 밭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여물어 간다고 했다던가. 우리집 옥상의 이 식구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내 퇴근길을 재촉한다. 작열하는 태양에 목말라 하며 이내 도움을 청해 온다. 살펴보면 이들도 사람과 같은 애틋한 감정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자신들을 사랑하면 좋아하고, 자기들에 무관심하면 아파하고, 슬퍼하고…. 자연과 멀어지는 도시의 일상에서 네 평의 아름다운 정원은 내 마음의 고향이 된다.
4평의 정원
며칠 전 피망을 걷어 낸 곳에 열무를 파종했는데, 어느새 떡잎 두 잎이 세상 밖으로 뾰족이 고개를 내밀었다. 영롱한 아침이슬을 머금은 상추 잎에서는 싱싱함이 묻어나고, 하늘을 향해 기세 높인 줄기에는 아기 오이들이 도란거린다. 똘망똘망하여 앙증맞은 방울토마토가 붉은 빛으로 익어 가니, 그 옆 빨간 봉숭아꽃과 수줍음 많은 채송화가 피어났다. 도심에서는 귀한 멋쟁이 호박벌도 자색의 가지 꽃에 얼굴을 묻고 이제 막 알이 차기 시작한 빛 고운 석류도 탐스럽다.
비온 뒷날 나팔꽃과 국화잎 위에 고동 달팽이의 나들이가 시작되면, 열매 세 개를 겨우 매단 무화과나무는 여름 내 모아 둔 양분의 무게에 힘겨워한다. 해거리를 하는지 올해는 꽃만 피운 키 큰 감나무에 매미가 앉아서는 가을이 가까워 왔음을 목청 높여 알리고, 그 아래 포도나무에는 고추잠자리 한 쌍이 사이 좋게 앉아 있다.
옛 말에 곡식은 밭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여물어 간다고 했다던가. 우리집 옥상의 이 식구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내 퇴근길을 재촉한다. 작열하는 태양에 목말라 하며 이내 도움을 청해 온다. 살펴보면 이들도 사람과 같은 애틋한 감정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자신들을 사랑하면 좋아하고, 자기들에 무관심하면 아파하고, 슬퍼하고….
자연과 멀어지는 도시의 일상에서 네 평의 아름다운 정원은 내 마음의 고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