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깊은빡침] 친할머니는 늘 이랬나 봅니다.

아이고201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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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드디어 할머니께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씻기 싫다고 안 씻고 옷도 안갈아 입고 가셨습니다.....아이곸ㅋㅋㅋㅋ>

물론 순탄하게 집으로 간건 아니셨지만, 할머니를 모셔간것이 큰집 부부라는 것에 무척이나 감사드렸죠.<같이 청소하자고 나도 데리고 갈려는걸 아빠가 막음>

 

아침 7시부터 침대분리에 짐싸기에, 밥을 먹고 큰아빠와 아빠가 짐을 다 나르고, 할머니가 병원에 가심이 9시 30분...저희집 사람들은 다 자유를 얻었죠 ㅋㅋㅋㅋ

 

어제 우리가족 5명은 각자 나가서 자신들만에 시간을 보냈답니다.

한달동안 밖깥 출입을 할머니와 함께했던 엄마는, 엄마를 좋아해주시는 분들과 중복을 지냈고,

저와 언니와 동생은 친구들과...아부지는 일을 가셨죠 ㅋㅋㅋㅋㅋ

 

그리고 밤이 되어 엄마가 돌아왔습니다. 저희는 다들 10시전에 온 터인지라, 엄마를 기다렸구요.

엄마가 잘모셨다는 말과 함께 마지막까지 대박이였다고 했습니다.

 

엄마 : 잘 도착했냐고 전화드렸더니, 큰집 사람들은 청소하고,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있다고 하더라. 그리고 하는 말이 왜 노란이불은 자기에게 왜 안줬냐고 하더라.

 

할머니가 침대에 깔고 주무셨던 저희집이불을...자기한테 안줬다고 엄마에게 뭐라 따지셨답니다.

게다가 제가 염두했던 일이 지난번 글에 할머니께서 화장품을 노리고 계신다고 했죠?

 

알고보니 제가 외출하거나, 가족들이 거실에 없으면 저희집에<제가 미용을 배워서..

메이크업 박스와 각종 화장품들을 다 자기 얼굴에 발라봤담니다. 그리고 나서 따가워 죽겠다면서 알로에 화장품을 한통가져가셨네요...<심지어 세수도 안하시고 알로에를 바르셨답니다.ㅋㅋㅋㅋ

심지어 엄마가 보는 앞에서 그러셨답니다 ㅋㅋ

내 2만원짜리 미백로션을 얼굴과 팔다리에 바르시곤 따갑다며, 피부과가야되는거 아니냐고 하셨습니다ㅓ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반통을 다 썻어....하....몇일전에 산건데...

 

엄마입장에서는 잘 먹이고 잘 보내드렸는데, 전화를 해서 나 죽겠다. 나 어떻게 사냐.

보약해달라는 전화를 어제 3통을 받으셨답니다.

......아휴....진짜 죽겠다.

 

그 말을 듣고 저희 3남매는 답답해 했지만 엄마가 한마디 하셨습니다.

 

엄마 : 그래도 나는 할말이 생긴거야. 난 할머니가 제일 아플때 모셨고, 제일 할머니가 빛나고, 이쁘게 꾸며드렸어. 할머니가 뒷말을 하시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다 알고, 할머니 자체도 며느리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꺼야.

 

자기 딸도 안시켜준 목욕을 저희 엄마가 해드렸고, 할머니가 좋아하는 음식도 모르는 가족들을 대신해 엄마가 요리를 하고, 늘 질문하고 노력한거에 엄마는 보람을 느낀다고 햇습니다.

 

....솔직히 더욱 많은 일이 있었고, 더한 경우를 이번 한달 조금 넘는 시간에 많은 걸 경험했네요.

노인의 뻔뻔스러움과 능글스러움. 타인에 대한 태도등을 배운것 같네요.

 

타인에게 전화를 할때면 전신마비가 되는 할머니는 힘들어 죽겠다만 했지,

우리 애들이 고생해.

 

라는 말을 단 한번도. 가시는 그 순간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순간 생각하게 된것은.

아 나도 저렇게 늙으면 안돼지와.

엄마가 늙으면 내가 봉양하고 싶다 였습니다.

 

아빠는 할머니와 같으니 엄마를 또 지지고 볶고를 할꺼고,

엄마는 지레 지쳐버릴것 같네요.

그리고 새벽 2시까지 저희 4명은 눈물을 쏟으며 대화를 했고, 마지막 우리가족 아버지의 등장ㅋㅋ

 

사실 아빠와는 아침에 출근하기 전까지 저와 싸웠습니다.

뭐 솔직히 말하면 아빠가 저한테 일방적인 짜증을 냈죠.(새벽 3시에 술쳐마시고 들어와선 6시에 깼다고 나한테 ㅈㄹ...)

 

그래놓고는 저한테 수고했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나 수고했어! 내가 아빠 엄마라서 말을 많이 아꼈어!!!

 

아빠는 그때 아셨죠 ㅋㅋㅋㅋㅋ

할머니가 저에게 야이 새끼야 라고 부른것을ㅋㅋㅋㅋㅋㅋ

아빠도 저한테 할말이 많았답니다.

할머니가 뭐만 할려고 하면 안됀다고 하지말라고 하는것이 거슬렸다고 하네요..

 

........심장이랑 폐에 물이차서 다른약 먹으면 안됀다고 하는게 거슬렸데요.

.....수구리거나 허리를 뒤틀면 안돼는데 그거 말했다고 거슬렸데요.

.......침대에서 각질 떼지 말라는게 거슬렸데요...

 

............목구멍까지 욕이 올라오는걸 겨우막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한마디씩 했습니다.

 

우리집인것 같다고.

눈치 안봐서 좋다고.

음식 이제 막해도 된다고.

엄마에게 수고했다고...

 

사람이 움직이면 빤히 쳐다보던 할머니.

사람만 보면 한숨쉬면서 죽겠다던 할머니.

한번먹은 음식은 안먹고, 자기가 먹다가 매우면 식탁에 음식을 뱉곤, 양념 가득 묻은 밥을 내 그릇에 주던 할머니.

엄마가 요리를 하면 덥다고 소리를 지르던 할머니.

끝까지 수고했다고 고생했다고 말하지 않던 할머니.

집으로 내려가기 3시간전, 가방에있던 금반지와 틀니를 챙기곤,

집에있던 양발 5켤레, 스킨 로션 2통. 엄마에게 사달라던 새옷 4벌.

더블침대, 베게, 이불 3개, 치약 칫솔 3개씩 초코우유 5개를 말도 안하고 주섬주섬 챙기던.....

....말하면 새걸로 드리는건데 물건 훔치는거 마냥. 모르는 것 마냥

 

이거 내꺼니?

가져가도 되지?

이건 뭐냐? 나 써도되?

 

......할머니가 지난 한달간 사용했던 물건들이 아닌 전부 새거를 달라는 말에도 드렸는데

어쩜 마지막까찌 뻔뻔하시더라구요.

 

엄마는 이제 명절이나 할머니 생신에 안내려가신다네요.

큰집하고도 인연을 끊는다고 하셨고 제사도 안한다고 하시네요.

물론 생전에 엄마에게 잘해주셨던 할아버지 제사는 따로 하신다고 하네요.

<막내 며느리를 유독 챙기셧음(외출하는 날엔 엄마를 위해 쥐포나 간식을 사오셨다고 함)

<그리고 남동생 태몽에 나오셔서 제사잘지내면 아이하나 더 주시겠다고 하셧다함 ㅋㅋㅋ

 

그리고 울먹이면서 대화하던 엄마를 아빠가 밖으로 나감으로 어제의..오늘 새벽의 일은 끝이 났네요.

어떤 식으로 마무리가 되었는진 몰라도 할머니를 보고 싶진 않네요...

사실 이번에 마지막 여행이라며 할머니를 모시고 제주도를 큰집 고모집 저희집이 가기로 했는데

............진심으로 가기 싫네요.

제발 파토내라...가기 싫다고 말해라....

할머니 이번만 저를 도와줬으면 하네요.<틀니 돈 안주니까 제주도 안간다고 했었음

 

 

아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하나 배운건 있네요.

빈말이라도 괜찮다는 말을 잘 하자. 남을 위해서. 또 나를 위해서...

 

 

마지막까지 할머니가 제 뒤통수를 칠지 안칠지는 모르지만 일단 시야에서 없어진것에 감사드리네요.

할머니가 있음에 생겼던 불면증이 빨리 없어지길 기도하며 저는 여기서 사라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