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10개월 그리고 기다리는 남자

종이컵201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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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녀를 만난순간은 아직도 기억나요.

 

교회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던때 우리는 서로 처음보는 사이였었어요.

 

근데 서로를 빤히 쳐다봤어요 에스컬레이터를 갈아 탈때마다 계속.

 

태어나서 사랑을 해본적도 없고 경험도 없었기에 8층을 에스컬레이터로 내려오는 동안 그냥 계속 서로 쳐다봤는데 그땐 그저 호기심인줄알았죠.

 

그리고 그렇게 지나치고 그 호기심이 첫눈에 반한것이란걸 아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한번도 느껴본적 없지만 딱 알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그녀를 다시 만나려고 매주 교회를 나가 몇시간을 기다렸어요.

 

결국 3주뒤 그녀가 제 대각선에 앉았어요.

 

저도 그렇지만 그녀도 독실하지는 않은지 주보로 종이접기를 하더라고요.

 

그녀는 종이로 꽃을 접었고 저는 학을 접었어요. 그리고 서로를 보고 웃었죠. 그때 웃는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어요. 지금도 기억나요.

 

그렇게 그 날도 에스컬레이터에서 서로를 빤히 쳐다봤어요. 8층을 내려가며 번갈아탈때 너무 설랬죠. 하지만 그날은 제가 번호를 물어봤어요.

 

2014년 7월 27일 처음으로 서로를 알게되었어요.

2014년 9월 10일 서로 좋아해서 사귀게되었어요.

이름을 안지 2달 밖에 안되었지만 서로의 감정이 확실하더라고요.

 

저희는 말투도 너무 똑같았고, 생각하는것도 독특한데 비슷했어요. 저를 정말로 많이 사랑해주었고. 같이 아무것도 하지않아도 고생을 해도 행복한 데이트였어요. 그리고 둘다 서로만 바라보는 사람이였고. 너무 잘 통했죠.

 

근데 2015년 11월 이별을 하게되었어요.

 

저는 그녀를 약 반년을 힘들게했어요. 그래도 그녀는 사랑하는 마음에 버티며 제 곁에 있어줬지만 결국 지쳐버린거죠.

 

그녀는 가정에서 나름 사랑받으며 자란데 비해 전 아무 복잡한 가정문제로 아주 어릴적부터 기댈곳 하나 없이 상처입으며 자라서 문제가 많은 사람이였어요. 전 그런게 아무런 문제 없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아니더라고요.

 

 

 

근데 사실 그냥 변명이죠.

 

제 입장에서 상처가 있다라고 해봤자 그녀를 힘들게 했고 그녀는 제가 사랑하지 않은것처럼 느꼈다면 그런거죠. 그녀를 힘들게 한건 전부 제 잘못이니까요.

 

전 그냥 강아지에요. 그렇게 만난 우리를 서로 너무 잘 맞던 우리를 깨트린건 저니까요. 차라리 바람을 피고 아예 못해주고 한번에 힘들게 했다면 그녀가 더 빨리 아프고 빨리 끝냈을텐데.

 

전 잘해주고 상처주고 어떨땐 진심같이 어떨땐 가식같이 그녀에게 희망을 품게 했고, 제 무의식이 그녀가 자리 잡는것을 밀어 냈어요. 그녀는 마음깊이 절 품었는데 전 가시가 많은 사람이였던거죠. 심지어 그녀가 이별통보하기 전에는 저 때문에 힘든지조차 알지 못했어요. 어쩌면 제가 정말 관심이 없었나봐요.

 

제 진심은 그게 아니란걸 이해해주지 못하는 그녀를, 힘들어 하는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은 그녀를 한치도 원망하지 않아요. 이해해줘요.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가능한 모든것을 했겠죠.

 

그냥 그녀를 힘들게 한 제 자신이 너무나도 원망스럽죠.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쏟아지나봐요. 새벽에 잠들지 못한채 제 카톡을 보며 제가 떠날까봐 말도 못하며 혼자 울며 아파했을 그녀를 생각하면 너무 고통스러워요. 차라리 우리가 좀더 성숙했을때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심지어 이별 초기에 처음으로 문제를 깨달은 전 그녀를 아프게한 제 언행이 하나하나 떠오르며 너무 혼란스러웠고 그녀를 미친듯이 흔들었어요. 헤어지는 순간까지 강아지인거죠. 오랜기간 정리해온 그녀를 또 아프게 한거죠. 제가 너무 어렸나봐요.

 

그래도 그녀는 헤어진 뒤에도 절 좋아해서인지 새벽 5시까지 통화하다 잠들고 힘들어 하지말라며 힘들때 얘기하라는 말을 했죠. 근데 결국 선을 넘고 연락을 너무 많이해서인지 전 카톡 페북 스냅쳇 전부 차단당했어요.

 

제겐 너무나도 충격이 컸고 배신감을 느끼며 그냥 그녀를 사랑하니까 보낼 수 있을꺼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모든것을 끊고 마지막 인사를 남긴채 번호도 바꾸고 유학 준비를 했어요. 결국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라고 생각하며 유학날짜를 잡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그녀의 이름, 그녀의 웃음, 그녀의 말투, 그녀의 냄새 이 모든 것이 제 인생에서 영영 사라진 미래를 생각하니 차라리 죽는게 났겠다라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결국 한 달 뒤 다시 그녀에게 연락했어요. 그냥 언제까지나 한결같이 기다리겠다는 말만 했어요.

 

정말 진정으로 사랑하면 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먼미래에 언젠가 보겠지도 아니고 그저 지금 당장 보고싶다 라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그 사랑과 타협하고 포기하면 조금씩 놓게 되는거같아요. 전 그게 안되고 하고싶지도 않아요.

 

근데 다시 연락했을 당시 그녀는 남자친구가 있더라고요. 또 저를 전부 차단하는 시점에서 저의 모든것을 끊겠다는 다짐을 했는지 그 이후로 그녀에게서 한마디도 들을 수 없어요. 그냥 그녀의 프로필에 있는 하트와 페이스북의 하트를 보고 알게됬죠.

 

그녀에게 전 어디에도 없는지도 모르는데 혼자 잡고 있다는게 사실은 많이 힘들어요. 차라리 잊는다면 그게 쉽지만 잡고 있다면 매일이 이별의 연속이거든요. 근데 이젠 익숙해진거같아요. 그녀 이름 세글자만 생각하며 그리워하는게. 사실 그녀가 이해도 가요. 그녀또한 절 단순한 연애대상이 아닐정도로 진지하고 많이 사랑했었거든요. 사랑이 큰 만큼 후유증도 클테니까요.

 

그녀는 남친과 제가 연락한지 한달만에 헤어졌고 4달뒤 어제 또 다시 다른 남자친구가 생겼더라고요. 전 사실 더 이상 그녀를 힘들게 하기 싫어 한달에 한번씩만 장문의 문자를 보내요. mms에 글자제한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문자에는 난 너가 행복하면 괜찮다 행복한 연애해라 난 언제나 내 자리에서 기다리겠다라는 이런 말들을 하며 연애하던 시절 웃어줬던 제가 사는 일상이나 과거 이야기들을 담아 보내요. 혹시 궁금해할지도 모르고, 아직 제 걱정할지도 모르고, 제가 아는 그녀는 그만큼 착하고 절 미친듯이 사랑해줬었거든요. 부담주기도 싫고 그녀가 행복하길 바라는건 사실이거든요. 그냥 제 문자보고 얘는 잘살고 있구나 내용 재밌네 그것만 알아주면 좋겠어요. 

 

근데 사실은 괜찮은건 아니에요. 사랑하는 여자에게 다른남자랑 행복하라고 말하는게, 답장은 커녕 읽는지도 모르는 문자를 수백번 고쳐쓰고 한달이 또 지나 문자쓰기만을 기다리는게.

그래도 괜찮은척 해야죠. 정말 매일이 이별이에요. 차라리 잊는다면 그게 편할꺼에요. 그저 힘든게 익숙해져 살아가는거지. 근데 이젠 시간이 지나는게 기대되요. 많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녀를 볼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제게 첫사랑이였고 첫이별이였고 어쩌면 경험이 적기에 이러는것일지도 모르죠. 근데 전 지금의 감정이 전부에요. 그녀라면 처음이자 끝이여도 되거든요. 그리고 전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이뤄낼 수 있을만큼 독하고 꿋꿋하니까요. 제 이름 석자 걸고 변치 않을 자신이 있어요. 제가 그녀를 사랑하니까 그녀가 절 떠났다 이제 사랑하지 않는다 이런건 괜찮은거같아요. 그녀에게 또한 제가 큰걸 아니까 다시 시작한다면 순식간에 묻어놨던 감정이 터지겠죠. 직접 마주한다면 많은게 다를테니까요.

 

 

그냥 저는 지금도 그녀를 기다리고있고.

 

앞으로도 기다릴거같아요.

 

솔직히 5년정도는 기다릴수 있는거같아요.

 

지금은 그냥 그녀를 곁에서 보고싶다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12월 11월 겨울에 그녀에게 직접 찾아갈려고요. 그녀를 겁주지 않는선에서.

 

그때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게 너무 기대되요.

 

이제 10개월밖에 안됬는데 고작 남친소식에 힘드네요.

 

여기 까지 읽으셨다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밤새고 이렇게 긴글을 쓰네요. 

 

혹시 기다리는 과정에 힘드신거 들어드려요. 

그리고 제게 긍정적인 조언이나 응원해주고 가주세요.

그런 말이 제겐 활력이 생기거든요.

 

 

다들 그냥 행복하세요. 각자의 사랑을 이루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