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에 울 오빠가 장가를 감
그리고 새언니가 생김
보통 새언니가 사이다면 싫어지는 경우가 많다는데
나는 우리 새언니덕에 새삶을 살고 있어유ㅋㅋㅋㅋ
지금부터 저의 제 2의 인생을 만들어준 새언니 썰을 좀 풀까합니다
글재주가 없어 재미없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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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소위 헬게이트임ㅋㅋㅋㅋㅋ
우리 엄빠지만 가부장 사상에 찌들이어있음
밥 먹을때도 오빠랑 아빠만 큰 상에 고기 생선 산적
나랑 엄마는 부엌에서 나물무침에 오빠아빠 먹고 남은거
내가 올해 22살인데 새언니가 첫 설에 오기 전까지 따뜻하고 새뽀얀 흰쌀밥을 먹어본 적이 거의 없는 거 같음
꼭 밥 남아도 새로 밥해서 오빠아빠주고 나랑 엄마는 식은밥..
엄마가 너무 당연하게 그렇게 하니까
나도 별로 이상하게 느끼지도 않았던 거 같음
그냥 우리집이 좀 가뷰장적이고 유별나네? 정도 ㅋㅋ
이래서 착취당하며 사는 사람들은 금새 익숙해져서 착취인지도 모른다고 하나봄ㅋㅋㅋㅋㅋ
각설하고
오빠가 작년 겨울에 결혼을 함
이 날을 기점으로 나에게 오빠는 오빠ㅅㄲ에서 오라버님으로 탈바꿈함
평생 엄마의 미칠듯한 과보호 아래에서 나를 지 노예처럼 부리던 ㅅㄲ가
여자 하나 잘 만나서 사람됨ㅇㅇ 진짜 ㅇㅇㅇㅇ
언젠가부터 수상하긴 했음ㅇㅇ
평소엔 내가 헌밥을 먹든 설거지를 산만큼하든 쥐뿔도 나몰라라하던 ㅅㄲ가
갑자기 집에와서 우리 상에 자기 몫 고기 있는거 덜어서 놔주고 (오빠가 그러니까 아무도 암말안함ㅋㅋㅋㅋ)
제사라 설거지 밀렸을때 엄마가 나보고하라고하고 나갔는데 엄마 나가니까 옆에 와서 거들어도 줬음ㅇㅇ
이게 생각해보면 다 새언니랑 연애하면서부터임ㅇㅇㅇ
자꾸 말이 새는데
이제 진짜 언니 썰을 풀겠음 ㅠㅜㅠㅠ
1. 올해 설, 그러니까 결혼 후 첫 명절
새언니가 인사 와서 밥상을 차렸는데 첫 설이라 다들 큰상에 같이 먹음
새언니도 첫손님이라 갓 한 밥
내 밥이랑 엄마밥만 누렇게 달라붙어서 떨어지지도 않는 밥
그걸 빤히 보더니
오빠를 흘깃 쳐다보고는 내 밥그릇과 오빠 밥그릇을 번갈아보면서 눈만 깜빡
오빠놈 언니랑 눈이 딱 마주치더니 상황 판단 1초만에 하고는
"엄마랑 얘 밥이 이게 뭐야! 남은 밥 있었어? 그런거면 나주지~ 여자는 식은밥 먹는거 아냐!"
하며 호들갑ㅋㅋㅋㅋㅋ
진짜 핵소름이었음ㅋㅋㅋㅋㅋ 언제부터 지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지도 않아ㅋㅋㅋㅋ
그러면서 지밥이랑 내 밥이랑 바꾸는데
엄마가 그거보더니 얘가 왜이러냐시곤 오빠 밥 새로 퍼다주심
ㅋㅋㅋㅋㅋㅋㅋ진짜 웃겼음
여기서 진짜 대단하다고 느꼈던 건 어떤 말 한마디 없이 눈빛만으로도 의사를 전하고 오빠를 바로 움직이게 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언니가 갖고 있다는 것이었음ㅋㅋㅋㅋ
심지어 혹시나 엄마가 설거지라도 시킬까봐 밥 먹었으니 소화시킬겸 오늘은 자기가 설거지하고싶다고 설레발까지 치고 지가 함ㅋㅋㅋㅋ
저 ㅂㅅ은 뭐지 싶었지만 덕분에 난 놀았으니 꿀
2. 얼마 후 오빠부부가 신혼집 집들이를 한다며 우리 부모님이랑 나를 초대함
갔는데 한상 가득이었음
나름대로 맛있었고 또 그 정성에 놀라고 있는데
"국이 짜다 아가야.. 이 전은 너무 부쳤네.. 불고기 이거 어디꺼냐? 국산 먹어야지 외국산은 질겨서-"
엄마가 잔소리스킬을 시전하심
우리엄마 맨날 저럼ㅋㅋㅋ 나보고 반찬 밥 시켜놓고도 밥이 되니 지니 반찬이 짜니 쓰니 사람 미칠정도로 밥 먹는 내내 저러시는게 버릇임
그말 듣더니 새언니가 방싯 웃으면서
"그쵸그쵸? 봐봐요 제 말이 맞잖아요 여보! 제가 아까 국 짜다고 전도 태우지 말라고 했는데 - 이이가 이렇게 입맛이 유별나요. 아.. 그런데 이이가 어머니 밥 먹고 자랐는데 정작 어머니랑은 제가 입맛이 맞네요. 에잇 내가 어머니 딸해야겠다!"
진짜 해맑게 딱 이럼
우리엄마 급당황
그 귀한 아들이 한 요리에 책을 잡은 것이며 며느리 입맛을 뒷받침 해주기까지 한게 됨
그 듀ㅣ로 또 말실수 할까봐 입 다물고 식사만 하심ㅋㅋㅋㅋㅋㅋ
우리엄마가 남 요리한거 먹을때 저렇게 입다물고 먹는거 처음봄ㅋㅋㅋㅋ 진짜 난.생.처.음.
그러고 집에와서 또 내 반찬에 트집잡길래
"오빠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엄마랑만 입맛이 다르네~ 새언니한테 가서 요리배워야겠다~"
했더니 다시 말이 쏙..
ㅋㅋㅋㅋㅋ 또 덕분에 편함이 +1 됨
3. 오빠부부가 우리집에 온 날
오빠가 잠시 외출한 틈을 타서(이것도 새언니 멀미한다모 약사러 간거ㅋㅋ) 엄마가 새언니를 맞은편에 앉아보라더니 혼내기 시작함
"시부모한테 문안인사 꼬박꼬박 드리고 시댁에도 자주 오고 해야지 안그러면 가정교육 못받았다고 네 부모가 욕먹는다"
하시는 거임
새언니 잠시 빤히 엄말 보더니
또 특유의 생긋한 웃음을 지음
"에이. 저희 엄마는 당신이 욕먹어도 좋으니 제 몸, 마음 편한것만 생각하라고 누누이 가르치셨어요. 시집오기전에 제일 많이 들은 말이 '니가 어디가서 처신을 잘하고 다녀서 내 얼굴에 금칠 해주는게 효도가 아니다. 니가 행복한게 진짜 효도다.'하셨는걸요- 이해해주실거에요."
약간 철없는 부잣집 아가씨?
그렇지만 밉지않고 싱그러움이 넘쳐흐르는?
울엄마 급당황ㅋㅋㅋㅋ
너무 천진하게 나긋나긋한 말투로 저러니까 반박하기가 되게쉽지않음ㅋㅋㅋ
그후 몇가지 잔소리 스킬을 시전했지만
당장 확인 못하는 거 (밥은 니가 해라 남편시키지말고) 이런거엔 그냥 네네- 하고 치움ㅋㅋㅋㅋ
뉴가봐도 진심아님 10000퍼ㅋㅋㅋ
그리고 오빠 들어오고 아무일 없었다는듯 천연덕스럽게 잘 놀다가심ㅇㅇ
4.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임.
나는 통금이 10시임
ㅋㅋㅋㅋㅋ대학생인뎅
(그나마도 9시였던거 대학생되고 한시간 늘려줌)
외박절대안됨
mt도 못감
한번씩 친구들이 클럽가자고하거나
파자마파티라도 하자도하면 진짜 너무 속상함
통금 어기면 아빠가 난리남
엄마처럼 잔소리 무한루프를 하는게 아니고 아주 소리치며 으름장을 놓으심
그래서 꼭지킴..
얼마전에 오빠부부가 우리집에 와있는데
어쩌다 통금 얘기가 나옴
그러자 새언니가 베시시 웃으며
"저도 통금 있었는데, 매일매일 어기고 늦게 들어가니까 어느순간 흐지부지 없어진거있죠- 젊음의 특권은 반항!!! 청춘만세-"
라며 꺄르르 말함
우리아빠 새언니한테 완전 약함
나한텐 완전 쎄면서..
처음 봤을때부터 새언니 마음에 든다고 하셨음
우리아빠가 뭐 첫눈에 마음에 든다고 하는거 처음봤던거같음
요즘애들처럼 되바라지지도 않았고
어른 무서운줄 모르고 방실방실 잘도 웃으며 얘기한다고
(칭찬임ㅋㅋㅋㅋ 안그래보이는거 알지만 우리아빠한텐 핵칭찬..ㅋㅋㅋㅋ)
우리아빠가 언니 말에 반박안하고 있고
오빠가 오히려 맞장구치면서 "역시 당신 멋지다" 이러고 있으니까
속에서 열불이 났는지 우리엄마가 끼어드심
"애 괜히 엄한 바람 넣지마라..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새언니 잠시 눈 깜빡하더니
"아 맞아요. 세상 험하죠 요즘 진짜 ㅜ ㅜ 이번에 아가씨 생일선물은 호신용 전기충격기같은거 사드려야겠다! 여보 어때요?"
"응 좋지 좋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22년간 알아온 내오빠 맞나 싶음ㅋㅋㅋㅋㅋㅋㅋ 저 호구등신은 누궄ㅋㅋㅋㅋㅋㅋㅋ
그치만 좋아보임ㅇㅇ진짜 정말ㅇ..
"나쁜 친구들하고 어울릴 수도 있고, 통금은 꼭 지켜야지."
아빠가 소신을 조금 부림
"에이 아버님- 아버님 밑에서 22년이나 배우고 자란 아가씬데, 그럴리가 없잖아요- 얼마나 현명하고 사리분별 확실하신데요- 진짜 만약에 혹시라도 나쁜 친구 사귀면? 제가 도시랃 싸들고 쫓아다니면서 말릴테니, 저만 믿어주세요."
이러면서 아빠 또 흠흠.. 하게 하고
나한테
"아가씨. 아가씨 나이가 얼마나 꽃답고 예쁜지 잘 모르죠? 그 때가 지나면 하고싶어도 못하는 것들이 많아요. 나중에 억울하면 나 자신한테 너무 미안하잖아요- 원래 엄마 아빠 잔소리는 반만 새겨듣고 반은 흘려듣고 해야 건강한 청춘인거에요 ㅎㅎㅎㅎ 그쵸 아버님?"
또 특유의 꺄르르
진짜 너무 해맑고 티없게 웃고 악의없이 천진난만하면서도 조근조근 차분하고 우아하게 말을해서
뭐 더 할말이 없어짐ㅋㅋㅋㅋ
엄마고 아빠고 이제 말로는 새언니 못이기는거 아시니까
"그래도 적당히 들어오고. 너무 늦으면 다시 통금 부활 할테니까."
라며 괜히 나한테 말함. 결론은 아빠가 백기를 드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22년의 투쟁이
22분도 안되서 끝날수 있었다니ㅋㅋㅋㅋㅋㅋㅋ
나한테도
"어머니 아버지 걱정하시는마음 당연한거니까, 우리 반항은 아가씨 생일 선물 받은 뒤부터하기로 약속해요
!! 내가 어마어마한 선물 준비할게요! 쇼핑이다 쇼핑 >< 여보 이건 생활비에서 써요 아니면 제 용돈인가요?"
"내 용돈으로 써- 내동생 생일이니까 ㅎㅎ 당신이 잘 골라주고- ㅎㅎㅎㄹ"
라며 다시 호구인증하는 오빠..ㅋㅋ
그렇게 대충 마무리 되니까
"낭만을 안주삼아 청춘을 위해 한잔해요. 으. 아가씨 보니까 너무 부럽다. 어머니 아버지, 다음 주말엔 우리도 청춘여행 가요!! 가평같은데 엠티어때요?"
라며 또 양보하고 좀 찜찜할 부모님 기분을 풀어드림
내가 새언니가 진짜 대단하다고 느끼는게 이거임
항상 새언니가 말하는대로 되고 새언니 뜻대로 되는데
오빠는 도리어 그게 좋아죽고
아빠도 진짜 은근히 마음 여리고 조르는 거 좋아하는건 처음 알았음ㅇ 되게 행복해하시고
엄마는 좀 아직 찜찜해하시고 잡으려고 하시는 거 있긴 한데, 밖에 나가면 며느리가 너무 똘똘해서 화나는데 밉지는 않다고 말하심
난 이미 언니으 빠슈닝
집에 사람 하나 잘 들이면 이렇게 좋다느 걸 알게 됨
ㅋㅋㅋㅋㅋ요즘 사이다 가족 글 많길래 저도 풀어봣어염
..재미없얶다면 미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