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바구니

슬픈바램200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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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산업안전보건대회에서 전국 최우수기관 및 감독관에 선정되어 코엑스에서 노동부장관상을 받았다. 표창을 받고 사무실로 와 잠깐 앉아 있으니 꽃바구니 하나가 배달되었는데, 판매한 곳이 부녀회라고 적힌 것을 보니 아내가 주문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꽃바구니치고는 너무 초라한 데다, 값싼 잎화초에 꽃이라고는 호접란 3개가 전부였다. 기왕 보낼 거면 조금 더 신경 좀 쓰지,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퇴근 뒤 집에 들어가니 아내가 밝은 얼굴로 표창받은 것 축하한다며 “꽃을 보냈는데 잘 받아 보았느냐”고 물었다. 거기다 대고 대뜸 ‘보내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앞으로 다른 사람에게는 그런 초라한 화환 보낼 거면 아예 보내지 말라’고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그랬더니, 아내는 소장에게까지 똑같은 화환을 보냈다는 게 아닌가! 너무 당황스러워 ‘뭐하러 돈 들여 쓸데없는 짓 하느냐, 하려면 제대로 하든지’ 하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아내는 한참 머리를 숙이고 있는가 싶더니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다시는 그런 짓 안 할 테니 걱정 말라’고 소리치며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미안한 마음에 슬그머니 일어나 산책을 나왔다.



다음날, 출근해 보내온 꽃바구니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꽃꽂이가 아니고 살아있는 화분을 꽃바구니에 넣어 장식한, 아주 정성이 깃든 바구니였다. 속으로 무척 미안한 생각이 들고 꽃바구니가 더욱 소중히 느껴졌다. 그래서 바닥에 있던 것을 책상 앞 탁자 위에 올려놓고 어느 꽃보다 소중히 보살폈다.



얼마 전 연휴가 겹친 다음날 출근하니 물을 주지 않아 꽃이 시들어 있지 않는가. 안절부절못하며 물을 주었더니 오후쯤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활기를 찾았다. 내게 온 지 한 달이 다 돼 가는 지금까지도 생기 있게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내가 생각했던 보기에만 좋은 꽃꽂이였다면 아마 일주일도 채 못 가 시들어 버렸을 것이다. 꽃 하나를 보내면서도 적은 돈으로 정성을 다하는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겉만 보고 윗사람에게까지 남편 망신시킨다고 나무랐던 아내에게 한없이 미안하다. 아내여! 당신의 깊은 심정 헤아리지 못하는 속 좁은 이 남편을 용서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