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고기 굽는 형님에게 너 고기 구울 줄 아니?

ㅇㅇ2016.08.17
조회252,612

 

깜짝 놀랐네요..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쓴 글인데... 랭킹에도 올라가고....

신기하네요.

비슷한 경험하신 분들도 계시고...

 

저는 사실 시어머님 귀엽게 보려고 노력해요.

(버릇 없어 보일지는 모르겠는데... 딱 맞는 단어는 안 떠오르네요) 

 

처음 결혼했을때는 어머님이 이러시는거 눈치도 못챘어요.

정말 내 남편의 부모님이니 순수하게 받아드렸어요. 평소에도 잘 챙겨주려 하시는 것 같고요.

그런데 어느순간 저도 모르게 느껴지기 시작한거죠.

댓글에 어느분이 써주셨는데 한번씩 말로 다 깎아먹는 타입이라고.

그래서 저도 솔직히 어머님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저도 아직 어려서인지 섭섭할 때는 또 엄청 섭섭해 하고 그래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그냥 아들 장가 보낸 엄마의 소심한 질투(?) 정도로 생각하고 넘기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이날 제가 생각한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면

형님에게는 죄송하지만

우리 자리에 구울 사람 있고 (형님도 아들들 고기 챙겨주느라  저와 제 딸을 세심하게 챙길 여유도 없었음. 무조건 이해함) 

형님 아들들 모두 얌전히 앉아서 고기 열심히 먹고

저는 작은 사고라도 안나게 아기 잘 돌보면 되고

굳이 멀리 앉아 있고(저랑 끝에서 끝) 아버님과 대화 나누고 있는 남편 불러 애 보라고 하고 제가 고기 굽겠다고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형님에게는 제가 좀 이기적이지만 그 쪽 테이블은 다같이 고기 구우며 대화하는 분위기라.... 애 봐달라고 부르기가 그렇더라고요. 

(남편이 눈치가 없는 사람은 아닌데 시어머님 얘기는 못들은 것 같고 우리 테이블 형님이 고기구우시는 것 보고 기분 좋게 아버님과 대화 나누며 고기 먹은게 아닐까 합니다.  본문에도 썼지만 평소에 남편이 고기 잘 구워 주고 저는 아기 돌보고.. 이부분은 큰 불만이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형님도 제 마음 제 상황 잘 이해하실거라는...

형님이 이런 걸로 크게 섭섭하다고 느끼시진 않을거라는 형님에 대한 나름의 믿음이 있었습니다. (저 아기 낳기 전부터 지금까지 조카들 나름 잘 챙겼다고 생각해요)

 

암튼 평소에 어머님이 형님 대할때 보면 종종 안타까움이 있었거든요.

나라면 올케앞에서 살짝 부끄럽겠다 정도......

그런일 있을때 마다 어머님 말을 못들은 척하며 그냥 제가 나서서 해버렸습니다. 제가 못할때는 어머님 저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하고요.

형님도 어머님의 과분한 사랑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 같고요.(사실 둘의 관계라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형님과 저는 엄청 친하진 않아도 적당히 배려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애 낳고는 저 사느라 바빠서 예전만큼 연락은 못드리지만 서로 각자 바라는 거 없이

나름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형님도 사내아이 둘 키우느라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그래서 형님에게 감사한 마음이 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형님의 남편을 제가 뭐라고 불러야할지 모르겠다고 적었는데

정확하게 알려주신분 감사합니다. 글로 적을려니 더 안떠오르더라고요..이렇게 많은 분들이 볼지도 몰랐고... 암튼 수정했습니다.

시매부도 알고 아주버님도 모두 아는 단어 인데...

결혼 초 친정어머니께서 시매부라고 알려주셨는데... 시매부라는 용어가 입에서 안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시어머님께 여쭤보니 애기 낳으면 고모부라고 부르라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의 고모부가 아니라 내 자식의 고모부인데 그것도 이상한 것 같고...

(고모부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많으시네요^^;;)

 

결혼 초에는 고민을 했는데 결정적으로 크게 부를 일이 없었습니다.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지금까지 호칭을 크게 고민하지 않았던게 형님에게 죄송하네요.

 

암튼 시매부는 명칭, 호칭은 아주버님.

감사합니다.

 

쓰다보니

추가 글이 더 길어진 것 같네요.

 

모두들 무더운 여름 건강히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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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시어머니가 고기 사준다고 해서 갔는데 라는 글보고 지난 봄에 있었던 일화가 생각나 적어요~

지난 5월경 시댁식구들과 갈비 먹으러 감.
어쩌다 우리테이블에 나와 3살 딸, 형님(남편의 누나), 형님 아들2명(초등학생)
시어머님은 바로 옆테이블에서 아버님 내 남편,  시매부 이렇게 앉게 됨.

우리 테이블에서는 나는 딸아이가 어려서 자꾸 뜨거운 테이블로 달려들려고 해서 형님이 고기를 구움.

그런데 시어머님이 나에게는 말 못하고 계속 형님에게 너 고니 구울 줄 아니? 라고 물으심.
형님이 멋쩍게 웃으며 내가 왜 고기를 못구워~ 하고 계속 굽는데 어머님이 계속 같은 말 반복...
평소에도 어머님은 형님을 아직 어린 딸로 보는 경향이 있어 그러려니 하고 있었음.

참고로 형님 결혼한지 십년 넘었고 나이도 나보다 7살 많음.
처음에는 나도 애 보느라 정신 없었는데 계속 저러시니 아~ 나 보고 구우라는 구나는 느낌이 옴^^

그래서 형님께 죄송해요~ 제가 구워야하는데 애가 자꾸 상에 달려들어서요~ 함

그러니 형님이 아니야~ 올케! 신경쓰지말고 많이 먹어~ 하면서 또 열심히 구움. (참고로 형님은 좋음)

잠시후 또 시어머니 같은 말 반복.. 결국 형님 작은 목소리로 엄마 그만해~내가 나이가 몇인데.. 라며 살짝 짜증냄.

그때는 나도 애보랴 시어머니 눈치보랴 별 생각 없었는데 나중에 형님 입장을 생각해보니
시어머니는 결국 자기딸을 나이도 훨씬 어린 며느리앞에서 고기도 못굽는 바보 만든거임...

어차피 나도 애 때문에 고기고 뭐고 못먹고 있었는데 어머님때문에 입맛도 없어짐. 내가 갈비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또 얼마 먹지도 못했는데 결국 체함.

고기는 형님 애들이 거의 다 먹음. 한창 자랄 나이. 당연함.

도대체 시어머니는 왜 그러는 걸까요?

남자들은 원래 안하냐고 물으신다면 평소에 저는 애 보고 남편은 고기 다 구워줌. 형님남편도 평소에 애들 케어를 엄청 잘함. 이날은 진짜 어쩌다 그리 앉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음.

앞으로 함께 고기 먹으로는 안가려고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