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한복판을 기어보셨습니까...

오아버지2008.10.18
조회330

안녕하세요. 평소 톡을 즐겨보기만 했던 20살 풋풋한 대학생입니다,,,시내 한복판을 기어보셨습니까...ㅋㅋㅋ

시험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네이트 톡은 끊을 수가 없어서 또 일어나자 마자 컴퓨터를 켰네요,ㅠ

매일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갑자기 지금도 연락하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했던 철없는 장난이 생각나서요...ㅋㅋㅋ 같이 웃자구요!

 

 

 

때는 고 2 때였나 1때였나 하여튼 한창 남들은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시기였죠. 물론 저희한텐 전혀 해당 사항 없구요... 그날도 학교에서 야자 시간까지 열심히 PMP로 영화를 봐주고는 항상 몰려다니는 녀석들이랑 같이 독서실로 향했죠. 워낙에 장난도 좋아하고 남들이 보면 좀 이상할 정도로 웃긴놈들이었기에 언제 어디로 튈지 몰랐죠. 한마디로 싸이코들...시내 한복판을 기어보셨습니까...

그렇게 독서실로 가는 도중에 또 제 똘끼가 확 발동 해버린겁니다. 망할... 절망의 시작이었죠.

"마마마.. 우리 여기 빵 가게 앞에 기어서 지나가기 할래?"

물론 이놈들도 평소엔 제정신인 척 하고 사는 놈들이니까 당연히 싫다 미쳤냐 혼자해라 하면서 거부했죠. 근데 이 놈들 이런 쓸데없는 쪽으로는 승부욕이 강하거든요. 이 승부욕 공부에 쏟았으면 서울대는 장난이었을겁니다,ㅋㅋㅋㅋ

"으... 너희 이것밖에 안되나..."

바로 이 놈들 눈에서 불꽃이 타오르더군요.

"콜!!!"

가위바위보로 정하기로 했습니다. 진 사람이 대략 4, 5m 정도 되는 밀X 빵가게 앞을 기어서 지나가는거죠. 참고로 제가 다니던 독서실이 고등학교에서 시내를 거쳐서 지나가야만 하는곳에 있었거든요. 시내였습니다... 시내였다구요... 빌어먹을 세상아. 내기를 제의한 제가 걸리고 만겁니다. 오 아버지...

처음엔 정색하고 안한다 하면 안시킬까봐 터져나오는 웃음을 붙잡고 애들 눈빛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싫다... 안한다 했다. 놔라...' 중얼거렸는데 아... 역시나 이 싸이코들 앞에선 안통하더군요...

"니가 하자며! XX아!"

"디질래? 빨리 무릎 안굽히나?"

네... 하필이면 또 제가 제의한 게임이라 어떻게 변명도 못하겠더군요... 또 가장 치명적인 한마디.

"야. 니 그 것밖에 안되나...? 남자 쉐리가..."

아. 그 도발 멘트만 아니었어도. 이 말 듣는 정신차려보니 전 땅바닥에 붙어있더군요...

"야. 내 긴다. 잘 봐라. 난 느그랑 다르다고!!"

심호흡 한번 하고 진짜 미친척하고 기기 시작했습니다. 아뿔싸.... 근데.. 근데!!!

깜빡했습니다. 이 놈들이 제가 긴다고 가만히 놔둘 놈들이 아니었다는걸...

제가 엎드린체로 앞으로 한걸음 딛는 순간...

정말 수없이 많은 발길질들이 제 옆구리와 엉덩이와.. 하여튼 제 옆면을 향해 쏟아졌습니다. 사악한 웃음소리들과 함께... 그 발길질 들 때문에 빨리 기고싶어도 그러지 못하겠더군요.. 살짝 옆을 봤는데 이미 제 주위로는 수많은 관객들이 동그랗게 진을 치고 절보며.............. 웃고있더군요......

속으로 '내가 다 기고 일어나서 보자... 이 개#$^@#$&@$들아....' 몇천번을 외치며 밀려오는 수치심을 곱씹어삼키며 결국 그 짧지만 긴 거리를 다 기었습니다... 동시에 벌떡 일어나서

"너 이 @#$^@$%&@%#들아!!!!!"

하고 그 쉐키들을 찾는데... 아 그렇게 쪽팔린 일이... 그 놈들 발길질은 있는대로 다 하고는 제가 일어날 때쯤 되자 이미 도망치고 없었던겁니다... 정말 그때 심정으로는 쥐구멍 비스무리한것만 있었어도 머리부터 들이밀었을 겁니다... 얼굴이 홍당무보다 더 빨게지더군요. 난감하게 사람들이 막 웃으면서 박수도 치고 이러니까 차마 발이 안떨어지는거에요... 그냥 멀뚱멀뚱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친구들 중에 한명이 차마 도망을 못 쳤는지 관중들 틈에 끼여있는겁니다... 정말 그때는 그 싱키를 물어뜯어 먹을 수도 있을거 같았어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그 놈에게 가까이 갔는데...

저 정말 그 자리에서 그놈 하는 말 듣고 배 잡고 웃었습니다.

그 놈은 차마 도망치지 못해서 도망치지 않은게 아니었어요.

발길질을 하던 녀석은 얼른 관중들 틈에 끼여서는.....................................

저를 손가락질 하며 "저 미친놈 보세요!!! 두 발 놔두고 기고 있네..."

네. 그놈은 관중들 틈에 섞여 그들을 선동하고 있었던겁니다...

정말 그 장면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그 빌어먹을 놈이 악마도 곱씹어삼킬 미소를 띄운체 나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킥킥거리던 그 모습을...

정말 저 멘트를 듣는 순간 그 자리에서 쓰러져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그 놈들 독서실에 먼저 와 있더군요.

"야! 니가 최고였다!"

"기라고 기냐. 븅신ㅋㅋㅋㅋ"

"그래도 멋있었다. 역시 니가 제대로 싸이코다ㅋㅋㅋㅋㅋㅋ"

친구들의 칭찬(?)을 온 몸으로 받아가며 결국 그 날은 이 독서실에서 공부는 하나도 안하고 옥상에 올라가 음료수 캔 하나씩 사들고 집에 갈 때까지 이야기만 줄창 했죠.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날이네요.

이제 대학생이 되고 그래도 처음 사회 비스무리한 걸 경험하고 있는 터라 저 때보다 진짜 웃음을 많이 못 짓고 있어요. 고등학교 애들이 순수하다는걸 뼈저리게 느껴요. 그때가 눈물나게 그립네요.

STING 야들아! 우리 늙어 비틀어질때 까지 연락하자! 꼭!

우린 40대 50대가 되서도 함께 농구를 하고 있을거야!!

 

이상 쓸데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시내 한복판을 기어보셨습니까...시내 한복판을 기어보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