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당신

ddwww2016.09.04
조회555

글을 쓰는 게 좋았어요.
한 글자, 한 글자 그게 펜이 되었건 키보드 판이 되었건 나는 정말 정성스럽게 써내려갔었거든요. 그 글자 하나하나에 당신을 담았어요.

내 글은 모두 당신이였어요. 시간이 지나서 읽다보니까 이렇게 슬플 수가 없네요. 어떤 일이 있었건 당신이 나한테 전부였던 그 때의 내가 보여서 너무 슬펐어요.

지금도 그래요, 당신은 나의 전부에요. 당신이 어째서 이 세상에서 혼자만 외롭고 힘들다고 생각하냐고 그렇게 나를 다그쳤을때가 떠올랐어요. 이 세상에서 나 혼자만 외롭고 힘든게 아니에요. 나는 지금 내가 하는 일도, 나의 직장도, 나의 사람들도 다 사랑하고 있고 또,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즐거워요. 그런데 당신 앞에서만 나는 외롭고 너무 힘들어요. 나는 당신 앞에서 감성적이지만 당신은 날 오로지 이성적으로만 대하잖아요.

나는 사랑이 하고 싶었어요. 감성으로 가득차서 하늘이 파랗다던지, 구름이 너무 폭신하게 생겼다던지, 불어오는 바람에서 당신의 향기가 나서 나도 모르게 여기까지 걸어오게됬다던지 하는 그런 쓸데없는 말을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그런 사랑이요. 아직도 궁금해요. 내가 정말 우리의 사랑에 너무 많은 바램을 가진걸까요? 모든 연애는 정말 이런 걸까요? 몇 번의 연애 끝에 정착한 이 자리에는 또 나 혼자만 남았네요.

지금이라도 당신의 손을 덥썩 잡으면 우리는 또 이렇게 앞으로 걸어가겠죠. 그게 정말 우리의 행복일까요? 나를 사랑하지 않는 당신의 등을 보며 걷는게, 그게 나의 행복일까요? 그 입에서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사랑고백을 나는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을까요. 당신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다면 당신은 따라할 수 있을까요?

이제와 돌이켜보면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나는 그래요, 내 사랑은 그래요. 나는 모든 게 당신이에요. 내가 먹고, 자고, 생활하는 모든 것에 당신이 있어요.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온전히 당신이 내가 되고 내가 당신이 되는 일이요. 나는 그랬었는데 당신은 그러지 못했네요. 이제와 감정을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당신은 그렇게 살아요, 나는 나대로 살아갈게요.

나는 또 얼마의 시간이 흘러야 당신을 잊고 살까요.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나야 새로운 사람을 만나 웃어볼 수 있을까요. 나는 생각보다 당신을 너무 많이 품고 있어서 이것들을 다 놔주는데에는 시간이 꾀나 걸릴 것 같아요.

원망하지는 않을게요. 당신 말대로 내가 당신에게 베푼 건 다 나의 의지잖아요. 당신이 강요한 건 없었어요. 내가 좋아해서 했던 일들이 맞아요. 단지 나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던 것 뿐이에요. 세상에는 같은 곳을 보고 걸어도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네요. 그게 우리라는 걸 나는 너무 늦게 알았을 뿐이에요.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살게요, 내가.