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갉아먹는 엄마 하소연이나 하고 가도 될까요

ㅁㅁ2016.08.20
조회1,049
결혼은커녕 청소년딱지도 못떼어낸
사실상 성인 직전이자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고3입니다.

다들 시집살이나 남편 문제 심지어 직장 문제까지 결/시/친에 마음속 얘기를 토로하곤 하던데 성인도 아닌 제가 이런곳에 글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몇년간 저를 옥죄온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서,
마음 굳게 먹고 네이트판에 글을 씁니다..


저희 엄마는 인품이 낮아서 몇년째 꾸준히 제 힘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잘 안돼요. 어린애가 어른 지적하는 꼴 우습겠죠, 맞아요. 그치만 제가 마음에 안든다고 길거리에서 그렇게 큰 목소리로 잘못한 과거 다 읊으면서 쌍욕하는건 지나치지 않나요. 저도 가만히 참는 성격은 아니라 그렇게 말할 때마다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엄마 그만좀 하지' 하고 맞받아치는데 항상 돌아오는 대답은 똑같아요. 문제가 저한테 있다면서 소리를 꽥 질러요. '어휴 지랄좀 그만해라 그만 신발년아!!'
아니 제 모습이 마음에 안든다면서 비아냥거리고 앉아있는데 가만히 들어주길 바라나봐요. 처음부터 제 피부병 흉터 가리키면서 '이거 봐라 니 친구는 있냐 아직도 왕따처럼 사냐' 하면서 걱정해주는 척 얘기하는데 어떻게 그래요. 맞받아 칠때마다 저를 보고 스트레스만 주는 년이라고 꼬라지가 이모양인데 내가 니를 왜낳았을까 하고 저 들으란식으로 말하는데.

엄마가 화도 쉽게 잘 내고 욱하는 포인트가 남들보다 일찍 와서 이런 대화가 하루에도 몇번이 오가는데 묵묵히 듣고있는 제 입장에서는 감정 소모도 심하고 일찍 지치네요. 사실 이런 답도없는 사람을 앞에두고 어떤 얘기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해서 가만히 듣고있는게 진짜 이유지만요.

사실 처음부터 이런 엄마를 싫어했던건 아니었어요.
한낱 작은 어린아이에겐 엄마 품이 세상의 전부였던 적이 있으니까요.
얌전히 엄마말 잘 듣고 흠잡을데 없는 아기일 적엔 엄마품이 따스하게 느껴지기도 했구요.. 그때는 엄마가 절 좋아하기도 했어요.

그치만 언젠가 제 친구들이 엄마를 만나고부터 저를 피한다든지
직설적인 성격을 가진 친구가 '너네 엄마 이상해 왜 딸을 그렇게 무시하는거야, 친엄마 맞아?' 라고 말했을때부터 낌새가 이상하다는걸 느꼈어요.

결정적으로 저희 엄마가 잘못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느꼈던 계기는,
가정사는 아니지만 고 임윤택을 사망소식을 접한 엄마 반응을 본 후였습니다. '미인' 을 그렇게 맛깔나게 잘부른다고 좋아하던 울랄라세션의 한 멤버를, 죽자마자 그렇게 표현하더군요.
'암 말기까지 갔으면서 애 싸지르고 뒤진 새끼' '그럴거 같으면 잘뒤졌다 근데 아내는 무슨 죄가 있는데, 하긴 지 아내도 똑같은 년이니까 암환자 애품을 생각이나 하지'... 이 얘기를 듣고선 엄마가 좀 낯설게 느껴지더군요. 저희 엄마가 정신이 조금 아픈 사람인가보다 하고 스스로를 진정시켰지만 도저히 저를 보고 어디 정신 모자란 년, 대답도 잘 못하고 바보같은 표정이나 짓는 년, 화장도 못하는 년 등등 '년'으로 저를 묘사할때마다 감정이 북받치더라구요. 특히 3년전 제가 친구들 사이에서 만만하고 소심한 이미지였던 탓에 당한 왕따 문제도 3년째 여전히 저를 공격하는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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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밑부분은 부차적인 고민이라 건너뛰셔도 돼요.)
생활 스타일도 비정상적이어서 평소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차에 이사를 일주일 앞두게 되니 정신병까지 생길것 같네요.

저희 엄마는 위생관념이 없고 집 치우는걸 싫어해서 집이 난장판이에요. 안 치우고 사는건 제가 옆에서 커버라도 하겠는데 적어도 엄마되는 사람이 어지르지는 않아야 되는거 아닌가요. 엄마의 이런 성격 탓에 아홉살 때부터 뒤치닥거리 다 하고 살다가,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집에서 완전히 무시받고 노예처럼 봉사하는걸 당연시하는게 눈에 보여서 그짓도 그만뒀어요.

저희 엄마가 정말 게으른게 가사 뿐만 아니라 요리도 싫어해요. 그래서 아침부터 집에 사놓은 과자로 끼니를 해결하거나 라면을 끓여먹어야 해요. 저녁을 먹으려면 길거리에서 파는 간식 사들고 집에서 혼자 꾸역꾸역 먹거나 재료를 사들고 직접 요리해요. 제가 요리하면 엄마가 와서 한입 먹을게 하고 퍼다 먹구요.

또 저장강박증 비스무리한게 있는지 제 기능 못하는 쓸모없는 물건들 상자안에 모아둔게 어마어마해서 이삿짐 정리는 저 혼자 다 해야할것 같아요. 소위 말하는 쓰레기들이 대부분이더라구요. 그래도 저 쓰레기들 몰래 버리려는 시도라도 하다 폭력까지 써가면서 되돌려놓기를 강요하는데 막막해요. 엄마 뜻대로 저걸 그대로 갖고가야 할지. 지저분한 습관이 있던지라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상상 이상으로 더러워요. 집에 들어오면 이상한 쓰레기 냄새에 변을 보고 물을 안내려서 냄새가 다 섞여있구요. 구체적으로 다 쓰기에는 너무 힘들어질것 같으니 여기까지만 할게요.

그래도 이사가는 집은 인테리어도 화려하게 잘 꾸며져 있고 제 개인적인 공간이 확보되어 있어서 깨끗하게 살고싶다는 욕심이 들었지만 옆에서 계속되는 엄마의 악담과 저 혼자 감당해야하는 어마어마한 이삿짐 정리/분류에 몸도 마음도 지쳐서 포기할까, 이사가서도 계속 어지르는꼴 지켜보는게 나을까 싶기도 해요.
이 문제도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할수 있을지 경험자분들은 제게 말해주세요.


울면서 쓰느라 횡설수설한 부분이 많을텐데 다 읽으신 분들은 그 점 감안해주셨음 해요. 조금 서러웠던지라.. 그리고 글쓴 이유가 엄마 말과는 달리 제가 정상적이라는걸 확인받고 싶은 것도 있어요. 점점 위축되고 자신감이 떨어진다 느낄때가 있거든요.
댓글에서 저를 토닥이는 말들이 보인다면 제 기분은 금방 좋아질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