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생각하시는분들께..

이엔2016.07.23
조회2,247

2010년. 결혼5년차에 이혼을 한 30대후반 남자입니다.

 

2010년 이전에는 가끔 이곳에 들어와 다른이들의 삶을 엿보곤 했는데 

이혼후에 처음으로 로그인을 한것 같네요.

저만 그런지 모르지만 술많이 먹은 다음날은 새벽에 일찍 깨더라고요.

잠에서 깬이후 폰으로 이곳 저곳 기웃거리던중 판 글이 몇개 보이길래 읽다보니

몇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마침 어젯밤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술이 과했는지 평소에는 입밖에 꺼내지도 않았던

이혼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가 오고간것이 있어서

혹시라도 이혼을 결심하신 분들이 이 글을 보신후 도움(?)이 되실까 하고 용기내서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두서없이 .. 쓸데없이 내용이 길더라도 이해해주세요. 글솜씨가 그닥이라

 

(최대한 담백하게, 객관적으로 글을 쓰리라 맘을 먹었지만 ..

제 경험과 주변상황들이 들어가는 만큼 혹히 지극히 주관적인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해주십쇼.)

 

 

판에 올라오는 글중 시댁,처가 식구들과의 트러블.. 거기에서 오는 부부간의 갈등의 글을 참 많이 봅니다.  내편이 되주어야 할 사람이 그러지 아니할때 오는 실망감. 그에 따른 대처방안 ..

단순 사귀는것이였다면 헤어지면 그만일진데 이혼남 이혼녀라는 낙인에 옵션으로 아이들 부양까지..

 

결혼생활이 당사자들이 서로 사랑한다해서 할수 있는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지요.

집안과 집안이 만나고 .. 시댁과 처가가 생기고 .. 수십년간 살아온 자신의 방식과는 다른 사람들과

때론 싸우고, 때론 양보하고, 때론 모른척하며 또다시 수십년을 살아야 하는게 결혼임을

이분들도 .. 또 저역시도 몰랐습니다. 

 

 

이혼 결심이후 법원에 서류 준비해가서 도장찍고 판사의 확인을 받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경험을 한다는 자체가 유쾌한 느낌은 아닙니다.  솔직히 이혼과정조차 귀찮았어요 .

 

시간내서 법원이 지정해주는 날 .. 회사원이라면 낮에 눈치보고 연차내고 ..

다신 쳐다보고 싶지도 않는 원수같은 상대 배우자와 나란히 법원 대기실에 앉아서

다시한번 생각해보라는 모성애 부성애 가득한 20분짜리 비디오를 보는 자체가 저는

거북했습니다.

 

더구나 같은 공간에 이혼을 하겠다고 온 커플(?)들이 서로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그 공간을

세월이 지난 지금 생각해봐도 유쾌하지는 않네요 .

근데 3개월인가? 유예기간을 주면서 나중에 그짓을 또 한번 해야하지요.

제가 기억력이 나름 좋은편인데 ,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지 좀 가물가물하네요 .

뭐 암튼 결론은 .. 이혼 과정에서의 법원에 대한 기억은 한마디로 불편했습니다.

하물며 합의이혼이 아닌 소송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였다면.. 에휴

 

 

이혼을 하는 이유들 정말 많지요 .

위에 언급한것 이외에 성격차이 , 육아 , 가정폭력 , 외도 , 경제사정 등등등

시간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저같은 경우 이혼의 가장큰 배경은 가정생활과 경제사정이었습니다.

 

조그만 회사를 다니다가 만난 전처.. 갑작스레 들어선 아이때문에 부랴부랴 식도 못올리고

양가 합의후 저희집에 들어와서 저와 어머니 , 전처가 살게된것으로 결혼생활이 시작되었네요.

많이 버는 직장도 아니였는데 그나마 장점은 하루야간 일하고 하루 쉬고 또 야간일하는

좀 특수한 직장인지라 .. 모아둔돈 다 털어서 조그만 가게을 차리고 투잡을 하게 되었죠.

전처는 아이낳고 살림에 전념하고 전 이틀에 한번꼴로 집에 들어가는 생활을 2년간 했었고

경제적으로 문제없이 생활 했는데 , 가게를 같이 운영했던 동업자의 부채때문에 한순간에

가게문을 닫게 되어 다시 회사생활만 쭉 하게되어 한달벌이가 또 반토막나는  상황이

오게 되었습니다.

 

그때 들어선 둘째 아기 ..

 

둘째낳고 1년이 채 안된 상황에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나서 .. 전처도 한 손 거든다며

회사 경리로 취직을 했고 저역시 제대로된 직장을 구하기로 마음먹으며 구직활동을 하며

알바로 노가다를 하며 보내던 어느날 .. 일을 하다 사다리에서 떨어져 허리를 다쳐서

반년정도를 저는 쉬게 되고 전처가 벌어오는 작은 월급으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서 살림을 서로 공동으로 했어야 했는데 ..

저는 그리 하지 못했어요 .

결혼생활동안 끈김없이 일을하고 사업을 하면서 경제생활을 했으니 , 온전히 살림은

전처의 몫이라 여긴 제 잘못이지요 .

더구나 맞벌이가 된 상황에서조차 육아는 시어머니가 , 살림은 전처가 도맡아서 했고

제 역활은 돈을 벌어다 주는것이라 여겼지요 .

그 상황에 다쳐서 일을 못하는 상황이니 .. 전처의 스트레스.. 이해 못하는거 아닙니다.

 

하지만 사건은 반년후 제가 직장을 다시 잡고 첫 출근하던날  시작되었습니다 .

아주 사소한 말싸움이였는데 , 그간 서로 참아왔던 스트레스가 폭팔하게 된겁니다.

전처는 짐을싸서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갔고 , 저 역시 그것을 방관했죠.

며칠후 처가에서 장모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알게되었습니다.

"돈도 못벌어다주는 무능한 남편이 집안일도 안도와준다. 저런 남자와 못산다.."

이혼 하라더군요 .. ㅎㅎ

"네 알겠습니다" 하고 내려왔습니다.

 

당시엔 진짜 화가 많이 났지요. 그간 벌어다 준건? 반년 일 못한거 때문에 ?

제 생각만 앞섰어요 .

 

더 쓰면 너무 제 주관적인 내용만 나올거 같아서 이혼의 배경은 여기까지만..

 

 

정말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제부터입니다.

이혼 그후.

 

제 타이틀은 좋게 말하면 돌싱이지요. 보편적으로 말하면 "이혼남" 이구요.

주변에 생각보다 돌싱들 많습디다.

각자의 사연도 들어보고 제 사연도 이야기 하면서 ..

이게 또 갔다온 사람들끼리 통하는게 있는듯 한 ㅎㅎ

 

근데요.

 

제 성격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전 쪽팔립니다.

어디가서 숨기는건 아닌데 .. 왠지 갔다왔다고 말한후에 괜히 말했나 싶기도 할때가 있어요.

돌싱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한가지는 거의 일치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남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

 

예전과 달리 이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세대라고 하지만 ..

요즘은 뭐 그게 흉도 아닌데 뭘~ 이라고 말들 하지만

 

' 그래도 뭔가 문제가 있으니 이혼한거 자나~ '

 

라는 시선이 보입니다.

 

이혼남, 이혼녀 라는 타이틀은 도장찍은후 평생가는것..

 

 

솔직히 장점도 있긴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당시 다니던 직장에서 잘 풀린 케이스로 결국 지금 독립법인 차려서

잘 벌고 있고요 .. 또 번만큼 써도 부담이 없어서 취미생활이 많아졌고 모임도 많이 합니다.

집에 늦게들어간다고 구박하는 사람 없고 .. 사회생활하는데 금전적으로 풍요(?)로우니

제법 통 큰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하죠.

 

싱글때의 프리함을 다시 느끼는것의 전제는 그만큼 벌이가 있어야 한다는것 ..

 

그렇지 않으면 초라해보이는 사람 .. 생각보다 많습니다.

 

 

전 재혼은 절대 안할겁니다.

세상엔 절대라는것은 없다고 말하는 지인들 많아요 .

이혼이후 아직까지 그 부분은 흔들림 없고요 ..

아 그래도 수정 해야겠네요 .

 

전 재혼은 왠만하면 안할 생각입니다.

이혼을 안했으면 모를까, 도장찍은 이상 그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연애는 몇번 해봤습니다.

전부다 돌싱들이였고요 .. 모임에서 만난 인연들이 그렇게 발전했는데

그냥 그래요 . 왜 이혼을 했는지 알고 만나지만 역시 비슷한 이유로 더 쉽게 헤어지게 되네요

 

돌싱들끼리 .. 혹은 미혼과 돌싱이 만나서 결혼생활 잘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 이혼을 생각하고 지금의 배우자보다는 낳은 사람 만나야지 하고 이혼을 결심하신다면

뜯어말리고 싶습니다.

한번이 어렵지.. 두번 세번의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가족들에게 .. 아이가 있다면 아이들에게도 상처로 남지요.

저희 첫째아이가 지난 봄에 전화가 왔습니다. 

학교에서 글짓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고 자랑하더군요.

그 주제가 "부모님의 사랑" 이랍니다.

 

밤새 울었어요 . 부모들의 행동으로 인해 내 새끼들이 받을 고통을 생각하면

미칠것 같았습니다.

엄마따로 아빠따로 .. 누군가가 만약 재혼한다면 새엄마 새아빠 .

그에 따른 새할머니 새할아버지 .

새언니 새오빠 ..

 

절대 이혼 쉽게 생각하지 마세요 .

혼자서 잘키울수 있다? 새끼들한테 못할짓입니다.

 

지금 이글을 읽는 분들이 결혼을 앞둔 분들일수도 .. 결혼생활을 하시는 분일수도 ..

이혼을 하신분들일수도 .. 혹은 재가를 하신분들일수도 있을겁니다 .

 

개개인마다 생각이 틀리고 , 상황도 틀리기에 제 말씀들이 공감이 안되고

니 이야기일뿐이다 하실겁니다.

 

그래도 .. 이 말씀만은 꼭 하고 싶네요.

 

이혼은 결혼을 한 사람들의 책임회피도구이다.

 

상대방이 죽을죄를 지었건 본인이 죽고싶을만큼 힘들건 ..

본인에게는 지울수 없는 문신이..  가족들에게는 지울수 없는 상처가 됩니다.

결혼을 선택한것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끝까지 노력해보시길.. 경험자로써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글 쓰고 나니 대체 이놈이 무슨 이야기가 하고싶은건지 .. 정리도 안되고 두서도 없이 길기만 하네요.. 죄송합니다 . 

그리고 악의적인 댓글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생각이 다른거지 틀린게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