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구걸해야했던 이유

거지2008.10.17
조회270

안녕하세요~

하루하루 톡을 보는 엊그저께 22살이 된 소녀(?)예요 ㅋㅋㅋ

 

제 생일날에 겪었던 서러웠지만 재밌는 얘기를 해보려구요!

 

저는 지금 미쿡에서 인턴과정 밟고있는데요~

보통은 5-6시에 퇴근하는데 그날따라 너무 피곤하고 그래서 4시에 퇴근을 하기로 맘을 먹었어요.

같이 일하는 친구에게 '난 먼저간다~ ㅋㅋㅋ' 하면서 즐겁게 회사를 나왔어요.

차가없는터라 버스를 타고 퇴근을 해야하는데 딱 생각난것이

현금이 하나도 없다는 거 -_-;;;

지갑에 동전 몇개만 있는데.. 버스비론 택도 없었어요..

 

가방엔 노트북도 들어있고 이것저것 있어서 무거워 죽겠고..

다른손엔 도시락통 (도시락을 맨날 싸갖구다녀요~)을 들고..

어떡하지 한참 고민하다가.. 다시 돌아가기도 귀찮고 민망하고 -_-

결국 일단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어요 -_-;;

제가 좀 될대로 되라 하는 성격이거든요..ㅋㅋ

모 버스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구걸-_-;; 하면되겠지.. 라고 대충 생각했는데

 

이럴수가..

기다리는 사람들이 다 흑인인거예요 ... -_-;;

그렇다고 제가 인종차별주의 그런건 아니구요..

일단.. 돈달라고 말걸기가 무서웠어요 ㅠ.ㅜ

 

한사람은 수건을 머리에 걸치고.. 딴사람은 기억도 잘안나네요;; 눈도 제대로 못마주쳤어요.

전 나름 제가 깡이 쎄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속으로 '말을 걸어볼까.. 말을 걸어보자.. 그래!' 했지만

발걸음은 다른곳으로 향하고 있었어요-_-;;

마침 보통때는 10분씩은 늦는 버스가 제시간에 오는거있죠.... 아아아악

속으론 돈을 빌려달라고 울부짖고 있었지만 전 그냥 길을 따라 다른곳으로 가고있었어요 orz

 

한참을 걷다가..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먼거리도 아닌데 날도 덥고 무거워서 넘 멀게 느껴졌어요)

이게 어디로 가는길인지도 잘 모르겠는데; 은행이나 가게같은건 보이지도않고..ㅠ.ㅜ

(회사가 캠퍼스같이 되있어서 주위에는 온통 회사건물뿐이예요ㅠ)

걸어가는 사람들도 없고.. 다들 차타고 지나가면서 쳐다보고..ㅠ

너무 서러운거예요..

생일날에 이게 뭐하는건가.. 돈없어서 집에도 못가고 날 데려올사람도 없고 ㅠ.ㅜ

남자친구는 한국에 계시고.. 정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어요.

별별 생각이 머리를 휙휙 스쳐가더라구요..

 

그러다가 마침 버스정류장이랑 벤치가 있더라구요..

잠시 앉아서 쉬고있는데 때마침!

중동사람들로 보이는 두 아저씨들이 제쪽으로 걸어오는 거였어요!

너무너무 반가웠죠..!! 아까 흑인들에 비하면 훨 친절해보였고-_-;;

 

안절부절하다가...

버스비가 없어서 그런데 잔돈 있냐구 불쌍하게 물어봤어요!

한분은 동전을 뒤지시더니 돈이 부족한거예요..

그래서 다른분이 막 주머니를 뒤지시다가 자기 지갑을 놓고왔다구 하면서

조 앞에 차에 놓고왔으니까 잠깐 갔다가 다시 돌아오시겠다고 하시는거예요..ㅠ.ㅜ

너무너무너무 고마웠죠 정말..

정말로 굽신굽신 하면서 땡큐를 연발했죠.

 

아저씨들이 좀 걸어가시다가 막 주머니에서 동전을 더 꺼내시구 막 세시더니

다시 돌아오는거예요.

보니까 몇센트가 부족할뿐이더라구요!

그걸 주시면서 '부족한 만큼 가지고 다시오겠다' 하시는데

너무너무 감사하더라구요 ㅠ.ㅜ

그때 제 지갑에 있는 잔돈이 생각나서 보니까..

버스비가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됐다구 이제 됐다구 너무 고맙다구 굽신거리다가 그렇게 인사하구 가셨어요..

 

정말.. 감사함을 말로 표현할수없었어요.

아직 세상은 살만하구나~ 라고 느꼈어요 (이런걸 가지고 ㄱ-) ㅎㅎ

 

 

 

 

그리고 그리고.. 버스에 얽힌 이야기 하나더!

다음날두 어느때와 같이 버스를 타고 집에가는데

돈을 내려는데 돈을 넣는 부분을 막 버스아저씨가 막는거예요-_-;;;

그래서 '뭥미..?' 하고 있는데

뒤에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그래서 왜그러는지 묻지도 못하고 그냥 자리에 앉아있었어요.

'나중에 내야되는건가?' 하면서 돈낼 기회를 노리고있는데

기사아저씨가 아무말씀도 안하시고 -_-;

전 그냥 제 목적지에서 내렸어요.

허허허... 어제 슬펐던걸 아셨는지..

그날은 웃음을 주셨네요..ㅋㅋㅋ *^^*

 

모든 톡님들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시구요!

글 재밌게 읽어주셨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