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져물고, 달이 떴다. 달도 곧 별과 함께 무너져 내리겠지.

20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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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사정 좋지 못 해, 대학은 일찌감치 생각 않고, 이른 나이에 일 시작.고졸. 적은 급여. 그저 즐거웠다.내 가족 부양은 못 하더라도 내 앞가림은 하면서 살고 있는 게 떳떳했다.내가 우리 엄마 노후 준비는 못 해주더라도 나중에 폐는 끼치지 말아야지.비록 고졸이지만, 좀 더 노력해서 나아가 좋은 직장 찾아 잘 살아 우리 엄마 호강 시켜드려야지.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일 권태기 극복도 어렵지 않았다. 우리 엄마가 있으니까.
그런데 왜 이리 사회는 맘 같지 않지.내 할 일 다 하면서, 남들 배려하고 서로 화합하는 분위기가 좋을 뿐이었는데어느새 나는 호구가 되어 있었다. 괜찮아. 내가 잘 가르쳐 주고, 잘 이끌면 돼.좋은 맘으로 하는 소리에 일그러지는 표정을 보고 있자니, 심란한 마음뿐.
더운 저녁에 좋아하는 노래 들으며 마음 다잡고 집에 들어가면우리 딸 마냥 예쁘다던 내가 호강시켜드릴 어머니 있지만, 당신마저 나를 알아주지 못 한다.내 넝쿨이 기대어 타고 올라가던 받침대가 어느새 같이 휘어지고 있다.
즐겨 하던 게임, 극장에 가기, 맛집 찾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소수의 사람들 만나기.이 모든 것들에 흥미도 잃고, 재미도 없고, 왜 그리 즐겨 했었지? 하는 의문과 우울이 온다.신이 나는 노래는 조롱이 되어 내 머릿속을 뒤흔들고내 마음을 다독여 주는 노래는 파도가 되어 내 마음속에 수없이 부딪힐 뿐이다.
다시금 나는 당신과 동료들을 품에 안고 일어서겠지만,지금을 버티는 게 왜 이리 외롭고 힘이 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