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백 - 그림자사랑 - (4)

영원한로맨스를꿈꾸다200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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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참 욕심이 많은 존재이다.

처음에 그저 보는 것 만으로 만족을 하다가 하나를 얻으면 둘을 바라게 되고 둘을 얻으면 셋,넷을 더 바라게 되는게 사람이다. 이런 본능을 은서는 절실히 실감하고 있는중이었다.

이젠 재현의 마음까지 차지하고픈 욕심에 은서는 스스로를 고문아닌 고문을 하고 있었다.

이런 혼란속으로 스스로가 점점 더 발을 담구는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런때에 재현의 제안은 더욱더 혼란을 가증시켰다.

그날은 재현과의 첫관계후 한달정도가 흐른 늦겨울이었다.

여느 데이트처럼 식사후 이제는 자연스런 순서인양 서로의 온기를 탐한후 은서가  샤워실에서 머리를 털며 나왔을 때였다.

 

“ 우리집으로 와라.”

 

은서의 손이 머리를 말리다 그대로 굳었다. 차마 재현을 바라볼수가 없었다.

 

 “ 왜죠?”

 “ 싫은가?”

 

‘항상 저런 식이다. 자신의 마음은 하나도 안 알려줘. 나 혼자 꿍꿍이며 그의 마음을 헤아려 봐야해. 그가 원하는게 뭐지? 나 이대로 그가 이끄는데로 따라가기만 해도 될까?넘 두려워. 하지만 두려우면서도 그의 제일 가까운데에 있고 싶어. 항상 나를 볼 수 있도록….’

 

“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다음날 아무런 덧붙임도 없는 그의 집수소가 적인 메일을 받았을 때에는 그저 웃음만 나왔다. 시간을 준다더나 이건 오늘이라도 당장 오라는 재현의 무언의 명령같았기 때문이다.

이사람은 거절이란걸 알고나 있을까?  특히나 여자관계에 대해서는 거절이란 단어자체를 모른다는데에 자신의 월급을 걸어도 좋다라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던 것이다.

일주일후 은서는 재현의 빌라에 벨을 누르고 있었다.  사실 결심은 그날  재현의 메일을 받았을 때 했지만 차마 용기가 안나 하루하루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재현의 집으로 온 것이었다. 벨을 누른후 떨리는 손에 가방을 쥐며 떨림을 진정시키려 큰 호흡을 몇차례하고 있던 중에 문이 열리며 재현의 얼굴이 보였다.

일주일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은서가 일부러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의미로 재현과의 만남을 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현의 얼굴엔 놀라는 기색 하나 없이 눈으로만 은서의 얼굴에서 가방을 든 손까지 눈길을 주다 은서가 집에 들어갈수 있겠금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은서는 손에 힘을 주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재현의 집은 그의 성격대로 모던스타일의 가구로 집안 전체를 꾸민듯 집안 분위기도 재현자체를 나타내는 것 같아 웃음이 나왔다.

 

“ 생각대로 깔끔하시네요? 혹시 가정부로 쓰실려고 같이 살자고 한건 아니죠?”

“ 가정부는 일주일 두번 와. 화요일과 금요일에…”

“ 농담이예요. 농담도 못 알아 듣는건 아니죠?”

 

순간 재현의 눈썹이 약간 꿈틀대다 제자리로 왔다. 은서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재현은 음료수라도 가져온다며 주방쪽으로 사라졌다.

 

“ 저 사람도 긴장했나? 저런 모습 처음 보네… 훗…”

 

잠이 오지 않아 은서는 재현이 깰까 조심스레 침대에서 내려왔다. 오늘 따라 유난히 달이 밝았다. 그런 달에 이끌리듯 은서가 베란다로 나가 창문을 열었다. 아직도 좀 춥긴 했지만 이제 얼마 안 있음 봄이 오려는지 바람에 봄의 내음이 맡았졌다. 자신과 재현에게도 봄처럼 따뜻한 미래가 있었음 하는 소원을 달에게 빌었다.

 

“ 달님, 저 잘한거죠?  재현씨 겉에 있고 싶었어요. 그가 저를 아직 사랑하진 않치만 제가 재현씨 사랑하고 이 마음을 언젠가 받아주지 않을까요?”

 

은서는 어느새 흐르는 눈믈을 훔치며 달에게 빌고 또 빌었다. 마치 달이 자신에게 해답이라도 주는 신이라도 되는듯 미래를 점지하는 신이라도 되는듯 빌고 또 빌었다.

 

침대로 돌아온 은서는 조용히 재현의 옆에 누웠다.

 

“ 왜 불편한가?”

 

잠에 취한 재현의 목소리가 어둠을 뚫고 들려왔다.

 

“ 아니요. 잠시 목이 말라서… 지금은 괜찮아요. 주무세요 ”

“ 은서도 자”

 

재현이 은서의 허리를 자기쪽으로 끌어 안으며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재현의 손은 따뜻했다. 재현의 온기를 음미하며 은서는 잠의 나락속으로 점점 빠져들었다. 이 손이 항상 자기를 보듬어주길 희망하며……

 

재현과의 생활은 은서의 예상과는 달리 재미있었다. 재현의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아가고 그의 버릇이나 그가 음식중에 멸치들어간 건 안 먹는다거나 수건은 항상 바짝 마른 수건을 좋아 하고 하루라도 수염을 안 깍으면 금세 자라고 의외로 어지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란걸 알게 되었다. 은서는 오랜 자취생활로 정리정돈을 좋아하고 워낙 음식만들기를 좋아했던지라  같이 살게 된 이후론 그 동안 가정부가 만들던 음식은 자연스레 은서가 준비하게 되었다. 사실 은서가 음식을 하게 된 원인은 재현이었다. 은서가 한번 두번 음식을 만들고 횟수가 거듭될수록 재현이 은서가 만든 음식만을 먹는다는걸 식사를 하는 도중 우연히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가정부가 만든 음식과 은서가 만든 음식을 한 상에 차려도 귀신같이 은서가 만든 음식으로만 젓가락을 가져가는 재현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은서는 비록 소리내어 맛있다는 칭찬은 안하지만  그런 그의 행동에 기쁨을 느꼈다.

 

재현은 은서의 바람과는 달리 해외출장도 잦고 야근도 많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재현과 달리 은서는 점점 칼퇴근에 약속도 안 잡고 일이 끝나면 바로 집으로 들어와 재현의 식사를 준비하였다.

어느날은 늦게 들어온 재현이 저녁식사도 거른체 재현을 기다리다 소파에서 잠이 든 은서를 발견하곤 늦으면 은서에게 전화를 해주기 시작하였다. 이런 사소한 일 하나라도 자기를 배려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은서는 행복한 마음에 웃음이 저절로 얼굴에 올라왔다.

 

재현이 미국출장으로 주말을 혼자 보내게 된 은서는 전날 늦게 까지 책을 보는라 새벽녁에야 잠이 들었다. 이런 날은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있던 은서는 잠곁에 속이 안좋은 느낌에 눈이 떠져 화장실로 급히 들어갔다. 어제 먹은 걸 다 토한 은서는 약간의 현기증을 느끼며 현기증이 가라않기를 기다리다 찬물로 얼굴과 입안을 헹구었다.

어제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체기가 있는거 같아 소화제를 먹고 다시 침대로 향하던 은서는 다시 황급히 입을 막은체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아침을 토하는데 다 보낸 은서는 갑자기 자몽이 먹고 싶어 견딜수가 없었다. 원래 과일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로써는 드문 일이었다.더 이상 참을수 없는 한계에 이른 은서는 급히 지갑을 챙겨들고  뛰다시피하여 마트에서 자몽을 사다 식탁에 안자마자 2개를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이제동안 먹어본 자몽보다 오늘의 이 자몽맛을 잊을수 없을 정도로 맛이었다. 3개째로 손을 뻗던 은서는 순간 갑자기 어떤 예감이 머리에 떠오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