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종일반 등록하라는 어린이집 원장

전업맘이봉이냐2016.07.08
조회67,239

안녕하세요.

결시친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이야기지만 이 곳 댓글이 가장 현명하고 사이다같아서

실례를 무릅쓰고 결시친에 올립니다.

 

 

 

 

올해 봄부터 3살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소위 말하는 "전업맘" 입니다.

 

세 돌 까지는 엄마 품에서 키우고 싶었으나

 

저희 집은 아파트가 아니라 근처에 놀이터도 하나 없고, 차 없이 매일매일 어디 나가는 것도 힘들고,

 

아이가 많이 심심해 하여서  집에서 제일 가까운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완전 어린 아가들부터 7세반까지 있는 꽤 큰 규모의 어린이집인데 상담받으러 간 첫날부터

 

원장 이미지가 썩~ 좋지는 않았어요.

 

그때가 중순이었는데  다음 달 1일부터 보내고 싶다고 하니,

 

지금 3세반 두 자리밖에 안 남아서 빨리 등록해야 한다고, 매달 25일 들어오는 양육수당 10만원도 자기가 따로 챙겨줄테니 지금 바로 동사무소 가서 등록하라는 식으로 말하더라구요.

 

등록하면 어린이집에도 그 10만원보다 많은 지원금이 들어오니까 그런거겠죠.

 

근데 찝찝하고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걸 들어서 결과적으로는 안했지만

 

그때부터 원장이 돈 욕심이 좀 있다는 건 느꼈어요.

 

큰 어린이집이라 원장은 운영만 하는 것 같고 실제 담임 선생님은 애살있고 똑 뿌러져 보여서

 

그냥 거기로 결정하고 보내고 있네요.

 

적응하고 나니 아이도 친구들과 잘 놀고 재미있어 하고, 규칙적인 생활에 살도 포동포동 찌고,

 

저도 숨통트일 시간이 생겨 집안일이나 아이 반찬준비에도 더 신경쓸 수 있어 서로 활력소가 되어 만족스러웠어요.

 

 

 

 

 

이번 달 부터 시행된 맞춤형 보육이니 뭐니 말이 많아도

 

10시부터 3시까지 하루에 5시간 보내고 있는 저랑은 딱히 상관없는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시간 넘긴 일 없이 3시 땡하면 칼같이 데려나오곤 했어요.

 

그런데 아까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나오는 길에 원장과 마주쳤는데

 

 "땡땡(아이이름) 어머니!! 땡땡이 종일반 등록하세요~" 이러는 거에요.

 

내가 왜 해야 하지? 싶어서 "네??" 하고 물었더니

 

다시 이야기를 해주는데 요약해서 올리자면-

 

 

원장-

아시다시피 맞춤반은 하루 6시간 맡길 수 있는데 여기는 8시~2시까지가 6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2시는 아이들이 다 낮잠자고 있을 시간인데 어떻게 하원을 하겠냐..

그러니 종일반으로 등록을 해야 낮잠자고 간식먹고 3시에  하원하면 된다~

아는 사업장있으면 거기서 낮에 잠깐 일한다고 등록만 하면 된다~

내가 이 종이를 직접 줄테니 동사무소가서는 내가 줬다고 말 하지말고 적어내라~~~

 

저-

9시부터 3시까지로 알고있는데 왜 8시부터 2시까지냐..

그리고 나는 아는 사업장도 없고 아이 이름대고 그런거 하기 찝찝하다.

 

 

원장-

그럼 바리스타나 뭐 배운다고 해도 된다.

원아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맞춤반 등하원시간을 좀 정해야 혼란이 없고,  시간 정하는건 어린이집 재량인데 우린 선생님들 출근시간이 8시라서 거기에 맞춰서 8시로 정한거다.

 

 

제가 뻥-져서 그런건가....하고 우두커니 서 있으니 또 하는 말이..

 

 

 

원장-

그것도 싫으면 바우처를 써도 된다.

한 달 15시간 쓸 수 있는데 이걸 하루에 한 시간씩 쓰는 건 어떠냐..한달동안 쓰면 좀 모자라긴 할거다.

 

 

나-

바우처는 내가 정말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써야 하는데 그럼 그때는 어떡하느냐.

 

 

원장-

한 시간에 4000원 내면 된다.

 

 

 

대화내용이라 이 정도로 생각이 나고,

 

원장답게 워낙 말주변이 좋아 어리벙벙한 채로 일단 돌아나오긴 했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이 더러운겁니다.

 

아이 데리고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 애를 무슨 돈으로만 보는가 싶고, 이렇게 부모에게 대놓고 편법을 쓰는거라면

 

아이들 돌보는 것에서도 어떠한 편법이 적용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집에 와서 생각을 해봤는데

 

만약 원장 말대로  안한다고 하면 우리 아이 간식이나 제대로 먹고 다닐지..

 

그냥 2시에 데려와서 내가 낮잠재울까.. 그럼 다른 아이들 잘 때 우리 아이는 뭐하고 있지..

 

치사하고 더러워서 그만 보내고 엄마인 제가 데리고 있을까 싶다가도

 

요즘같이 덥고 비 오고 하면 정말 갈 곳도 없고 아이는 심심하다고 보채고..

 

무엇보다 아이가 친구들과 놀면서 즐거워한다는 것.

 

이걸 또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좀 규모가 작은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어도 올해 말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해서 그것도 애매한 상황입니다.

 

 

 

맞춤반 아이들 등하원 시간이 제각각이면 물론 관리하기 힘든 거 이해합니다.

 

그런데 다른 곳은 9시~3시인데 왜 여기만 8시부터로 정한건지..

 

그 어떤 전업맘이 아침 8시부터 아이를 맡길까요....

 

일단은 위장취업? 같은 건 할 생각도 없고 어차피 이사가기 전까지 여기 보낼꺼라면

 

그나마 바우처 쓰는 게 서로 윈윈일 것 같은데... 

 

바우처를 쓰나, 안 쓰나 사실 저는 손해볼 것도 없고 달라질 것도 없지만

 

우리 아이 이름으로 괜히 원장 배만 불려주는 것 같아서 썩 유쾌하지가 않습니다.

 

다른 곳은 어떤가요??

 

그냥 빙빙 돌려 바우처 사용을 권한다는 곳은 들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들으신 분들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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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곳도 있지만, 비슷한 경우도 꽤 보여 씁쓸하네요.

저도 차라리 (사실이든, 아니든)  어린이집 운영에 차질이 생겨서 그런거라고, 양해를 구하는  말투와 어감으로 들었다면 이렇게까지 반감이 안 생겼을거에요.

물론 규모가 크니 유지하려면 돈이 많이 들겠지만 그만큼 들어오는 지원금도 어마어마하겠죠.

지극히 나와 아이를 위하는 척- 그렇지만 종일반이나 바우처사용을 하지 않을 시에는

얄짤없다는 식의 말투가 많이 거슬렸습니다.

원과 부모가 협의하여 9시~3시 전후 1시간 범위내에서 조절가능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협의 전혀 없이 일방적 통보였던 것과 서류까지 구비해놓은 치밀함도요..

이런 식이면 맞춤반 아이들을 못 받게 된다는 말을 들었던 것도 기억나네요.

신랑과 이야기해 본 결과, 가정보육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습니다. 신랑도 욱했어요..--;

평일 내내 아이가 일어나기 전에 출근해서 아이 잠들면 퇴근하는 신랑의 패턴에 좀 지친 나머지,

저 편하자고 그런 곳인 줄 알고도 아이를 보내려고 했던 제 잘못인 것 같아요.

모든 엄마들, 좋은 선생님들, 모두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