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늬고무신과 빨간집3

요나2016.07.08
조회5,537

또 써달라는 분이 계셔서 이어서 올립니다.
쓰다가 계속 글이 날라가서 지금 세번째 쓰는데 잘 될지 모르겠네요.
올리지 말라는 건지 계속 날라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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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판 먼저 봐주세요!)

발끝부터 서서히 굳기 시작해서 제 몸은 마비가 된듯이 굳어가고 있었어요.
평소 무서운 이야기를 즐겨보던 저는 가위인가 싶었어요.
저는 재빠르게 눈을 질끈감았습니다.
좀 전에 본 아이도 이상하고 왠지 귀신을 볼 수도 있겠다 싶었거든요.

하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제 눈은 너무도 선명하게 제 방을 볼 수 있었거든요.
눈을 움직일때마다 제 시야도 달라졌고요.

너무나 느낌이 쎄했기때문에 저는 빨리 가위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예전에 본 가위 푸는 법이 생각나 손을 움직이려고 노력도 했죠.
꿈쩍도 안하더라고요.

그렇게 몇 분 흐른 거 같아요.
시간이 길게 느껴진 거 일 수도 있지만요.

'아.. 뭐야.. 어떡하지..' 속으로 말하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였어요.

그 순간

제 머리 쪽 벽에서 손이 나오더라고요.
흐느적 거리면서 꼭 뼈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길고 하얀 여자 손이었습니다.

제 머리가 있는 방향은 저희 가족이 잘 들어가지 않는 창고방인데요.
가족이 있더라도 벽에서 손이 나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죠.

전 귀신임을 직감했습니다.
더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려고 애썼어요.

그러는 동안 그녀의 팔까지 나왔어요.
그러곤 제 머리를 감싸듯이 자신의 손을 올려놓더군요.
진짜 그때 그 손 느낌은 잊혀지지 않네요.
시체 느낌이 그럴 거 같다는 생각뿐..

그렇게 감싸쥔 손은 이내 제 머리를 쥐어짜듯이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손톱까지 세우고요.
제 머리가 다 파일 거 같은 고통이 전해지면서 빨리 가위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녀의 머리가 서서히 나오려고 했거든요.
머리 위쪽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데 제 이마까지 그림자가 지더라고요.

참고로 제 방도 창문이 1/2은 차지하고 있어서 가로등 불빛이 내리쬐고 그림자가 질 수 없거든요.
침대 해드 부분에 뭔가 달린것도 아니고요.

이러다간 진짜 그녀랑 눈 마주칠 거 같았어요.
진짜 보는 건 너무 무섭더라고요.

그러다 저도 모르게 가위가 풀렸어요.
다행히 눈이 마주치지 않은 상태에서요.
가위가 풀리니깐 앞도 안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아직도 느낌이 쎄하더라고요.
왠지 내 얼굴 앞에 그녀가 웃고 있을 거라는 느낌?

결국 눈도 못 뜨고 뒤척이다 잠을 잤던 거 같아요.

전 그 때까지만 해도 이건 단순한 가위라고 생각했어요.

근데요. 단순한 가위가 아니었습니다.

지금부터 해드릴 이야기는 엄마한테 전해들은 거예요.
이사를 가고 내가 그런 적이 있다고 하니깐
엄마가 해주신 이야기예요.

"실은... 너가 무서워할까봐 얘기 안한 게 있는데.." 하면서 말이죠.

엄마는 평소처럼 저와 오빠를 기다리셨다고 합니다. 오빠는 학원을 안 다녀서 야자 끝나고 바로 왔구요.
제가 아직 집에 안 오는 통에 tv를 보시면서 기다리셨대요.

그렇게 몇 분이나 지났을까 제 방에서 제가 나오더래요.
그래서 엄마는 잠깐 본인이 잤을 때 제가 왔구나 생각했대요.
아무튼 제 방에서 화장실을 가려면 거실을 가로질러
가야되는데요.
제가 엄마 머리 쪽에서 계속 안가고 서 있더래요.

'아니 얘가 왜 안가고 저기 서 있어..?' 하고 생각하시곤 저한테 말을 거시려고 올려다 봤대요.

근데요. 엄마는 그때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을 보셨대요.

긴 머리를 하고 흰색 치마를 입은 여자를요.

정말 죽일 듯이 째려보고 있더래요.
엄마는 순간 놀라시긴 하셨지만 '귀신을 아는 척을 하면 죽는다'는 얘기가 생각나셨대요.
애써 침착하게 그녀 뒤에 벽기둥에 달린 시계를 보면서 시간을 말씀하셨대요.

그러곤 안방으로 가기엔 너무 무서워서 쇼파를 보고 자는 척을 했대요. 그러다가 주무시긴 하셨지만요.

천천히 엄마 얘기를 듣던 저는 소름이 쫙 돋는 거예요.

엄마는 가위를 눌린 것도 아니고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날 만큼 맨정신에 보신 거잖아요.

제가 공부할 때 있었던 그녀도 제 착각이 아니었고 제가 가위라고 생각했던 그녀도 진짜 제 방을 통해 나갔다는 건데 너무 소름돋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물어봤는데요.
굿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어쩐지 이사할 때보니깐 제 방 침대 밑은 물론 거실 쇼파 뒤에 온통 부적으로 도배되었더라고요.

또 저랑 엄마만 본 게 아니여서 그랬다고 하시면서요.

전에 말씀드렸지만 창고방을 사이에 두고 제방과 오빠방이 있었는데요.

어느 날 엄마한테 오빠가 이런 말을 하더래요.

"엄마, 밤에 너무 시끄러워서 못 자겠어. 계속 불만 끄면 내 귀에 대고 어떤 여자가 뭐라고 해." 라고요.

그래서 잠을 못 잤대요. 오빠가 이사온 후에 밤늦게까지 불키고 컴퓨터한 것엔 남모를 사정이 있었던 거죠.

문제는.. 그 집에 살 때 다들 아프거나 죽을 뻔 한 적이 있었다는 거죠.

저희집은 그 집으로 이사간 후부터 재정난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빚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돈도 예전만큼 벌지 않아서였죠.

그렇게 부모님은 매우 힘들어하셨습니다.

결국 아빠는 자살시도까지 하셨죠. 유일하게 귀신을 못 보셨지만요.

엄마는 우울증에 각종 스트레스로 몸이 만신창이가 되셨고요. 평소 엄마가 기가 쎄셔서 집에 귀신이 있어도 다 누르고 살 수 있을 정도인데 그 집이 너무 쎘던 겁니다.

오빠는 매운 닭꼬치를 먹다가 기도에 걸려서 질식사를 할 뻔 했어요. 길가에서 먹고 사람도 많이 지나가는 데 아무도 거들떠보지않더랍니다. 그러다 어느 아주머니가 신고해서 겨우 살았지만요. 조금만 늦었어도 죽을 뻔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학교 근처에 살아서 걸어서 5~10분이면 가는데요. 한 날은 그 짧은 거리를 가는 데 차 3대를 연속으로 박을 뻔했습니다. 차소리가 안 들렸는데 갑자기 들리더라고요.

엄마가 귀신을 보시고 굿을 하실 때 무당이 하시는 말씀이 그 집이 '도깨비터'에 지어진 집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때를 잘 맞춰 들어오면 괜찮은 데 그렇지 않으면 누구 한 명 죽어야 나갈 수 있는 곳이라고요. 만약 아무도 안 죽으면 쫄딱 망해서 나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더군다나 이전 집은 조상신이 보초를 서듯이 집밖에 있어서 화를 면하고 재산을 늘릴 수 있었는데 너무 갑자기 집을 옮기는 바람에 조상신들이 괘씸해서 따라오지 않으셨대요.

그래서 저희는 가뜩이나 쎈 도깨비터에서 귀신들을 보게 된 거였구요.

저희집은 재산을 날리는 걸로 겨우 목숨을 구재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께름칙해서 집도 싸게 내놓고 서둘러 이사했습니다. 물론 집이 안팔려서 애먹었지만요.

이사오고도 몇년간 보였다고 했잖아요. 그 집 가까이로 이사와서 밤에 보면 제 방이었던 곳엔 꼬마 아이가 있더라고요. 저를 내려다보면서요. 새로온 주인한텐 꼬마 아이가 없는데 말이죠.

또 그 집주인도 쎄지 않았나봐요. 부부가 주인이 되셨는데 아내분은 사신지 1년도 채 안되서 농약 먹고 자살 하셨거든요.

하지만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죠.

저 집에 이젠 살 지 않아서 다행이다 하면서 엄마랑 얘기하던 중에 갑자기 제 머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어요.

그 빨간집에서 본 꽃무늬고무신이 말이죠.
이사하고 언젠지는 정확히 모르겠는 데 제 신발을 찾으려고 신발장을 뒤지던 중 발견했어요.
이미 버린 걸 기억하고 있던 저였기에 엄마가 새로산 건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계속 흰치마 입은 여자를 떠올리다보니 그게 생각나는 거예요.

"엄마, 갑자기 생각난건데 내가 초딩때 주워온 고무신 기억나?" 하고 물으니깐 엄마도 기억하시더라고요.

"근데 그게 왜?" 라고 물으시길래
그거 빨간집에서 봤다고 말했죠.

근데요. 엄마가 정말 다급하게 이사온 두번째집 신발장을 열어보더라고요.

그러곤 제게 그 신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거 맞니? 난 왜 몰랐지? 이거야?" 하면서요.
분명히 버렸었는데 그게 첫번째집에 이어 두번째집까지 온거였죠.

그 후 엄마는 그 신을 불에 태워버리셨고 아마 그때부터 저도 귀신을 잘 못 봤던 거같아요.

근데요. 궁금하지 않으세요?
엄마랑 제가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한 것이요.
그것도 꽃무늬고무신과 관련이 있는 거 같으니 말씀드릴게요. 나중에^^

먼저 빨간집에 사는 동안 있었던 다른 일부터 말씀드릴게요.
집 밖에서 일어난 일이고 좀 다른 이야기이니깐 다음 판에서요.
댓글 달아주시고 추천도 해주시면 더 이야기할 맛 날 것같아요. 반응도 살피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