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집하는거냐고해서 결혼안한댔더니 전화와서 난리난리

방향2016.06.30
조회229,553


최대한 간단하게 쓸테니 읽고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

저는29 남자친구는 31
3년째 만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프로포즈를 받았고
어제 처음으로 인사드리러 남친네에 갔어요

이 얘기 저 얘기 나름 훈훈하게 오간 뒤에
호구조사 아닌 호구조사를 하시더라고요
물론 결혼이 집안간의 결합이라는 것을 어느부분 인정하지만
남자친구를 통해서가 아니고 처음 뵌 자리에서 직접 여쭈시니 조금 당황하긴 했어요


- 아버지 뭐하시냐
; 공기업 다니세요
- 정년퇴직 얼마 안남으셨겠네. 어머니는?
; 가정주부세요
- 맞벌이 안하셔?.. 모아둔 돈 어느 정도고 결혼하면 어느 정도 보태주신다고 하시냐
; 8천 정도 모았고 1억정도 보태주신다셨어요




뭐 이런 상투적인 대화가 아주 기분 좋진 않았지만
그래도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서 예의바르게 웃는 얼굴로 대답하려고 분발했어요

옆에서 남자친구도
엄마 그런건 나중에 나랑 얘기하자며 끊어줬고요



잘 얘기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러시더라고요

- 요새 말로 취집이네 ㅎㅎ



남자친구집은 부자입니다
결혼하면 서울에 40평대 아파트 사주신다고 하셨던 거 알고 있었고요

그렇다고 제가 빚을 내서 그렇게 큰 돈을 맞출 수는 없는거잖아요
1억8천이면 새시작하기에 적은 돈도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그 아파트 해주신다고 하셔도 남자친구 명의이지 제 명의도 아닐테고
그건 그쪽 부모님께서 해준다고 강권하신거지 저는 안해주셔도 됩니다.
그냥 소소하게 전세부터 얻어 시작해도 충분해요.

아파트 부담스럽다고 남자친구에게 말한 적도 있었고
남자친구가 굳이 사주신다는데 거절할 이유도 없지않느냐고 웃고 넘기길래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게 문제라면 문제였겠지요




문제는 '취집'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돈을 받고 팔려가는 기분이 들었다는 거겠지요.
왠지 부모님을 욕먹이는 기분도 들어서 순간적으로 발끈 했습니다.


그런 말은 하시면 안되는 거잖아요, 하고 말을 받았더니
취집을 취집이라고 하는데 왜 예민하게 구니,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 아.. 그러면 이 사람이랑 결혼 안할테니 사과해주세요.

하고 말했고
어머니께서도 내가 강짜를 부린다고 생각하신건지, 아쉬울게 없다 생각하신건지

- 그래 결혼 안한다면 내가 사과해야지. 절대 안하는 걸로 알고 사과할게. 애초에 XX이가 고집만 안부렸어도 -




하며 말 늘리시는거
남자친구가 어머니께 소리 질러서 끊고 저보고 얘기좀하자는거
여기 더 있을 이유없고 너랑 더 할말없다고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부터 부재중에 연락이 엄청 와있어요
(전 프리랜서라 일 없을땐 늦게까지 자요. 오늘도 3시에 일어났고요)


저 가고 남자친구랑 대판 하신건지
저한테 화풀이를 엄청 해두셨네요



결혼 진짜 절대하지 말라고 했다가
결혼이 그렇게 쉽냐 했다가
얠 좋아하긴 했던거냐 뭐 안해줄까봐 이러냐
뭐 더 얻을거잇냐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니다

무슨 정서 불안처럼 화내고 어르고를 반복한 문자가 와있습니다


그러고 또 전화가 오길래 받았더니

뭐가 문제냐고 하시네요
그래서 취집이라고 생각하시길래 그 결혼 안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어머니께선 뭐가 문제시냐고 했더니
인륜지대사를 그렇게 쉽게 결정하는게 얼마나 철없는 행동인지 아냐고 화를 내십니다



아니 나보고 어쩌라고 싶습니다
결혼을 하면 취집이고 안하면 철없고

남자친구는 문자가 딱 한 통 와있어요
대신 사과하겠다. 엄마가 다신 못그러게 책임지겠다. 나는 너랑 결혼하고싶다.



뭐 이렇게요


하루밖에 안된 일이라 아직 너무 정신이없고 얼얼하기도 하고 해서 일단 답장은 안했는데
어머니전화도 이후론 안받고있고요

이 상황에서 저는 어쩌는게 가장 현명한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