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려운 남편.. 제가 그렇게 어려운 걸 바라는 건가요?(댓글 부탁 드려요)
따뜻한말한마디2016.08.03
조회625
남편과 부부 싸움 후 울다가 너무 억울하고 마땅히 하소연 할 곳도 없어서 글을 씁니다. 남편과 같이 볼 거예요. 댓글 부탁 드려요.
결혼 3년차이고 9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어요. 맞벌이 부부인데 현재 저는 육아 휴직 중이고요.
아기가 최근 2주간 많이 아픈 상황입니다. 감기에서 시작해 구내염, 수족구에 걸리더니 끝내는 장염에 걸리고 말았어요. 소아과에서는 요즘 수족구가 유행이기도 하고 우리 아기처럼 장염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지사제 등 처방해준 약을 먹고 있지만 장염에 걸려서인지 자꾸 설사를 하고, 결국이는 엉덩이가 다 헐고 말았어요. 발진이 심해서 기저귀를 벗기고 시원하게 해줘도 크게 나아지질 않고요. 아기도 자꾸 설사를 할 때마다 엉덩이가 아파서인지 많이 울고 보채고 하더라고요.
오늘도 종일 많이 보채고 하다가, 이제 저녁이 되어서 씻기고 먹이고 재우려고 하는데 아기가 잘듯 말듯 하면서 안 자고 버티는 거예요. 그러더니 갑자기 울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졸려서 보챈다고 생각했는데 안아줘도 울고 내려도 울고 우유도 물도 거부하고 우는 거예요. 근데 그냥 우는 정도가 아니라 악을 지르면서 바닥을 굴러다니는, 자지러지는 상황이었어요. 원체 순한 아기여서 지금껏 그런 적이 별로 없었는데, 아기 키우면서 정말 역대급으로 울었다고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당연히 제일 먼저 생각 나는 사람은 남편이었고, 전화를 했습니다. 받지 않더군요. 아침에 출근할 때 오늘 야근이 있어서 늦을 거라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밤 9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고 그 시간에 전화를 못 받을만한 그리 급한 일은 없을텐데.. 왜 안받지 싶었지만 아기가 계속 보채는 바람에 달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기는 계속 구르며 울고, 저는 억지로 아기띠를 해 아기를 안고 땀을 뻘뻘 흘리다가 다시 10분 후 쯤 또 전화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신호가 가자 마자 끊어버리더라고요. 첫 통화는 전화 온지 몰랐나 보다 싶었는데, 두번째는 일부러 끊는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좀 나빠졌습니다.
아기를 달래다가 8분 후 정도 후? 다시 전화를 하니 역시 받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가까운 대학 병원 응급실에 혼자라도 가려고 했는데, 아기가 정말 경기를 일으키듯 울어서 그 상황에서는 당장 지갑도 눈에 안 보이고 바로 나갈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급한 마음에 119에 전화를 했습니다. 아기의 증상을 설명하니 전화 상으로는 정확히 알기가 힘들다며 아기가 계속해서 보챌 경우 응급실로 가라고 하더군요.
안 되겠다 싶어 응급실에 가려고 아기 옷을 갈아입히고 하는 동안, 약 30분 넘게 자지러지던 아기가 조금씩 진정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집안 곳곳을 아기띠를 맨 상태로 돌아다녔고, 아기는 다행히 잠시 후 잠이 들었습니다.
아기띠를 한 상태로 땀에 쩔어 쇼파에 털썩 주저 앉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정말 아기가 어디가 심각하게 아픈 건 아닌지, 이렇게 경기를 일으키다 무슨 일이라도 나는 건 아닌지, 그 30분 동안 너무 무섭고 두려웠거든요.
마음을 진정시키고 남편에게 네번째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제야 전화를 받더군요.
남편> 여보세요
나> 아기 아파서 계속 울고 설사 했어
남편> 지금 바로 갈게
나> 아니, 지금은 달래졌고 방금 재웠어
남편> 아, 그래 다행이다
나> 근데 자기는 전화를 왜 그리 안 받아? 내가 몇 번이나 전화한줄 알아?
남편> 회의중이었어 그렇게 급한 일이면 카톡을 보내지 왜 전화를 계속 해?
나> 급하니까 전화를 하지 그 상황에서 문자 쓸 정신이 있어?
남편> 카톡을 보냈으면 전화를 했을 텐데 그리 급한 일인줄 몰랐어 그냥 언제 오냐고 전화한 줄 알았어
<중략/침묵>
나> 됐어, 아기 이제 괜찮아
남편> 알았어
그러고는 전화를 뚝, 끊어버리더라고요. 그런데 제 입장에서는요, 너무 어이가 없는 거예요. 어떻게 된 건지 전화로 상황을 파악했으면.. 그 다음에는 "전화 못 받아서 미안해, 고생했어" 이 말 한마디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제가 너무 큰 걸 바라는 건가요? 그 상황에서 카톡을 보냈으면 바로 전화했을텐데, 네가 전화만 해서 안 받은 거다, 라고 말하는 게.. 저는 어처구니가 없고 도저히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야근 후 남편이 돌아왔고, 말다툼이 이어졌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남편의 입장은 임원진과 소규모 미팅 중이어서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네가 전화만 몇 번 해서 그렇게 중요한 일인줄 정말 몰랐다. 전화 좀/급해/아기가 아파 이런 식으로 카톡을 했다면 당장 전화를 하고 상황 파악 후 집에 왔을 것이다. 평소 부재중 전화를 봐도 카톡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통화를 하려면 사무실 밖으로 나가야 하므로 그게 귀찮으니까 카톡이 더 낫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이고요.
(연애 때도 이런 비슷한 일로 다툰 적이 몇 번 있어요. 음, 남편은 쉽게 말해 전화를 못 받은 경우 부재중 전화를 보고도 카톡으로 왜 전화했냐고 메시지를 보내는 유형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회사 사람들 등 남들에게는 안 그러고 유독 저에게만 그런 것 같은데, 자기 말로는 아니래요. 자기는 전화보다 메시지가 더 편하데요)
제 입장은요, 아기가 상황이 심각한 것 같아 몇 번이나 전화를 한 것이다. 늦은 시간이어서 야근 중이어도 당연히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중요한 미팅 중이었다면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는 건 이해한다. 물론 그 상황에서 저에게 문자나 카톡 또한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중요한 건 어쨌든 이후에 여차 저차 상황 설명을 들었다면 빈 말이라도 전화 못 받아서 미안하다, 얼마나 고생했냐, 이 한마디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리고 그 급한 상황에서 당연히 문자 쓰기도 힘들고 전화를 하면 받을 줄 알고 계속 통화 버튼 누른 내 맘은 이해가 안 가냐. 이 정도 입니다.
저보고 전화를 할 시간에 문자 보내는 게 뭐가 어렵냐고 하네요. 그래서 백번 양보해서 네 말이 맞다 치자, 다음부터는 전화를 안 받으면 문자를 하겠다. 근데 고생했냐는 말 한마디가 그리 어렵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지금 그런 말을 할 기분이 아니래요. 제가 그 말을 듣고 너무 화가 나서 그래 이제부터는 전화 안 할게, 라고 소리쳤더니 저보고 미쳤냐고 하네요.
생각해보면 전화 안 받으면 문자 하라는 것도, 저를 무시해서 하는 말 같고요. 남들한테라면 절대 안 그럴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만만한게 저인가봐요. 육아 휴직 이후로는 마치 혼자 돈 벌어오며 엄청 고생하는 듯한 발언도 하는데.. 저도 곧 복직하면 남편만큼 벌어요. 이래서 집에 있으면 무시 당하나.. 괜한 자격지심 비슷한 마음도 들고요.
어쨌든 남편은 그런 말도 기분이 풀린 상황에서나 가능하지, 아까 같은 상황에서는 도저히 말이 안 나온다며.. 결국 그 말 한마디를 해주지 않고 먼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원래 무뚝뚝하다는 거 알았고 그러려니 하며 살지만, 오늘은 유난히 섭섭한 마음이 크네요. 그 한마디가 뭐라고.. 그 한마디 못 들었다고.. 제 마음 몰라준다고 이렇게나 섭섭한 제 자신이 정말 바보 같네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려운 남편.. 제가 그렇게 어려운 걸 바라는 건가요?(댓글 부탁 드려요)
결혼 3년차이고 9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어요. 맞벌이 부부인데 현재 저는 육아 휴직 중이고요.
아기가 최근 2주간 많이 아픈 상황입니다. 감기에서 시작해 구내염, 수족구에 걸리더니 끝내는 장염에 걸리고 말았어요. 소아과에서는 요즘 수족구가 유행이기도 하고 우리 아기처럼 장염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지사제 등 처방해준 약을 먹고 있지만 장염에 걸려서인지 자꾸 설사를 하고, 결국이는 엉덩이가 다 헐고 말았어요. 발진이 심해서 기저귀를 벗기고 시원하게 해줘도 크게 나아지질 않고요. 아기도 자꾸 설사를 할 때마다 엉덩이가 아파서인지 많이 울고 보채고 하더라고요.
오늘도 종일 많이 보채고 하다가, 이제 저녁이 되어서 씻기고 먹이고 재우려고 하는데 아기가 잘듯 말듯 하면서 안 자고 버티는 거예요. 그러더니 갑자기 울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졸려서 보챈다고 생각했는데 안아줘도 울고 내려도 울고 우유도 물도 거부하고 우는 거예요. 근데 그냥 우는 정도가 아니라 악을 지르면서 바닥을 굴러다니는, 자지러지는 상황이었어요. 원체 순한 아기여서 지금껏 그런 적이 별로 없었는데, 아기 키우면서 정말 역대급으로 울었다고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당연히 제일 먼저 생각 나는 사람은 남편이었고, 전화를 했습니다. 받지 않더군요. 아침에 출근할 때 오늘 야근이 있어서 늦을 거라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밤 9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고 그 시간에 전화를 못 받을만한 그리 급한 일은 없을텐데.. 왜 안받지 싶었지만 아기가 계속 보채는 바람에 달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기는 계속 구르며 울고, 저는 억지로 아기띠를 해 아기를 안고 땀을 뻘뻘 흘리다가 다시 10분 후 쯤 또 전화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신호가 가자 마자 끊어버리더라고요. 첫 통화는 전화 온지 몰랐나 보다 싶었는데, 두번째는 일부러 끊는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좀 나빠졌습니다.
아기를 달래다가 8분 후 정도 후? 다시 전화를 하니 역시 받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가까운 대학 병원 응급실에 혼자라도 가려고 했는데, 아기가 정말 경기를 일으키듯 울어서 그 상황에서는 당장 지갑도 눈에 안 보이고 바로 나갈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급한 마음에 119에 전화를 했습니다. 아기의 증상을 설명하니 전화 상으로는 정확히 알기가 힘들다며 아기가 계속해서 보챌 경우 응급실로 가라고 하더군요.
안 되겠다 싶어 응급실에 가려고 아기 옷을 갈아입히고 하는 동안, 약 30분 넘게 자지러지던 아기가 조금씩 진정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집안 곳곳을 아기띠를 맨 상태로 돌아다녔고, 아기는 다행히 잠시 후 잠이 들었습니다.
아기띠를 한 상태로 땀에 쩔어 쇼파에 털썩 주저 앉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정말 아기가 어디가 심각하게 아픈 건 아닌지, 이렇게 경기를 일으키다 무슨 일이라도 나는 건 아닌지, 그 30분 동안 너무 무섭고 두려웠거든요.
마음을 진정시키고 남편에게 네번째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제야 전화를 받더군요.
남편> 여보세요
나> 아기 아파서 계속 울고 설사 했어
남편> 지금 바로 갈게
나> 아니, 지금은 달래졌고 방금 재웠어
남편> 아, 그래 다행이다
나> 근데 자기는 전화를 왜 그리 안 받아? 내가 몇 번이나 전화한줄 알아?
남편> 회의중이었어 그렇게 급한 일이면 카톡을 보내지 왜 전화를 계속 해?
나> 급하니까 전화를 하지 그 상황에서 문자 쓸 정신이 있어?
남편> 카톡을 보냈으면 전화를 했을 텐데 그리 급한 일인줄 몰랐어 그냥 언제 오냐고 전화한 줄 알았어
<중략/침묵>
나> 됐어, 아기 이제 괜찮아
남편> 알았어
그러고는 전화를 뚝, 끊어버리더라고요. 그런데 제 입장에서는요, 너무 어이가 없는 거예요. 어떻게 된 건지 전화로 상황을 파악했으면.. 그 다음에는 "전화 못 받아서 미안해, 고생했어" 이 말 한마디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제가 너무 큰 걸 바라는 건가요? 그 상황에서 카톡을 보냈으면 바로 전화했을텐데, 네가 전화만 해서 안 받은 거다, 라고 말하는 게.. 저는 어처구니가 없고 도저히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야근 후 남편이 돌아왔고, 말다툼이 이어졌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남편의 입장은 임원진과 소규모 미팅 중이어서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네가 전화만 몇 번 해서 그렇게 중요한 일인줄 정말 몰랐다. 전화 좀/급해/아기가 아파 이런 식으로 카톡을 했다면 당장 전화를 하고 상황 파악 후 집에 왔을 것이다. 평소 부재중 전화를 봐도 카톡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통화를 하려면 사무실 밖으로 나가야 하므로 그게 귀찮으니까 카톡이 더 낫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이고요.
(연애 때도 이런 비슷한 일로 다툰 적이 몇 번 있어요. 음, 남편은 쉽게 말해 전화를 못 받은 경우 부재중 전화를 보고도 카톡으로 왜 전화했냐고 메시지를 보내는 유형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회사 사람들 등 남들에게는 안 그러고 유독 저에게만 그런 것 같은데, 자기 말로는 아니래요. 자기는 전화보다 메시지가 더 편하데요)
제 입장은요, 아기가 상황이 심각한 것 같아 몇 번이나 전화를 한 것이다. 늦은 시간이어서 야근 중이어도 당연히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중요한 미팅 중이었다면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는 건 이해한다. 물론 그 상황에서 저에게 문자나 카톡 또한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중요한 건 어쨌든 이후에 여차 저차 상황 설명을 들었다면 빈 말이라도 전화 못 받아서 미안하다, 얼마나 고생했냐, 이 한마디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리고 그 급한 상황에서 당연히 문자 쓰기도 힘들고 전화를 하면 받을 줄 알고 계속 통화 버튼 누른 내 맘은 이해가 안 가냐. 이 정도 입니다.
저보고 전화를 할 시간에 문자 보내는 게 뭐가 어렵냐고 하네요. 그래서 백번 양보해서 네 말이 맞다 치자, 다음부터는 전화를 안 받으면 문자를 하겠다. 근데 고생했냐는 말 한마디가 그리 어렵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지금 그런 말을 할 기분이 아니래요. 제가 그 말을 듣고 너무 화가 나서 그래 이제부터는 전화 안 할게, 라고 소리쳤더니 저보고 미쳤냐고 하네요.
생각해보면 전화 안 받으면 문자 하라는 것도, 저를 무시해서 하는 말 같고요. 남들한테라면 절대 안 그럴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만만한게 저인가봐요. 육아 휴직 이후로는 마치 혼자 돈 벌어오며 엄청 고생하는 듯한 발언도 하는데.. 저도 곧 복직하면 남편만큼 벌어요. 이래서 집에 있으면 무시 당하나.. 괜한 자격지심 비슷한 마음도 들고요.
어쨌든 남편은 그런 말도 기분이 풀린 상황에서나 가능하지, 아까 같은 상황에서는 도저히 말이 안 나온다며.. 결국 그 말 한마디를 해주지 않고 먼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원래 무뚝뚝하다는 거 알았고 그러려니 하며 살지만, 오늘은 유난히 섭섭한 마음이 크네요. 그 한마디가 뭐라고.. 그 한마디 못 들었다고.. 제 마음 몰라준다고 이렇게나 섭섭한 제 자신이 정말 바보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