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문제로 이웃과 다퉜어요.

B2016.08.07
조회1,561

저희 집은 3층짜리 주택이고, 저희 집 건물과 옆집 건물 사이에 작은 문(아래쪽에 빨간색 네모)이 있습니다. 이 공간은 저희집 베란다와 큰 방의 창문(위쪽에 빨간 네모)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 고양이들의 소리가 들렸을 때는 평소에도 길냥이들이 자주 울어대었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엄청 가까이서 들려 창문을 열어보니 어미고양이가 새끼 5마리에게 젖을 물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지난 6월 말쯤 저희 집 뒤편에 한 길냥이가 새끼 5마리를 낳은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저 공간 깊숙한 곳에 어미 길냥이는 새끼를 낳아 기르고 있었는데, 베란다 창문과 너무 가까운 곳이라 냄새가 정말 심했습니다. 베란다에 나가기 힘들정도로 심했어요.. 더운 여름날이라 더욱 그랬겠지요.

 

그래도 그 아기고양이들이 귀엽기도 했고, 더운 날 그 많은 아이들을 보살피려는 엄마고양이가 기특해서 하루는 간식을 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관찰하다보니 그 더운 날씨에 먹이를 구하는 일이 힘이 드는 것인지 어미가 잘 먹지 못해 아기들까지 비실비실해보여 사료를 하나 주문했고, 밥과 물을 챙겨줬습니다. (사실 사료를 챙겨주는 일은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챙겨주게되면 저에게도 책임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일주일 정도가 지났는데, 문을 열어보니 새끼고양이 한 마리가 죽어있었고, 그리고 그 다음날도 또 한 마리가... 그리고 일주일 정도 뒤에 또 한 마리가 비실비실하더니 움직임이 둔해졌고, 오래가지 않아 그 아이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미가 물어온 음식물들을 잘못 먹어 탈이 난건지, 어미 젖을 제대로 먹지 못해 그런 건지.. 5마리중에 몸집이 좀 작던 3마리는 그렇게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그리고 두 마리가 남았는데, 약 일주일 전쯤?에 어미고양이가 제일 건강한 새끼만 데리고 다른 곳으로 집을 옮겨 간 것 같습니다. 다시 찾아오지도 않구요. 그래서 지금은 한 마리가 남았는데, 이 아이도 완전히 건강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얼마나 살게 될 지 모르겠지만, 새끼가 불쌍해서 밥과 물을 챙겨주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그저께 윗층에 사는 사람이 항의를 해왔습니다. 대화에서 정확한 내용을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기억나는 부분을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고양이 키워요?"

 

"키우고 있는게 아니라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죽을까봐 밥 좀 챙겨줬어요."

 

"왜 자꾸 그런거 줘요. 걔들 있으면 음식물 쓰레기 뒤지고하는거 그거. 밤마다 시끄럽고 한데."

 

"어미가 도망가고 혼자 남았는데 불쌍하잖아요. 죽을까봐요."

 

"아니, 죽든말든! 그런거 주지마요. 그런거 주면 자꾸 오잖아."

 

 

하아.. 죽든말든!! 하면서 소리칠 때 진짜 짜증났습니다. 죽으면 자기가 시체 다 치워줄 것도 아니면서.. 고양이는 싫은데 자기손으로 쫓아내거나 치우긴 싫고.. 나보고 굶겨죽게 내버려둬서 살생을 하라는 말처럼 들려서 기분나빴습니다.

 

제가 여기 살면서 저희집 음식물 쓰레기통 고양이가 뒤진 적이 딱 한 번 있습니다.

작년인가.. 깜빡하고 음식물 쓰레기 스티커를 안붙이고 내놓아서 수거해가지 않았을 때. 아침에 나가보니 음식물 쓰레기가 헤집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가 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그것이 시끄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지금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우는게 시끄럽다고 난리치는 게 이해가 안됩니다. 그전에 6마리가 소리내서 울 때는 한 마디 말도 없었던 사람이 이제와서 시끄럽다고 난리네요. 밥준다고... 그리고 저 고양이들이 여기 살기 전 부터 밤이나 새벽에 종종 다른 길고양이들이 있는 것을 보았고, 자주 고양이 소리를 듣곤 했기 때문에 그렇게 큰 소음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데 유난히 난리네요..

 

아무튼 더이상 대꾸하지 않고 오늘 다시 밥을 챙겨주고 들어오는데 마주친 겁니다.

 

"아니 아가씨, 그거 왜 그렇게 물 자꾸 주고 그래?"

 

처음엔 대꾸하지 않고 문닫고 들어왔는데, 문앞에서 자꾸 궁시렁궁시렁 대길래 화가나서 문열고 이야기했습니다.

 

"고양이가 싫으시면 직접 내쫓든지, 어디에 신고를 하든지, 직접 해결하세요. 왜 저보고 애 굶겨죽이라고 하시면서 살생하라고 하는거에요? 고양이들 죽으면 직접 치우실 거에요?"

 

"아니 무슨말을 그렇게 해?"

 

"저번에 다른 새끼 고양이들 죽었을 때 저희가 다 처리했구요. 그렇게 죽게 내버려두면 직접치우실거에요? 처리하실거냐구요."

 

"그건 1층에서 저번에도 처리한 사람들이니까.."

 

"직접 안치우실거잖아요. 그러니까 어쨌든 싫으시면 직접 해결하시라구요."

 

 

이러고 들어왔더니 화가나는지 짜증이나는지 계속 궁시렁 거리더라구요..

그 소리를 계속 들으시던 아빠도 화가나셔서 2층에 올라가 2차전 했습니다.

 

서로 소리만 높아지고 말이 안통했죠..

 

그분은 밥을 주니까 고양이가 계속 오는거 아니냐. 밥을 안주면 여기 안온다. 주지마라. 하는데

 

쟤는 새끼고양이고 먹이 찾는 법도 모르고, 음식물 쓰레기통 못 뒤진다. 어미가 도망갔다. 그래서 밥을 안준다고해서 여기 떠나는 게 아니다. 라고 얘기해도 하나도 듣질 않습니다.. 말이 너무 안통해요.

 

얼마전에는 열린 문으로 나간적이 있어요. 그런데 문이 닫겨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가 지나가는 개한테 물려서 엄청 큰소리가 났거든요.. 무서워서 문 아래에 꽁꽁 숨어있길래 문열어줬고, 들어와서 지금은 밖에 아예 나갈 생각도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 나간 세상이었을텐데 겁을 많이 먹은 모양입니다.

 

 

답답해서 이렇게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사실 고양이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개인의 취향이죠. 제가 정말 다른 이웃들을 불편하게 하는 건가 싶다가도 불쌍한 아기고양이를 무조건 더러운 도둑고양이, 음식물 쓰레기나 뒤지는 것들이라는 표현이 너무 화가나네요..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아래 사진은 살아있을때 찍어두었던 아기고양이 5마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