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 내가 동성을 좋아한단 사실 때문에 20대 중반인 지금까지 혼자서 너무 힘들게 살았어. 자책도 많이 하고 벗어나보려고 노력하고. 무엇보다 제일 힘든게 주변 사람들한테 나를 숨겨야 하는것. 나를 드러내는 순간 사람들이 날 싫어하게 될까봐 그게 제일 무서워서 진짜 거의 가면을 쓰고 살았어. 성격 자체가 미움 받는걸 못 참기도 하고 소심하기도 하고. 거기다가 기독교인이라서..ㅎㅎ 주변 친구들도 거의 기독교인이고.
생각해보면 난 진짜 어렸을 때부터 이상했어. 동성애가 선천적이다 후천적이다 라는 말이 있던데 뭐가 맞는건지, 둘 다 맞는건지 아무튼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난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어.
일단 난 여자인데 어렸을 때 (약 5살때. 얼핏 기억난다) 항상 가지고 싶었던게 장난감 칼이나 총, 로봇 이런거였어. 아무리 지금 여성스럽지 못한 애들도 어렸을 때는 인형 가지고 놀고 그런다던데 나는 장난감 칼이 제일 갖고 싶었어 ㅋㅋㅋ 만화를 봐도 (세일러문 같은거..) 남자 캐릭터에게 끌리기도 하는데 그것보단 여자 캐릭터가 진짜 좋았어. 그리고 나는 커서 내가 남자가 될 줄 알았어. ㅋㅋ 그래서 주변 유치원 친구들한테 난 커서 남자가 된다고. 지금부터 오빠라고 부르라고 그렇게 말했던 것도 생각나. 난 내가 남자가 될 거란 생각에 너무 기뻤거든. 그래도 그 땐 좋아하는 사람은 없었어. 아직 어린 나이기도 하구.
7살 땐 집안 사정때문에 부모님이랑 떨어져서 할머니 할아버지랑 살게 되었는데 이 때부터는 사람에 대한 집착이 좀 심해졌던 것 같아.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친구가 있는데 여자였어. 근데 진짜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 친구 이름이 아직도 안잊혀졌어. ㅋㅋ 그 친구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게 되었는데 어느 지역으로 갔는지도 아직도 기억나고. 내가 나중에 다른 지역으로 초등학교를 가게 되었을 때도 혹여나 그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기대 했을 정도로 진짜 좋아했어. 7살이 뭔 사랑을 알겠나 싶지만 진짜 강렬한 감정이었어. 매일 생각하고 아껴주고 싶고 조심스럽게 대하고..
아무튼 그 뒤로 남자도 좋아하고 여자도 좋아하긴 했지만, 진짜 강렬하게 좋아했던 친구들은 다 여자였어. 남자를 좋아했을 땐 그냥 성적인 흥미 정도..? 약간 감정이 달라. 여자애들은 진짜 아껴주고 싶고 매일 생각나고 이런 감정이라면, 남자는 그냥 흥미롭다? 성적으로 끌린다? 이 정도였어. 여자애들한텐 되게 잘해주고 그러는데 남자애들한텐 진짜 내 맘대로 했거든. 별로 아끼는 마음은 안 생기더라구.
초등학교 때 만화를 봐도 우정 이런거에 더 감동 받고, 우정을 방해하는? 남자 캐릭터를 엄청 싫어하고. 나중엔 알게 되었어. 그냥 내가 단순히 우정에 감동 받는게 아니라 그 여자 캐릭터 둘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거더라구.
근데 이제 나도 어느정도 머리가 큰 상태고, 이게 동성애라는 걸 알게 되었지. 그리고 이게 평범한 감정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 이 전까진 내가 여자를 좋아하는게 이상한 일이라고는 생각도 안했어.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설교를 하는거야. 동성애가 마치 큰 죄인 것처럼 설교를 하는데 너무 놀랐어. 그리고 성경을 찾아보는데 맞는거야. 돌로 쳐죽이라고 써있는거야. 그게 너무 슬펐어. 왜냐하면 내가 어린 나이였지만 신앙이 꽤 있는 상태였거든.
다행히도 내가 동성애라는 단어를 알기 전에 막 티내고 다니진 않았어. 왜냐하면 워낙 어린 나이였고. 또래 친구들도 동성애라는 단어를 모를 나이였으니까 ㅋㅋ 근데 그때부터 난 혼자 너무 힘들었어. 내가 잘못되었구나라는 생각 때문에..그리고 이후에 또래들도 동성애라는 단어를 알게 될 나이가 되었을 무렵엔 그 이후로도 교회에서는 계속 동성애에 대한 설교를 하는데 설교를 듣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는거야. 목사님은 아무렇지 않게 동성애자를 거의 사탄의 하수인 정도로 말하는데 그게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니고 내 이야기니까.. 근데 제일 힘든게 옆에 가족이 있는거야. 동성애 설교를 하고 있는데 내가 울기라도 해봐. 옆에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그래서 눈물이 나는데 꾹 참았어. 혹시라도 가족들이 알게 될까봐. 뉴스를 보는데 엄마가 혼잣말로 하는 말이 어떻게 동성을 좋아 할 수 있냐고 세상이 말세라고 하곤 그랬거든. 그게 자기 딸 이야긴지도 모르고..ㅋㅋ
나는 그래서 신앙적으로도 방황을 하게 되었어. 왜냐하면 성경엔 나같은 사람을 돌로 쳐죽이라고 되어 있었거든. 그런 내가 어떻게 계속 기독교인일 수 있겠냐구. 왜 동성애가 안되느냐고 나도 내가 원해서 이렇게 된 것도 아닌데 너무 억울한거야. 그래서 성경은 사람들이 그냥 지어낸 책이라는 걸 증명해보일라고 혼자 애썼어. 그러면 난 돌로 쳐죽일만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잖아. 동성애에 관한 책들을 읽어보기도 하고. 뇌의 어떤 부분을 조절했더니 쥐가 동성애 경향을 보였다더라. 엄마 뱃속에서 원래 남자로 태어났어야 할 아이가 어떤 기간중에 산모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페니스가 형성되지 못해서 여자가 되곤 하는데 그렇게 여자가 된 사람들이 동성애 경향을 보이곤 하더라. 책에서 이런 것들을 많이 찾아봤지.
근데 어떤 경우든 간에 진짜 내가 원해서 동성이 좋아지는 건 아니잖아..?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었던지 후천적으로 내 심리에 문제가 있고 결핍이 생겨서 동성이 좋아졌던지 어느 경우든 다 내가 원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닌데 너무 억울한거야.
그러면서 학창 시절을 보내는데 나는 참 이상한 아이가 되었더라구. 가정환경도 그렇게 좋지 못했는데 난 나 스스로를 그냥 동성애자로 지칭해버리니까 사람이 참 우울한 사람이 되어 있더라구. 그리고 다른 사람들한테 마음을 열 수 없는 사람이 되어 있는거야. 친구들 관계에서도 친구들이 항상 날 답답해하고 이상하게 여겼어. 왜 너는 너 속 이야기를 하지 않느냐고 계속 그러더라구. 근데 내가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친구가 좋아하는 남자 이야기 하고 그럴 때 나는 사실 너를 좋아한다. 이렇게 말할 수도 없고. 가정환경도 워낙 안 좋았어서 남들이 자기 힘들었던 일 이야기 하고 그럴때도 공감이 잘 안되고.. 그게 힘든 일인가? 난 오히려 그것마저 부러운데 이런 생각들이 들곤 했어. 진짜 학창 시절땐 내가 가진 에너지의 대부분을 나를 숨기는데에 썼어. 어떻게 하면 날 들키지 않을까 항상 생각하면서.
중학교땐 여자를 사귄 적도 있었어. 그 친구는 원래 동성을 좋아한단 걸 전혀 생각도 못하던 애였는데 좋아한건 내가 더 먼저 좋아하고 고백은 그 친구가 해서 사귀게 되었어. 솔직히 나한텐 기적 같은 일이었지 ㅋㅋ.. 근데 그렇게 연애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 일단 여전히 난 그 친구한테조차 마음을 완전히 열기가 힘들었고. 원래 남자를 좋아하던 친구였는데 괜히 나를 만나서 나처럼 그 친구가 이상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도 힘들었고.. 거기다가 그 친구는 외동이고 부모님이 그 친구한테 진짜 각별하셔서 더 죄책감이 들기도 했고. 몰래 사겨야 하는 것도 답답하고 힘들었어. 또, 결국 그 친구의 미래에는 내가 없다는 걸 알기도 했고. 난 솔직히 결혼 안하고 그 친구랑 살라고 하면 평생 살 수 있을것 같았는데 그 친구는 아닌거야. 나랑 사귀고 있으면서 결혼 하고 싶은 남자 이야기를 하고 아이 이야기를 하고. 나중엔 음식점에서 그 친구가 둘만 있을 땐 몰랐는데 이렇게 있으니까 너랑 내가 진짜 이상한 사람 같다고 말하는데 그 땐 진짜 감정 조절이 안돼서 펑펑 울었어. 아무튼.. 이런 경험을 하고 나서 아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중에 나를 좋아하게 되더라도 동성은 사귀지 말아야 겠구나 다짐했어. 솔직히 행복이랑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고. 내가 상대방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야 하는데. 동성끼리 연애해서 행복할 수 있겠냐 싶은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내가 좋아했던 친구가 나에게 고백 했는데 안 사겼어. 그냥 너가 지금 잠시 헷갈린 거라고 잘 위로하고 돌려 보냈어. 그 친구는 지금은 남자친구 사귀면서 잘 지내고 있구.진짜 기도도 많이 했어. 동성을 좋아하지 않게 해달라고. 동성을 좋아하게 될 때마다 죄책감도 너무 크고. 내 마음을 표현 할 수 없다는게 힘들고. 가질 수 없는 사람 옆에 계속 있는게 너무 힘든거야. 그렇게 좋아하고 계속 친구 옆에 있는데 그 친구가 나중에 남자친구 생기면 그 때 상실감도 너무 크고. 진짜 난 행복하게 살긴 글렀구나. 평생 이런 감정을 느끼며 살겠구나. 자살하고 싶을 때도 있었어. 자살할 용기로 살아야지 자살하는 사람들 이해가 안된다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어떤 때는 정말 죽는 것만이 유일하게 편해지는 일로 느껴질수도 있겠구나. 죽는 것보다 더 무서운게 계속 살아가는 일 일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어.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내가 하두 속 이야기를 안해서 나한테 화를 내고 사이가 멀어질 때. 그리고 너 속에 든 이야기 좀 하라고 하는데 난 도저히 이야기를 할 수 없을 때. 그 때 너무 괴로워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
대학교 와서는 나도 많이 변했어. 이게 제일 많이 변한게 내가 또 대학교 와서도 좋아하게 된 친구가 있었어. 근데 그 친구가 나보다도 너무 불우하게 살아온거야 그냥 그 친구 인생이.. 처음으로 내가 남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애를 만난거야. 진짜 많이 아끼고 많이 좋아했어. 워낙 애가 자존감도 낮고 해서 평범한 다른 친구들은 걔를 못 견뎌하고 떠날때도 나는 이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단순히 우정이 아니니까 쉽게 떠나지질 않더라구. 그 때 처음으로 감사했던 것 같아. 내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내가 이 친구를 사랑할 수 있어서 이 친구 곁을 계속 지킬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평범한 친구들이 해주는 것 보다 더 이 친구를 아낄 수 있고 더 잘해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으로 내가 동성을 좋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어. 나중엔 결국 이 친구한테 말했어. 나 사실 여자 사귄 적 있다고. 그리고 지금 너 좋아하는 것 같다구. 그리고 나는 대답이 너무 무서워서 당분간 잠수타겠다고 연락했어. 근데 그 친구한테 답장이 바로 오는거야. 잠수 타지 말라고.. 물론 친구는 나와 같은 마음으로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 친구가 나를 진심으로 이해해준다는게 느껴졌고 그 친구는 오히려 자기를 좋아해줘서 너무 고맙다는거야. 그 말이 뭔가 나를 구원해주는 느낌이었어. 내가 처음으로 내 정체성을 고백했는데 (중학교 때 사겼던 친구는 사실 그 친구가 먼저 고백해줘서 가능한 일이었고.. 아니었으면 절대 안 밝혔을거야) 내가 내 정체성을 알게 된 이후부터 계속 두려워하고 생각했던거랑은 달리 나를 그냥 받아줬다는게 믿기질 않았어. 오히려 고맙다니..
이 전까지는 내가 나를 인식했던 게 그냥 동성애자였다면, 이후부터는 그냥 나를 나로 인정 할 수 있었어. 나=동성애자가 아니라. 그냥 나는 동성애 성향을 가진, 하지만 그건 단지 내 특성 중 일부일 뿐인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었어. 이것만으로도 상당히 내 가치관이 많이 바뀌더라구. 일단 나를 감추는 건 이젠 어쩔 수 없는 습관이 되어서 뭐가 나를 드러내고 마음을 여는건지는 아직도 잘 안돼. 이건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 그래도 많이 나아지고 있고. 원래 진짜 과묵한 성격이었는데 말도 꽤 많아졌어 ㅎ
그 일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냐면! 꽤 교활해지기도 하고 상당히 많이 뻔뻔해졌어.. 그 이후로도 관계적으로 많이 치이기도 하고 또 집안에 안좋은 일이 생기기도 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어. 그러면서 나도 상당히 많이 변했어. 이젠 진짜 무서운게 동성애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도 표정 하나 안 변할 수 있어. 예전엔 그런 이야기만 나와도 얼굴이 빨개지고 그랬는데 요즘은 진짜 내 일 아닌 것처럼 연기하는게 스스로 놀랄만큼 너무 잘 돼... 심지어 누군가 나보고 직접 너 동성 좋아하냐고 물어봐도 진짜 아무렇지 않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설교 시간에 가끔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얼굴 하나 안 변해.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 나랑 분리시키는게 지금은 너무 잘 돼.. 가끔 그래서 너무 무서워. 이러다 싸이코패스가 되는건 아닐까 싶어서 ㅋㅋㅋ 내가 전체적으로 많이 둔해졌거든. 내가 생각하기에도 감정을 잘 못느끼더라구.. 물론 내가 여전히 감성적인 사람이란건 알지만 그런 나와 아닌 나를 분리하는게 가능해졌어. 기쁜 감정도 그럭저럭 슬픈 감정도 그럭저럭. 내 일도 내 일이 아닌것처럼. 그냥 다 무뎌졌어. 근데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거지~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가는거겠지~ 싶기도 해. 어느정도의 연기는 어쩔 수 없잖아.
그리고 이제 죄책감도 크게 안느껴..이래도 되는건지 계속 기도중이야. 어쩌면 그냥 내가 다 포기하고 파멸의 길로 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어쩔 수 없이 불안해져. 최근에 바비의 기도라는 영화를 봤거든. 동성애와 기독교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것 같아. 그냥 이런 시각도 있더라구. 거기에 나오는 대사가 있어
"거기 앉아서 그들의 모든 얘기를 들었어요. 부모들은 아이들이 달랐다는 것을 언제나 알고 있었다는 얘기요. 그리고 저는 오늘 밤 꿈을 꿨어요. 바비는 아기였어요. 제 아들은 언제나 달랐어요. 제가 임신했을 때부터 달랐던 거에요.전 알았어요. 그리고 느꼈어요. 지금은 알겠어요. 왜 하나님이 바비를 치료하지 않으셨는지 하느님은 바비를 치료하지 않으셨어요, 왜냐하면 제 아들은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어쩌면 이게 사실일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 진짜 난 너무 억울한게 취향을 자기가 선택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적어도 내 경우엔 아니야. 나는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더라도 내가 행복해지려면 이성을 좋아하는게 맞는걸 분명히 알고 있거든. 나도 평범하게 결혼해서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 특히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안 좋은 시선 받는 걸 못 견뎌 해. 그런 내가 뭐하러 내가 동성을 좋아하길 선택하겠냐 묻고 싶어. 뭐하러 나를 나만의 세계에 가두면서까지 동성 좋아하기를 선택하겠냐구. 어쩔 수 없이 좋아지는 걸 어떻게 해. 이게 내 정신에 문제가 있던 몸에 문제가 있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내가 원하는 건 아니야. 이게 정말 치료 될 수 있다면 하나님은 나를 치료해주셔야 할 것 아니야.. 내가 기도를 그렇게 열심히 했고 동성이 좋아지려고 할 때마다 안좋아하려고 노력도 많이 했는데.. 왜 하나님께서는 이 기도를 안 들어주실까? 솔직히 하나님이라면 안 들어주실 이유가 없잖아.. 모든 걸 다 하실 수 있다는 분께서 다른 기도도 아니고 이게 진짜 그렇게 큰 죄라면 내가 이 죄를 벗어나게 해달라고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는데 안 들어주실 이유가 없잖아.
요즘은 다행인게 이제는 동성애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도 많이 바뀌었구나.. 라는게 느껴지기도 하구. 교회에서조차 동성애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구나 싶어.. 친한 동생이 그것도 목회자 자녀인 애가 나한테 그런말을 하더라구. 언니는 어쩌면 여자랑 사귈수도 있을 것 같다구. 근데 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그게 뭐 그리 나쁘냐는거야. 물론 난 정말 아무렇지 않게 능청스럽게 넘어갔어. ㅋㅋ 이제 이런 스킬쯤이야.. 근데 한편으론 위안이 되더라구. 진짜 나중엔 아무렇지 않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연애하고 사람들한테 밝히고 진짜 뻔뻔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 요즘은 결혼 안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내가 결혼 안하고 여자랑 계속 산다고 해도 사람들이 크게 신경쓰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싶고.
물론 나도 머리가 많이 컸고, 내 이익을 생각한다면 여전히 내가 이성을 좋아하게 돼서 평범하게 살길 바래. 진짜 인간적으로 괜찮은 남자를 만나면 나도 사람 자체를 참 좋아하긴 하니까 연애도 할 수 있을 것 같구. 그동안은 이미 좋아하는 여자애가 생겨버려서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게 문제였지만.. 근데 아직은 내가 현실성이 떨어지는건지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나를 좋아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 친구도 평범하게 살길 포기하고 내 곁에 있길 선택해준다면 나는 정말 결혼 안하고 어쩌면 나중엔 외롭더라도 계속 그 사람과 살고 싶어. 그게 제일 행복할 것 같거든.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될진 모르겠지만..ㅋㅋ 나도 가슴앓이 좀 그만하고 좀 행복하고 싶다.
차라리 미래에 태어났으면 좋았을껄 싶기도 하고. 왠지 그때는 좀 더 사람들이 개방되어서 동성애가 진짜 아무 일도 아닌 것 처럼 여겨질 것 같고. 그게 아니라면 과학이 발달해서 동성을 좋아하지 않게 되는 약이 나온다던가 아니면 아예 성별을 전환하는게 정말 자연스러워진다던가 하는 그런 미래에 말이야.
쓰다보니 글이 상당히 길어지고 읽기도 힘들어져서 누가 읽으려나 모르겠네. 그래도 이렇게 쓴 것만으로도 후련하다. ㅎㅎ 생각해보면 이렇게 힘들게 살 필요 없었는데. 워낙 성격 자체가 소심하고 겁도 많고 거기다가 기독교인이기도 해서 참 힘들게 산 것 같네. 당당히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사는 사람들 보면 부럽기도 하다. 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요!
- 죄송해요. 글 올렸다가 사정이 있어서 내린 후 다시 올렸어요. 댓글 달아주셨던 분들 정말 감사했는데. 답글도 못달아드렸는데 삭제해버려서 달 수가 없네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그냥 동성애자 혹은 양성애자의 넋두리..
네이트판에 글 쓰는게 처음이라 동성채널이 있어서 여기에 쓰긴 하는데 연애중 관련 글은 아니구요!
그냥 편하게 반말로 할게요. 여기 글 보니까 다 반말로 하는 것 같아서 ㅋㅋㅋ그냥..정말 넋두리예요.
- 죄송해요. 글 올렸다가 사정이 있어서 내린 후 다시 올렸어요. 댓글 달아주셨던 분들 정말 감사했는데. 답글도 못달아드렸는데 삭제해버려서 달 수가 없네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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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 내가 동성을 좋아한단 사실 때문에 20대 중반인 지금까지 혼자서 너무 힘들게 살았어. 자책도 많이 하고 벗어나보려고 노력하고. 무엇보다 제일 힘든게 주변 사람들한테 나를 숨겨야 하는것. 나를 드러내는 순간 사람들이 날 싫어하게 될까봐 그게 제일 무서워서 진짜 거의 가면을 쓰고 살았어. 성격 자체가 미움 받는걸 못 참기도 하고 소심하기도 하고. 거기다가 기독교인이라서..ㅎㅎ 주변 친구들도 거의 기독교인이고.
생각해보면 난 진짜 어렸을 때부터 이상했어. 동성애가 선천적이다 후천적이다 라는 말이 있던데 뭐가 맞는건지, 둘 다 맞는건지 아무튼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난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어.
일단 난 여자인데 어렸을 때 (약 5살때. 얼핏 기억난다) 항상 가지고 싶었던게 장난감 칼이나 총, 로봇 이런거였어. 아무리 지금 여성스럽지 못한 애들도 어렸을 때는 인형 가지고 놀고 그런다던데 나는 장난감 칼이 제일 갖고 싶었어 ㅋㅋㅋ 만화를 봐도 (세일러문 같은거..) 남자 캐릭터에게 끌리기도 하는데 그것보단 여자 캐릭터가 진짜 좋았어. 그리고 나는 커서 내가 남자가 될 줄 알았어. ㅋㅋ 그래서 주변 유치원 친구들한테 난 커서 남자가 된다고. 지금부터 오빠라고 부르라고 그렇게 말했던 것도 생각나. 난 내가 남자가 될 거란 생각에 너무 기뻤거든. 그래도 그 땐 좋아하는 사람은 없었어. 아직 어린 나이기도 하구.
7살 땐 집안 사정때문에 부모님이랑 떨어져서 할머니 할아버지랑 살게 되었는데 이 때부터는 사람에 대한 집착이 좀 심해졌던 것 같아.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친구가 있는데 여자였어. 근데 진짜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 친구 이름이 아직도 안잊혀졌어. ㅋㅋ 그 친구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게 되었는데 어느 지역으로 갔는지도 아직도 기억나고. 내가 나중에 다른 지역으로 초등학교를 가게 되었을 때도 혹여나 그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기대 했을 정도로 진짜 좋아했어. 7살이 뭔 사랑을 알겠나 싶지만 진짜 강렬한 감정이었어. 매일 생각하고 아껴주고 싶고 조심스럽게 대하고..
아무튼 그 뒤로 남자도 좋아하고 여자도 좋아하긴 했지만, 진짜 강렬하게 좋아했던 친구들은 다 여자였어. 남자를 좋아했을 땐 그냥 성적인 흥미 정도..? 약간 감정이 달라. 여자애들은 진짜 아껴주고 싶고 매일 생각나고 이런 감정이라면, 남자는 그냥 흥미롭다? 성적으로 끌린다? 이 정도였어. 여자애들한텐 되게 잘해주고 그러는데 남자애들한텐 진짜 내 맘대로 했거든. 별로 아끼는 마음은 안 생기더라구.
초등학교 때 만화를 봐도 우정 이런거에 더 감동 받고, 우정을 방해하는? 남자 캐릭터를 엄청 싫어하고. 나중엔 알게 되었어. 그냥 내가 단순히 우정에 감동 받는게 아니라 그 여자 캐릭터 둘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거더라구.
근데 이제 나도 어느정도 머리가 큰 상태고, 이게 동성애라는 걸 알게 되었지. 그리고 이게 평범한 감정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 이 전까진 내가 여자를 좋아하는게 이상한 일이라고는 생각도 안했어.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설교를 하는거야. 동성애가 마치 큰 죄인 것처럼 설교를 하는데 너무 놀랐어. 그리고 성경을 찾아보는데 맞는거야. 돌로 쳐죽이라고 써있는거야. 그게 너무 슬펐어. 왜냐하면 내가 어린 나이였지만 신앙이 꽤 있는 상태였거든.
다행히도 내가 동성애라는 단어를 알기 전에 막 티내고 다니진 않았어. 왜냐하면 워낙 어린 나이였고. 또래 친구들도 동성애라는 단어를 모를 나이였으니까 ㅋㅋ 근데 그때부터 난 혼자 너무 힘들었어. 내가 잘못되었구나라는 생각 때문에..그리고 이후에 또래들도 동성애라는 단어를 알게 될 나이가 되었을 무렵엔 그 이후로도 교회에서는 계속 동성애에 대한 설교를 하는데 설교를 듣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는거야. 목사님은 아무렇지 않게 동성애자를 거의 사탄의 하수인 정도로 말하는데 그게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니고 내 이야기니까.. 근데 제일 힘든게 옆에 가족이 있는거야. 동성애 설교를 하고 있는데 내가 울기라도 해봐. 옆에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그래서 눈물이 나는데 꾹 참았어. 혹시라도 가족들이 알게 될까봐. 뉴스를 보는데 엄마가 혼잣말로 하는 말이 어떻게 동성을 좋아 할 수 있냐고 세상이 말세라고 하곤 그랬거든. 그게 자기 딸 이야긴지도 모르고..ㅋㅋ
나는 그래서 신앙적으로도 방황을 하게 되었어. 왜냐하면 성경엔 나같은 사람을 돌로 쳐죽이라고 되어 있었거든. 그런 내가 어떻게 계속 기독교인일 수 있겠냐구. 왜 동성애가 안되느냐고 나도 내가 원해서 이렇게 된 것도 아닌데 너무 억울한거야. 그래서 성경은 사람들이 그냥 지어낸 책이라는 걸 증명해보일라고 혼자 애썼어. 그러면 난 돌로 쳐죽일만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잖아. 동성애에 관한 책들을 읽어보기도 하고. 뇌의 어떤 부분을 조절했더니 쥐가 동성애 경향을 보였다더라. 엄마 뱃속에서 원래 남자로 태어났어야 할 아이가 어떤 기간중에 산모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페니스가 형성되지 못해서 여자가 되곤 하는데 그렇게 여자가 된 사람들이 동성애 경향을 보이곤 하더라. 책에서 이런 것들을 많이 찾아봤지.
근데 어떤 경우든 간에 진짜 내가 원해서 동성이 좋아지는 건 아니잖아..?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었던지 후천적으로 내 심리에 문제가 있고 결핍이 생겨서 동성이 좋아졌던지 어느 경우든 다 내가 원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닌데 너무 억울한거야.
그러면서 학창 시절을 보내는데 나는 참 이상한 아이가 되었더라구. 가정환경도 그렇게 좋지 못했는데 난 나 스스로를 그냥 동성애자로 지칭해버리니까 사람이 참 우울한 사람이 되어 있더라구. 그리고 다른 사람들한테 마음을 열 수 없는 사람이 되어 있는거야. 친구들 관계에서도 친구들이 항상 날 답답해하고 이상하게 여겼어. 왜 너는 너 속 이야기를 하지 않느냐고 계속 그러더라구. 근데 내가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친구가 좋아하는 남자 이야기 하고 그럴 때 나는 사실 너를 좋아한다. 이렇게 말할 수도 없고. 가정환경도 워낙 안 좋았어서 남들이 자기 힘들었던 일 이야기 하고 그럴때도 공감이 잘 안되고.. 그게 힘든 일인가? 난 오히려 그것마저 부러운데 이런 생각들이 들곤 했어. 진짜 학창 시절땐 내가 가진 에너지의 대부분을 나를 숨기는데에 썼어. 어떻게 하면 날 들키지 않을까 항상 생각하면서.
중학교땐 여자를 사귄 적도 있었어. 그 친구는 원래 동성을 좋아한단 걸 전혀 생각도 못하던 애였는데 좋아한건 내가 더 먼저 좋아하고 고백은 그 친구가 해서 사귀게 되었어. 솔직히 나한텐 기적 같은 일이었지 ㅋㅋ.. 근데 그렇게 연애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 일단 여전히 난 그 친구한테조차 마음을 완전히 열기가 힘들었고. 원래 남자를 좋아하던 친구였는데 괜히 나를 만나서 나처럼 그 친구가 이상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도 힘들었고.. 거기다가 그 친구는 외동이고 부모님이 그 친구한테 진짜 각별하셔서 더 죄책감이 들기도 했고. 몰래 사겨야 하는 것도 답답하고 힘들었어. 또, 결국 그 친구의 미래에는 내가 없다는 걸 알기도 했고. 난 솔직히 결혼 안하고 그 친구랑 살라고 하면 평생 살 수 있을것 같았는데 그 친구는 아닌거야. 나랑 사귀고 있으면서 결혼 하고 싶은 남자 이야기를 하고 아이 이야기를 하고. 나중엔 음식점에서 그 친구가 둘만 있을 땐 몰랐는데 이렇게 있으니까 너랑 내가 진짜 이상한 사람 같다고 말하는데 그 땐 진짜 감정 조절이 안돼서 펑펑 울었어. 아무튼.. 이런 경험을 하고 나서 아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중에 나를 좋아하게 되더라도 동성은 사귀지 말아야 겠구나 다짐했어. 솔직히 행복이랑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고. 내가 상대방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야 하는데. 동성끼리 연애해서 행복할 수 있겠냐 싶은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내가 좋아했던 친구가 나에게 고백 했는데 안 사겼어. 그냥 너가 지금 잠시 헷갈린 거라고 잘 위로하고 돌려 보냈어. 그 친구는 지금은 남자친구 사귀면서 잘 지내고 있구.진짜 기도도 많이 했어. 동성을 좋아하지 않게 해달라고. 동성을 좋아하게 될 때마다 죄책감도 너무 크고. 내 마음을 표현 할 수 없다는게 힘들고. 가질 수 없는 사람 옆에 계속 있는게 너무 힘든거야. 그렇게 좋아하고 계속 친구 옆에 있는데 그 친구가 나중에 남자친구 생기면 그 때 상실감도 너무 크고. 진짜 난 행복하게 살긴 글렀구나. 평생 이런 감정을 느끼며 살겠구나. 자살하고 싶을 때도 있었어. 자살할 용기로 살아야지 자살하는 사람들 이해가 안된다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어떤 때는 정말 죽는 것만이 유일하게 편해지는 일로 느껴질수도 있겠구나. 죽는 것보다 더 무서운게 계속 살아가는 일 일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어.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내가 하두 속 이야기를 안해서 나한테 화를 내고 사이가 멀어질 때. 그리고 너 속에 든 이야기 좀 하라고 하는데 난 도저히 이야기를 할 수 없을 때. 그 때 너무 괴로워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
대학교 와서는 나도 많이 변했어. 이게 제일 많이 변한게 내가 또 대학교 와서도 좋아하게 된 친구가 있었어. 근데 그 친구가 나보다도 너무 불우하게 살아온거야 그냥 그 친구 인생이.. 처음으로 내가 남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애를 만난거야. 진짜 많이 아끼고 많이 좋아했어. 워낙 애가 자존감도 낮고 해서 평범한 다른 친구들은 걔를 못 견뎌하고 떠날때도 나는 이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단순히 우정이 아니니까 쉽게 떠나지질 않더라구. 그 때 처음으로 감사했던 것 같아. 내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내가 이 친구를 사랑할 수 있어서 이 친구 곁을 계속 지킬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평범한 친구들이 해주는 것 보다 더 이 친구를 아낄 수 있고 더 잘해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으로 내가 동성을 좋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어. 나중엔 결국 이 친구한테 말했어. 나 사실 여자 사귄 적 있다고. 그리고 지금 너 좋아하는 것 같다구. 그리고 나는 대답이 너무 무서워서 당분간 잠수타겠다고 연락했어. 근데 그 친구한테 답장이 바로 오는거야. 잠수 타지 말라고.. 물론 친구는 나와 같은 마음으로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 친구가 나를 진심으로 이해해준다는게 느껴졌고 그 친구는 오히려 자기를 좋아해줘서 너무 고맙다는거야. 그 말이 뭔가 나를 구원해주는 느낌이었어. 내가 처음으로 내 정체성을 고백했는데 (중학교 때 사겼던 친구는 사실 그 친구가 먼저 고백해줘서 가능한 일이었고.. 아니었으면 절대 안 밝혔을거야) 내가 내 정체성을 알게 된 이후부터 계속 두려워하고 생각했던거랑은 달리 나를 그냥 받아줬다는게 믿기질 않았어. 오히려 고맙다니..
이 전까지는 내가 나를 인식했던 게 그냥 동성애자였다면, 이후부터는 그냥 나를 나로 인정 할 수 있었어. 나=동성애자가 아니라. 그냥 나는 동성애 성향을 가진, 하지만 그건 단지 내 특성 중 일부일 뿐인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었어. 이것만으로도 상당히 내 가치관이 많이 바뀌더라구. 일단 나를 감추는 건 이젠 어쩔 수 없는 습관이 되어서 뭐가 나를 드러내고 마음을 여는건지는 아직도 잘 안돼. 이건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 그래도 많이 나아지고 있고. 원래 진짜 과묵한 성격이었는데 말도 꽤 많아졌어 ㅎ
그 일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냐면! 꽤 교활해지기도 하고 상당히 많이 뻔뻔해졌어.. 그 이후로도 관계적으로 많이 치이기도 하고 또 집안에 안좋은 일이 생기기도 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어. 그러면서 나도 상당히 많이 변했어. 이젠 진짜 무서운게 동성애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도 표정 하나 안 변할 수 있어. 예전엔 그런 이야기만 나와도 얼굴이 빨개지고 그랬는데 요즘은 진짜 내 일 아닌 것처럼 연기하는게 스스로 놀랄만큼 너무 잘 돼... 심지어 누군가 나보고 직접 너 동성 좋아하냐고 물어봐도 진짜 아무렇지 않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설교 시간에 가끔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얼굴 하나 안 변해.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 나랑 분리시키는게 지금은 너무 잘 돼.. 가끔 그래서 너무 무서워. 이러다 싸이코패스가 되는건 아닐까 싶어서 ㅋㅋㅋ 내가 전체적으로 많이 둔해졌거든. 내가 생각하기에도 감정을 잘 못느끼더라구.. 물론 내가 여전히 감성적인 사람이란건 알지만 그런 나와 아닌 나를 분리하는게 가능해졌어. 기쁜 감정도 그럭저럭 슬픈 감정도 그럭저럭. 내 일도 내 일이 아닌것처럼. 그냥 다 무뎌졌어. 근데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거지~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가는거겠지~ 싶기도 해. 어느정도의 연기는 어쩔 수 없잖아.
그리고 이제 죄책감도 크게 안느껴..이래도 되는건지 계속 기도중이야. 어쩌면 그냥 내가 다 포기하고 파멸의 길로 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어쩔 수 없이 불안해져. 최근에 바비의 기도라는 영화를 봤거든. 동성애와 기독교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것 같아. 그냥 이런 시각도 있더라구. 거기에 나오는 대사가 있어
"거기 앉아서 그들의 모든 얘기를 들었어요. 부모들은 아이들이 달랐다는 것을 언제나 알고 있었다는 얘기요. 그리고 저는 오늘 밤 꿈을 꿨어요. 바비는 아기였어요. 제 아들은 언제나 달랐어요. 제가 임신했을 때부터 달랐던 거에요.전 알았어요. 그리고 느꼈어요. 지금은 알겠어요. 왜 하나님이 바비를 치료하지 않으셨는지 하느님은 바비를 치료하지 않으셨어요, 왜냐하면 제 아들은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어쩌면 이게 사실일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 진짜 난 너무 억울한게 취향을 자기가 선택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적어도 내 경우엔 아니야. 나는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더라도 내가 행복해지려면 이성을 좋아하는게 맞는걸 분명히 알고 있거든. 나도 평범하게 결혼해서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 특히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안 좋은 시선 받는 걸 못 견뎌 해. 그런 내가 뭐하러 내가 동성을 좋아하길 선택하겠냐 묻고 싶어. 뭐하러 나를 나만의 세계에 가두면서까지 동성 좋아하기를 선택하겠냐구. 어쩔 수 없이 좋아지는 걸 어떻게 해. 이게 내 정신에 문제가 있던 몸에 문제가 있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내가 원하는 건 아니야. 이게 정말 치료 될 수 있다면 하나님은 나를 치료해주셔야 할 것 아니야.. 내가 기도를 그렇게 열심히 했고 동성이 좋아지려고 할 때마다 안좋아하려고 노력도 많이 했는데.. 왜 하나님께서는 이 기도를 안 들어주실까? 솔직히 하나님이라면 안 들어주실 이유가 없잖아.. 모든 걸 다 하실 수 있다는 분께서 다른 기도도 아니고 이게 진짜 그렇게 큰 죄라면 내가 이 죄를 벗어나게 해달라고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는데 안 들어주실 이유가 없잖아.
요즘은 다행인게 이제는 동성애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도 많이 바뀌었구나.. 라는게 느껴지기도 하구. 교회에서조차 동성애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구나 싶어.. 친한 동생이 그것도 목회자 자녀인 애가 나한테 그런말을 하더라구. 언니는 어쩌면 여자랑 사귈수도 있을 것 같다구. 근데 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그게 뭐 그리 나쁘냐는거야. 물론 난 정말 아무렇지 않게 능청스럽게 넘어갔어. ㅋㅋ 이제 이런 스킬쯤이야.. 근데 한편으론 위안이 되더라구. 진짜 나중엔 아무렇지 않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연애하고 사람들한테 밝히고 진짜 뻔뻔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 요즘은 결혼 안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내가 결혼 안하고 여자랑 계속 산다고 해도 사람들이 크게 신경쓰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싶고.
물론 나도 머리가 많이 컸고, 내 이익을 생각한다면 여전히 내가 이성을 좋아하게 돼서 평범하게 살길 바래. 진짜 인간적으로 괜찮은 남자를 만나면 나도 사람 자체를 참 좋아하긴 하니까 연애도 할 수 있을 것 같구. 그동안은 이미 좋아하는 여자애가 생겨버려서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게 문제였지만.. 근데 아직은 내가 현실성이 떨어지는건지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나를 좋아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 친구도 평범하게 살길 포기하고 내 곁에 있길 선택해준다면 나는 정말 결혼 안하고 어쩌면 나중엔 외롭더라도 계속 그 사람과 살고 싶어. 그게 제일 행복할 것 같거든.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될진 모르겠지만..ㅋㅋ 나도 가슴앓이 좀 그만하고 좀 행복하고 싶다.
차라리 미래에 태어났으면 좋았을껄 싶기도 하고. 왠지 그때는 좀 더 사람들이 개방되어서 동성애가 진짜 아무 일도 아닌 것 처럼 여겨질 것 같고. 그게 아니라면 과학이 발달해서 동성을 좋아하지 않게 되는 약이 나온다던가 아니면 아예 성별을 전환하는게 정말 자연스러워진다던가 하는 그런 미래에 말이야.
쓰다보니 글이 상당히 길어지고 읽기도 힘들어져서 누가 읽으려나 모르겠네. 그래도 이렇게 쓴 것만으로도 후련하다. ㅎㅎ 생각해보면 이렇게 힘들게 살 필요 없었는데. 워낙 성격 자체가 소심하고 겁도 많고 거기다가 기독교인이기도 해서 참 힘들게 산 것 같네. 당당히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사는 사람들 보면 부럽기도 하다. 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요!
- 죄송해요. 글 올렸다가 사정이 있어서 내린 후 다시 올렸어요. 댓글 달아주셨던 분들 정말 감사했는데. 답글도 못달아드렸는데 삭제해버려서 달 수가 없네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