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정말 한순간에 변하네요

201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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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그사람이랑 이별한 지 3주가 넘었어요.
물론 저는 헤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날 가지고 노는 거라도, 찔끔 찔끔 오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고, 곧 그사람 생일이고..기다리고 있어요 나는.

저는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이에요.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을 넘어갈 때,
나보다 7살 많은 24살 오빠를 만났어요.

저는 아빠가 안 계시고, 엄마와 외할머니와 살아요.
외할아버지는 제가 초등학생일 때 돌아가셨어요.
전 어릴 때 부터 신체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학대를 받아왔어요.
물론 가정 폭력으로 신고할 만큼 심한 정도는 아니였지만,
외할머니에게 맞아왔어요.
제가 마음에 안 든다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셔서
초등학생 때 코와 입에서 피를 20분 넘게 흘렸고,
우리 엄마를 욕하면서 때리고, 항상 자신이 맞은척 하셨어요.

외할머니는 도박을 하세요.
집에 빚이 산더미에요. 우리는 밥 먹고 지낼 수 있는 것에 감사해요. 사실, 학원 다니는 것도 많이 힘이 들어요.

아빠는 나와 엄마를 버렸어요.
내가 젖도 못 떼었을 때 아빠는 다른 여자를 만나 우리를 버리고 떠나 버렸어요.

우리 엄마는 좋은 사람이에요.
많이 고생했고, 그래서 엄마도 우울증이 있으세요.
엄마 많이 힘드신 거 알아요. 하지만 그래서 가끔 제가
모진 말들을 들으면, 너무 힘이 들어요.

나는 그런 가정환경에서 자라왔어요.
그래서 사랑 받는 걸 좋아했어요.
딱히 특출나게 잘 하는 건 없었지만, 열심히 하려고 노력해왔어요.
선천적으로 몸이 많이 아픈 편이라,
남들이 꾀병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주 아프지만,
조퇴도 결석도 남들보단 잦은 편이지만 그래도 나는
열심히 노력하면서 학교에 다녔어요.

나는 그 오빠를 만났어요.
오빠는 사귀고 첫 날 나에게 잠자리를 요구했어요.
나는 바보같이 들어줬어요.
그러면, 더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바보 같고, 이건 그냥 변명을 하는 양아치라고 해도 나는 상관 없어요. 난 항상 그런 눈빛을 받고 자랐어요.

그 오빠는 나에게 잘 해줬어요.
항상 사랑한다고 해줬고 , 예쁘다고 해줬어요.
하지만 그건 두 달도 채 가지 않았어요.
나를 두고 전여친과 연락을 했어요.
나는 봐주기로 했고, 이해하기로 했어요.

난 돈이 없었지만, 돈을 모아모아 가면서 오빠를 만났어요. 그 오빠는 나에게 돈을 거의 쓰지 않았지만, 나는 오빠에게 쓰는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어요.

그 오빠는 날 점점 노리개 취급 했어요.
그 오빠는 저에게 점점 잠자리만을 요구해왔고,
관계를 가질 때면 저에게 욕을 했어요.
더러운 년, ㅆ발년, 주인님이라고 불러라.. 그러면서요.
내가 사랑하는 그 오빠의 취향이라면 이해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다 했어요.

그 오빠는 제가 마음에 안 들면 때렸어요.
뺨도 맞아봤고, 배도 맞아봤어요.
그렇지만 헤어지고 싶지 않았어요.
헤어지게 되면 난 다른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무서웠어요.
그 오빠는 툭하면 나에게 헤어지자고 말했지만
난 울고불고 매달리면서 오빠가 관계 원할 때만 날 찾아도 좋으니 나 좀 만나달라, 그러면서 매달렸어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착각했었어요.
점점 폭력은 심해져 갔고, 그 상황에서 그사람을 알게 됐어요. 나보다 4살 많은 오빠에요.
그사람은 내가 그 오빠에게서 벗어나길 원했어요.
내가 그 오빠 일로 힘들어하고, 자해하고, 항상 울 때
옆에 있어줬어요.

그 오빠는 점점 사악하게 변해갔어요.
무서웠어요. 그사람은 나에게 헤어지라고 말했어요.
용기를 얻게 됐어요. 내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
그 오빠가 해코지 하려고 하면 자기가 도와줄 테니
무서워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사람 덕에 그 오빠와 헤어질 수 있게 됐어요.
그 오빠는 나와 헤어지는 순간에도 나에게 욕을 했고,
더러운 년, 바람났냐, 죽여버릴 거다. 그랬어요.

그리고 그 사람과 연락을 이어갔어요.
상처 많은 날 보듬어 줬어요.
그래서 나도 점점 마음을 열게 됐고,
그사람을 점점 사랑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처음엔 많이 거부했어요.

나 다시 사람 만나서 상처받고 싶지 않다,
너무 힘들다. 오빠도 결국 변할 거다. 오빠도 날 버릴 거다.

그사람은 내게 아니라고 말했어요.
자기는 변하지 않는다고, 자기는 남들과 다르다면서..

그래서 반년넘게 연락을 이어갔어요.
당장 사귀었다가, 버림받을까 두려워 항상 밀어냈어요.

그리고 그사람은 넉넉한 집안에서 막내로 자라,
항상 사랑받고 자라온 사람이었어요.
공부도, 운동도, 모든 걸 특출나게 잘 하는 사람이었어요.
좋은 대학, 좋은 과에 재학 중이었고,
부자는 아니여도 넉넉하게 모자라지 않게 그렇게
자라온 사람이었어요.

내가 이런 사람이랑 어울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난 유치원생때 성추행도 당해봤고, 항상 정서적으로 학대를 받아왔고, 넉넉해본 적도 없도 풍족한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었고, 예쁘거나 뭘 잘 하는 애도 아니니까요.

나처럼 상처 많은 사람 옆에 두기에는
너무 아깝고 예쁜 사람이었어요.

내 생일이 지나고 3일 뒤, 그사람과 정식으로 사귀게 됐어요. 내 옆에 있게 해서 너무 미안하지만, 항상 고맙고,
너무 과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집착해버렸어요. 그사람은 나에게 충분히 잘 해줬는데,
나에게서 달아날까 너무 두려웠어요.
날 이렇게 사랑해 주는데,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면,
정말 괴로울 거 같았어요.
그래서 집착해 버렸어요. 힘들게 할 생각은 아니였어요,
그냥 그사람이 몇시간이고 연락이 안 되면, 날 두고 어디갈까봐 무서웠어요.

그 사람은 화나면 연락을 잘 안 하는 타입이었어요.
물론 평소에는 더할 나위 없이 남들보다 훨씬 잘 해줬지만, 한 번씩 그러면 정말 버려질까 두려웠어요.

그래서 그 사람이 낮잠을 자러 가거나, 학교에 갈 때면
연락이 잘 안 되는 게 너무 무서웠어요.
내가 혹시 그 전에 뭘 잘못해서 이러는 걸까 아니면 이제 내가 질려서 그러는 걸까 하며 두려워했어요.

그래서 그럴 때면 카톡으로, 내가 미안하다, 잘못했다,
나 버리지 말아달라며 카톡을 많이 보냈어요.

오빠는 시험기간에 예민해요. 그런데 내가 몇일 전부터 싸움을 걸었고, 연락문제로 힘들게 했어요.
헤어지기 몇시간 전에도 싸웠고, 바로 전날도 심하게 싸웠어요. 하지만, 분명 헤어지기 한 시간 전에도, 전화로 사랑한다며 얘기 했는데, 목소리가 지쳐있었어요.

그리고 공부를 하러 간다며 전화를 끊고, 한 시간 뒤에 카톡이 왔더라구요. 너무 힘들다고, 자기는 해야할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날 만나느라 너무 포기하게 된다고, 미안하다고, 나랑 만나는 게 너무 힘들다고..

바로 전화를 해봤는데 차단 되어 있더라구요.
오빠랑 했던 오픈카톡도 지워져 있었고,
페북, 페메.. 다 차단이 되어 있었어요.

사랑한다며 공부를 하러 간다면서 나를 다 차단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몇일 후에 연락이 왔어요.
나만큼 잘 해줄 여자도 없는 거 아는데 너무 힘이 든다고,
학교 열심히 잘 다니라고..

난 이미 학교도 못나가고 밥도 못먹도 우느라 잠도 못자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고 온 상태였어요.

잡았어요 끝까지. 하지만 아직 힘든 지 돌아오진 않았어요. 하지만 나는 믿어요. 그사람이 성격이 원래 워낙 힘들면 주변 생각하지 않고 다 피해버리는 성격이고,
내가 정말 싫었다면 절대 차단 같은 거 풀지 않을 성격이고, 먼저 연락도 안 줬을 사람인데도,
차단도 풀었고, 먼저 연락도 몇 번 왔으니까요.

여러 군데에서 상담도 받았어요.
다 화해할 수 있을 거라 말해요. 오빠의 행동들이
내가 정말 싫었다면 할 수 없었을 행동이라고 말하니까요.

그리고 하루이틀 전만해도, 날 보는 눈빛에서
정말 사랑한다는 눈빛이 보였고,
내가 장난으로 난 나중에 오빠보다 하루 먼저 죽을 거라고만 해도, 울면서 싫다고 하던 사람이였으니까요.

괜찮아질 때 까지 기다릴게요.
많이 보고 싶어요. 오빠는 나 보고 싶지는 않아요?
밥은 잘 먹는 지, 잠은 잘 자고 있는 지,
요즘은 몇 시에 자는 지, 나 말고.. 연락하는 사람이 있는 건지. 궁금한 게 많지만, 아직은 물어볼 수가 없네요.

곧 오는 오빠 생일 때 연락할게요.
서서히 다가갈게요.

날 다시 사랑해줄 수 있나요

다시 만난다면

왜 날 버렸는 지..물어보고 싶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 보냈길 바라요,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