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연은 믿지만 운명을 믿지않을거야. 인연은 너무 아무렇지않게 찾아왔는데 내가 그녀에게 운명적인 사람이 되냐는 내가 하기에 달려있었어." 라고 운동장에서 작은 목소리로 이상한 말을 하며 홀로 의자에 걸터앉아 술을 마시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이상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고 근처에 가기 싫어서 그냥 눈길을 한번주고는 운동장을 계속 돌 뿐이었다.
그러던중 갑자기 또각또각,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거기, 학생 왜 이런 밤에 여기서 술을 마시고 있나?" 경비아저씨가 말을 건넸다.
그는 듣지도 않은채, 아니 정확히는 못들은 척하며 그냥 술잔만 입에 갖다댈 뿐이었다.
그러고는 경비아저씨는 "이상한 사람이네.."라고 말을 하며 다시 순찰을 돌기 시작했다.
한 30분이 지났을까? 저 멀리서 반짝이는 후레쉬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경비아저씨는 다시 그에게 다가가, "학생, 무슨 일 있으면 뭐든 얘기 해봐. 고민 많아보이는데 그렇게 혼자 고민품지말고. 오랜만에 젊은이랑 술친구해보고 싶구먼.." 라고 말을 건넸다.
혼자 이상한 말만 되뇌이던 그도 속으로는 외로웠었는지, "그럼... 제 고민 좀 들어주세요" 라고 말했다.
경비아저씨는 손에 쥐고 있던 후레쉬를 의자에 내려놓고는 그의 옆에 앉았다. "뭐든 다 말해봐. 그 전에 술이나 한잔 따르주게."
술을 천천히 따르면서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도 그가 무슨 고민이기에 뭐 이상한 저런 말을 하는지 궁금해서 걸음을 멈추고 스트레칭하는 척하면서 얘기를 조금씩 엿듣기 시작했다.
"아저씨, 저 오늘 헤어졌어요... 서로 사랑하다가 그 사람이 아무 이유없이 다른 사람에게 떠나가버렸어요.. 그래서 저도 너무 그 여자한테 화가나서 혼자서 욕도해보고 잠도 진탕 자보고 친구랑 술마시면서 풀려고 여러 별짓을 다해봤는데 계속 잊혀지지가 않아요. 제 머리가 아무리 욕을 하고 빨리 잊어버리라고 얘기를 하는데 제 마음은 둔하기만 해서 아직 잊지 못했는지 걔를 아직 좋아하고 사랑하는거 같아요. 저... 어떻게 해야될까요?" 라고 물었다.
경비아저씨는 한 1~2분정도 추억에 잠기신듯 밤하늘에 홀로 떠있는 그믐달만 멍하니 바라보더니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음... 나도 그런적 있지. 한 여자를 열렬히 좋아하고 사랑했었는데, 그 여자는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적..." 라고 말을 하시고는 술을 한잔 들이키셨다.
그러고는 뜬금없이, "자네, 혹시 혼자 여행갔다 와본적 있나?"라고 물으셨다.
그는 망설임없이 "네, 당연하죠. 그런데 그건 왜 물으세요..? 저는 그게 궁금한게아닌데..."라고 답했다.
경비아저씨는 비어버린 술잔을 채우더니 "내가 자네의 질문에 답하기전에, 내 질문에 먼저 답해주려무나. 그래, 혼자 여행을 갔다온적이 있다고... 그럼 여행가기전에 마음속 감정이 어땠나?" 라고 되물었다.
그는 애처로이 떠있는 그믐달을 황홀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너무 설레였어요. 저곳은 내가 살던 곳이랑 얼마나 다를지, 어떤 문화가 존재하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그냥... 진짜 그냥 설렜였었죠." 라고 말했다.
"그럼 여행을 막상 가니까 어땠었나? 자네가 설레던 그대로였어?"라고 다시 경비아저씨가 물었다.
"아뇨.. 설레기도 하고 그 문화에 취해 그냥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었는데, 막상 낯선 곳이라 두렵기도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느낌도 들고 제 계획대로 된 것이 거의 없어서 엄청 화나기도 했었죠..."라고 그는 답했다.
경비아저씨가, "그후에 여행을 갔다와서는? 다시 평소로 돌아왔을때는 어땠나?"라고 또 질문을 하였다.
"음.. 일단 시차적응한다고 너무 고생했고 그쪽이랑 기온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기때문에 물갈이도 하고 고생 좀 했죠...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쉬니까 없어지더라구요." 라고 그는 답했다.
"갔다오고나서 그 여행은 자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가?", 라고 경비아저씨는 답은 하지않은채 질문만 또 하였다.
"여행이라... 여행을 통해서 제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그들과 문화를 교류하고 생각을 나누다보니 참... 여행전의 '저'와 여행후의 '저'는 미묘하게나마 달라져있었던 것 같아요.", 라고 그는 답했다. 그러다 갑자기 "아 그런데 제발 제 질문에 답좀 해주세요. 언제까지 질문만 하실꺼에요?"라고 그가 조금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니 대답속에 답이 있어."
라고 경비아저씨가 말한뒤 한잔 들이키셨다.
"네?" 시종일관 표정이 없었던 그가 처음으로 놀란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했다.
"자네가 말한대로 여행할때 처음엔 그냥 여행간다는 그 생각에 막상 설레기만 했는데 그곳에 가서는 평소에 느꼈던 곳과는 다른 온도와 다른 분위기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혹은 자네 계획대로 되지않아서 화나기도 또 뭔가 새로운걸 하기에는 두렵기도 했을거야. 사랑도 마찬가지란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막상 설레지. 그러다가 그 사람과 사귀면 혼자서는 느끼지 못했던 체온과 그 분위기에 정말 좋다가도 자네가 하고 싶은걸 같이 안해주면 화가 나기도 하고 또 뭔가를 할때 얘가 싫어하면 어쩌나? 하며 두렵기도 하고... 그런거야."
"사랑은 다른 시공간을 여행하는거지"
라고 경비아저씨가 말했다.
그는 "아..."라는 탄식과 함께 생각에 빠진듯 땅만 바라보았다.
"이별하고난후에 힘든거는 시차적응일 뿐란다. 다른 온도에서 다른 느낌, 다른 분위기속, 다른 시공간 속에서 살다가 다시 원래의 이 곳으로 돌아왔는데 적응하기 쉽겠니? 그래도 자네가 말했잖아. 시간이 지나니까 적응이 된다고.. 그냥 지금 자넨 시차적응하고 있는 중인거야. 그게 힘들거 아는데 그래도 자연스럽게 시간이 해결해줄거니까. 걱정말고!" 라고 경비아저씨가 말하였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얘기를 빼먹었네. 자네가 말한듯이, 사랑을 하면 미묘하게라도 서로의 생각에 변화를 끼치게 되지. 사랑을 통해서 그 사람과 많은 생각을 나누다보면 자네는 이전의 '자네'가 아니었을거야."
라고 경비아저씨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고 답했다.
그는 주위에 별없이 홀로 떠있는 그믐달을 바라보다 눈물 한방울을 흘리며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자네, 슬픈가? 슬프겠지...슬플거야 사랑에 젖는건 한순간이지만 마르는데는 조금 오래 걸리지. 아직은 자네의 마음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라 그 사랑이 마르기 힘들꺼야. 하지만 자네에게도 다시 따뜻한 햇살이 찾아오겠지. 안그러냐? 허허."라고 경비아저씨가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시간이 1시간이나 지나버렸구나, 마지막으로 짠하고 나서 나는 다시 순찰하러 가야겠다. 또 다른 곳에서 자네같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니?" 라고 말한뒤 둘은 서로 술잔에 술을 따라준 뒤 술잔을 들어 올렸다. 밤하늘에 외롭게 애처로이 떠있던 그믐달이 어느샌가 술잔위에 떠있었다.
"짠"하는 소리와 함께 둘은 서로 건배를 한뒤 경비아저씨는 힘내라고 그의 어깨를 툭툭 두번 쳐준뒤 다시 후레쉬를 들고 순찰을 떠났다.
그러나 그는 그믐달도, 술도 비어버린 술잔을 계속 그의 작은 입술에 갖다대기만 하며 멍하니 하늘만 바라다 보았다.
어쩌면 지금 진짜로 비어버린 것은 술잔에 채워진 술도 그믐달도 아니라 '그'의 마음이었나보다.
시차적응 (사랑 그 이후의 과정)
"나는 인연은 믿지만 운명을 믿지않을거야. 인연은 너무 아무렇지않게 찾아왔는데 내가 그녀에게 운명적인 사람이 되냐는 내가 하기에 달려있었어."
라고 운동장에서 작은 목소리로 이상한 말을 하며 홀로 의자에 걸터앉아 술을 마시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이상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고
근처에 가기 싫어서 그냥 눈길을 한번주고는 운동장을 계속 돌 뿐이었다.
그러던중
갑자기
또각또각,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거기, 학생 왜 이런 밤에 여기서 술을 마시고 있나?"
경비아저씨가 말을 건넸다.
그는 듣지도 않은채, 아니 정확히는 못들은 척하며 그냥 술잔만 입에 갖다댈 뿐이었다.
그러고는 경비아저씨는
"이상한 사람이네.."라고 말을 하며 다시 순찰을 돌기 시작했다.
한 30분이 지났을까?
저 멀리서 반짝이는 후레쉬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경비아저씨는 다시 그에게 다가가,
"학생, 무슨 일 있으면 뭐든 얘기 해봐. 고민 많아보이는데 그렇게 혼자 고민품지말고. 오랜만에 젊은이랑 술친구해보고 싶구먼.."
라고 말을 건넸다.
혼자 이상한 말만 되뇌이던 그도 속으로는 외로웠었는지,
"그럼...
제 고민 좀 들어주세요"
라고 말했다.
경비아저씨는 손에 쥐고 있던 후레쉬를 의자에 내려놓고는 그의 옆에 앉았다.
"뭐든 다 말해봐. 그 전에 술이나 한잔 따르주게."
술을 천천히 따르면서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도 그가 무슨 고민이기에 뭐 이상한 저런 말을 하는지 궁금해서 걸음을 멈추고 스트레칭하는 척하면서 얘기를 조금씩 엿듣기 시작했다.
"아저씨, 저 오늘 헤어졌어요...
서로 사랑하다가 그 사람이 아무 이유없이 다른 사람에게 떠나가버렸어요.. 그래서 저도 너무 그 여자한테 화가나서 혼자서 욕도해보고 잠도 진탕 자보고 친구랑 술마시면서 풀려고 여러 별짓을 다해봤는데 계속 잊혀지지가 않아요.
제 머리가 아무리 욕을 하고 빨리 잊어버리라고 얘기를 하는데 제 마음은 둔하기만 해서 아직 잊지 못했는지 걔를 아직 좋아하고 사랑하는거 같아요.
저... 어떻게 해야될까요?"
라고 물었다.
경비아저씨는 한 1~2분정도 추억에 잠기신듯 밤하늘에 홀로 떠있는 그믐달만 멍하니 바라보더니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음...
나도 그런적 있지. 한 여자를 열렬히 좋아하고 사랑했었는데, 그 여자는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적..."
라고 말을 하시고는 술을 한잔 들이키셨다.
그러고는 뜬금없이,
"자네, 혹시 혼자 여행갔다 와본적 있나?"라고 물으셨다.
그는 망설임없이
"네, 당연하죠. 그런데 그건 왜 물으세요..? 저는 그게 궁금한게아닌데..."라고 답했다.
경비아저씨는 비어버린 술잔을 채우더니
"내가 자네의 질문에 답하기전에, 내 질문에 먼저 답해주려무나. 그래, 혼자 여행을 갔다온적이 있다고...
그럼 여행가기전에 마음속 감정이 어땠나?"
라고 되물었다.
그는 애처로이 떠있는 그믐달을 황홀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너무 설레였어요. 저곳은 내가 살던 곳이랑 얼마나 다를지, 어떤 문화가 존재하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그냥... 진짜 그냥 설렜였었죠."
라고 말했다.
"그럼 여행을 막상 가니까 어땠었나? 자네가 설레던 그대로였어?"라고 다시 경비아저씨가 물었다.
"아뇨.. 설레기도 하고 그 문화에 취해 그냥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었는데, 막상 낯선 곳이라 두렵기도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느낌도 들고 제 계획대로 된 것이 거의 없어서 엄청 화나기도 했었죠..."라고 그는 답했다.
경비아저씨가,
"그후에 여행을 갔다와서는?
다시 평소로 돌아왔을때는 어땠나?"라고 또 질문을 하였다.
"음.. 일단 시차적응한다고 너무 고생했고 그쪽이랑 기온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기때문에 물갈이도 하고 고생 좀 했죠...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쉬니까 없어지더라구요."
라고 그는 답했다.
"갔다오고나서 그 여행은 자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가?", 라고 경비아저씨는 답은 하지않은채 질문만 또 하였다.
"여행이라...
여행을 통해서 제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그들과 문화를 교류하고 생각을 나누다보니
참...
여행전의 '저'와 여행후의 '저'는 미묘하게나마 달라져있었던 것 같아요.", 라고 그는 답했다.
그러다 갑자기
"아 그런데 제발 제 질문에 답좀 해주세요. 언제까지 질문만 하실꺼에요?"라고 그가 조금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니 대답속에 답이 있어."
라고 경비아저씨가 말한뒤 한잔 들이키셨다.
"네?" 시종일관 표정이 없었던 그가 처음으로 놀란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했다.
"자네가 말한대로 여행할때 처음엔 그냥 여행간다는 그 생각에 막상 설레기만 했는데 그곳에 가서는 평소에 느꼈던 곳과는 다른 온도와 다른 분위기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혹은 자네 계획대로 되지않아서 화나기도 또 뭔가 새로운걸 하기에는 두렵기도 했을거야. 사랑도 마찬가지란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막상 설레지. 그러다가 그 사람과 사귀면 혼자서는 느끼지 못했던 체온과 그 분위기에 정말 좋다가도 자네가 하고 싶은걸 같이 안해주면 화가 나기도 하고 또 뭔가를 할때 얘가 싫어하면 어쩌나? 하며 두렵기도 하고... 그런거야."
"사랑은 다른 시공간을 여행하는거지"
라고 경비아저씨가 말했다.
그는
"아..."라는 탄식과 함께 생각에 빠진듯 땅만 바라보았다.
"이별하고난후에 힘든거는 시차적응일 뿐란다. 다른 온도에서 다른 느낌, 다른 분위기속, 다른 시공간 속에서 살다가 다시 원래의 이 곳으로 돌아왔는데 적응하기 쉽겠니? 그래도 자네가 말했잖아. 시간이 지나니까 적응이 된다고.. 그냥 지금 자넨 시차적응하고 있는 중인거야. 그게 힘들거 아는데 그래도 자연스럽게 시간이 해결해줄거니까. 걱정말고!"
라고 경비아저씨가 말하였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얘기를 빼먹었네. 자네가 말한듯이, 사랑을 하면 미묘하게라도 서로의 생각에 변화를 끼치게 되지. 사랑을 통해서 그 사람과 많은 생각을 나누다보면 자네는 이전의 '자네'가 아니었을거야."
라고 경비아저씨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고 답했다.
그는 주위에 별없이 홀로 떠있는 그믐달을 바라보다 눈물 한방울을 흘리며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자네, 슬픈가?
슬프겠지...슬플거야
사랑에 젖는건 한순간이지만 마르는데는 조금 오래 걸리지. 아직은 자네의 마음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라 그 사랑이 마르기 힘들꺼야. 하지만 자네에게도 다시 따뜻한 햇살이 찾아오겠지. 안그러냐? 허허."라고 경비아저씨가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시간이 1시간이나 지나버렸구나, 마지막으로 짠하고 나서 나는 다시 순찰하러 가야겠다. 또 다른 곳에서 자네같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니?"
라고 말한뒤 둘은 서로 술잔에 술을 따라준 뒤 술잔을 들어 올렸다. 밤하늘에 외롭게 애처로이 떠있던 그믐달이 어느샌가 술잔위에 떠있었다.
"짠"하는 소리와 함께 둘은 서로 건배를 한뒤 경비아저씨는 힘내라고 그의 어깨를 툭툭 두번 쳐준뒤 다시 후레쉬를 들고 순찰을 떠났다.
그러나 그는 그믐달도, 술도 비어버린 술잔을 계속 그의 작은 입술에 갖다대기만 하며 멍하니 하늘만 바라다 보았다.
어쩌면 지금 진짜로 비어버린 것은 술잔에 채워진 술도 그믐달도 아니라 '그'의 마음이었나보다.
<시차적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