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이 반대하는 국제결혼...그리고 아이까지..너무 힘들군요 기혼자분들의 쓴소리좀 부탁드립니다..

잘될거야201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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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탭은 여자만 쓰기 가능하군요..조금 황당합니다.

 

제목 그대로 국제결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그런데 제 앞에 놓인 난관이 너무 많군요.

 

곧 혼인신고 할 여자는 백인입니다. 영미권 국가에 살다가 한국에 초등교사로 오게 되었고 1년이 되지 않아 저를 만나고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공부를 하는 입장이었고, 연애는 비밀로 하며 사랑을 키워나갔지요.

 

공부하는 과목 특성상 여자친구와의 대화 자체가 도움이 많이 되었고, 성격도 너무 잘 맞아(사실 여자친구가 너무 착합니다.) 행복한 시간의 나날들이었습니다.

 

항상 제 가족을 만나고 싶어했습니다. 우리의 만남이 가벼움 그 이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요.

 

처음엔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지식하고 고집이 센 부모님이 먼저 마음에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숨기는 것은 여자친구에게도 우리 부모님에게도 공정하지 못하다 생각하여 한 날 친척 집에 가는 버스를 타기 전 잠시 인사만 드리기로 하고 만났습니다.

 

예견했던 그대로...표정이 안 좋으시더군요. 이해합니다. 어르신 나이대에서 국제커플 보기에 탐탁치 않으시겠지요. 하물며 자신의 자식이면 오죽하겠습니까.

 

이제 친척 집 갔다오고 진지하게 말씀하시더군요. 연애는 되는데 결혼은 안 된다.

 

제가 그 말을 잘 넘어가고 여자친구를 만남으로써 제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부모님한테도 잘 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야 했는데...어린 치기에 내 인생이니까 내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강요하지 말라. 이런 말로 부모님께도 상처를 드린 것 같습니다.

 

서로를 이해 못 하며 무슨 드라마 한 편 찍듯이...집을 나가기도 하고 사람들 앞에서 난리를 피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너무 힘들게 하니.. 헤어졌다 거짓말을 하고 또 만나기 시작했지요..

 

아무래도 여자친구도 없고 고향이 아니다보니 친구도 없을텐데 자주 밖에 나가니 부모님은 또 의심을 하셨겠죠..결국엔 또 제가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화가 오고 또 난리를 피우니...저는 저 나름대로 할 말이 있고 해서 집에 또 안 들어갔습니다. 그러다 결국 아예 안 볼 수는 없으니 말은 하게 되었고, 가족은 집에서 보길 원하고 저는 부모님 그리고 형제가 저 한명에게만 집중 포화 할 까봐(진심은 아니겠지만 협박도 했습니다. 찔러죽인다 어쩐다....) 밖에서 보자고 했습니다.

 

제가 오지 않으니 만나기로 한 커피숍으로 찾아왔지요..다짜고짜 데려가겠다고 완력을 쓰기 시작합니다.

 

저는 저대로 버티고 있으니 결국 폭행으로 이어졌습니다. 얼굴엔 멍이 들고 손톱으로 할퀸 자국은 살이 움푹 패여 아직도 더울때나 술 한잔 하면 빨간 상처가 남은 것이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니..여자친구는 이해할 수 없지요. 한국이 인종차별이 심한 것은 알았지만 이정도일줄은요... 참 여자친구 보기 부끄러웠습니다. 상처난 얼굴 보고 울음을 멈추지 않던 여자친구를 달래는데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왜 이렇게 힘들어야 되나...부모면, 자식을 키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사람을 집요하게 조종하려고 해도 괜찮은 것인가..

 

결국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분들께서 경찰서까지 데려오셔서 자초지종을 묻습니다.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할 말이 있고, 저는 저대로 할 말이 있지요.

 

도저히 안되겠다 생각하고 있는 찰나, 여자친구에게 연락이 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격분한 여자친구는 안되겠다며 한국을 떠나자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니 명치 쪽은 항상 욱신대고 머리는 누군가 쥐어짜는 느낌이고...정신과 가보니 너무 극심한 스트레스에 있다 하더군요. 다니던 직장에 휴직서를 내고 가족 몰래 한국을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몰래 떠나는 준비를 하면서 죄책감도 많이 들었지만 제가 여기서 굴복하면 내 자식한테도 내가 똑같이 하지 않을까? 그게 좋은 아버지인가 하며 스스로 질문하니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마음을 고치지 않고 여자친구와 함께 한국을 떠났습니다.

 

여자친구의 국가에서 반년 가까이 사는 동안 정신적으로 회복도 많이 되고, 여자친구와의 사랑도 한층 더 깊어졌습니다. 물론 가족들은 연락하며 너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 그럼 이때까지 키워준 거는 아무것도 아니냐. 공판 날을 잡을테니 한국에 들어오는 날짜를 알려달라 난리더군요.

 

서로의 의견을 말하다 결국 형은 저를 이해한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부모님이 인생을 많이 살고 조언을 해 줄 수는 있다지만 결정까지 해버리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부모님과는 연락을 하지 않고 여자친구 집에서 지내고 있었지요. 어느 날 덜컥 피 검사를 받고 오더니 검사결과가 이상하답니다. 사실 이 친구가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 배란을 유도하는 주사를 맞지 않고서는 임신이 어려운데 임신을 했답니다. 저는 너무 행복했지요. 미래를 그릴 때 여자친구가 아이를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자식을 가지는 것이 가족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자친구 닮은 딸 아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임신을 했으니 저는 너무 기쁘지요. 그것도 딸이랍니다. 꿈에서 보았던 우리 자식은 딸이었는데 참 신기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한국으로 돌아갈 떄가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일을 해서 가족을 먹여 살려야지요. 다행히 복직이 가능하다 하여 귀국할 준비를 하고 눈물로 여자친구를 남겨두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돌아올 때 가족을 다시 볼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방 계약을 끝내지 않은 것이 있어 만나서 그 방의 처리에 대한 말만 하기 위해 부모님을 뵙기로했는데...이게 또 문제입니다.

 

만나기를 거부하시며 너 맘대로 할거면 죽어 없어지시겠다 협박을 하시네요. 아무리 그래도 제 부모님이고 제가 아들인데 마음대로 하세요 하고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누구라도 그렇게 했겠지요.

 

제가 하루 이틀 예전의 방에 머물다 보니 제가 다시 돌아왔다고 생각하셨나봅니다. 어느 날 예전 그 방으로 돌아오시고 눈물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하다하다 안되면 어떻게 하겠니. 받아들어야지.. 어머니께서 저를 이해해주시는구나 하며 눈물로 저도 죄송했다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일이 순탄하게 흘러갈 줄 알았지요...저의 큰 오산이었습니다. 몇 일 지나지 않아 또 말을 바꾸며 절대 안 된다. 다른 여자를 만나보고 정 안되면 결혼을 해라. 차라리 황인인 외국인을 만나라 하시며 또 제 인생을 결정하려고 하십니다. 이제 아이가 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겠습니까? 하다 하다 말이 안 통하니 사실을 말씀드렸지요. 같이 살지 않으면 안 될 이유가 있다. 우리 애기가 생겼다. 말씀드리니 처음엔 믿지 않으시고 황당해하시며 '지우라'는 말을 하더군요. 참 이게 내 부모인가 싶었습니다. 교회다닌다는 사람이 그렇게 생명을 경시하고...이젠 더 이상 말이 안 통하겠구나 생각하며 또 다시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여자친구와 아이, 그리고 저 이렇게 3명이서 원룸에서 생활을 할 수는 없지요. 그래서 같이 살 전세집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더운 날 전세를 구하러 다니는데 참 힘들었죠. 이번 여름이 워낙 더웠습니까. 그렇게 제 경제적 사정에 맞는 방을 구하고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신용대출을 받고 계약금까지 입금했지요.

 

그런데 아차...왜 이렇게 상황이 다이나믹하게 흘러가나요... 예전에 부모님이 제 통장을 관리했는데 저는 대출을 받을 때 그 통장이 월급통장이니 그곳으로 받고 계좌비밀번호를 바꾸었으니 통장으로는 아무것도 못하겠지 하고 낙관했습니다.

 

저번 주 토요일, 갑자기 어머니께서 제 방에 찾아옵니다. 마침 저는 축구보며 게임이나 하려고 피시방에 있는데 이미 제 방에 와 있다 하시는겁니다.. 평소에 제가 오실거면 미리 전화달라고 태우러가거나 데리러 가려고 한다 말씀드렸는데...

 

다 오셨다길래 그럼 들어가서 쉬고 계세요. 축구 보고 갈거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알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다시 전화를 하시더니 왜 안오냐고. 비가 이렇게 오는데 빨리 와라. 엄마가 왔는데 거기 앉아있냐 하시더군요. 저도 저 나름대로 짜증이 나서 전화하고 오랬는데 왜 전화안하고 몰래 왔냐고 짜증을 냈네요. 비가 억수같이 오는것도 아니고 1시간 걸리는 것도 아니니 금방 알아서 갈 것인데 왜 계속 강요를 하냐고 또 말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또 자살할거다 어쩐다 하시면서 협박을 하시더군요.

 

결국에 또 진정 되어 다음날이 되었지요. 뭔가 마음에 안 드시니 계속 민감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 애는 안 된다. 하시다 또 다른 질문을 하십니다. 아뿔사..제 월급통장입니다. 비밀번호를 몰라도 통장정리가 되는가보군요.. 정말 욕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큰 돈을 왜 대출했냐고 물어보시는데 대답을 한참 못하다가 말씀드렸습니다. 여자친구와 아이, 그리고 저 세명이서 이런 원룸에서 살 수는 없다. 그래서 방을 구했다 말씀드리니 받아들이기 어려우시겠죠..

 

왜 모든 게 니 맘대로냐(자신의 뜻대로 아들들 조종하고 안되면 자살하겠다 협박하시는분이..) 니가 버는 돈이니까 니 맘대로 해도 되냐. 너 혼자 알아서 컸냐.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지원한 건 뭐냐고 하시길래 저도 화가 나서 그렇게 마음대로 조종하고 싶은데 안 되서 괴로우면 차라리 고소해서 정정당당하게 돈 받으라고 했습니다. 내 맘에 안 드는 외국인 여자친구랑 결혼하려 하니 열불이 나서 죽겠다. 부모라는 번듯한 말로만 포장하지 말고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말했으면 차라리 속시원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또 한씨름 말싸움이 지나가고...배고프니 밥은 먹자는데 지금 먹는 이 밥도 나중에 내가 해준거잖아 하면서 죄책감 느끼게 할까봐 먹기가 싫었습니다. 제가 한 밥만 주로 먹고 너무 목이 말라 깍두기 몇개 집어먹었네요.

 

잠시 또 생각을 하시더니 말을 꺼냅니다. 여기 방에 당신이 관리인으로 있는데, 내 이름이 여기로 되어 있어서 관리인으로 있을 수 있다. 너가 나가면 관리직 이것도 포기해야되는데 그러면 너가 경제적으로 더 힘들어지지 않겠냐 하시네요.(가족들 다 이름 앞으로 원룸이나 작은 전세가 있습니다.)

 

관리인 계약이 내년 10월까지니 그때까지만 이 건물에 있어라. 여자친구도 데려와서 살아라. 그 다음엔 방을 얻어서 나가라. 여자친구랑 너 그리고 아이까지 인정하겠다. 대신에 한국문화에 익숙해지려고 노력을 해야한다 하시는데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 너무 마음이 무겁습니다.

 

마음같아선 이렇게 한 번 들어드리면 예전처럼 제 인생에 모든 결정권을 가지려 할 것이니 관리인직이고 뭐고 알아서 처리하라고 하고 나와야되는데...또 어차피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면 제가 지원을 더 해드려야하니 그것도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여자친구와 통화하니 여자친구 입장은 절대 안된다 이군요...모두가 절대 안된다입니다..

 

너한테 한 게 있는데 어떻게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끼겠느냐. 이렇게 또 너를 조종하는게 눈에 안 보이냐? 앞으로는 더 심해질 것이다 하는데 우리 부모님을 제가 아니 그렇지 않다고 하기 힘들었지만 부모님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한 발짝 물러놔줬으니 우리도 그래야되지 않나라는 식으로 길게 문자를 보냈지만...아직은 세워진 불신의 벽이 너무 견고합니다.

 

우리가 같이 키울 딸도 결국엔 할머니가 있고 삼촌이 있고 가족이 있으면 도움이 되긴 되지 않겠습니까...가족들에게서 도망쳐서 언제 들어닥쳐서 해를 가할까 걱정하는 것보다 차라리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려서 인정받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자식이 있고 혼인신고 하면 부부인데 설마 우리 아이를 해하려 하고 우리를 해하려 할까요?

 

내년 10월까지만 있고 정말 그 다음에는 무슨말을 하든 빠져나오려고 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요. 그렇게 하면 말도 안하고 도망가는 것보다는 할 말이 있지 않을까요? 내년 10월엔 방 얻어서 나가도 된다 했으니(녹음도 해놨습니다)

 

여자친구에게 1년만 참아달라고 말해야되는데 우리 모두 고집이 센 가 봅니다.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네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게 다 제 잘못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 부모님이 결혼은 안된다 하셨을 때 알겠다고 하고 그래도 잘 지내는 모습, 부모님께도 잘하고 했으면 여자친구를 미워하지 않으셨겠지요. 여자친구에게도 부모님이 힘들게 하지만 홀로된 어머니는 두 아들을 버리지 않고 꿋꿋이 키워주신 분이다. 어머니 세대에는 외국인을 아직 잘 못 받아들이신다. 하지만 이해하려 하시고 너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게 되면 우리도 인정해주실거다 이런 식으로 제가 중간다리 역할을 잘해야했는데...제가 너무 극단적으로 치우쳤네요..

 

 

상황이 많이 힘들지만 인생 선배님들 조언이든 냉철한 비판이든 따뜻한 말 한마디든 해주시기만 하면 모든 것이 너무 감사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