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도 너무 예쁜 언니

ㅇㅇ201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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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18살이고 언니는 19살입니다.
저희 언니는 정말 예뻐요, 처음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처럼 예쁘다는 말을 하고 동생인 제가 봐도 참 예쁩니다. 어릴 때는 그런 언니가 자랑스럽기만 했어요, 근데 나이가 들어가며 사춘기를 맞이하고 점점 외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부럽기만 하던 언니에게 질투심이 느껴집니다.
저는 정말 평범하게 생겼어요.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면 못생겼다는 말을 듣기도 하고, 간혹 인사치레로 예쁘다는 말을 듣기도 하는 외모입니다. 예쁘다는 말보다 귀엽게 생겼네 정도의 말을 주로 듣긴 하지만요.
언니는 학교를 마치고 쌩얼로 하교하다가도 캐스팅 제의를 받고, 학원에 가면 남학생들이 떼 지어 구경하러 올 정도로 예뻐요. 어딜 가도 예쁜 애를 꼽으면 항상 일등이고 말 한마디 섞어본 적 없으면서 얼굴만 보고 쫓아다니는 남자들도 여럿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자매인데 그렇게까지 다를 수가 있냐 하실 수도 있지만 저와 언니는 정말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어요. 저희가 자매라는 사실을 밝히면 모두들 깜짝 놀라며 하나도 안 닮았다고 하곤 합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언니는 언니고 나는 나라고 부럽기는 해도 평범하게 태어난 걸 뭐 어쩌겠나 그래 나는 평범하다 하며 살아왔습니다. 딱히 외모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도 않았고요. 근데 요즘은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이 어려워졌어요.
사실은 요즘 학교에 눈이 가는 남자애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애들이 잘생겼다고 해서 오며가며 얼굴만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하굣길에 폐지 줍는 할머니를 도와드리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부터 관심 비슷한 것이 생겼습니다. 전에는 잘생긴 걸 알아도 쳐다보지는 않았었는데 그 이후로는 어쩌다 마주칠 때면 힐끔힐끔 훔쳐보게 됩니다. 친구들과 장난칠 때도 아닌 척 의식하게 되구요. 그런데 그 남자애는 저를 모르는 눈치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저를 기억하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래서 요즘 자꾸 언니가 부러워집니다.
내가 언니였다면 그 애가 나를 알고 있지 않았을까. 한번이라도 쳐다봐주지 않았을까. 내게 아주 작은 호감이나마 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요. 그리고 같은 유전자를 받고 태어났는데 언니와 나는 왜 이리도 다른걸까 하는 생각에 못된 마음으로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단순히 그 남자애와의 관계를 떠나서 제 고민은 외모 콤플렉스가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는 거에요. 만약에 아주 만약에 그 애가 나를 좋아하게 된대도 내가 온전히 기쁜 마음일 수 있을까. 이렇게 평범한 내가 아니라 언니 정도는 되어야 그 애 옆에 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합니다.
언젠가 다른 인연이 생길 수도 있겠죠. 그런데 나를 좋아한다던 사람도 언니를 보면 언니에게 맘을 빼앗길 것만 같아요, 드러내놓고 말은 안하겠지만 속으로는 왜 저렇게 다르냐며 식을 것 같아요. 딱 한번 저를 소개시켜 달라던 남학생이 있었는데 내 외모를 보고 호감을 가진거라면 더 예쁜 언니를 보면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싶은 걱정에 거절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언니는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언니로도, 딸로도, 여자로도 모두 백점이에요. 제게도 언제나 상냥합니다.그래서 이런 제가 더욱 싫어요.
언니가 예뻐질수록 언니가 밉지만, 언니가 미워질수록 언니에게 미안합니다. 제 못된 속내도 모르고 잘해주는 언니를 볼 때마다 죄책감에 마음이 불편합니다.
예쁜 친구들을 볼 때는 그저 부러운 마음이 전부였는데, 언니에겐 왜 이런 위기감과 질투심이 이는지 모르겠어요.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서 일까요.
매일 밤 현실을 인정하고 내 모습을 인정하자고 다짐해도 눈을 뜨면 언제나 같은 날의 연속입니다.
이젠 이런 고민들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아요.털어놓을 곳도 없는 이 못난 마음 이제는 비워내고 싶어요.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